조선의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말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의 성직자 펜느롱(1651~1715년)은 "인생의 토대인 농업은 모든 진실한 재물의 근원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루소는 "모든 예술 가운데 가장 존경할 만한 첫째 가는 일은 농업이다"라고 했다. 농업은 어느 곳에서나 중요한 일일 수밖에 없는데, 인간은 먹어야 살기 때문이다. 설령 음식을 먹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알약이 나온다고 해도 인간은 '먹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이 가진 쾌락 중의 하나가 바로 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한국과 프랑스에 남아 있는 농사 관련 속담을 비교해 보자. 속담은 그 시대의 사회상 또는 자연에 대한 통찰 등을 담고 있는 소중한 자원이다. 속담을 잘 파고드는 자에게 통찰력이 주어질 것이다.
풍년이 들 조짐
- 한국
설날 송아지가 울면 풍조
설날 아침 소가 일찍 일어나면 풍조
설날 바람 안 불고 맑으면 풍년 든다
설날 북풍 불면 풍작
설날이 털날(진, 사일을 빼면)이면 풍년
대보름 줄다리기에 암줄이 이기면 풍년
대보름날 달 주변이 짙으면 풍년
대보름 꼭두새벽 첫 닭이 열 번 이상 울면 풍년
2월 초하룻날 비 오면 풍년
2월 초엿새 좀생이별이 달 앞에 있으면 풍년
2월 스무날 비는 풍년
2월 스무날 남쪽 구름은 남쪽 풍년, 서쪽 구름은 서쪽 풍년
삼월 삼짓날 제비 보면 오곡이 풍년
추석에 구름이 적당히 끼면 이듬해 보리 풍작
- 프랑스
1월 6일에 비 오면 보리풍년
예수 승천일 전 3일 동안 첫날 맑으면 건초에 좋고, 둘쨋날 맑으면 보리에 좋고, 셋째날 맑으면 포도에 좋다.
2월 2일에 맑으면 한 해가 좋다.
성 벵상 날(1월 22일)에 날씨가 좋으면 포도지기가 노래를 부른다.
1월 22일에 맑으면 곡식이 풍년이다.
성 폴 날(1월 25일) 맑으면 풍년이다.
성 이사벨 날(2월 22일)에 날씨가 좋으면 백곡이 풍년이다.
날씨 좋은 성 메다르 날(6월 8일)은 곡식 풍년을 약속한다.
흉년이 들 조짐
-한국
설날이 무모일(진, 사일)이면 흉년
대보름 달빛이 엷으면 흉년
달집을 태우다 불이 꺼지면 흉년
대보름날 새벽 첫닭이 적게 울면 흉년
2월 초하루 바람 불면 흉년
추석에 비가 내리면 다음해 보리 흉년
추석에 구름이 없거나 너무 끼면 흉년
-프랑스
성 엘로아 날(12월 1일) 자정 미사 때 맑으면 곳간이 빈다.
성 메다르 날(6월 8일) 비가 오면 수확이 1/4로 준다.
수요일에 초승달이 뜨면 늘 불길하다.
성 오벵 날(3월 1일) 눈과 비는 밀도 밀짚도 없는 한 해
성 프륙뛰외 날(4월 16일) 얼음이 얼면 포도지기는 불쌍해진다.
성 제르베 날(6월 19일) 비가 오면 보리 흉년
성 빅토르 날(7월 21일) 비가 오면 흉년
일기
- 한국
설날 검은 구름이 많으면 홍수
대보름 달빛이 희면 장마
설날 까마귀가 울면 풍재의 징조
설날 해가 푸르면 풍재
설날 해가 붉으면 가뭄의 징조
대보름 달빛이 붉으면 가뭄의 징조
개가 풀을 뜯어 먹으면 그해 가뭄이 든다.
-프랑스
초승달 뜨는 첫날 비가 오면 21일 뒤 비
성 메다르 날(6월 8일) 비가 오면 밤낮 40일 동안 비
성 바르나베 날(6월 11일 비가 오면 8일 뒤 비
성지주일(부활적 바로 전 일요일)에 비가 오면 수확할 때 비온다.
겨울철에 초승달이 수요일에 뜨면 아주 춥거나 큰비가 올 징조
성 미셀 날(9월 29일)에는 으례 비가 온다
성지주일에 바람 불면 그해 바람이 많다.
바람이 꽃 핀 나무를 흔들면 그해 바람이 많이 분다.
여름철 초승달이 수요일에 뜨면 여름에 가뭄이 든다.
성 드니 날(10월 9일) 맑으면 겨울이 춥다.
성 벵상 날(1얼 22일) 흐리면 성 폴 날(6월 29일) 맑다.
성 드니 날(10월 9일) 맑으면 겨울이 가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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