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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텅빈 비탈밭에 강한 비바람이 쏟아졌고, 그 결과 하천은 토양침식으로 쓸려온 흙탕물로 더러워졌다. 

그렇게 쓸려간 겉흙을 다시 회복하려면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아니, 애초부터 건강한 겉흙은 없었을지도 모르지.


https://news.v.daum.net/v/2020010815135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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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프랑스 브르타뉴의 본 마브리Bon Abri 해안에 널린 조류.




2017년 봄, 유럽연합의 환경운동가, 학자, 로비스트 단체가 친환경 농업 관행에 대해 기술적인 토론을 하고 있을 때, 화면에 지도가 나타났다. 순간, 방 안은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농업 로비스트가 반대했다. 관료들은 그에 투덜거렸다. 


그 지도는 유럽연합에서 이탈리아 북부 지방의 농민들에게 지불하는 보조금과 오염을 나란히 보여주었다. 서로 겹치는 걸 부정할 수 없었고, 근본적 질문을 불러일으켰다. 유럽연합이 해결하고자 하는 환경 문제에 제대로 자금이 조달되고 있는 건가?


참석자들은 그 지도가 단체의 최종 보고서에서 삭제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뉴욕타임즈는 유럽연합의 자체 경제 모델을 이용해, 유럽의 관료들이 보고 싶어하지 않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근사치를 작성했다. 보조금이 가장 많이지급된 지역의 오염이 가장 심했다.



유럽연합의 농업보조금                                        질산염 오염

Sources: Common Agricultural Policy Regionalised Impact (CAPRI) modelling system; data extracted by Torbjorn Jansson, at the Swedish University of Agricultural Sciences

 



유럽연합의 지도자들은 자신의 친환경 보증서를 으스대는데, 그렇게 함으로써 사실과 낙관적 정책 입안 사이의 부인할 수 없는 긴장을 회피한다. 이번 달, 유럽의 지도자들은 기후변화에 맞서고, 멸종으로부터 생물종을 구하기 위한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가장 큰 장애물 가운데 하나는 농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연간 650억 달러(한화 약 75조 5040억 원)의 농업보조금 프로그램이다.  


유럽은 예산의 약 40%를 이 프로그램에 소비하는데, 뉴욕타임즈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유럽 전역에서 반민주주의 세력이 인수하고 있으며 그로부터 혜택을 얻는 관료들이 관리하고 있었다. 이에 대응해 유럽의 새로운 농업 장관은 체계를 강화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농업보조금은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으며, 유럽 전역에 상처를 남겼다. 썩고 있는 조류가 프랑스 북서부의 해안에서 치명적인 가스를 방출한다. 점점 줄고 있는 조류의 개체수는 전체 생태계의 균형을 위협한다. 농업에서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증가하고 있다. 


발트해에는 수십 년 동안 농장에서 유출된 오염원으로 거대한 죽음의 구역이 형성되었다. 



매일 대폴란드Greater Poland 지방의 이러한 농장들은 분뇨를 생산하며, 이중 많은 양이 과도한 비료와 함께 토양으로 들어간다. 




폴란드는 발트해에 접한 다른 어느 나라보다 농지가 더 많다. 대부분의 대규모 축산 농장은 생산을 장려하는 유럽연합의 보조금을 받는다. 





폴란드의 수로 대부분은 인근 농장의 토양에서 침출되는 질산염에 오염되어 있다.





이 수로는 두 개의 큰 강 -비스툴라Vistula 강과 오데르Oder 강- 으로 흘러간다. 폴란드에서 가장 긴 강인 비스툴라강은 질산염을 북쪽의 발트해로 나른다. 





발트해의 과도한 질소와 인의 존재는 조류의 성장을 촉진한다. 그들이 일으키는 녹조와 적조는 너무 방대해 위와 아래의 사진처럼 우주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조류가 분해되면 해저의 물속에 있는 산소가 고갈된다. 거대한 띠 모양의 발트해는 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구역이 되었다. 




폴란드만 문제가 아니다. 빨간선 모두는 근처의 농장에 의해 오염된 수로를 나타낸다. 유럽의 보조금은 상황을 악화시킨다. 




이번 달 유럽 위원회의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2050년까지 유럽을 최초의 기후 중립적(climate-neutral) 대륙으로 만들기 위한 "친환경 거래(그린 딜green deal)"를 발표했다.  


그녀는 "이는 유럽의 인류가 달에 발을 내딛은 순간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 달에 도달하려면 유럽은 농장을 지나가야 한다. - 그리고 보조금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는 수십 년에 걸친 강력한 이해당사자들이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반대는 이미 폭넓은 계획으로 모이고 있다. 전력 생산을 위해 석탄에 크게 의존하는 폴란드는 기후 중립적이 되기 위한 기한을 선정하지 않았다.


유럽의 관료들은 농업 예산을 "친환경화"하면 배출량을 줄이고, 초원을 보존하며, 야생 생물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한 노력이 너무 모호하고 미흡하다는 내부의 감사는 무시하고 있다. 수년간의 과학적 연구와 내부 문서는 그러한 개혁이 실패했음을 밝혀 왔다. 


최근까지 유럽의 농업 위원이었던 필 호건Phil Hogan은 많은 사람들이 친환경화를 "우리 모두의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간주했다고 이야기한다. 


호간 씨는 "우린 이제 그게 작동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 질문은 유럽의 정책입안자들이 농업 프로그램의 모순에 직면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아니면 2017년에 삭제된 지도에서 일어났듯이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고 숨길지의 여부이다. 


"그 지도는 '문제가 있다.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자.'라고 이야기했다."고 유럽 환경국을 대신하여 지도가 발표된 회의에 참석한 환경운동가 파우스틴 바데포세Faustine Bas-Defossez 씨는 말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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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노르트 브라반트- 증가하고 있는 유럽의 생물다양성 위기를 평가하려면, 회색 부분을 확인하라. 여러분이 하나를 찾을 수 있다면 말이다. 


땅딸막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농지의 새(farmland bird)는 과학자들이 지표 종이라 부르는 것으로, 인류와 자연 사이의 건강한 균형을 대표한다. 예를 들어 자고새(partridge)의 개체군이 20% 감소하면, 과학자들은 우려를 표할 것이다. 


그러나 네덜란드에서 30년이 되지 않아 자고새의 개체수가 90% 이상 감소했다. 영국도 비슷한 감소세를 겪었다. 


네덜란드에서 사라지고 있는 새들. 

Sources: Institute for Water and Wetland Research, Radboud University; Getty Images | Note: Bird populations before 1990 were estimated in 1950 and in 1975.




야생 생물 보호단체 버드라이프 네덜란드BirdLife Netherlands의 생태학자 프란스 판 알레비크Frans van Alebeek 씨는 "우린 붕괴에 관해이야기하고 있다."고 한다. "생태학에는 전체 체계가 갑자기 붕괴되는 티핑 포인트가 있다. 우리가 얼마나 더 멀리 갈 수 있는지 모르겠다."


오늘날 유럽의 농장은 카펫을 깔아놓은 것처럼 지평선으로 펼쳐져 있다. 하지만 광대한 아름다움은 잘못된 것이다. 나비가 사라지고, 곤충이 죽어가 생물을 지원하는 먹이그물을 풀어 헤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자고새는 한때 도처에 존재하며 새끼가 씨앗과 곤충을 먹는 높은 생울타리에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몇 년 동안 농민들은 이윤을 극대화하고, 많은 보조금을 받고자 더 많은 토지를 개간해 생울타리와 꽃 및 키가 큰 풀들을 작물로 대체했다. 비료와 농약을 많이 사용해 토양 오염이 악화되어 자고새나 기타 조류를 위한 먹이가 남아나지않게 되었다. 




생태학자들이 야생 생물을 되살리기 위해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Almkerk 마을에서 관찰되는 왜가리.





버드라이프 네덜란드의 생태학자 프란스 판 알레비크 씨. 그와 동료들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집약적인 농업 지대 가운데 하나에 작은 농지를 임대해 생울타리와 꽃, 기타 특징을 추가한다. 





유럽연합 관료들은 야생생물에 대한 농업 정책의 끔찍한 결과를 약 209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2004년, 과학자들은 조류의 개체수 감소와 "농경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심각한 악영향"에 대하여 농업보조금을 비난하는 두 개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내부 보고서도 마찬가지로 우울했다. 2004년 문서는 새로운 유럽연합 회원국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되면 농경지의 야생생물이 감소할 것이라 예측했다. 연구에 의하면 그 예측은 정확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 이후 보존 노력이 번번히 약화되었다. 2006년 유럽연합 대부분의 국가들이 야생생물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토양법을 승인했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소수당의 연합을 주도해 이를 막았다


2011년, 유럽연합은 2020년까지 종의 감소를 멈추게 하고 복원시키자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유럽의 관료들은 농민들이 초원이나 생울타리를 위한 작은 구역을 따로 마련하게 하는 정책을 승인했다. 


하지만 로비스트들의 압력으로 농민들이 이 구역에 특정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법안이 변경되었다. 과학자들은 이 허점이 농민들이 보존 토지에서 계속 농사짓게 하기 때문에 정책을 파괴하고 있다고 한다. - 하지만 유럽의 관료들은 정책의 잠재력을 강조하며 그것을 성공이라며 환영했다




판 알레비크 씨는 "여기에 새가 있다고 상상해 보라. 여기에 나비가 있다고 상상해 보라."라고 이야기했다. "먹이도 없고, 숨을 곳도 없다." 




농업보조금과 지역의 조류 및 곤충의 감소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는 네덜란드 바허닝언Wageningen 대학의 생태학자 앤 판 둔 씨는 "이론적으로는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실제로는 너무 실망스럽다."


몇몇 실험은 희망을 보여준다. 


네덜란드의 생태학자 판 알레비크 씨는 평야가 펼쳐진 네덜란드에서 가장 집약적인 농업 지대 가운데 하나인 노르트 브라반트North Brabant 주에서 작은 농지를 임대하기 위해 동료 및 지방정부의 관료들과 협력하고 있다. 그들은 생울타리와 꽃, 기타 특징을 추가한다. 


여름철, 이 농장은 단조로운 작물의 대열을 깨뜨리는 빛깔과 질감으로 구별된다. 겨울철에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조류이다. 까마귀와 비둘기, 갈매기들이 하늘을 가로질러 날거나 생울타리를 부리로 쫀다. 


판 알레비크 씨는 이 농장의 자고새 개체수가 매우 안정된 한편, 곤충도 크게 증가했다고 말한다. 


그는 유럽 전역에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농업 예산을 책정하는 데 약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유럽연합은 내년도 생물다양성 목표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큰 진전은 없었다"고 적힌 자체 보고서가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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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지난해 말, 유럽의 관료들은 친환경 초강대국이 되고자 하는 야심을 보여주고자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해 미래의 예산 가운데 25% 할당하겠다고 제안했다. 그것이 환경운동가들이 환경에 가장 해롭다고 이야기하는 농업보조금을 진지하게 재고하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프랑스 브르타뉴의 돼지 농장.




10월, 농지에 분뇨 슬러리를 살포하는 폴란드의 농민.




유럽의 관료들은 보조금의 일부에 기후변화를 해결하도록 자동으로 꼬리표를 다는 농업 예산을 작성했다. 감사들은 이 회계안이 부적절하고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유럽의 지도자들은 그 방안을 지지하지만, 환경운동가들은 그걸 정치적으로 어려운 변화를 피하기 위한 "녹색세탁"이라 부른다. 


유럽연합의 자료에 의하면, 몇 년 동안 감소했지만 농업에서 온실가스의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농업은 유럽의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약 10%를 차지한다. 배출량의 상당 부분은 먹이를 소화하며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방출하는 농장의 가축이 담당한다. 비료는 아산화질소를 배출해 기여한다. 썩고 있는 분뇨는 메탄과 암모니아를 배출한다. 



유럽의 온실가스 배출

Source: Annual European Union greenhouse gas inventory 1990–2017 and inventory report 2019, European Environment Agency.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서 마련된 보고서에 의하면, 축산업을 직접 지원하는 것과 같은 일부 보조금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농업 예산의 환경 조치가 배출량을 크게 감소시키지는 않을 것 같다고 한다. 


이는 유럽연합이 아마 2050년의 배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 밝힌 이번 달에 발표된 끔찍한 진행 보고서에서 울려 퍼졌다.


유럽 환경청은 "추세를 누그러뜨릴 만큼 믿을 만한 대응을 내놓을 시간이 촉박하다"고 했다. 


 


폴란드 북부의 농촌 숩코비Subkowy. 지난해 이 지역 전체가 "질산염 취약지"로 지정되었다.


 


발트해로 연결되는 폴란드 비스툴라 강의 하구.




농업의 배출량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국가들은 심한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 올해, 네덜란드 국회의원들은 배출량을 줄이고자 가축의 수를 절반으로 줄이자고 제안했다. 농민들이 트랙터로 헤이그의 거리를 점거해 네덜란드 역사상 최악의 교통난이라 표현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메탄과 기타 오염물질에 대한 엄격한 규제에 실패했다고 밝힌 전 유럽 환경청장 야네즈 포토치닉Janez Potocnik 씨는 "나는 변화를 시도했지만, 언제나 '당신은 이 일을 수행할 수 없다'는 이야기만 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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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일리언Hillion- 피에르 필립Pierre Philippe의 투쟁은 프랑스 북서부 해변에서 인간과 동물들이 죽기 시작하며 비롯되었다. 


녹색의 점액덩어리에서 사람의 시체를 건졌다. 승마자는 그의 죽은 말 옆에서 무의식상태로 발견되었다. 해변의 노동자가 혼수상태에 빠지고, 조깅하던 사람이 쓰러졌다.


응급의인 필립 씨는 그 이유를 분명히 알았다. 여름마다 조류가 브르타뉴 해변에 푸르른 점액을 뒤덮는다. 그것이 분해되면서 황화수소, 즉 몇 초 안에 죽을 수도 있는 유독 가스를 방출한다. 


필립 씨는 몇 년 동안 정부의 보건당국자들에게 위협을 인정하도록, 아니면 최소한 협의에 나서도록 설득하고자 노력했다. 그들은 거절했다. "그들이 문제를 인식하면, 간접적으로 책임도 인정하는 것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그리고 그들도 그걸 알고 있다."


조류에 관해 이야기하는 건 농업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7월, 프랑스 브르타뉴 해변에서 하루에 수집한 녹색의 조류.




앙드레 올리브로André Ollivro 씨는 10년 전 지역의 보건당국에 조류에 대해 문의한 일을 기억한다. 





브르타뉴 지역은 프랑스 돼지고기의 절반 이상과 젖소 1/4을 사육한다. 가축 분뇨는 밀과 옥수수 밭에 살포되고,이는 오로지 가축의 먹이로만 쓰인다. 이 덕에 브르타뉴 지역은 프랑스에서 최대의 질소 농도를 기록하고 있다. 


그 질산염은 녹조류의 먹이가 된다. 지역의 농장에서 유출되는 관개용수는 바닷물을 오염시키고, 조류가 번성하도록 기여한다. 


해변 오두막을 소유한 앙드레 올리브로 씨는 10년 전 보건당국에 문의한 일을 기억한다. 74세인 올리브로 씨는 "아이들이 조류 근처에서 놀고 있다가 몸이 아프다고 했다."고 한다. "그 아이들은 어지럽고 메스꺼워 했다." 이윽고 썩은 조류더미가 너무 높아져 해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되었다. 


정부 관료들은 그와 이웃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그들은 세탁기와 세탁물의 인산염에서 나왔다고 했다."


브르타뉴 농업국 대표 에드위지Edwige Kerbouriou 씨는 몇 년 동안 관료와 농민들이 농업 관행과 해변의 녹색 찐득이 사이의 연관성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몇 년 동안 소송과 정치적 압력이 계속되며 국회의원과 업계 지도자들이 그 관계를 인정하게 되었다. 질산염 법안이 엄격해지면서 비료 살포 관행에 변화가 일어나 질산염 유출이 감소했다. 하지만 관련 관료는 오염 수준은 여전히 높으며, 그 지방의 해안 대부분은 환경 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고 했다.


  



브르타뉴에서 계속된 소송과 정치적 압력으로 국회의원과 업계 지도자들이 농업과 독성 조류의 연관성을 인정하게 되었다.





브르타뉴의 농업 발전을 목격한 농민 앙드레 포숑André Pochon 씨는 지속가능한 농업의 접근법을 위한 탄원을 시작했다.




유럽의 환경 관료들은 질산염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민들이 새로운 투자를 하고, 생산 수준을 더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농민들은 자신의 이윤을 감소시키는 규제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현재 브르타뉴의 관료들은 조류가 썩어서 독성을 띠기 전에 굴삭기를 보내 조류를 걷어내고 있다. 올여름처럼 문제가 여느 해보다 심각해지면, 관료들은 해변을 차단하고 경고 표지를 게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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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해에서- 11월 어느날 아침, 배멀미가 난 해양학자 다니엘 락Daniel Rak 씨는 연구선 오세아니아의 동료들이 카메라와 센서를 발트해 바닥으로 내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장비가 다시 수면으로 떠올라, 실험실에 들어간 락 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해저에는 생물이 살기에 충분한 산소가 없었다. 그의 배는 죽음의 구역에 있었다.


카메라는 황폐한 경관을 드러냈다. 벌레도, 조개도, 연체동물도 아무것도 없었다.


"모두 산소가 필요해 사라졌다."고 그는 말한다.




발트해의 황폐한 경관을 드러낸 수중카메라. 박테리아 군집만이 산소 없이 생존할 수 있다.



유일한 생물은 산소 없이도 번성하는 야광의 박테리아 군집뿐이었다. 해저에서 푼 흙에서는 썩은 달걀에서 나는 냄새가 났다. 


오래된 물이 담긴 욕조와 비교되곤 하는 발트해는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바다 가운데 하나이다. 1970년대 상트 페테르부르크 같은 도시에서 폐수를 직접 버렸을 때 상황은 더 나빠졌다. 그렇더라도 최근 몇 년 동안 바다의 일부 유역에서 질소와 인의 농도가 높아졌다.


유럽 환경청에 의하면, 발트해의 일부가 정상으로 회복되려면 200년 정도 걸릴 수 있다. 


발트해의 가장 큰 오염원인 폴란드는 프랑스와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은 보조금을 받는 국가이기도 하다. 폴란드 관료들은 어떠한 상관관계도 부정하며, 국가의 농업부 차관 흐르자르드 자루즈키Ryszard Zarudzki 씨는 보조금이 "농민들에게 환경 기준을 준수하게 하는 법적 의무를 부과한다"고 했다.


6년 전, 유럽 위원회는 질산염 오염을 제한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면서 폴란드를 법정에 세웠다. 폴란드 관료들은자신의 국가가 불공정하게 선정되었으며, 덴마크와 스웨덴 같은 부유한 국가보다 단위면적당 비료 사용량이 더 적다고 강조한다.



폴란드 그단스크Gdansk 근처의 발트해에 접한 카크자Kacza 강 어귀.




연구선 오세아니아에서 수중카메라를 작동하고 있는 케저탄 데자Kajetan Deja 씨. 




하지만 최근 폴란드 정부가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정부는 전국이 "질산염 취약지"라고 선언하고, 농장이 폴란드의 물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인정했다. 


새로운 지침은 농민이 사용할 수 있는 비료의 양과 사용시기를 제한했다. 농민들은 이제 반 년 동안 분뇨와 슬러리의 누출을 방지하고자 사일로에 저장해야 한다. 


새로운 정책은 폴란드의 대폴란드 평야에 있는 대다수의 축산농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몇몇은 브뤼셀의 관료주의적인 침범이라며 그 요구를 비판했다. -그리고 폴란드의 경쟁 우위를 약화시키려는 음모라고.


"우리가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가 되어야 했기에 브뤼셀을 놀라게 했다고 생각한다."고 젖소를 사육하며 새로운 규정이 폴란드의 생산성을 하락시킬까 염려하는 60세의 농민 엘즈비에타 바그로우스카Elzbieta Bagrowska 씨는 말한다. 그녀는 "그 규정은 폴란드 사람들이 아르헨티나산 소고기를 먹고 아일랜드산 우유를 마시게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수십 년 동안, 유럽연합은 더 많은 먹을거리와 이윤을 생산하길 원했다. 오늘날에는 그것이 환경 개혁을 장려하게 한다. 지금까지 두 가지를 동시에 수행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명되었다.  

 

전 유럽 환경청장 포토크닉Potocnik 씨는 "환경을 파괴한 것에 대해 보상을 받는다면, 우리는 환경을 파괴할 것이다."라고 한다. "왜 안 그러겠는가."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바다의 하나인 발트해.




https://www.nytimes.com/interactive/2019/12/25/world/europe/farms-environmen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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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생태학: 지속가능한 먹을거리 체계의 생태학>










12장 환경의 복합성


이전 장에서는 작물에 대한 개별 환경 요인들의 분리된 영향을 탐구했다. 2부에 있는 장들에서 빛, 온도, 강수, 바람, 토양, 토양 수분, 불 등 환경의 비생물적 요인을 살펴본 다음, 11장에서는 작물에 대한 환경의 영향을 고려할 때 우리가 알아야 할 요인들의 모음에 다른 유기체를 추가했다. 이 요인들 각각의 영향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유기체에 대해 단독으로, 또는 한결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요인은 거의 없다. 게다가 환경의 분리된 구성요소로 논의되었던 모든 요인은 서로 상호작용하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러므로 개별 유기체가 존재하는 환경은 모든 상호작용하고 있는 환경의 요인들이 역동적이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복합체로 이해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환경의 복합성이다.  


작물이 직면한 모든 요인이 함께 고려될 때, 이들 요인의 상호작용에서만 나타나는 환경의 특성을 조사할 수 있다. 이들 특성 -복잡성, 이질성, 동적 변화를 포함하는- 은 이번 장의 주요한 주제이다. 작물에 미치는 그것들의 영향에 대한 조사는 개체 생태학적으로 농업생태계를 분석하는 중요한 단계이다. 






요인들의 복합인 환경


식물이 자라는 환경은 그 식물의 성장과 구조, 생식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외부의 힘과 생물적·비생물적 요인의합으로서 정의할 수 있다. 농업생태계에서, 이런 환경 -그 당시 그들의 조건이나 수준- 에 있는 어떤 요인들이 식물을 제한할 수 있는지 이해하고, 최적의 성과를 위해 필요한 특정 요인의 수준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농업생태계의 설계와 관리는 주로 그러한 정보에 기반을 둔다. 이런 이해의 토대는 이 책의 앞선 장에 제시되어 있다. 개별 요인들이 탐구되었고, 그 관리를 위한 농업의 많은 선택지가 검토되었다. 환경은 이러 요인들 모두의 복합이기 때문에, 각각의 요소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단독이나 복합적 조합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또는 다른 요소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이해하는 것도 중요해진다. 그것이 작물 유기체의 전체 환경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이다. 





환경을 인수분해

환경의 복합성이란 개념은 그림12.1에 개략적으로 나타나 있다. 연결을 표현하는 선은 그려지지 않았지만, 그 그림은 각각의 요인과 작물 유기체 사이만이 아니라 요인들 사이에 발생하는 상호작용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이전 장에서 논의된 환경의 구성요소 요인들은 모두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 전체 환경을 구성요소로 깔끔하게 분할하거나 가능한 모든 요인을 포함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림12.1에 나오는 요인들은 어떠한 단순화와 겹침을 수반한다. 더 나아가, 각각의 요인들은 특정 시기에 동등한 중요성을 갖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시간은 독립적 요인으로 나열되지 않았고, 그 대신 전체 요인의 복합성이 변화하고 있는 배후의 맥락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그림12.1 환경 복합성의 묘사. 개별 작물의 환경은 여러 상호작용하는 요인들로 구성된다. 환경의 복합성 수준은 높지만, 이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요인들은 관리될 수 있다. 요인 상호작용과 환경의 전반적 복합성을 인식하는 일은 지속가능한 관리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Billings, W.D., Quart. Rev. Biol., 27, 251, 1952.에서 채택)




환경의 복합성 때문에 그것의 요인들이 환경에 있는 유기체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결합될 수도 있고 독립적으로 그렇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요인들은 유기체에 영향을 주기 위해 함께 동시에, 그리고 상승 작용을 할수 있으며, 또는 다른 요인들의 변화에 종속하여 그 영향을 느낄 수 있다. 그러한 요인 상호작용의 사례가 그림4.4에 묘사된 북사면의 고랑에서 무성히 번식한 잡초이다. 이 특수한 미기후의 장소에서는 더 낮은 온도, 더 높은 습도, 더 높은 생물학적 활동 및 아마도 더 많은 양분 가용성이 작은 양의 그늘이 발생하는 것과 동시에 관련되어있으며, 이런 요인들의 결합이 효과적으로 식물의 성장 조건을 변경했다. 또 다른 사례로서, 작물의 뿌리에서 방출된 타감작용 화합물이 작부체계에서 잡초의 성장을 제한하는 식물 독소 화합물의 효과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는 그늘짐, 수분 스트레스, 초식, 질병 감수성 및 기타 요인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그러한 상호작용들 때문에,농업생태계의 어느 단일한 변경의 결과를 예측하는 건 어려운 일이 되곤 한다. 


농업생태계를 관리하기 위한 관행 농학의 접근법이 지닌 약점 가운데 하나는 상호작용과 환경의 복합성을 무시한다는 것이다. 작물의 요구는 분리된 개별 요인의 측면에서 고려되고, 그런 다음 각 요인은 최대 수확량을 달성하고자 개별적으로 관리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농생태학의 관리는 농장 체계 전체에서 시작하여 작물의 수확량만이 아니라 전체 체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서 개입을 설계한다. 개입은 단일한 요인을 변경하기 위한 것일 수 있지만, 다른 요인에 대한 잠재적 영향도 항상 고려된다. 






상호작용의 복합성

요인 상호작용들의 복합성이 식물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은 하퍼Harper(1977)의 종자 발아와 안전한 장소 개념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우리는 생태생리학적 연구들을 통해 개별 종자들이 당면한 환경 안에서 맞닥뜨리는 특정한 조건들의 세트에 반응하여 발아한다는 것을 안다. 이러한 조건을 제공하는 종자의 범위에 있는 곳을 "안전한 장소"라고 한다. 안전한 장소는 휴면을 끊거나, 발아의 과정이 일어날 수 있는 개별 종자의 정확한 요구를 제공한다. 게다가 질병이나 초식동물 또는 독성 물질 같은 위험요소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안전한 장소의 조건은새싹이 원래의 종자 비축물과 독립적으로 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이 시간의 변화 동안 종자의 요구사항도 변하기에, 안전한 장소를 구성하는 것의 제한도 변해야 한다. 


그림12.2는 종자의 발아에 영향을 미치고 "안전한 장소"를 구성하는 몇몇 환경 요인을 설명한다. 종자를 바로 옆에서 둘러싼 요인들은 종자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다. 도표의 바깥 둘레의 주변에 있는 요인들은 직접적인 요인들의 효과와 정도, 또는 존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변수 등이다. 


그림12.2 종자의 발아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인들. 종자를 바로 옆에서 둘러싸고 있는 요인들은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바깥 둘레에 있는 요인들은 직접적 요인의 강도, 수준, 존재에 영향을 미친다. 각 요인들의 중요성은 종자의 종에 따라 달라진다. 





환경의 이질성


어느 개별 식물의 환경은 공간에서 뿐만 아니라 시간 속에서도 달라진다. 그림12.1에 있는 각 요인의 강도는 각 식물이 적응된 서식지의 한도를 설정하는 각 요인에 대한 평균값과 함께, 시간에 따른 장소별 변동을 보인다. 요인의 변동이 식물의 허용 한계를 초과하면, 그 영향은 매우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이런 변동을 고려한 농사 체계는 농민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공간의 이질성

식물의 서식지는 수평적이고 수직적으로 변화하는 요인 강도들의 특정 조합에 의해 특징되는 공간이다. 예를 들어, 단일한 곡식 작물의 품종을 심은 농지에서조차 각각의 식물은 토양, 수분, 온도, 양분 수준 같은 요인들의 공간적 변동 때문에 약간씩 서로 다른 조건을 맞닥뜨릴 것이다. 이런 요인들의 변동량은 농민이 농기계, 관개, 비료또는 기타 투입재로 그 농지에 균질성을 형성하고자 시도하는 정도에 달려 있다. 그러나 이런 시도에 관계없이, 지형과 노출, 토양 덮개 등에 약간의 변동이 있어서 농지 공간 전체에 걸쳐 미소 환경의 차이가 생길 것이다. 결국 미소 서식환경에 매우 작은 변동이 작물 반응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토양의 물빠짐이 나쁘고 강우량이 많은 습한 열대의 저지대 환경에서, 약간의 지형 변동이 토양 수분과 배수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그러한 지역에서 아랫쪽에 있는 농지는 다른 부분보다 훨씬 더 침수되기 쉬우며, 그곳에서 재배되는 작물은 그림9.3에 나오듯이 뿌리의 발달이 저지되고 성과가 더 나쁠 수 있다. 그림9.3의 사진을 찍은 멕시코 타바스코 지방에 사는 어떤 농민들은 작물의 요구와 농지의 조건을 더 잘 조화시키는 방법으로 농장의 아래쪽에는 벼나 토종 토란(Colocasia spp. 또는 Xanthosoma spp.) 같은 침수 저항성 작물을 심는다. 작물 유형과 배치를 조정함으로써 공간의 이질성이란 조건을 이용하는 방법을 찾는 일은 균질성을 강화하거나 이질성을 무시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생태학적으로 더 효율적이다. 


복합적인 작부체계에서, 한 작물이나 캐노피층이 일반적으로 다른 작물이나 캐노피층에게 다양한 조건의 층을 생성하기 때문에 수직적 차원의 변동도 고려해야 한다. 이는 특히 혼농임업이나 나무가 우점한 가정의 정원 농업생태계처럼 새로운 작물이 이미 확립된 캐노피 안에 심어질 경우에 그러하다. 사태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건, 그러한 체계의 거대하고 성숙한 식물 구성원이 동시에 넓은 미소 서식환경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석시지와 미소환경 조건의 결합 가운데 어느 부분이 유기체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특히 자원이 제한되거나 소규모 전통적 농업생태계에 있는 농경지에서는 절대적으로 균일한 조건을 만드는 일에 개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농민들은 다양한 적응 범위를 지닌 여러 가지 작물을 조합하는 게 가변적인 환경에 더 좋을 것이란 생각으로 여러 종이나 작물 품종을 혼합해 심곤 한다(Vandermeer 1992). 그러한 가변성을 적절히 고려하는 일이 실험적인 농학 연구에서 현실적 과제이다. 큰 표준편차가 반드시 연구방법론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표본의 영역이 매우 가변적일 수 있다는 의미일 뿐이다! 






역동적 변화

어느 환경에서 요인들의 조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기에, 농민은 시간의 이질성도 고려해야 한다. 변화는 시간마다, 날마다, 계절마다, 해마다, 그리고 장기적인 기후 변화의 일부로도 일어난다. 이런 변화의 일부는 누적되고, 그 가운데 일부는 주기적이다. 어느 특정 요인에 대해 시간의 경과에 따라 얼마나 빠르게 그 강도가 변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그에 노출되는 기간과 허용 한계치에 기반하여 특정한 작물 유기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와 함께, 생활주기를 거치면서 각각의 작물 유기체는 서로 다른 요인의강도와 그 강도에 대한 저항성 안에서 변화를 겪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작물은 그 생활주기가 진행됨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을 경험한다. 한 요인이나 요인들의 결합이 어떤 임계 수준에 도달함과 함께 식물이 그 생활주기에서 특히 민감한 어떤 단계에 이르면, 더 발달하는 걸 억제하여 결국 흉작이 발생할 수 있다. 발아, 초기 새싹의 성장, 개화, 결실은 극단이나 비정상적인 환경 요인의 변동이 작물의 성과에 가장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단계이다. 예를 들어 그림9.4에서 보았듯이, 동부가 성장하는 동안 침수되는 기간은 수확량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이 효과의 특성과 범위는 언제 침수가 일어나는지에 달려 있다. 


역동적 변화 때문에, 농지에서 개입은 신중하게 시기를 맞추어야 한다. 예를 들어, 프로판 화염 버너로 잡초의 싹을 죽이고자 하는(10장에서 설명함) 농민은 작물의 발달 초기 단계에서 잠깐의 시기로 제한된다. 작물이 너무 작고 여리면, 화염이 잡초와 함께 작물의 싹을 죽일 수 있다. 작물이 너무 크면, 화염기로 식물을 손상시키는 일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화염 제초기를 사용하기 효과적인 시기는 잡초의 간섭을 스스로 이겨낼 능력이 거의 없는 당근이나 양파 같은 여린 작물에서는 4-5일 정도로 짧을 수 있다. 






환경 요인들의 상호작용


환경의 복합성을 구성하는 여러 요인들 각각은 다른 요인들과 상호작용하여 유기체에 미치는 그들의 영향을 변경하고, 강화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 요인들의 상호작용은 농업생태계에서 긍정적, 부정적 결과를 모두 가져올 수 있다. 




보상 요인

하나의 요인이 다른 요인의 영향을 극복하거나 제거할 때 이를 보상 요인이라 한다. 작물이 그렇지 않으면 성공적인 성장이나 발달을 제한할 조건에서 성장하고 있을 때, 하나나 그 이상의 요인들이 제한 요인을 보상할 수 있다. 


보상 요인의 영향은 특정 토양의 양분(예, 질소)이 식물의 반응에 의해 결정되는 것처럼 제한되는 시비 시험에서 흔히 보인다. 감소된 성장과 낮은 수확량은 결핍의 신호이다. 하지만 간단히 결핍된 양분을 더하는 것보다,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제한된" 양분이 더 많아지게 하는 환경의 어떠한 다른 요인을 변경하는 일이 때로는 가능하다. 질소 결핍의 경우, 토양의 배수가 나빠 뿌리가 질소를 흡수하는 걸 제한할 수 있어, 일단 토양 배수를 개선하면질소 흡수의 부족이 보상된다. 


제한 요인에 대한 보상의 또 다른 사례는 농민이 토양에 퇴비를 추가하거나 엽면 시비 같은 개입을 통하여 영향을 받는 작물이 더욱 편안해 하거나 빠르게 성장하도록 자극함으로써 잎을 먹는 초식동물의 부정적 영향에 대처할 때 발생한다. 추가된 바이오매스는 작물이 초식동물의 부하를 견디도록 하여 여전히 성공적인 수확을 가능하게 한다. 추가된 식물의 성장은 초식을 보상한다. 


건조한 여름철에 안개가 흔한 해안 지방(예, 캘리포니아 연안의 지중해성 해역)에서, 안개는 강우량 부족을 보상할 수 있다. 이는 직사광선이 적어지고 온도가 낮아지기에 증산에 인한 수분 상실이 감소하고, 증발에 의한 스트레스가 낮아지면서 발생한다. 캘리포니아의 살리너스와 파하로 벨리에서 흔한 잎채소 작물은 더운 날엔 증산을 통해 상당한 수분이 상실되기에 그러한 보상 없이는 아마 한여름에 수익성 있게 재배될 수 없다. 





요인들의 다수성

몇몇 요인들이 밀접히 관련되어 있을 때, 한 요인의 영향을 다른 요인과 분리하기란 특히 어려울 수 있다. 요인들은 동시에, 또는 사슬 형태의 방식으로 기능 단위로서 작용할 수 있다. 한 요인이 다른 요인에 영향을 주거나 강화시킨 다음 세 번째 요인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작물 반응의 관점에서, 한 요인이 멈추고 다른 요인이 인계받는곳을 결정하기란 불가능하다. 온도, 빛, 토양 수분의 요인들은 밀접하게 서로 관련된 방식으로 기능하곤 한다. 예를 들어 개방된 농지에서 옥수수의 경우, 아침에 빛의 수준이 증가하며 온도가 오르고, 온도가 오를수록 토양에서 물의 증발이 증가하는 한편 증산도 증가한다. 따라서 각 요인의 강도는 태양 방사의 강도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와 동시에 달라지며, 작물에 대한 각 요인의 상대적 영향은 그것들이 함께 가지는 영향의 다수성과 실지로 분리할 수 없다.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기후가 따뜻해지고 건조해짐에 따라, 이들 세 요인 사이의 특정한 상호작용 형태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요인의 소인

특정한 환경 요인은 다른 요인에 의해 작물이 더 피해를 받기 쉽게 만드는 작물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한 경우에, 첫 번째 요인은 두번재 요인의 영향에 식물이 더 영향을 받게 만든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그늘로 인한 낮은 빛 수준은 식물이 균류의 공격을 더 받기 쉽게 할 수 있다. 빛의 수준이 낮다는 건 보통 식물의 상대습도가 높다는 걸 의미하고, 그것이 환경에 과도한 수분이 존재할 때 더 흔하게 발생하는 병원성 균류의 공격에 더 취약할 수 있는 얇고 큰 잎을 발달시키게 된다. 이와 유사하게, 연구에 의하면 일부 작물은 질소 비료를 다량으로 주었을 때 초식동물의 피해를 받기 쉬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의 조직은 질소 함량이 높아서 초식에 취약해진다. 확실히 질소는 해충의 유인물질로 작용한다(Chen et al. 2008).






복합성의 관리


지속가능한 농업생태계의 관리는 개별 요인들이 작물 유기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만이 아니라, 모든 요인들이 환경의 복합성을 형성하기 위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이해의 일부는 요인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보상하며, 강화시키고 서로 상쇄하기까지 하는지 아는 데에서 비롯된다. 이해의 또 다른 부분은 농장에서, 농지에서 농지까지, 각 농지의 안에 존재하는 가변성의 범위를 아는 데에서 비롯된다. 조건은 계절마다 달라지는 것만이 아니라, 1년부터 다음해까지도 달라진다. 기후부터 토양까지, 비생물적 요인부터 생물적 요인까지, 식물부터 동물까지, 요인들은 상호작용하고 역동적으로 달라지며 패턴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의 중요한 구성요소는 요인 상호작용의 범위와 형태만이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상호작용의 가변성 범위를 아는 것이다. 적절한 곳에 복합성과 가변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둘 모두를 보상하기 위해 농업생태계를 조정하는 일은 이어지는 장들에서 다루게 될 여러 방면의 과제이다. 






생각거리


1. 농민이 파종을 위해 종자를 구매하기 전 어떤 요인이 종자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는가? 이런 영향은 종자가 파종되면 그 성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2. 농민이 이질성을 생성하는 조건을 통제하거나 균질화하고자 시도하는 이외에 매우 가변적인 환경에서 농업생태계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3. 농업생태계에서 공간적, 시간적 이질성을 처리하거나 (극복하기보다는 오히려) 적응시키려고 선택한 농민에게 어떤 난점이 있는가?


4. 농민이 하나 또는 몇 가지 다른 요인들을 변경하거나 관리함으로써 제한 요인을 성공적으로 보상하여서 농사 체계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인터넷 자료


Ecophysiology Research Group in the Faculty of Agriculture at Dalhousie University 

http://www.dal.ca/faculty/agriculture/research/centres-andlabs/ecophysiology-research-group.html

A good example of a research group with a focus on understanding the growth and the developmental, physiological, and metabolic responses of plants as individual organisms and in their communities. 


Plant Ecophysiology Research Group at the University of Groningen 

http://www.rug.nl/research/plant-ecophysiology/

This group’s research focuses on the analysis of plant responses from the molecular level up to the level of the intact plant, allowing a fully integrated understanding of the plant–environment interaction.







읽을거리


Daubenmire, R. F. 1974. Plants and Environment, 3rd edn. John Wiley & Sons: New York. 

The book that established the foundation for an agroecological approach to plant–environment relationships. 


Forman, R. T. T. and M. Gordon. 1986. Landscape Ecology. John Wiley & Sons: New York. 

Essential reading in understanding the relationships between plant distribution and the temporal and spatial complexity of the physical landscape. 


Harper, J. L. 1977. Population Biology of Plants. Academic Press: London, U.K. 

The key reference for understanding the foundations for modern plant population biology, with many references to agricultural systems. 


Larcher, W. 2003. Physiological Plant Ecology, 4th edn. Springer: New York. 

A very complete text of ecophysiology, covering plant adaptation to the factors of the environmental complex. 


Schmidt-Nielsen, K. 1997. Animal Physiology: Adaptations and Environment, 5th edn. Cambridge University Press: New York. 

An important review of the physiological ecology of animals in the enviro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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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생태학: 지속가능한 먹을거리 체계의 생태학





2부 식물과 환경의 비생물적 요인






광합성이 없다면, 지구상의 생명은 단세포 화학적 영양 박테리아의 식민지로만 구성될 것이다. 육지에서 광합성의 걸출한 전문가는 고등(즉, 유관속) 식물이다. 거의 모든 다른 생명체가 의존하는 생산자로서, 유관속 식물은 사실상 모든 지상 생태계의 기초를, 그리고 인간의 모든 먹을거리를 파생시키는 농업생태계를 형성한다. 


작물인 식물, 비작물인 식물, 동물, 토양미생물 사이의, 그리고 이러한 유형의 유기체들과 물리적 환경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포함하는 가장 단순한 농업생태계일지라도, 관계의 가장 기초는 개별 광합성 작물과 그 환경 사이의관계이다. 온도, 강수량, 빛 노출, 토양비옥도, 기타 환경의 물리적 측면은 광합성 속도와 식물 성장 -따라서 식용 바이오매스의 생산- 의 핵심적 결정인자이다. 그러므로 복잡성의 완전한 수준에서 농업생태계의 이해를 시도하기 전에, 개별 작물이 환경에 직면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게 도움이 된다. 생리 생태학(physiological ecology) 또는 개체 생태학(autecology)으로 알려진 이러한 생태학적 접근법은 전체 농업생태계에 대한 우리의 연구에 필요한 출발점을 제공한다. 


농업생태계를 구성하는 식물의 개체 생태학 연구는 환경을 개별 요소로 분해하고, 각 요소가 작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함으로써 시작된다. 이 접근법과 일치하게, 2부의 핵심 장들은 각각 농업생태계의 주요 환경 요소들에 할애되고 있다. 각 장에서는 해당 요소가 시간과 공간에서 어떻게 기능하는지 설명하고, 그런 다음 농민 이 요소에 자신의 작물을 적응시키거나 농업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고자 활용하는 사례를 제시한다. 이들 장은 식물 자체의 기본 구조와 기능을 검토하여, 그 반응을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는 장의 앞에 있다. 


이들 장에서 탐구한 상호작용은 뒤이은 부에 상세히 설명된 생태학적 사고의 기본이며, 이는 먹을거리 체계의 다양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생태적 구성요소들 사이의 상호작용과 관계를 이해하는 기초가 된다.



멕시코 타바스코에서 휴경하고 두 번째 자란 초목을 태운 이후 남겨둔 유기물 잔해를 뚫고 나오는 어린 옥수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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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농경사 권1 


서장  계절풍 농경권의 사람들과 식물






들어가며



왜 지금 농경인가


인간은 왜, 농경이라 하는 '귀찮은' 일을 시작한 것일까? 그 전의 생업인 '수렵채집'과 어째서 결별하게 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답은, 사실 필요 없다. 여러 가지 가설은 있지만 모두 '넘고처지어' 결정적으로 무엇이라 말할 수 없다.

지금까지 이 물음은, 말하자면 연구자의 놀이 같은 것이라 어떠한 결론을 내려도 일반 사회에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라 여겨졌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다. 농경이라는 생업은 -여기에서는 목축을 포함하여 농경이란 용어를 쓴다- 일단 시작하고 나면 다시는 그만둘 수 없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나는 구약성경에 나오는 금단의 사과에서 '금단'이란 의미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농업을 시작하고 난 뒤 1만 년 사이에 인간 집단은 여러 번 실패를 겪으며 인구의 대부분이 사라지거나 사회가 큰 혼란에 빠져 생산활동이 마비되어 버리는 '붕괴' 현상을 되풀이해 왔다. 게다가 이러한 실패를 되풀이해 왔다. 예를 들면, 사막의 풍토(와츠지和辻 1935)에서는 메소포타미아 왕조(우르 제3왕조) 무렵부터 염해가 반복되었다고 한다. Maekawa(1974)에 의하면, 인간은 염해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지만 그에 필요한 대처수단을 강구하지 못했다. 그 뒤에도 염해를 입어 붕괴한 사회가 잇따랐다. 2000년 전쯤 루란 왕국도 염해로 붕괴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루란 왕국의 사람들은 우르 제3왕조의 붕괴에 대해 몰랐을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할 수 있겠지만, 객관적으로는 잘못을 되풀이한 셈이다. 인류는 최근이 되어서야 겨우 역사라는 개념을 갖추어, 과거의 선배들이 저지른 이상한 실패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농경의 역사를 아는 것은 단순히 교양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선배들이 과거에 무엇을 했고, 어떻게 했을 때 농업생산이 붕괴되었는지를 아는 길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무엇을 해서는 안 될지, 혹시 가령 불행하게도 붕괴가 찾아왔을 때에는 어떻게 하면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등을 알 수 있다. 


그 뒤쪽 끝부분은 특히 중요하다. 인류는 제2차대전 이후 반 세기 이상 지역적인 재해와 사회적 혼란은 이외에 큰 붕괴를 경험하지 않았다. 반 세기 이상이란 시간은 현재 인류의 평균수명으로 보면 한 세대를 넘는 것이다. 즉, 세계 인구의 대부분은 큰 붕괴 현상을 경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붕괴가 실제로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렇게 되면 붕괴라는 사실은 구전되든지 문서에 기록되든지 하는 것 말고 영원히 잊혀진다.




농경 -그 연구사  


농경과 목축에 관하여 포괄적인 연구를 행한 연구자가 세계에 몇 명 있다. Sauer(1952)와 나카오中尾(1996)은 세계의 농업 체계를 분류하는 작업을 행했다. Harlan(1975)도 유사한 연구를 행했는데, 나카오 등에게 없었던 점은 농업 이전 인류 집단의 생업에대하여 거론한 바이다. 20세기 말쯤부터 농업이 환경의 개변과 문명 발상에 근본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농업의 기원을 종합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도가 몇 번이나 행해졌다. 콜린 텃지는 농경의 기원을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현생 인류) 사이의 생태적 지위를 둘러싼 불화라고 파악한다(텃지 2002).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와 <문명붕괴>, 피터 벨우드Peter Bellwood의 <농경 기원의 인류사>도 분야를 횡단하는 시각으로 쓰여진 훌륭한 저작이다.


재배식물과 가축의 기원, 전파에 관하여 연구한 연구자는 각론을 포함하면 여러 명이다. 오래된 것은 <재배식물의 기원>(de candolle 1953)을 시작으로, 그 뒤를 이은 같은 이름의 책(바빌로프의 <재배식물의 기원에 관한 연구(1928)>) 등이 고전으로 꼽힌다. 케임브리지 대학 출판부에서 출간된 The Cambridge World History of Food는 인용이 좀 오래된 것이지만 비주류 작물까지 다룬 좋은 책이다. 벼에서는 가토 시게카네加藤茂苞에 이어 岡彦一과 그 공동연구자가 행한 품종의 유전적 분화에 관한 일련의 연구가 있다(Oka 외, 1953). 또 중국에서는 周拾錄(1957), 丁頴(1961) 등이, 특히 중국의 벼 기원에 대하여 뛰어난 성과를 남겼다. 1980년대부터 일련의 분자생물학 성과도 벼의 기원 연구에 크게 공헌했다. 그 상세한 내용은 이 책의 石川隆二, 中村郁郞 등의 논문에서 다룬다. 밀에 대해서는 水原均과 그 공동연구자들의 이름을 거론할 수 있다. 보리는 세계에서 생산량이 4위인 작물로서, 高橋隆平과 그 공동연구자가 많은 연구를 남겼다. 먼저 이른바 '맥麥'에 대해서는 2009년 봄 맥류 연구의 전문가들이 직접 <맥의 자연사(麥の自然史)>라는 책을 홋카이도 대학 출판회에서 간행했다. 이외에도 서류에 대해서는 <서류와 인간(イモとヒト)>(吉田, 堀田, 印東 2003)과 Salaman(1949)의 The History and Social Influence of the Potato 등의 훌륭한 저작이 있다. 


세계를 석권한 가축 종의 수는 아마 주요 곡물 종의 수와 같을 정도로 소수일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소, 양, 염소, 돼지, 말 5종을 '주요 5종'이라 부른다. 이외에도 분포 지역이 제한된 가축(다이아몬드는 남미의 알파카, 라마 2종과 낙타, 순록, 당나귀, 물소 등14종을 들고 있다)이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도 분자유전학의 수법을 이용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유라시아에서 기원한 농경의 요소



농경은 녹말과 단백질을 얻기 위한 한 수단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영양소 가운데 기본적인 것은 에너지 공급원인 당분과 신체를 만드는 단백질이다. 당은 보존이 꽤 어렵기 때문에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 당의 분자가 중합되어 생성된 '녹말'을 쓴다. 그 때문에 필요한 영양소는 녹말과 단백질이라 바꾸어도된다. 녹말원으로는 쌀, 밀 등 곡류나 타로, 바나나, 백합 등의 뿌리채소류, 밤, 도토리 등의 견과류가 알려져 있다. 단백질원으로는 가축과 그 야생종인 포유류, 어패류, 조류, 곤충 등이 이용되고 있다.


어느 토지의 녹말원과 단백질원을 결정하는 것은 그 토지의 기후와 풍토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기후와 풍토에 의하여 규정되어 온 생태계이다. 농경 이전의 사회에서는 그 토지에 살고 있던 동식물이 이용되었다. 농경이 시작된 이후에는 여기에 가축과 작물이추가되었다. 가축도, 작물도 그 풍토에 살던 야생의 동식물을 인간이 가축화(재배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유라시아 각지의 녹말원과 단백질원이 어떻게 조합되는지에 대한 佐藤(2008a)의 작업을 그림 1에 실어 놓았다. 그림에 보이듯이, 녹말원과 단백질원의 조합은 토지마다 뚜렷하게 다르다. 



그림1


흥미로운 점은 그 조합의 지역성이 크게는 和辻(1935)가 주장한 풍토와 매우 합치한다는 것이다. 계절풍 풍토에서 성립된 녹말과단백질의 기본적인 조합은 '쌀+물고기"이다(佐藤 2008a). 인도는 여기에 특수하게 '잡곡+콩'이 조합된다. 다른 곳에서는 단백질원으로 쓰인 동물성 단백질이 종교적 이유 때문에 쓰이지 않고, 대신 고단백질의 콩류가 활용되고 있다. 한편, 사막의 풍토와 목장의 풍토에서 생긴 것은 '밀+고기·젖'의 조합이다. 목장의 풍토에서 북쪽에서는 녹말 공급원으로 16세기 이후 감자가 추가되었다.또 북유럽에서는 보리·감자+물고기라는 조합이 등장한다. 유라시아의 북쪽에서는 '잡곡+고기·물고기'라는 조합도 볼 수 있다. 일본 열도의 동북부도 역사적으로는 이러한 지역에 속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녹말의 공급원은 크게 변천해 왔다. 그 일반적 경향으로는 (1)영양번식하는 것에서 종자번식하는 것으로, (2)목본을 시작으로 하는 여러해살이 식물에서 두해살이 초본으로라고 하는 두 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녹말의 특성은 그 운반과 보존이 쉬운 성질이 장점이다. 이 두 가지에 뛰어난 것이 옮겨져 결국 세계에 퍼진 것이다. 이 두 특성이 식물의 진화 방향과 비슷해 보이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덩이줄기를 이용하는 감자는 유럽을 중심으로 유라시아 전역에 퍼져 있다.


한편 단백질 공급원은 썩기 쉽고(보존성이 떨어짐), 또 운반도 어렵다. 그 때문에 최근까지 그 토지에 고유한 단백질 공급원이 있었다.




농업혁명과 산업혁명


영국의 고고학자였던 고든 차일드는 인류사를 고찰하여 구석기시대에서 신석기시대로 전환한 시점을 신석기혁명이라고 불렀다. 이는 산업혁명에 대비될만한 인류 역사의 대변혁이란 의미이다.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 사이에는 인간 활동에 확실히 크나큰 차이가 있다. 특히 토기의 등장은 먹을거리의 저장과 조리와도 관련되어, 인류의 식생활을 크게 바꾸었을 것이라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먹을거리의 저장이 농업의 발달에 따랐을 것이라는 것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농업의 발달과 그에 따른 사회 체계의 변화, 토기의 등장과 보급, 식생활의 변화라고 하는 대변혁에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렸을지에 대해서는 의론의 여지가 있다.


일찍이 佐佐木은 인류가 농경을 받아들인 과정을 '프로세스'라고 불렀다(佐佐木 1993). 즉 佐佐木은 농경문화의 수용이 혁명과도같은 급격한 사회변화를 수반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매우 천천히 진행된 과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고고학적인 자료에서도 받아들일 수 있는 사고방식이다. 중국 장쑤성의 룡큐쩡龍虬莊 유적에서는 7000년 전에서 5200년 전까지 1800년에 걸쳐서 수렵채집 경제로부터 벼농사 경제로 이행한 경향을 살필 수 있다(龍虬莊 1999). 그와 같은 점은 밀의 진화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Tanno와 Willcox(2006)는 서아시아 네 곳의 유적에서 출토된 밀(아마 사배성 밀로 여겨짐) 이삭의 가운데 축에 남아 있던 탈립의 자취를 상세하게 살펴, 주력이 야생형(탈립형)에서 재배형(비탈립형)으로 이행하는 데에 300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발표했다. 그러하다면, 농업을 수용하는 과정이 '프로세스'라는 佐佐木의 지적은 동아시아 벼에 고유한 현상이 아니라 서아시아의 밀에도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이 된다.


'프로세스'론은 농업을 수용하는 과정을 일직선으로 점점 올라가는 과정이라고 간주하는 것이 아니다. 왔다리 갔다리 하는 과정을 엉성한 그물코를 통하여 보았기 때문에 일직선의 과정으로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의 학문에서는 그 어느 쪽이 사실에 가까운지를 말할 뿐 정확히는 아직 모른다.


또한, 룡큐쩡 유적의 자료와 그 해석에 대해서는 졸저 <벼의 역사(イネの歴史)>(佐藤 2008b)에 상세하게 기술했기에 거기에서 참조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농경이 기원하기 이전 시기


대저 현생인류가 생겨 그 한 무리가 아프리카를 떠난 것이 10만 년 전에서 15만 년 전 무렵이다. 아프리카를 떠날 당시 인류에게 농경 문화는 없었다. 그 뒤 그들은 급속하게 온 세계로 퍼졌지만, 그들의 행선지마다 선주민들과 만나 여러 관계를 맺었을 것이다.그들의 일파가 서아시아, 곧 레반트 회랑 일대, 투르크 동남부의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의 원류부 일대에 도달한 것은 몇 만년 전의 일이었다고 한다(篠田 2007). 텃지에 의하면, 이때 현생인류는 네안데르탈인과 만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다만 그 시기는 추위와 더위가 자주 오락가락하고, 지금의 페르시아만도 육지였다고 한다. 현생인류는 그 뒤 사방으로 이동해, 동으로 이동한 한 일파는 5만 년 조금 전에는 오스트레일리아와 순다랜드라고 불리는 남중국해 일대에도 이르렀다.


텃지는 인류가 최초로 농경과 비슷한 행위를 행한 곳이 네안데르탈인과 만났던 페르시아만부터 서아시아가 아닐까 한다(텃지 2002). 도대체 인류는 왜 이동한 것일까? 그에 대한 설명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기에서는 그 가운데 하나인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을 채택하려고 한다. 보통 생태계 안에서는 거기에 사는 동물과 식물의 수가 엄밀한 균형 상태를 이루고 있다. 선주하던 인류도 또한 순수하게 생태계의 한 구성원으로 거주하고 있었다. 거기에서 지금은 '현생인류'라고 불리는 집단이 침입해 왔을 것이다. 그렇게 하여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유사한 생태적 지위에 있던 선주민과 현생인류 사이에 긴장관계가 발생했다. 그러나 두 집단이 무기를 가지고 싸웠던 것은 아니다. 텃지는 현생인류의 승리는 그들이 더 농경과 목축에 가까운 생업 양식을 가지고 있었기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즉 현생인류는 토지의 한 귀퉁이를 점유하고 그곳을 갈아엎거나 간단한 울타리를 만들어 동물의 새끼를 기르지 않았을까 한다. 그렇게 하여 그들이 밀고 들어간 생태계는 현생인류의 '체취가 풍기는' 생태계가 되었다. 그곳은 어쩌면 야생동물에게도 선주민에게도 살기 어려운 환경이었을 것 같다. 신인류의 시치미 떼고 대수롭지 않게 하는 행위가 선주민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었을까?


비슷한 일이 현생인류가 가는 곳곳에서 일어났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현생인류가 그와 같은 일, 즉 농경과 목축의 선구와 같은 생업을 확립할 수 있었다면, 그 성공담의 숫자만큼 '농경 기원'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어쨌든 현생인류는 순수한 수렵채집인이었다기보다 유용한 식물에 눈을 돌려 그것을 확보하거나, 또는 길들이기 쉬운 동물을 길들이거나 새끼를 사육하는 일을 통하여 차차 주변의 생태계를 만들어 바꾸어 나갔다고 생각한다. 야생동물과 선주인류의 집단은 점점 현생인류의 영역에서 점점 멀어져 가지 않았을까 한다. 



농경의 완성까지 지난 길


그러면 사람들은 어떻게 농경이란 작업을 완성했을까? 이에 대해 몇몇 연구자가 독자적인 견해를 전개하고 있다.


완성된 농경이란 먼저 (1)사람들에게 동식물을 관리한다는 명확한 의도와 지식이 있고, (2)그에 필요한 도구와 장치를 사회적으로 지니며, 또한 생활에 필요한 자재 가운데 적어도 일부를 그 행위에 의하여 획득하고, 더하여 (3)이러한 행위에 적응하는 전용 동물과 식물(곧 가축과 작물)을 지니고 있을 것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아마 인류가 가장 먼저 손에 넣은 것은 첫 번째 조건, 즉 동식물을 관리하는 의도와 지식이었을 것이다. 농경의 첫 번째 단계는 사람에 의해 동식물이 관리되는 것이다. 다만 이 단계는 이전의 수렵, 채집과 고고학적으로 구별된다는 점을 덧붙이고 싶다. (2)의 도구와 장치로는 물고기를 잡기 위한 덫이나, 숲과 초원에 불을 놓아서 식물의 발아를 유인하거나 그에 의하여 동물을 꾀어내는 행위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새끼를 포획하여 사육하는 일 등도 이 단계에 들어갈지 모른다. 이러한 행위는 고고학적으로도 증명할 수 있다. 조몬繩文 시대의 일본과 신석기시대의 중국에서는 멧돼지 새끼의 뼈가 출현하는 빈도가 높은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內山 2007, 龍虬莊 1999). 이 단계에서 두 번째 단계의 농경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아마 최초의 두 단계까지는 생태계의 개변이 정주에 의하여 느리지만 착실히 진행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편, 세 번째 단계에 들어가면 인류는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특히 가축과 작물이 무게 중심이 되면, 수렵·채집 경제로 회귀하는 일은 절망적일 정도로 어렵다. 그것은 가축과 작물은 사람의 손길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고, 그 무렵에는 인류의 주변에 수렵·채집의 대상이 되는 식량자원이 바닥을 드러냈을 가능성이 있다.




풍토·기후와 농경


풍토와 기후


농경은 이전 시대인 '수렵과 채집'이란 생업을 이어받아 성립했다고 생각한다. 수렵과 채집은 완전히 자연에 의존하는 생업 형태이기에, 그곳에 어떠한 양식의 수렵·채집이 성립하는지는 자연식생과 마찬가지로 그 토지의 기후에 의하여 거의 일차적으로 정해진다. 기후학자 쾨펜Köppen은 이 관계를 기초로 하여 식생 등을 가미하면서 세계를 31개의 기후구분대로 나누는 발상을 발표했다(발견은 1920년 무렵). 이것은 지금도 쓰이는 개념으로, 교과서 등에 종종 등장한다. 또 키라吉良(1949)은 식생을 결정하는 큰 요인으로 온도(기온)을 들어 '따뜻함의 지수'(온량지수라고도 함)라는 개념을 발표했다. 뒤에는 여기에 추위의 지수도 추가해, 이들을 조합하여 온도의 월 변화라는 자료로 식생을 설명하는 방책으로 삼는다. 이와 같은 발상으로 '추위의 지수'도 고안된다. 따뜻함(추위)의 지표란 달마다 평균기온이 5도 이상(이하)이 되는 달에 대하여, 각각의 월 평균기온으로부터 5를 뺀 값(5에서 월 평균기온을 감한 값)의 합이라고 정의한다. 쾨펜의 기후 구분도 키라의 온량지수도 모두 식생을 온도와 강수량이라는 간단한 지표로설명하려는 시도이다. 그리고 각각 그에 성공을 거두었다.


한편 와츠지가 <풍토>의 집필을 시작한 것이 1928년 무렵으로, 이는 쾨펜보다 약간 늦다. <풍토>는 와츠지가 유럽 유학(1927~1928년) 때 견문한 각지의 모습을 기초로 썼는데, 이 유럽 유학 중에 쾨펜 또는 그의 학설과 접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풍토>에는 구체적인 기후의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좋을 만큼 거론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토>가 규정하는 세 가지 풍토는 쾨펜을 시작으로 하는 기후지리학의 구분과 놀랄 만큼 일치한다. 그 정도까지 기후를 구분하는 경계가 명확하고, 또 그것이 자연식생만이 아니라 토지에 살고 있는 인간 집단의 농경과 문화를 규정하고 있다고 바꾸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든 풍토는 -그것을 기후 구분이라는 의미로 쓰든지 인간적 고찰과 와츠지 자신이 고안한 '풍토'라는 의미로 쓰든지- 각각의 지역에 살고 있는 인간들의 농경이란 요소를 강하게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기후와 농경


농경이 성립하고 나서도 기후가 농경의 요소를 규정한다는 골조에 큰 변화는 없었다. 예를 들면 벼는 냉대에서는 최근까지 재배되지 않았고, 또는 보리가 열대 평야에서 재배되는 일도 없다. 


작물의 번식, 즉 개화와 결실을 결정하는 큰 요인으로 온도와 함께 일장(낮의 길이)을 빼놓을 수 없다. 이것은 야생식물에게도 공통인데, 식물에게는 크게 단일식물과 장일식물의 차이가 있다. 앞의 것은 가을에 해가 짧아지는 것에 감응하여 꽃을 피우고, 뒤의 것은 봄에 해가 길어지는 것에 감응하여 꽃을 피운다. 낮의 길이는 그 토지의 위도에 따라서 엄밀하게 결정된다. 그 때문에 위도대를 횡단하는 방향(즉 남북 방향으로)으로 식물을 이동시키면 개화하는 시기가 변하여 큰 어려움이 따른다. 식물은 동서 방향으로는 비교적 쉽게 이동하지만 남북 방향으로는 쉬이 이동하지 못한다.


그런데 인간은 작물의 품종개량을 거듭하여 몇몇 작물에서는 위도대를 뛰어넘는 일이 가능해지는 큰 유전적 변화를 가져왔다. 예를 들면 벼가 기원한 곳은 북위 20도에서 30도 사이의 아열대 지역인데, 현재는 적도 바로 아래에서부터 북위 45도에 이르는 냉대에서도 재배할 수 있다. 이것은 '일장중위성日長中位性' 또는 '불감광성'이라 하는 단일성(또는 장일성)을 잃은 특수한 유형의 출현에 따르는 바가 크다. 나중에 기술할 '북쪽 회랑'에서는 가을에 심어서 추위를 겪고 나서 꽃을 피우는 것이 본래의 성질이었던 보리의 종류에 '춘파'라고 하여 여름철에 생육하는 특수한 품종군이 분화되어 있다.


인간에 의한 품종개량은 저지대부터 고산지대에까지 적응하도록 만들었다. 대부분의 곡물이 이에 해당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고산에서 살았던 작물이 산을 내려온 사례도 있다(예를 들면 감자). 원래는 반건조지대에서 기원한 보리인데 습윤에 강한 '동아시아형'이 분화된 것도, 또 원래는 수생식물이었던 벼가 밭벼라고 불리는 밭농사용 품종으로 분화된 것도 인간의 노력으로 품종개량이 된 바이다. 이러하면 어떠한 작물(또는 품종)이 어디에 적응하는지에 대해서는 인간 집단의 선호와 문화가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동물에도 식물과 비슷하게 일장 반응을 나타내는 것이 많이 알려져 있다. 일장 시간이 길어지는 시기에 번식 시기가 겹치는 동물을장일동물(말 등)이라 하고, 또 그 반대의 동물을 단일동물(양, 염소 등이 해당됨)이라 부른다. 또한 그들도 위도대를 넘어가는 이동은 번식 시기를 변경시키게 되어, 그에는 큰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다. 유라시아는 본래 동서로 긴 대륙이라서 동물과 식물도 주로 동서 방향으로 이동하고 남북으로는 이동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일장, 나아가 위도를 넘어가는 일의 어려움 때문이다.



풍토의 개념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풍토란 단순히 기후풍토라는 의미의 풍토(영어로는 climate)가 아니라, 그것을 기초로 하면서 기후의 요소에규정되는 각각의 생태적 요소와 나아가서는 그러한 자연의 요소에 의하여 강하게 규제를 받는 인간 사회의 구조와 문화, 그에 더하여 인간 집단의 자연관, 종교 등 사상도 포함하는 것이라 주장하고 싶다. 이 풍토관은 말할 것도 없이 와츠지 테츠로우和辻哲郎가 말하는 '풍토'를 의식한 것이지만, 그것을 완전히 답습하는 것은 아니다. 와츠지의 풍토는 그의 대표적인 저작인 <풍토>에 '인간적고찰'이란 부제가 붙어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떤 풍토에 살고 있는 인간들의 기질까지도 근본적으로 설명하려는 조금은 거칠다고 말할 수 있는 사상이다. 그러나 와츠지의 이 사상은 그 이후의 연구자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면 사바타 토요노鯖田豊之의 <육식의 사상>, 스즈키 히데오鈴木秀夫의 <삼림의 사고·사막의 사고> 등이 그 전형적인 예이다. 그리고 이들은 일정한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러한 인과관계가 어떻게 성립하는지에 대해서 더욱 상세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와츠지의 풍토론을 참조하려고 하는 것은 그 세 가지 풍토가 농경과 농경사의 지역성을 논할 경우에는 참으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림에는 년 강수량 400mm의 선을 넣어 놓았다. 물론 와츠지 본인은 세 가지 풍토의 경계선 등은 넣지 않았다. 그러나 편의상 이 선을 세 가지 풍토의 경계선으로 놓겠다. 


다음의 '계절풍' '사막' '목장'이란 세 가지 풍토의 농경에 대하여 그 역사와 함께 더욱 상세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계절풍 풍토와 농경



계절풍 농경의 중심은 벼농사 


와츠지의 풍토 가운데 가장 동쪽에 위치한 것이 계절풍 풍토이다. 이곳은 대략적으로는 일본 열도의 남반부부터 중국의 남반부, 인도차이나 반도의 대부분을 포함하며 인도의 동부에 이르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벼, 그것도 자포니카 벼의 기원지가 있는 곳이자, 또 그 대부분이 벼농사 지대인 곳이다. 벼의 다른 종류 가운데 하나인 인디카의 기원지는 아직 불명확한데 아마도 열대 아시아에 있다고 한다면, 계절풍 풍토는 벼의 벼의 풍토이며, 또한 온대지역과 열대지역 가운데 산간의 화전지대가 자포니카의 풍토이고 열대 평지가 인디카의 풍토라고 정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 열대 도서의 벼는 전통적으로는 자포니카의 지대인데 최근의 개량종에는 인디카에 속하는 것이 많다(盛永, 1959).


화전지에서는 벼 외에 최근에는 옥수수와 율무의 재배가 성행한다. 화전지에서 벼농사는 벼농사라고는 해도 여러 가지 작물을 섞어짓기해 왔다. 섞어짓기하는 것은 조 등의 잡곡, 메론과 호박 등의 박과 작물 외에, 바나나와 참깨 등의 유지작물, 허브 종류 등 다채롭다. 다만 화전은 겉으로 볼 때 생산성이 낮은 데 더하여, '숲 파괴'와 '환경에 나쁘다'는 등의 이유 없는 비판으로 급속히 그면적이 줄어들고 있다.


열대 저지대에서는 뜬벼라고 부르는 것을, 수심이 몇 미터나 되는 땅에서 농사짓고 있다. 뜬벼만큼은 아니어도, 우기에는 수심이 1미터 가까이 되는 곳이 많다. 이러한 곳에서는 현재 벼논양어가 행해지고 있다. 


미얀마 중부와 인도의 데칸 고원에는 약간 건조한 지역이 펼쳐져 있다. 이러한 지역에서는 잡곡이나 잡곡과 콩의 농사가 전개되고 있다. 



계절풍 풍토의 농경사


온대의 계절풍 풍토는 1만 년에 이르는 벼농사 지역이지만, 자세히 보면 농경의 양식에 큰 지역차가 있다. 일본 열도에서 벼농사를 수용한 것은 조몬시대 후기는 확실시되고 있지만, 열도의 동반부(이세만伊勢湾-와카사만若狹湾을 연결한 선의 동쪽)에서는 더디게 수용했다. 중기 이전의 일본 열도의 조몬문화는 초원의 농경과 수렵·채집을 조합한 형태였다고 생각한다. 나중에도 기술하겠지만, 농경의 요소는 중국으로부터가 아니라 북쪽에서 전해졌을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일본 열도에서 논농사의 수용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한편으로는 잡초 방제의 문제를 들 수 있다. 온대 계절풍에 속하는 일본 열도에서는(특히 그 남서부에서는) 농경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 잡초이다. 사람들은 잡초 방제에 관심을 쏟아 왔다. 그러나 결국에는 논에 납작 엎드려 뽑는 것 말고는 유효한 수단이 없었다. 땅에 여유가 있던 중세까지는 잡초의 대책으로 아마 지금은 휴경 또는 경작방기라고 하는 일을 행하였을 것이다(宇野 2001, 佐藤 2003). 또 고대 이후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도 벼농사로 회귀하는 일은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고대의 왕조는 종종 포고를 통해 육식의 금지령을 내렸지만, 그것은 종교적인 색채를 띠면서도 실은 벼농사의 비중을 높이려는 일종의 경제정책이었다고 한다(原田 2005). 그것은 걸핏하면 이동이 따르는 수렵과 채집 경제로 회귀하는 일을 막는 측면을 지니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바꾸어 말하면, 사회구조를 벼농사로 전환하는 일에는그만큼의 시간과 에너지를 필요로 했을 것이다.


장강 유역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 벼농사가 행해져 온 지역으로, 그 역사는 1만 년을 넘는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조차 벼가 사람들의 주요한 전분 공급원이 된 것은 양저문화기 이후의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양저문화기 무렵에 장강 유역은 중국에서 북쪽의 문명이던 황하문명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던 시기로서, 깊이 파고들어 이야기하자면 이 시기가 되어 처음으로 현재의 논벼농사의 원형이 등장하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 있다. 현대의 논을 방불케 하는 장치가 최근에는 장강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많이 발견된다. 이는 논이라는 장치가 나중에 이야기할 황하문명의 강한 영향을 받아 발저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품게 한다.


그 이전의 '벼농사'는 아마 매우 조방한 양식을 띠고 있었다. 논벼농사의 시초에 대하여 후지와라藤原(1998)는 장쑤성의 초혜산草鞋山 유적(약 6400년 전)의 논 흔적을 발견했다고 발표하고 논벼농사의 기원을 이 시기에서 찾고 있는데, 여기에는 의론이 있다. 왜냐하면 '논'이란 장치를 오로지 벼농사를 위해 물을 담기 위한 논두렁과 관개를 위한 수로 등을 수반하는 구조물이라고 고려한다면, 그러한 장치는 일본 열도에서도 근세에 이르기까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이전의 시대에는 그러한 논이 지극히 한정적이며, 벼를 심을 수 있는 논은 다른 수생동식물이 공존하는 다양한 환경을 이루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편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중국이라는 풍토


계절풍의 농경을 생각하면 특필할 만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중국'이다. 와츠지 또한 중국을 '계절풍 풍토의 특수 형태'로 취급한다. 중국 농경의 기원과 전파를 고려할 때, 회하 또는 장강을 경계로 남북의 차이가 당연한 문제가 된다. 이 경계의 남북에서는 지금도 '북쪽의 맥류, 남쪽의 벼'라고 할 정도의 차이를 볼 수 있다. 남선북마南船北馬라는 말이 생긴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에서 '남북'은 오랜 역사를 통하여 변함이 없었다고 인정을 받는다. 그리고 이 선의 남쪽은 벼농사 지대이며 계절풍 풍토에 속하고, 북쪽은 밭농사 지대인 데다 그 서쪽은 방목 등을 수반하는 건조, 반건조 지대를 지나 사막의 풍토로 이어진다.


이 밭농사 지대의 작물은 옛날에는 조, 수수 등의 여러 잡곡이었다. 이들은 황하문명의 옛 유적에서도 출토되며, 최근에는 요녕성과 내몽골 자치구의 신석기시대 유적에서도 출토되는 일이 보고되고 있다. 다만 조와 수수의 기원에 대해서는 명확한 정설이 없다.특히 수수는 여전히 불명이다. 또 피도 동북아시아에서 기원한 잡곡이라고 하는데, 그 기원에 대해서는 사카모토阪本의 '일본 열도기원설' 이외에는 뚜렷한 논고가 없다(佐々木 2007을 참조). 여기에서 열거한 잡곡류는 맥류와 같이 한해살이인데, 여름농사라는점에서 맥류와는 매우 다르다. 


아무튼 황하문명은 그 뒤 차례로 그 주곡을 잡곡에서 밀로 바꾸어 간다. 이 전환은 밀이 생산성에 더 뛰어났다는 사정이 있는지 불가사의한 현상이다. 왜냐하면 앞에 서술했듯이, 여기에서 재배되었던 잡곡은 모두 여름작물인데 이 지방에서 밀은 겨울작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름작물과 겨울작물의 전환은 인더스 문명기의 하라파Harappa 유적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Weber 1991). 관개 체계 또는 물의 수입과 지출을 고려하면, 이 전환은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전환을 가져왔을지 흥미로운 문제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밀은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서아시아에서 기원한다. 그것은 5000년 전쯤에 육로, 지금의 신장 위구르를 통하여 중국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는데, 당시 그곳은 중국 문화가 아직 미치지 않았던 시대이다. 밀이 도래한 당시의신장 위구르 자치구를 포함하여 중앙아시아에 대한 연구가 기대되는 바이다.


더구나 최근 중국에서 행한 농경의 기원에 관한 연구에서는 민족주의를 시사하는 듯한 '하나의 중국론'에 입각한 논조가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허난성의 가호賈湖 유적(8000년 전)에서 볍씨가 출토되었는데, 그것이 야생 벼인지 재배 벼인지를 둘러싼 논의가 일어나고 있다. 만약 거기에 야생 벼가 있는 동시에 그곳이 벼농사의 기원지 가운데 하나에 포함된다고 한다면, 벼농사의 기원지는장강 유역에서 단숨에 황하 유역에도 이를 만큼 넓은 지역을 포함하게 된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 고려하면, 가호 유적 일대에 야생 벼가 있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열대에서 벼농사의 개시


열대 계절풍 풍토는 인도차이나 반도에서는 도서 지역의 열대우림으로 이어지는 '우록림雨綠林'의 풍토이다. 이곳은 우기와 건기가 비교적 뚜렷하게 구별되어, 건기에는 상당히 건조하다. 이 강한 건조함이 우록림의 나무들이 건기에 낙엽이 지게 하는 원인일 것이다. 인도차이나 반도와 버마(미얀마)부터 서부 지역에서는 똑같은 열대 계절풍이라 해도 기후 요소가 꽤 다르다. 왜냐하면 인도차이나 반도는 그 위도가 북위 20도에서 10도에 넓게 걸쳐 있는 데 반하여, 버마부터 서부 지역은 남단이 북위 8도에서 인도차이나 반도와 늘어서 있으면서 북으로는 북회귀선(북위 23.5도)을 넘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벼는 갠지스 유역 일대에 주로 분포한다. 남부는 데칸 고원의 반건조지대이다. 


그러나 열대 아시아에서 농경의 시작은 온대의 그것보다 훨씬 뒤쳐진다고 생각한다. 열대 아시아의 고고학 유적의 발굴이 온대의 그것보다 훨씬 뒤쳐져 있다고 해도, 농경의 증거를 남긴 옛 시대의 유적은 발견되지 않는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인간의 집단이 큰강 하구의 삼각주에서 침입했던 것은 매우 최근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태국에서는 지금의 수도 방콕이 개발된 것은 겨우 18세기의 일이었고, 그전에는 정치경제의 중심이 70킬로미터 북쪽의 아유타야였다. 아유타야 이전에는 차오프라야강을 더 거슬러올라간 수코타이가 수도였다. 아유타야 왕조 시절에 아유타야는 운하를 통하여 곧바로 바다로 나갔다. 방콕 평원이 지금처럼 된 것은 겨우 200-300년에 지나지 않는다.


같은 일이 메콩강 삼각주에서도 있었다. 메콩강 삼각주는 현재 개발되어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인데, 여기에 사람들이 이주한 건 불과 200-300년 전의 일에 지나지 않다. 인도차이나에서 인간 집단은 강의 상류에서 하류로 이동했을 것이다.


인도차이나 대륙부에서는 전통적으로 화전으로 벼농사를 행해 왔다. 단, 고고학적으로 화전을 증명하기란 어려워서 그것이 어느 시기까지 거슬러올라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지역에서 농경을 시작한 걸 고고학적으로 연구하는 일이 앞으로의 큰 과제이다. 


인도차이나부터 열대 도서에서 농경은 아마 4000년 전쯤 시작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긴 하지만, 파퓨아뉴기니에서는 9000년 전쯤 인간이 활동한 흔적이 나타나고 있어 지금까지의 학설이 확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중국을 출발해 태평양으로 확산된 몽골로이드 이전 인류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들의 활동과 몽골로이드에 의한 원시적 농경 사이에는 단절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갠지스강 유역의 이른바 강가Gaṅgā 평원 북서부의 유적에서 8600년 전쯤의 볍씨가 출토되어 그것이 재배 벼인지 야생 벼인지를 둘러싼 논의가 있다.




사막의 풍토와 농경



사막의 풍토

 

와츠지의 '사막'은 꽤나 개념적이다. 왜냐하면 그가 보았던 '사막'은 아덴 부근(즉, 아라비아 반도의 아주 일부)의 사막이어서, 유라시아 내륙부의 사막이 아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사막의 풍토'는 이 책에 끼워 넣은 지도의 연 강수량 400mm 선 안쪽의 건조, 반건조 지대이다. 


이 지대 안에는 예를 들면 다클라마칸 사막 같이 연 강수량이 겨우 몇 밀리미터에서 몇십 밀리미터인 극단의 건조지대가 있어서, 식생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이른바 '사막'의 경관이 펼쳐져 있다. 그러나 그 주변에는 그곳보다는 강수량이 많은 토지도 있어 약간의 식생을 찾아볼 수 있다. 또 이른바 사막은 건조만이 문제인 토지가 아니라, 그 강한 염성에 의하여 식생의 생육을 방해받는 토지가 많다. 


사막의 풍토에서 이루어진 전형적인 농경이 유목이다. 이는 약간의 식생을 필요로 하여, 양 등의 무리를 이루는 가축을 이동시키면서 사육한다. 더구나 사막의 풍토에서는 양과 염소 외에 소와 말, 낙타 등 다른 대형 가축이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 강수량이 400mm 이하면 밀을 재배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도 보리는 300mm 정도인 곳에서는 재배할 수 있다고 한다. 또 기장과 조 등의 잡곡은 더욱 소량의 강수로도 재배할 수 있다.


사막의 풍토가 지닌 한 특징은 오아시스이다. 오아시스는 지하에 있는 수맥이 지표에 이르는 곳에 생기는 녹지로서, 큰 오아시스에서는 벼농사까지 이루어진다. 


한편, 토양의 염성화를 불러온 이유로 유력한 설의 하나가 염해이다. 그것은 관개수에 포함된 미량의 염분이 농경지에 축적되거나,아니면 태고부터 지하에 괴어 있었던지 하여 일어난다고 한다. 염해가 생기면 그 토지는 염분을 씻어내지 않는 한 농경지로 사용할수 없다. 중앙아시아의 아랄해 주변에서는 옛소련이 호수로 흘러들어오는 아무다리야강의 물을 끌어다 대규모 면화밭을 개간했다.그로 인해 아랄해로 흘러들어오는 수량이 줄어 호수의 면적이 뚜렷하게 감소했다. 또 면화밭에서는 토양의 염성화에 의해 광대한 면적이 사막화되었다. 그렇게 하여 사막의 면적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중국에서 사막의 풍토


다클라마칸 사막의 동쪽 근처에서 발견된 소하묘小河墓 유적(3000여 년 전)은 묘의 유적으로 유명하다. 지금까지 200여 개의 미라가 담긴 관이 발견되었다. 그 관은 호양나무(야생 포플러)의 나무판을 짜맞추어 만든 것으로, 그 뚜껑 부분은 살아 있는 소의 생가죽으로 덮어 놓았다. 관 안에는 풀로 엮은 바구니가 있고, 그 바구니 안에 보통 밀과 기장으로 여겨지는 식물의 씨앗이 들어가 있다. 이러한 것으로부터 3000년 전의 타클라마칸 사막에서는 밀 등과 소, 양 등을 조합한 복합적인 농업+목축 체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지역은 또한 문헌에서도 과거 2000년에 걸쳐서 건조화가 진행되었음이 밝혀졌다. 뒤에 서술하듯이, 풍토에는 역사성이 있어 그 기후와 생태계의 상태는 시간에 따라서 시시각각 변화한다. 조금 대담한 추측을 더하자면, 사막의 풍토 가운데 적어도 그 일부는 지금과 같은 건조 상태가 아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가설은 누란왕국의 발굴조사에서도 밝혀졌다. 누란왕국은 기원전 4000년 전쯤에 기록에 나타나, 그 뒤 약 800년에 걸쳐서 존속했다고 한다. 누란왕국의 위치는 고고학적으로 엄밀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공작강孔雀川의 하류에서 발견된 몇 곳의 유적으로 비정하고 있다. 이른바 뤄부포에 있었다고 추정된다. 일찍이 호수의 기슭이었다. 누란왕국은 인구가 1만4천 아니면 1만7천이라고 기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그에 상당하는 규모의 마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또한 스웨덴의 탐험가 S. 헤딘이 탐험할 때 카누로 내려갔던 공작강에는 이제 거의 물이 없다. 이러한 것으로부터 타클라마칸 사막의 건조화는 이 100년 사이에도 진행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타클라마칸에서부터 1500킬로미터 동쪽의 헤이허 유역에서는 이 1500년 사이 강물을 이용을 둘러싸고 유목민과 농민의 이해 대립이 있었다(日高, 中尾 2006). 반건조지대에서는 이처럼 수리권을 둘러싼 다툼이 늘 발생한다.  



고대 문명과 염해


그런데 '사막'의 풍토에서 사막화는 어떻게 하여 발생하고, 또 진행되는가? 이에 대하여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대부분은 오랜 기간의 기후변동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사막화는 인위적인 요인이 크다는 설도 있다.


Maekawa(1974)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시기(우르 제3왕조)에 앞에 언급한 메카니즘에 의해 염해가 발생해 겨우 25년 사이에 그때까지 경작할 수 있었던 밀을 재배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기록이 있다며 염해설을 지지했다. 그와 같은 일은 고대 인더스 문명에서도 일어났다고 한다. 또 누란왕국이 쇠망한 원인으로 이 염해를 드는 연구자도 있다(山田 2006). 다만, 예를 들면 오사카교육대학의 이토 토시오伊藤敏雄 씨와 같이 이에 이론을 제기하는 연구자도 있다. 인더스 문명의 범위에서도 특히 남부의 구자라트 지방에서 토양의 염성화가 심각하다고 한다. 누란왕국의 쇠망처럼 염해가 인더스 문명이 붕괴한 직접적 원인이었는지, 아니면 그것과 인과관계가 없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장래의 기후변동 등에 의하여 강수량이 늘어났던 곳에서 풍요로운 대지가 회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확실하다.


이러한 과거의 염해가 정말이었다면, 토양의 염화에 의한 사막화는 인위적 색채가 짙은 현상이었던 셈이다. 사막화와 같은 전 지구수준의 환경문제는 지금까지 걸핏하면 기후변동 등의 자연현상이라고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생각은 어쩔 수 없이 재검토하고 있다. 





목장의 풍토와 농경



목장의 풍토


목장의 풍토는 대개 유럽과 겹친다. 유럽에서 농경의 확산은 벨우드(2008)에 의하면 1만 년 전에 시작되어 이베리아 반도에서는 7600년 전쯤에, 영국에서는 6000년 전쯤에, 그리고 북유럽에서는 2500년 전쯤에 전해졌다. 이러한 시간차와 함께, 재배되었던 작물은 지역에 따라 매우 달라진다. 지중해 연안 지방에서는 지금도 사배체인 듀럼밀이 널리 재배되고 있다. 미국 농무성의 통계에의하면, 지중해 지방에서 가장 마카로니밀을 많이 생산하는 곳은 이탈리아(연간 약 400만 톤), 터키(230만 톤), 스페인(210만 톤), 알제리(200만 톤), 프랑스(140만 톤) 순이다. 이에 대하여 같은 유럽에서도 독일은 겨우 2톤밖에 안 된다. 한편 빵밀 쪽은 전 유럽에서 대개 널리 재배되고 있다.


마카로니밀과 대조되는 것이 감자이다. 감자의 생산량은 유럽에서 우크라이나, 독일, 폴란드, 벨라루시, 네덜란드, 프랑스 순으로서 '북고남저'의 경향이 뚜렷하다. 잘 알려져 있듯이, 감자가 유럽에 전해진 것은 16세기 이후의 일이다. 특히 북유럽에 전해진 건남유럽보다 훨씬 나중의 일이었다. '감자 이전의' 유럽, 특히 북유럽에서 주곡은 보리와 호밀, 귀리 등 이른바 '맥류'라는 잡곡의 무리였다(벨우드 2008).


그러나 목장의 풍토를 형성하는 기초가 되는 것은 무엇보다 목축이다. 목장의 풍토에서 그 근간이 되는 생업은 이른바 '무리 가축'이라는 큰 무리를 단위로 이동하는 가축을 이용한 목축이다. 이것은 원래 서아시아에서 발단한 일이다.



목장의 풍토를 바꾼 신대륙의 농경 요소


목장의 풍토는 16세기까지 맥류+젖, 육류가 조합을 이룬 풍토였다. 그러나 그 생산성이 반드시 높은 건 아니고, 특히 북유럽의 식량생산은 비참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그 모습을 크게 바꾸어 놓은 것이 16세기에 도입된 감자였다. 감자는 남아메리카 원산으로, 신대륙의 '발견'에 의하여 유럽에 전해진 신참 식량이다. 신참이지만 감자는 유럽의 풍토에 잘 적응했다. 밀레의 '만종'에는 저녁에 교회 종소리에 기도를 드리는 농부들의 발 밑에 감자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감자는 생산성이 매우 낮았던 유럽 북부에서는 남부보다 아주 빨리 전파되었다. 다만 감자는 그 덩이줄기에 의하여, 즉 영양번식에 의하여 자손을 늘리게 된다. 물론 씨앗으로 번식하는 일도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경우 싹 부분을 남기며 자른 씨감자로 늘리게 된다. 씨감자로 늘어난 각 개체는 말하자면 복제물로서,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한 집단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셈이다.


1980년대 감자는 영국부터 아일랜드에서도 주요 작물로 땅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감자에 역병이란 질병이 발생했다. 질병은 순식간에 섬 전체로 퍼지고, 감자를 파멸시켰다. 절반이 감자였던 섬은 눈 깜짝할 사이에 기근에 빠졌다. 역병은 이듬해에도, 그 다음해에도 발생하여 혼란이 이어졌다. 이후 몇 년 동안 아일랜드를 빠져나온 난민이 200만을 넘었다고 한다(Zuckerman 2003).


그밖에도 남미 원산으로 세계를 돌아다닌 식량이 있다. 옥수수와 토마토, 고추 등이 그것인데, 이들은 감자와 마찬가지로 겨우 400년 사이에 세계를 돌아다녔다.



목장의 풍토와 사막의 풍토가 갖는 일체성


풍토에는 역사성이 있다. 즉 영원히 불변하는 풍토란 없다. 와츠지는 '풍토의 역사성'이란 말을 사용하면서 이를 의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앞에서도 썼듯이, 타클라마칸 사막의 동쪽 끝과 우즈베키스탄 남부에서는 건조함이 지금에 비하여 아주 경미했다. 현장 3세의 여행기에서도 그 행보가 이르른 곳에 나라가 있거나 사람들이 살고 있었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長沢 1998). 사막의 풍토의 전역이 그러했는지 어땠는지, 일찍이 그곳은 농업, 목축업이 행해진 풍토였던 것을 살필 수 있다.


그곳에 있었던 작물과 가축이 현재 목장의 풍토와 유사한 걸 보면, 사막의 풍토가 예전에는 목장의 풍토와 유사한 경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또 그림1에 보이듯이, 중국 북서부에서는 마치 사막의 풍토와 계절풍의 풍토에 끼어 있는 모양으로 목장과 비슷한 풍토를 볼 수 있다. 상상을 마음껏 한다면, 사막의 풍토는 3000년쯤 전에는 현재 목장의 풍토 같은 경관을 나타내고 있지 않았을까? 그것이 어떤 이유로 인해 바다에서먼 일부 지역에서 건조함이 진행되어 지금 같은 사막의 풍토가 형성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 듯하다. 이 점에 대한 상세한 건 앞으로 연구할 주제의 하나로 남겨두고 싶다. 또 이 시리즈에서는 사막의 풍토와 목장의 풍토를 합쳐서 '맥류의 풍토'라고 부르고 싶다.


여기에서 계절풍의 풍토와 맥류의 풍토에 있는 농경 요소를 비교해 보자.


먼저 곡류에 대하여. 계절풍 풍토에서 곡물은 먼저 뭐니뭐니 해도 벼이다. 다음 메밀도 중국에서 생겼다고 한다. 백합, 칡 등 일부 뿌리식물도 계절풍에서 생겼을 것이다. 한편 맥류의 풍토에서 생긴 것은 밀, 보리, 귀리, 호밀 등 여러 '맥류'이다. 콩과에 대해서는 대두, 팥 종류가 계절풍 풍토에서 생긴 콩임에 대해, 맥류의 풍토에서는 누에콩, 병아리콩 등이 생겼다.


가축으로는 계절풍에서 생긴 건 무리를 이루지 않는 여러 '집 가축'인 돼지나 가금류 외에 물소, 인도 혹소 정도이고, 나머지는 눈에 띄는 것이 없다. 한편 맥류의 풍토에서는 세계의 주요한 무리 가축의 주축인 소, 말, 양, 염소가 기원하고 있다. 


식품의 보존기술의 하나인 발효에 대해서도 두 풍토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계절풍 풍토에서 발효는 대부분 곰팡이 종류인 누룩곰팡이가 쓰인다. 이 지역의 양조주와 증류주(모두 곡물을 원료로 함) 대부분은 이 방법으로 만든다. 또 된장, 간장, 청국장 같은 고유한 발효식품도 대부분이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법으로 만들고 있다. 다만식해나 어간장 같은 식품에서는 그 방법이 조금 다르다. 한편 맥류의 풍토에서 발효법은 유산균을 이용하거나 또는 체내의 효소를 이용하는 것이 중심이다. 이집트에서 기원한 맥주는 엠머밀의 빵을 설구워서 그대로 살아남은 아밀라아제의 힘을 이용하여 녹말을 당으로 바꾸는 방법으로 맥주를 만든다.




남단과 북단의 풍토



북쪽 회랑


유라시아의 북단은 북극해에 접한 매우 추운 땅이다. 토지는 영구동토이고, 지표에는 지의류 이외의 식물은 거의 없다. 여기는 쾨펜의 기후구분도에 따르면 한대(E 지역)이다. 여기에서는 순록을 사육하는 것 말고는 농경의 요소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 남쪽에는 타이가라고 부르는 침엽수를 중심으로 한 숲이 펼쳐진다. 쾨펜의 냉대(D 지역)에 해당한다. 이 지역에서는 봄밀, 호밀, 순무, 메밀 등이 재배되어 왔다. 겨울철은 어떠한 경작도 할 수 없고, 여름철도 짧다. 봄밀이란 초봄에 심어서 여름철에 생육하고, 가을에 수확하는 재배방식을 취하는 밀로서, 그 전용 품종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지역은 계절풍 북부에 농경이 건너오게 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왜냐하면 몇 가지 재배식물이 여기를 통하여 서쪽에서 동쪽으로 운송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지역을 '북쪽 회랑'이라 부르면 좋겠다. 구체적으로 작물의 이름을 들자면, 순무와 보리, 우엉, 메밀 등이다. 이 가운데 보리와 순무는 다른 위도대에서 적응하는 여타의 품종군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여러 경로를 거쳐 전파되었다고 생각한다. 상세한 건 '일본의 풍토'에서 이야기하자.




인도의 풍토와 농경


인도의 풍토도 흥미로운 연구 주제의 하나이다. 인도는 계절풍 권역이지만, 그 광대함과 기후, 지형의 다양성 때문에 한마디로 '계절풍'이라고 묶을 수 없는 존재이다. 특히 반건조지대에 걸쳐 있는 남인도에서는 이곳 고유의 작물이 옛날부터 재배되어 왔다.  또한 이 지역은 일찍이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작물을 유라시아에 최초로 들여온 장소라고 지목되며, 독자의 농경문화를 형성해 왔다. 


와츠지는 인도를 '계절풍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토지'라고 하는데, 그의 풍토론과 마찬가지로 풍토에 주목하여 비교문명론의 논의를 전개한 우메사오 다다오梅棹忠夫는 인도를 동양과 서양에 대비해 '중양中洋'이라고 불러 두 지역과 구별한다.


계절풍 풍토의 벼, 사막과 목장, 즉 맥류 풍토의 맥류와 마찬가지로 인도의 풍토를 특징하는 작물을 들자면 '잡곡'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조, 피, 기장 등의 종으로 대표되는 'millet' 외에 인도 고유의 잡곡도 있다. 또 콩 종류에서도 인도 고유의 종이 있다(前田, 1987). 특히 다양한 콩 종류는 그 종교적 금지에 의하여 육류(때로는 알까지도)를 입에 대지 않는 많은 인도 사람들에게 귀중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었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콩과작물과 벼과작물을 섞어심는 재배양식이 있다고도 한다. 콩과식물의 대부분이 공기 중의 질소를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화시키는 '질소 고정'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콩과작물이 지주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질소 성분의 공급을 받아서 자라는 벼과작물을 함께 재배하여 서로 돕는 관계를 구축하는 독특한 농법이다. 벼농사에 대해 말하자면, 인도에서도 벼농사가 행해졌는데 인도의 벼농사는 계절풍의 그것과 같은 것으로 논할 수 없다(이 점에 대해서는 이 책 말미의 대담에 나온다).


인도의 '중양적' 성격은 그 지리적 위치와도 관계가 있다. 우리들의 프로젝트와 같이 지구연에 속한 '인더스 프로젝트'의 오사다 토시키長田俊樹 교수에 의하면, 인더스 문명은 벼와 맥류를 모두 수용한 문명이라고 한다.


이러한 인도의 독자적 풍토에 대해서는 농경과의 관련성부터 더 상세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열대 도서부의 풍토와 작물의 진화


열대 도서의 농경 풍토는 '뿌리작물 농경의 풍토'라고 말할 것이다. 그곳은 토란, 얌 등 덩이줄기 식물, 빵나무와 바나나, 판다누스 등의 보고임과 함께 그것들 가운데 몇 가지는 이곳이 원산지이다. 이러한 식물들은 말할 것도 없이 영양번식을 하는 식물이다. 그것은 계절풍이나 맥류 풍토의 주요 작물, 특히 맥류가 한해살이 작물인 것과 대조적이다. 


한해살이 작물은 1년에 1회, 반드시 번식을 행한다. 종자는 통상 3년쯤 지나면 발아력을 잃기 때문에, 어느 종의 품종이나 종자인 채로 오래 놔둘 수가 없다. 종자를 저온, 건조 등의 조건으로 놔두면 장기간 보존할 수 있다는 건 20세기 후반에 발명된 기술이다. 게다가 한해살이 식물의 종자는 뿌리면 다음 농사철에는 반드시 죽기 때문에, 그 농사철의 마지막에 파종했던 것에서 다음 세대의 종자를 확보해야 하는 숙명이 있다. 즉 어느 문화가 한해살이 작물을 가지고 있다는 건 파종과 채종의 주기를 끊임없이 계속 행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곳에서 한해살이 작물의 농경이 일단 시작되면 이제 원래로는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가 존재한다.


동시에 이런 점은 한해살이 작물이 1년에 1회의 유성생식으로 급속히 진화하는 기회를 획득한다는 걸 의미한다. 한해살이 식물 가운데에는 제꽃가루받이를 하는 유형과 딴꽃가루받이를 하는 유형이 있다.  이 가운데 제꽃가루받이를 하는 유형은 많은 품종을 만들어내기 쉽고, 그만큼 환경이 상이한 여러 지역에 전파되기 쉽다.


한편 여러해살이 풀은 극단적으로 말해 몇 백 년, 몇 천 년에 걸쳐 유성생식하지 않기 때문에 진화적으로는 몇 번의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들은 상대적으로는 이동도 느리고, 높은 토착성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일본의 풍토



일본의 남북


일본 열도의 문화 요소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는 지적은 이미 상록활엽수림 문화를 둘러싼 논의 안에서 발생했다. 이 지적은 일본의 숲이 동북부의 낙엽활엽수림대와 남서부의 상록활엽수림대로 크게 양분될 수 있다는 것을 기초로 하고 있다. 농경 문화에 대해서도 이 지적은 그대로 해당된다. 다만 남북(또는 동서라 하는 것이 적당할지 모름)을 나누는 선은 문화 요소에 따라 조금 다르다. 남북의 다른 농경 요소와 그에 관련된 요소를 그림2에 표시해 놓았다.



그림2


요소

경계

동(북)

서(남)

조몬 벼농사

순무 품종

보리 품종

보리 품종(겉보리)

파 품종

잠재식생(숲의 수종)

생쥐의 계통


매우 드묾

서양종 순무

W형이 있음

겉보리

흰파(카가加賀 파)

낙엽수림

식용(E. crus-galli)

mus 형

있음

일본 순무

E형

쌀보리

청파(9줄 파 등)

상록활엽수림

잡초 피(E. oryzicola)가 많음

castaneus 형


'남북'의 경계가 가장 북쪽에 있는 요소로는 생쥐, 왕대 등이 있다. 왕대 분포의 북방한계는 아키타현 부근이라든지, 쓰가루 해협이라든지, 또는 후쿠시마현 부근이라 일컬어진다. 경계선이 그 다음으로 북쪽에 치우쳐 있는 것이 순무, 파, 보리 등이다. 순무를 예로 들면, 순무에는 아종 수준에서 2가지 품종군이 있다. 이 가운데 서일본을 중심으로 분포하는 품종은 일본 순무라고 부르며, 잎 등에 가느다란 털이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북일본 등에 분포하는 품종은 서양종 순무라고 부른다. 야마가타현의 쇼나이庄内 지방을 중심으로 재배되는 이른바 '붉은 순무'가 그 전형이다(靑葉, 2000). 파의 분포도 이와 유사하여 북(동)일본에는 이른바 흰파가, 반대로 남(서)일본에는 9줄 파 형의 녹색 부분이 많은 유형이 분포해 있었다. 경계선이 가장 서(남)쪽에 있는 것이 피, 수종 등이다. 조몬 토기의 한 유형인 돌대문 토기의 분포도 이 선과 같다. 또 비교적 최근에 등장했다고 생각되는 사투리의 동서 차이, 간장의 기호성 차이 등도 대체로 이 선이거나, 약간 동쪽 지역에 경계를 가진다고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일본 열도에서 남북(서동)의 요소가 앞에서 이야기했던 유라시아에서 동서의 요소와 일치하는 것이 많다는 점이다. 서양종 순무의 분포역은 시베리아에서 더 서쪽에 이른다. 한편 일본 순무의 분포역은 중국의 강남 지방이 중심이다. 거의 마찬가지로 보리도 이에 해당한다. 즉, 이러한 재배식물들을 똑같은 순무, 보리라고 하지만, 실은 두 가지 다른 유형이 건너와 적어도 하나는 중국의 강남에서, 그리고 다른 하나는 유라시아의 서쪽에서 각각 따로 전해졌다고 생각한다. 즉, 일본 열도의 풍토는 그 남(서)반분은 계절풍 풍토이고 북(동)반분은 훨씬 목장의 풍토와 유사성을 나타낸다. 그런 맥락에서 일본은 일면이 아니다. <여러 가지 일본(いくつもの日本)>(赤坂, 2000)이란 발상은 풍토의 입장에서도 정당성을 갖는다.



일본에서 농경의 시작


일본 열도에서 농경의 시작은 언제로 잡으면 좋을까? 이전에는 고고학을 중심으로 조몬시대는 수렵채집의 시대, 야요이시대 이후는 논을 수반한 농경의 시대라고 단순하게 생각해 왔다. '조몬 농경론'도 되풀이하며 나왔지만, 지금까지는 어느 것도 세상에 알려진 것이 없었다. 그래도 최근에는 점점 '조몬-야요이'를 재검토하자는 기운이 높아지고 있다. 조몬 농경론에 부정적인 견해는 주로 논의 유적이 조몬시대의 만기의 종말기까지 출현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다. 일본 학계에서는 오랫동안 농경이라 하면 벼농사, 게다가 논벼농사라는 견해가 마치 상식인 것처럼 지배적이었다. 이와 같은, 말하자면 '벼농사 지상주의'라고 할 만한 무대에서 조몬 농경에는 의론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홋카이도에서 피를 재배했을 가능성이 지적되는 점, 아오모리현과 산나이마루야마 유적에서 밤나무의 재배에 대한 연구 등에 의하여 농경이란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인 의론이 등장하게 되었다. 특히 서일본(여기에서는 와카사만과 이세만을 잇는 선의 서쪽)에서는 조몬시대 후기에 들어오면 여러 유적에서 벼잎의 세포 화석이 검출되고 있기 때문에 이 시대에는 벼농사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동일본에 언제 벼농사가 전해졌는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앞에서 기술했듯이 조몬시대의 일본 열도는 크게 남북(동서)으로 양분할 수 있고, 북쪽 조몬은 훨씬 맥류의 풍토와 상관되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풍토와 지구 환경문제



풍토에 적응하기


앞에서 와츠지의 풍토론이 지닌 문제점의 하나로 사람의 기질이나 사상 같은 것을 너무 기계적으로 설명하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이것이 개인이나 사회의 기질과 사상이 그 풍토의 기후, 생태계나 농업 등의 영향을 완전히 받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아니, 기질이나 사상 같은 것은 확실히 그 풍토에 강하게 영향을 받는다. 그것이 또 풍토에 적응한 생활이나 농경문화의 생성에도 관여해 왔다. 


일본에서는 전통적으로 토착 애니미즘적인 자연관과 세계관의 영향이 뿌리 깊었다고 생각하는데, 고대 이후에 건너온 불교는 이 애니미즘적인 사상을 받아들여 독자적 불교를 형성해 갔다고 말할 수 있다. 나는 이와 같은 일본 특유의 사상이 적어도 중세까지 사람들의 넉넉함, 또는 자연에 따르는 생활방식의 기반이 되어 왔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 시리즈 5권에서 소개하는 오사카부의 이케시마池島와 후쿠만지福万寺 유적에서 검출된 중세의 '시마바타島畑'는 그 구체적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시마바타는 특히 큰 홍수 이후 등에 퇴적된 모래를 쌓아올려 두렁을 만들고 밭작물을 심고, 또 낮은 곳에는 벼를 심을 수 있도록 한 장치이다. 홍수라는 자연의 맹위를 헤어나기 위한 '견딤의 기술'이라 해도 좋다. 현대의 발상으로 홍수의 방지는 오로지 치수사업에 의한 것인데, 실제로 나중에는 이케시마와 후쿠만지 유적의 부근에서도 '자주 넘치는 강'이란 이명을 가지고 있던 야마토강을 바꾸어 놓는 공사가 행해져(1703년) 홍수 피해는 경감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형 공공투자를 할 수 없었던 시대에는 시마바타는 흔히 생각할 수 있던 '견딤의 기술'이었다.



농학적 적응과 공학적 대응


동남아시아의 벼농사에서도 '견딤의 기술' 같은 방식이 있다. 그 좋은 예가 '뜬벼'이다. 뜬벼는 앞에서도 적었듯이, 동남아시아 평야부에서 우기에 몇 미터나 되는 수심에서도 살아가는 벼이다. 벼는 그 줄기에 생기는 마디와 마디의 사이에 있는 분열조직의 세포를 늘려서, 그로 인해 수심에 따라 키를 변화시킨다. 교토대학 동남아시아 연구센터에 있던 타카야 요시카즈高谷好一 씨는 이러한 벼가 지닌 적응력을 이용한 적응 방법을 '농학적 적응'이라 불렀다. 한편, 이외에도 댐을 만들어서 수량을 조절하거나 배수로를 만들어서 물빠짐을 좋게 하면 일반적인 벼를 농사지을 수 있다. 이것을 농학적 적응에 대비해 '공학적 적응'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태국의 방콕 평원에서는 지금까지 광대한 뜬벼의 논이 펼쳐져 있었다. 즉 농학적 적응을 하여 사람들은 벼농사를 영위해 왔다. 최근 이곳을 흐르는 차오프라야강의 상류에 거대한 댐을 만들어 홍수를 일으키지 않고 토지를 '유효하게' 사용한다는 시도가, 곧 공학적 적응이 검토되기 시작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정말 평원의 광대한 토지는 우기와 건기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고, 계속해서 벼농사도 가능하다. 생산성도 향상될지 모른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공학적 적응이 도입됨에 따라 기존의 뜬벼를 심던 논에 성립되어 있던, 사람들의 삶과 이어져 있던 생태계는 파괴되어 버릴 것이다. 뜬벼의 논은 어로의 장으로 사용되어 거기에서는 벼만이 아니라 잉어과나 메기과의 담수어 등을 잡았다. 또 그들의 배설물이나 물에 녹은 영양분이 뜬벼의 논에서는 거름이 필요 없다고 할 정도로 공급되었다. 뜬벼를 폐지하면 이와 같은 체계를 단숨에 사라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공학적 적응은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우수한 적응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되는 에너지도 많아지는 데다가 예기치 않은 재해 등에는 적응할 수 없는, 유연성이 떨어지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그에 반하여 농학적 적응에서는 생산성은 낮지만 생태계의 안정을 손상시키지 않고, 높은 지속성을 가지고 생산할 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 모두 풍토에 적응하기라 할 수 있는데, 어느 쪽이 풍토의 실태에 꼭 맞는 것인지는 명확할 것이다. 


농학적 적응이 계절풍 풍토의 고유한 것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훨씬 예전에 쓸모없어진, 유럽의 중세에 널리 행해졌던 '삼포식 농업'도 일종의 농학적 적응이었다. 그럼 공학적 적응은 단순히 근대화의 산물로 도입된 것뿐일까? 그렇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앞에서도 적었듯이, 일본을 비롯한 계절풍 풍토에서는 애니미즘 사상을 현재에 이어받아, 그만큼 농학적 적응을 이어받으려는 행동규범이 여전히 살아있는 것은 아닐까? 풍토의 사상적 우열을 이야기할 요량은 아니지만, 풍토와의 관련에서 생긴 사상이 풍토에 적응하기란 방식에 대하여 지닌 의의를 새로이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지구 환경문제의 해결을 목표로


처음에 적었던 농업 생산의 모순과 붕괴로 가는 길은 풍토에 따라 가지각색이다. 물을 둘러싼 문제를 예로 들자면 계절풍 풍토처럼 남아도는 물이 홍수와 습해를 일으키는 곳도 있다면, 사막의 풍토처럼 물의 절대량이 부족하건, 그것을 완화하기 위한 관개가 가져온 염해로 고생하는 곳도 있다. 또한 같은 계절풍 풍토에서도 홍수의 상습 지대(일본에서는 수향水郷 지대나 키소산센木曾三川 지대)도 있다면, 반대로 여름철의 적은 비로 가뭄의 피해를 받기 쉬운 지대(일본에서는 사누키讃岐 평야나 오사카 평야의 남부)도 있다. 문제는 매우 지역적이다.


기후변화, 특히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온난화에 대해서도 어느 작물의 재배 적지가 고위도 지대로 이동해 버린다는 문제가 있는 토지(일본처럼 남북으로 긴 나라는 그렇다)도 있다면, 빙하의 해빙으로 홍수가 빈발하는 문제를 안고 있는 지역도 있다. 강수의 패턴이 변하여 작부체계에 영향이 나타나는 지역도 있을지 모른다. 이처럼 지구 환경문제는 그 근본은 동일한 원인에 지배되더라도, 나타나는 바는 풍토에 따라 여러 모습이 된다.


해결을 목표로 방책을 채택하는 법도 또한 풍토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뜬벼의 체계를 채택해 온 열대 계절풍의 사람들은 해마다 홍수에 대해 체념하는 듯한 대응을 채택한다. 2008년 여름, 나는 라오스의 비엔티엔에 있었다. 40년 만에 메콩강의 홍수가 난다 하였는데, 사실 일부에서는 제방이 터져 무너져 침수가 시작되고 있었다. 비엔티엔 시당국은 군을 동원하여 제방 위에 모래부대를 쌓는 대책을 채택했는데, 시 안에서는 양동이와 바가지를 사서 그때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수위가 예상을 뛰어넘으면 재산의 일부를 잃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강이 범람하면 물고기가 시 안으로 흘러 들어와 생각하지 않게 고기를 잡을 기회라고 생각했다. 관공서와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조차 예전에는 짚신을 신고 통근하고 있었다. 그것은 사회의 규범의 문제 등이 아니라, 언제 물이 넘을지 모르는 풍토에 사는 사람들이 적응한 모습이었다. 


한편, 공학적으로 적응해 버렸던 일본에서는 일단 홍수가 일어나면 넘친 물도, 고기도, 토사도 모든 것이 재해의 원인이 된다. 물이나 아스팔트 위의 모래는 교통의 장애가 되고, 물고기는 죽어서 부패해 위생 문제를 일으킨다. 이와 같이 생각하면, 적응에 대한 사고방식으로 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처가 바뀐다는 걸 우리는 깨닫게 된다. 


게다가 우리는 지구 환경문제의 역사도,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 왔느냐 하는 인간의 역사도 잘 모른 채로 현재에 이르렀는데, 지금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풍토에 적응하는 방식 하나만 해도 이미 크게 변용하려고 하고 있어서, 올바르게 과거를 인식하고 현재와 미래에 도움이 되는 앎을 획득하려 한다는 역사적 시점의 의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해도 좋다. 풍토와 그 역사라는 관점(이것을 환경사의 관점이라 해도 좋다)에서 환경문제를 재검토하는 일은 지구 환경문제의 해결을 목표로 한 중요한 과제이다.




마치며


이 시리즈 <유라시아 농경사>는 종합지구환경학연구소의 연구 프로젝트 '농업이 환경을 파괴할 때'의 연구 성과를 공개하는 일환으로 프로젝트의 구성원을 중심으로 한 연구자들의 연속 공개강좌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서적의 형식을 위하여 새롭게 저술을 부탁한 부분도 많다. 프로젝트의 이름인 '농업이 환경을 파괴할 때'라는 주제는 조금 역설적인 말이지만, 인간에 의한 농업(목축을 포함)이란 행위와 주위의 환경, 특히 생태계와 관계를 맺어 온 역사를 연구하려고 한 것이다. 근저에 있는 발상은 우리들은 이 관계에 대하여, 특히 그 역사에 대한 긴요함을모르는 건 아닐까 하는 점이다. 역사의 연구는 과거에 일어난 일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걸 연구 대상으로 한다. 역사 연구의 기초에 있는 문서만으로는 이 '관계'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없다. 여러 가지 자연과학의 방법과 조합하는 게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문자가 없는 시대의 일은 고고학의 방법이 유력하다. 이와 같이 농업과 환경의 관계사의 해명에는 분야의 제한을 넘어 학문의 융합이 필요하다. 


지구연의 프로젝트는 그 대부분이 이러한 분야를 횡단하는 양식을 지니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도 모두 80명 정도의 연구자가 있는데, 그 전문 분야는 여러 갈래이다. 분야의 제한을 넘는 건 서로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는 일보다어려울 때도 많다. 그러나 그러한 어려움을 뛰어넘어 기대한 바의 목적을 달성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분야의 장벽을 넘은 대화를 시도했다. 이 시리즈도 또한 그러한 대화를 시도한 하나로서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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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화학자인 Heinz Schwan이란 75세의 독일인 곤충 덕후가 20년 넘게 관측한 결과, 곤충의 숫자가 75% 정도 급감한 것을 발견. 그 결과를 연구진과 함께 논문으로 발표했답니다. 




곤충은 건강한 생태계의 근간이기에, 정말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그런데 그 감소율이 토종 씨앗이 사라진 비율과 비슷한 건 우연의 일치이겠지요?


해당 논문은 여기... http://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2Fjournal.pone.018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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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어찌 나무라겠느냐마는, 중국이 기침을 하면 전 세계가 들썩이게 된 마당이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도 이제 농사에 비닐을 활용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단다. 그로 인한 오염 문제가 하나둘 일어나고 있는가 보다. 앞으로 중국은 어떤 선택을 할까? 가뜩이나 산업화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니 주의는 하겠지만 현실에서는 어떠하려는지 모른다. 우리도 기준이나 제도는 잘 갖추어져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 문제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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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촨성의 농경지를 덮은 비닐의 풍경 

Photographer: Jie Zhao/Corbis via Getty Images

중국 정부의 과학자는 당국이 토양 오염을 막으려고 노력하겠다고 하면서 작물의 생산량을 높이고자 환경을 파괴하는 농업용 비닐의 사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한다.  

중국에는 약 145만 메트릭톤의 폴리에틸렌이  2000만 헥타르(600만 평)의 농경지에 면도날처럼 얇게 펼쳐져 있다.  베이징에 있는 중국 농업과학원의 양창롱Yan Changrong 씨에 의하면, 2024년까지 200만 톤이 넘는 비닐을 사용하여 2200만 헥타르(660만 평)의 농지가 뒤덮힐 것이라 한다. 

중국 농경지의 12% 이상에서 사용되는 농업용 비닐은 수분을 붙들고, 풀과 해충을 막아주기 때문에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그러한 특성이 면화와 옥수수, 밀의 수확량을 높여줄 수 있는 한편, 더 넓은 지역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준다. 

양씨는 “이 기술로 30% 정도 수확량을 증대시킬 수 있기에, 추가적으로 얼마나 많이 생산할 수 있을지 상상할 수 있다. 충분한 식량과 섬유를 생산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농업과학원의 환경과 지속가능한 개발부 사무소에서 행한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다. 

단점이라면 폴리프로필렌 비닐은 생분해가 되지 않고 재활용되지 않곤 한다는 것이다. 잠재적으로 암을 유발하는, 이른바  “백색 오염”으로 알려진 독성이 토양의 비닐 잔류물 -일부 성에서는 헥타르당 60-300킬로그램 정도가 존재함- 로부터 방출될 수 있다.  


폴리에틸렌 오염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2014년 중국 정부의 추정에 의하면 경작지의 약 1/5이 정부 기준치를 초과하는 독성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더욱 위협적이다.

대안을 찾았다

유감스럽게도 폴리에틸렌만큼 효율적인 대안은 없다. 그건 농민들이 생산성과 소득을 높이기 위해 그걸 계속 사용할 것을 의미한다고 신장 북서부 지역의 오염에 대한 슬라이드를 보여주며 양씨는 말한다. 

이 물질은 더 춥고 건조한 환경에서도 작물을 재배할 수 있게 해준다. 중국 면화 생산의 약 70%를 차지하는 신장에서 비닐 덮개는 모든 면화 농장에서 사용된다. 중국 담배 농지의 93%에서 사용된다고 양씨는 말한다. 비닐은 농업용수 수요를 20-30% 절감시킨다. 

지난해 5월 중국의 국무원에서는 토양 오염이 악화되는 와중에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하여 농업용 비닐의 재활용을 촉구했다. 중국의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도 최초로 토양오염법안의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 

더 쉬운 해결책

중국 정부는 덮개용 비닐의 최소 두께를 현재 표준인 0.008mm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해 5월 환경보호부에서 발표했다. 또한 2018년 이전에 전국의 농지 오염에 대한 조사를 마칠 예정이라고 한다.

5월에는 농업부에서 더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식량과 섬유의 생산을 추구하며  “백색 오염”이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신장과 내몽골, 간쑤성처럼 폴리에틸렌 덮개를 집약적으로 사용하는 곳에서 2020년까지 재활용률을 80%로 높이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의 재활용률은 66% 미만이다.

정부 당국에서는 농경지에 남아 있는 비닐은 토양의 구조를 손상시키고, 작물이 싹트는 걸 방해하며, 결국은 수확량을 감소시킨다고 이야기한다. 신장의 일부 지역에서는 면화 수확량이 오염 때문에 감소하고 있다고 최근 그곳을 방문한 중국 순환경제협회 부이사장 취루이징 씨는 이야기한다.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렁이 같은 토양생물들이 비닐 조각을 섭취하여 물리적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샤먼시 남동부에 있는중국 과학원 도시환경연구소의 주용꽌Zhu Yong-Guan 씨는 이야기한다. 그는 또 비닐을 태우면 대기오염이 발생한다고 이야기한다.

식품 위험은 없다

“농업용 비닐이 식품 안전에 잠재적 위험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오염으로 인한 잠재적 위험에 대한 규제와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화요일의 인터뷰에서 주씨는 말했다.  그는 환경친화적인 대안을 활용하도록 농업보조금을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농업용 비닐을 재활용하는 문제는 농장에서 수거한 초박막 비닐에서 흙 등을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물과 에너지가 소비된다고 바스프의 중국 대표가 이메일로 답했다.

“왜 비닐을 재활용해야 하는가? 새걸 사는 것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신장 티엔예 Co.의 대표 첸린 씨는 이야기한다. 이 회사는 중국에서 가장 많은 폴리에틸렌 비닐을 생산하는 곳으로, 재활용된 비닐이 새 제품보다 10% 이상 비싸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의 과학자들이 새로운 답을 내놓을 수도 있다. 벌집나방이다. 벌집나방(Galleria mellonella)의 유충이 폴리에틸렌을 생분해시킬 수 있다고 칸타브리아 생물의학과 생명공학 연구소의 연구진들이 4월에 발표된 연구에서 밝혔다.

바스프에서는 생분해되는 비닐이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말하면서, 2012년부터 신장에서 에코비오라는 지속가능한 대안을 활용하는 방안을 실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제품은 퇴비화되는 폴리머와 폴리락티산으로 구성되어 물과 바이오매스, 이산화탄소로 분해될 수 있다.

장려책이 필요하다

여전히 폴리에틸렌 가격이 1/4이며 정부의 장려책이 부족하여 중국 농민들이 생분해성 비닐에 투자하기를 꺼린다고 회사의 관계자는 이야기한다.  

생분해성 비닐이 더 비싸지만 폴리프로필렌처럼 토양을 보온하는 효과가 떨어져서 신장 지역에서 면화의 수확량이 감소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중국 농업과학원의 양씨는 이야기한다. 

하지만 오염 비용을 고려하면 폴리에틸렌의 선호도는 덜할 것이다. 

“환경 및 재활용 비용을 감안하면, 생분해성 비닐이 심각한 오염 문제가 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수지가 맞을 수 있다”고 중국 플라스틱 가공산업협회의 분해성 플라스틱 위원회 사무총장 왕윈쉬엔Weng Yunxuan 씨는 이야기한다.  아직도, 왕씨는 작물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하여 폴리에틸렌 비닐에 의존해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https://www.bloomberg.com/amp/news/articles/2017-09-05/plastic-film-covering-12-of-china-s-farmland-contaminates-so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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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library.krei.re.kr/dl_images/001/040/M14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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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 뉴버그의 유기농 생산자 Heinz Thomet 씨가 마른땅에서 벼를 수확하고 있다. (Logan Mock-Bunting/For The Washington Post)



유기농업의 요점은 토양이다. 그러한 방식의 농장은 토양을 건강하게 유지하여 —풍부한 유기물과 영양분, 미생물의 활동— 관행농업에서 사용하는 합성 비료와 농약 없이도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유기농 농부는 토양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기술을 활용한다. 그들은 퇴비와 똥거름을 사용하고, 작물을 돌려짓기하며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재배한다. 그들은 농약을 사용하더라도 특정한 종류(주로 천연물질과 승인을 받은 몇몇 합성물질)를 쓰며, 해충 조절법이 실패했을 때에만 그렇게 한다. 


그러나 많은 관행농 농민들 역시 그러한 것을 많이 한다. 당신이 유기농산물을 구입하느라 추가의 돈을 지불할 때, 당신은 환경에 혜택이 된다는 것을 지지하고 있는가? 나는 알고 싶다. 이는 내가 이 글에서 대답하고자 하는 가장 어려운 질문의 하나일 것이다.


모든 유기농과 관행농을 포괄적으로 평가하고 하나의 유형이나 다른 것이 더 낫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토양의 건강이나 환경오염(토양침식, 영양분 유실이나 온실가스의 형태로)에 대한 자료는 없지만, 전국의 과학자들이 비교하는 작업을 하고 있기에 우린 무언가를 계속 해나갈 수 있다. 


계속해서, 당신이 발견하듯이, 그렇다, 유기농업은 몇 가지 중요한 환경 혜택이 있다. —이 논의의 목적을 위하여 유기농업은 미국 농무부에서 정의하는 엄격한 기준을 지킴으로써 인증을 받은 것으로 하자.


그 비교 작업을 하고 있는 과학자의 한 명인 미국 농무부의 Michel Cavigelli 씨가 있다. 그는 토양학이라는 극히 일부의 사람들만 이해하는 세계에 관하여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내가 유기농 대 관행농의 대결이라 부르곤 하는 일을 행하고 있다. 그건 장기간의 대결로, 1993년에 시작되었다.  메릴랜드 Beltsville에 있는 미국 농무부의 농장에서는 다섯 가지 종류의 농업을 시험한다. 그것은 두 가지 관행농업과 세 가지 유기농업이다. (차이점은 돌려짓기와 경운의 종류에 있다.)



캘리포니아의 유기농 농장에서 근대를 수확하는 노동자들. 유기농은 관행농법에서 종종 사용되는 높은 수준의 농약에 농업노동자들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더 낫다. (Sam Hodgson/Bloomberg)



어느 것이 나은가?


그래, 좋다. 농사는 복잡하여 그에 관하여 이야기하면 딱 부러지게 대답하기 어렵다. Cavigelli 씨가 나에게 가장 먼저 이야기한 건 “모든 관행농업이 똑같지 않고, 모든 유기농업이 똑같지 않다”는 말이다. 그러고 나서 그는 악마와 세부사항에 관하여 말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다섯 가지 체계에서 몇 가지 중요한 차이가 지난 23년에 걸쳐 나타났다. 


미국 농무부의 시험에서 유기농 체계는:

●토양이 더 비옥해지고,

●적은 비료를 쓰고 훨씬 적은 제초제를 쓰며,

●에너지를 덜 쓰고,

●토양에 더 많은 탄소를 가두고,

●농민에게 수익성이 더 좋다.


관행농 체계는:

●수확량이 더 많고,

●침식을 줄이는 데 최고이다(무경운을 활용하면).


두 체계 사이의 차이점을 연구하는 몇몇 과학자들과 이야기한 뒤, 그리고 그 주제에 대한 수많은 논문을 읽은 뒤, 나는 결과에는 분명 차이가 있지만 그 목록이 각 체계의 장점에 대한 합리적 설명이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당신이 유기농업에 대한 다른 중요한, 전면적인 주장을 발견한다면, 출처를 확인하라. 많은 유기농 단체들이 그러한 주장을 한다. 유기농업을 지지하는 단체가 유기농업이 최고라는 연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완벽하게 합리적인 것처럼, 관행농업 단체가 효율성과 유전자변형 작물의 이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같다. 하지만 난 자료에 초점을 맞추고자 노력했다.)





나는 그 과정에서 몇몇 흥미로운 점을 배웠다. 먼저, 나는 무경운 농법(토양을 경운하지 않고 작물을 재배)이 토양에 탄소를 가둘 수 있다(기후변화에 기여하는 것을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는 많은 주장을 들었지만,  몇몇 자료에서는 격리된 탄소가 토양의 상층에서만 발견된다는 것을 나에게 이야기했다. 더 깊이 파면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Cavigelli 씨의 유기농 체계는 훨씬 깊은 곳에까지 탄소를 격리시킨다.


그러나 유기농 체계의 탄소 격리에 관한 주장을 고려할 때, 우리는 전체 그림을 봐야 한다. 미시간 주립대학의 저명한 교수 Phil Robertson 씨는 그런 탄소의 대부분이 거름의 형태로 토양에 추가된다고 지적한다. 그것은 당신이 어디에서 거름을 줄여 적게 있더라도, 특정한 토양에 더 많은 탄소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건 돌려막기 같은 것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Robertson 씨는 또한 유기농 농부들이 이용할 수 없는 환경 피해를 완화시키는 어떤 도구를 이야기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유전자변형 작물이다. 비록 합리적인 사람들이 그 작물의 장점과 단점이 어떠한지에 대한 의견에 서로 호각을 이루고 있지만, 여러 과학자와 농민들과 함께 Robertson 씨는 두 가지 주요한 유형의 유전자변형 작물 —글리포세이트 제초제 저항성과 유기적 살충제를 내장한 종류— 이 농약 사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또, 유기농 농부는 무경운을 적용하기가 어렵다. 제초제 없이 최고의 김매는 도구는 경운이고, 그것은 침식과 영양분 유실, 유기농 농부가 육성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미생물 군집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대체로 유기농 체계가 관행농 체계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더 건강한 토양을 갖고, 환경에 이롭다는 건 꽤 명확하다. 




2005년, Safeway는 더 많은 유기농, 자연농 식품을 제공하는 “lifestyle”이란 상점을 열었다. 일반적으로 식품 구매자들은 유기농 제품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그래서 유기농 농민들은 그들이 판매하는 것에 대해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윤이 더 높다. (Justin Sullivan/Getty Images)


그러나 문제가 있다. 환경에 대한 이점은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유기농 제품에 추가로 돈을 지불하려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 Organic Trade Association(과 다른 단체들)에 의하면, 소비자들은 주로 그 제품이 자신의 건강에 더 낫다는 믿음 때문에 유기농을 구매한다. 또는 더 영양가 있다거나 안전하다는 이유에서 말이다. 그래서 유기농 식품업자와 지지자들이 그 제품이 더 영양가가 많다거나 안전하다고 홍보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 주장은 증거에 의해 지지를 받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Organic advocacy groups market safety and nutrition, as with the Organic Center’s “Comprehensive guide for identifying safe and nutritious food,” or the Environmental Working Group’s Healthy Child initiative, touting “more scientific evidence that organic food is more nutritious.” Labels for some organic products use the word “toxic” to describe the pesticides they’re not using, despite the fact that some toxic pesticides (pyrethrin, for example) are allowed in organic agriculture. Although organic farming certainly does use fewer pesticides, and that’s an environmental benefit, the preponderance of the evidence indicates that trace amounts of pesticides in food are not dangerous to human health. (Higher levels of exposure, such as those experienced by farmworkers, are a different story.)


Unfortunately, you can’t believe organic food is more nutritious and safe without believing conventional food is less nutritious and safe, and that infuriates advocates of conventional food. Sometimes that fury takes on a distasteful edge — I’ve noticed some schadenfreude at food-borne illness outbreaks pegged to organic foods — but I understand where it’s coming from. Conventional food is as safe and nutritious as its organic counterparts, and if consumers are told otherwise, they’re being deceived, and conventional producers are being harmed.


And misinformation does nothing to improve the quality of the public debate. on farms, in academic institutions and in regulatory agencies, I’ve found that nearly everyone thinks there is value in having farmers employ and improve all kinds of practices. Feeding our growing population is a big job, and there are many constructive ways — organic and conventional, large-scale and small, urban and rural — in which farmers are tackling it. We need all of them.




According to the Organic Trade Association, grocery shoppers don’t buy organic foods because they’re better for the environment; they buy them because they think the products are safer or more nutritious. (Justin Sullivan/Getty Images)


Sometimes it seems as if every column I write has the same conclusion, but it’s an important one. If we’re going to make progress on food, we need a whole lot less of us vs. them. The USDA’s certified-organic program — from its inception a marketing program, not an environmental initiative — has given organic farmers a way to make a living (and farmers do have to make a living) by connecting with like-minded consumers willing to pay a premium for a product that is grown in a way that is often labor-intensive and lower-yielding, and produces some bona fide environmental benefits.


It has also given consumers a choice. For those with concerns about the way most food is grown in this country, organic is a way to vote no. But if organic’s undeniable positives are overshadowed by the negative of organic-vs.-conventional polarization that prevents progress, we all lose.


food@washpost.com


https://www.washingtonpost.com/lifestyle/food/is-organic-agriculture-really-better-for-the-environment/2016/05/14/e9996dce-17be-11e6-924d-838753295f9a_story.html?postshare=2001463410030260&tid=ss_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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