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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퀴노아가 서구인들에게 슈퍼푸드로 각광을 받으며 이를 주로 생산해 주식으로 소비하는 페루 사람들의 식량주권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소식이 자주 들렸다.

 

그런데 이제는 에티오피아의 테프라는 곡물이 새로운 슈퍼푸드로 인기를 얻으며 그 전철을 밟고 있다고 한다.

 

산업화된 세계 먹을거리 체계의 그림자이다.

 

http://mn.kbs.co.kr/mobile/news/view.do?ncd=4223826#kb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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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내내 우리 작물인 퀴노아 생각뿐이지 쉴 틈이 없습니다'라고 평생 퀴노아를 재배한 54세의 Victor Choquetopa 씨는 말한다.




Salinas de Garci Mendoza 마을의 전 이장 Victor Choquetopa 씨는 퀴노아를 수확하느라 쉴 틈이 없다. 그건 익은 줄기를 거두고 밑동을 베어내는 아주 고된 일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소금 벌판에서 15킬로미터 떨어진, "퀴노아의 수도"로 알려진 Salinas de Garci Mendoza는 볼리비아 대통령 모랄레스가 "안데스에서 세계에 선사하는 조상들의 선물"이라 칭송한 슈퍼푸드의 가장 큰 생산지이다. 

4-6월 사이 Victor 씨는 자신의 400헥타르의 농지에서 재배한 퀴노아를 자르고, 말리고, 타작하고, 까불리고, 자루에 담을 것이다. 

그런 다음 볼리비아에서 가장 귀한 수출용 농산물이 된 이 작물의 국제 매매상을 찾는 일이 남는다. 

Victor 씨의 아내 Rosa 씨는 그의 곁에서 일한다. 그의 옆 두둑에서, 그녀는 퀴노아의 밝은 분홍빛 꽃차레에서 해충을 살피고 자신의 모자 챙을 바로잡는다. 

때로는 주머니에서 코카잎이 든 비닐봉지를 꺼내서 오른쪽 입속에 작은 뭉치를 밀어넣는다. "이게 있으면 피곤하지 않아요"라고 설명한다.  

하루 고용한 놉 Lucio 씨는 코카잎을 씹지 않는다. "신앙 있는 사람들은 그게 범죄라고 믿어요"라고 Victor 씨는 말한다.

하지만 일부에게, 볼리비아 Altiplano의 들에서 일하면서 코카잎을 씹는 일은 저녁식사로 퀴노아를 먹는 일만큼 필수이다. 퀴노아는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한편, 코카잎은 과로와 강렬한 햇빛에서 오는 피로와 맞서는 데 도움이 된다.  

안데서 전역의 수백만의 식단에서 주식인 퀴노아는 밀보다 단백질이 36%, 섬유질이 73% 더 많다. 그 단백질에는 8가지 필수아미노산이 포함되며, 철분과 마그네슘, 아연만이 아니라 비타민B2와 엽산도 풍부하다.  

식량농업기구의 Jose Graziano da Silva 의장에 의하면, 퀴노아는 "기아와 식량불안과 맞서 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UN은 2013년 세계 퀴노아의 해를 선언했다. 하지만 4년 뒤, 볼리비아의 퀴노아는 약간의 좌절을 겪었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볼리비아에서는 한 번 수확하는데, 화학비료를 사용하여 두 번을 수확하는 페루의 농민들이 시장에 나타나며 가격이 급락했다.  

2016년, Salinas de Garci Mendoza가 있는 전체 수출용 퀴노아의 51%를 생산하는 오루로Oruro의 관계기관은 가뭄으로 생산량이 20% 감소했다고 한다.  


베어낸 퀴노아 줄기는 줄지어 촘촘히 세워 놓아야 강한 바람에 견딜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을 오두막을 가리키는 케추아어인 chujlla라고 부르는데, 이 경우에는 말리려고 쌓아 놓은 퀴노아 다발을 가리킨다. 


퀴노아 1퀸탈(약 46킬로그램)에 시장에서 2500 볼리비아 페소(약 362달러)까지 받은 적이 있다. 현재, Challapata의 주말 퀴노아 시장에 자주 다니는 장사꾼들은 1퀸탈당 330 볼리비아 페소(약 48달러)로 흥정한다.


볼리비아와 페루가 세계 퀴노아 생산의 92%를 담당했는데, 프랑스와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같은 나라에서 이 곡물을 다수확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여기 모두는 유기농입니다'라고 다 익은 밭보다 늦게 심은 퀴노아를 가리키며 Victor 씨가 말한다. '우린 천연 비료만 모으고, 유기퇴비로 사포닌을 활용한다.' Quinoa Real의 뛰어난 품질은 토양의 염분, 높은 고도, 많은 리튬과 태양 복사, 그리고 이 지역의 깨끗한 물 덕이라고 했다. 


'퀴노아와 관련하여 여성들이 가장 일을 많이 해요'라고 Victor 씨가 말한다. '들에서 일하는 것 말고도 집에서 밥도 준비한다.' 


콜럼버스 이전 문명의 문화적 상징인 퀴노아는 기원전 5천 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가 티티카카 호수 주변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그 작물화는 티아우아나코와 잉카 문화가 번영하는 걸 도왔지만, 스페인 정복 이후 밀과 보리의 도입으로 쇠퇴했다.  


가뭄, 서리, 오염, 토양 염분이 볼리비아 Altiplano의 퀴노아 농민들의 유일한 관심사가 아니다. 성장 단계에 따라 퀴노아는 최소한 17가지 곤충 종에게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나방 애벌레(사진에 보이는)는 수확량을 10-30% 정도 감소시킬 수 있는 심각한 위협의 하나인 곰팡이 다음으로 작물의 성장에 가장 해롭다. 


과학자들은 높은 영양가와 여러 기후에 대한 적응력 때문에 퀴노아가 기후변화로 인한 사막화와 토양 악화의 해결책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생산은 특히 단백질 함량은 더 낮으면서 대량 생산되는 다른 곡물과 비교하여 더 친환경적이다. 또한 퀴노아는 밀과 쌀 같은 다른 주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도 있다.  



https://www.aljazeera.com/indepth/inpictures/2017/08/quinoa-harvesting-bolivia-superfood-17080909521722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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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엄마들 사이에서 아이의 건강과 머리가 좋아지게 한다고 뜨고 있는 곡물이 있다. 

저 멀리 라틴아메리카의 안데스 지역에서 재배하는 퀴노아가 그것이다. 



이것이 바로 퀴노아이다. 명아주과라고 하는데 과연 그와 생김새가 닮았다.



나도 주변에서 아이에게 퀴노아를 먹이는 엄마를 보았기에 이 열풍이 장난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도대체 퀴노아의 영양성분이 어떻길래 그렇게들 난리인가?


구글에 Quinoa를 치면 검색결과가 주르르르륵 뜬다. 한국보다 외국에서 더욱더 인기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중에서 퀴노아의 영양성분을 다루는 한 사이트를 찾아보니, 미국 농무부의 분석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미국 농무부의 분석에 의하면, 퀴노아 185g에는 단백질 8.14g, 지방 3.4g(같은 양의 소고기는 33g), 칼로리는 222칼로리, 이외에도 39.41g의 탄수화물과 31mg의 칼슘, 2.76mg의 철분, 318mg의 칼륨, 13mg의 나트륨, 2.02mg의 아연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곡식으로 밥을 지어 먹는 한국인에게는 특별할 것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쌀의 100g당 영양성분을 보면 아래의 표와 같다.




식품명

열량
(kcal)

단백질
(g)

지방
(g)

당질
(g)

섬유
(mg)

회분
(mg)

칼슘
(mg)

비타민

B1
(mg)
B2
(mg)
니아신
(mg)
C
(mg)

현미 
7분도미
백미

351
356
366

7.4
6.9
6.8

3.0
1.7
1.0

71.8
74.7
79.6

1.0
0.4
0.4

1.3
0.8
0.5

10.0
7.0
5.0

0.54
0.32
0.15

0.06
0.04
0.03

4.5
2.4
1.5

0
0
0


이게 뭣이여? 퀴노아 185그램과 쌀 100그램을 비교하면 단백질이나 지방이 훨씬 많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칼슘이나 칼륨, 철분 같은 성분이 퀴노아에 비해 떨어지지 않냐고 반문한다면 또 할 말이 있다.


쌀밥에 쌀만 먹지 말고 잡곡을 섞어서 먹으면 다 해결된다아아아아! 


아이들이 백일에 먹는다는 수수팥떡의 주재료 수수를 보면 이렇다.

에너지
(kcal)
단백질(g)지방
(g)
콜레스
테롤
(mg)
탄수
화물
(g)
식이
섬유
(g)
칼슘
(mg)

(mg)

(mg)
나트륨
(mg)
333.010.53.10.076.53.710.0191.02.14.0
칼륨
(mg)
아연
(mg)
Vit A
(RE)
Vit E
(mg)
Vit C
(mg)
Vit B1
(mg)
Vit B2
(mg)
니아신
(mg)
Vit B6
(mg)
엽산
(㎍)
524.02.70.00.70.00.30.12.00.385.0

  


에잇, 귀찮다. 기장쌀이니 좁쌀이니 보리쌀이니 쌀밥에 넣어서 먹을 수 있는 다양한 곡물들의 영양성분을 보려면 여기로 가서 한번에 보시길 바란다. http://koreanfood.rda.go.kr/fct/FrameCustView.aspx?url_path=Easy/Kaa.aspx?sikpumGun=%B0%EE%BD%C4%B7%F9



그러니까 결론인즉 이렇다.

퀴노아가 슈퍼푸드라고 난리치는 것은 밥을 먹지 않는 서구의 사람들의 경우 그렇다는 것이다. 

늘상 쌀밥을 지어 먹는 아시아인들의 하나인 한국인은 굳이 그런 걸 먹지 않아도 쌀밥에 잡곡만 잘 섞어 먹어도 된다는 말씀.


그러니 괜히 슈퍼푸드니 뭐니 하며 우르르 몰려가지 말고 밥을 잘 지어서 잘 먹으시길 권하는 바이다.

저 멀리 라틴아메리카에서 배 타고 건너오며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낭비할 것이며, 그로 인해 기후변화는 얼마나 더 촉진되겠는가. 

또 요즘 가뜩이나 쌀 관세화니 뭐니 해서 한국 벼농사가 망할지도 모르게 생긴 판국에 한국 농업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국내산 곡물을 애용해 주시길 바란다. 괜히 슈퍼푸드 같은 것에 흔들리지 마시란 말이다.


맛좋은 품종의 건강한 방식으로 재배된 쌀과 잡곡으로 지은 밥을 잘 챙겨먹으시면 그것이 바로 슈퍼푸드이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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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February, the United Nations named 2013 the Year of Quinoa and made the president of Bolivia and the first lady of Peru special ambassadors to the UN’s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FAO). The World Bank joined in with a kick-off event and celebration of Bank-funded work that is helping Bolivian quinoa farmers bring their product to market. The focus on this nutritious “super-food,” which is grown mainly in the Andean highlands, is an effort to decrease hunger and malnutrition around the world.

Quinoa (pronounced KEEN-wa) has long had good-for-you credentials. In 1993, a NASA technical report named it a great food to take into space. (“While no single food can supply all the essential life sustaining nutrients, quinoa comes as close as any other in the plant or animal kingdom.”) The pseudo-grain –which is more closely related to beets and spinach than to wheat or corn – has been promoted in recipes distributed by the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the Mayo Clinic and the American Institute for Cancer Research. In fact, quinoa already has done quite well on the world stage. Global import demand has increased 18-fold in the last decade, mainly due to consumption in Europe, Canada, and the U.S.



Here, using data from the FAO and individual countries, we show how global production has responded to this increase in global import demand and how international prices have adjusted. We hope to shed some light on important questions: Who produces this wonder-food? What does this sudden, global popularity mean for quinoa’s farmers? What does it mean for the product’s traditional consumers in South America? And finally, what is next for quinoa?

World production of quinoa has grown from approximately 46,000 to 80,000 metric tonnes in the last ten years. According to FAO data, this production is almost evenly split between Bolivia and Peru. Peru, however, has a higher product yield; its harvested area in 2011 was around 60% of that in Bolivia.



Booming demand for a healthy food is generally good news. Higher global demand for quinoa means higher prices for quinoa farmers. This provides farmers with more income, which in turn helps bolster the local labor market and generally boosts local spending. Peru, for example, has looked to agricultural trade as a source of export diversification and economic growth. It has succeeded in expanding its exports by promoting niche agricultural products such as asparagus, and has now turned its attention to quinoa.



 

But those higher prices that help farmers can also adversely affect local consumers. This is a downside of the quinoa boom. It can mean that poor people in Bolivia and Peru have less access to quinoa, a traditional and healthy component of their diet. The higher price might force them to shift consumption to other types of food, as has been reported in Bolivia.

Assessing the true impact of rising food prices is a very complex exercise, however, and some would argue that a shift away from ancient grains such as quinoa is inevitable as Andean societies become more affluent and have better access to a more diverse range of imported foods. In addition, it is difficult to determine whether rising quinoa prices help farmers more or less than they hurt consumers. Some would argue that many of the poorest families in Andean countries are, in fact, farmers who benefit from higher prices. The poorest families also may be consumers who eat daily staples such as potatoes and fava beans far more than quinoa. Without a comprehensive study, it is difficult to determine the distributional effects of higher prices on domestic welfare.

The future of quinoa prices is uncertain, but already new countries are experimenting with quinoa production, including Canada, China, Denmark, Italy, India, Kenya, Morocco and the Netherlands. Last year, the 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awarded US researchers a $1.6 million grant to study the basics of growing quinoa, including its heat tolerance and response to high-salinity soils and dry conditions.

According to the UN, quinoa has proven to be a hearty crop, thriving at temperatures ranging from -8 degrees Celsius to 38 degrees Celsius. It can grow at sea level or 4,000 meters above and is not impacted by droughts or poor soils. Some have suggested that quinoa could help mitigate food shortages in some of the poorest countries in Sub-Saharan Africa, which are subject to harsh growing conditions.

This, of course, would be a wonderful outcome. But it is important to remember that Bolivian and Peruvian farmers now profiting from quinoa thriving demand might be affected by competition. New producers with access to advanced technologies, such as the Netherlands and the US, may eventually be able to grow the crop more efficiently and with economies of scale. For this reason, Bolivia should take advantage of the boom now, but be careful not to become too dependent on quinoa production as a source of exports and growth. Even a "super-food" can have a change of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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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Batallas의 시장에서 퀴노아를 거래하는 여성들


LA PAZ, Bolivia — NASA 의 과학자들이 10년 전 우주식량으로 이상적인 식량을 찾아 안데스의 퀴노아quinoa라고 부르는 곡물을 가져왔다. 특별한 아미노산의 균형을 지닌 퀴노아에 그들은 식물이나 동물의 왕국에서 이와 경쟁할 만큼 생명을 유지하는 영양분을 지닌 것은 없다고 선언했다.



수확하기 석 달 전 꽃이 피는 퀴노아


그러나 볼리비아인들이 수세기 동안 안데스에서 살아오는 동안, 퀴노아는 건강식품점에서 찾고 연구자들이 연구하기 전에는 아주 적은 양만 남아 있었다 —최근까지 말이다. 

현재 부유한 국가에서 퀴노아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데, 미국이나 유럽의 소비자들은 잉카의 "잃어버린 작물"을 발견했다며 난리다. 그러한 인기는 남반구의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인 이곳에서 농민의 수입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모순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더욱 소수의 볼리비아인만이 그걸 살 능력이 되면서 오랫동안 퀴노아를 이용해 온 사람들이 영양실조에 걸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세계 식량가격 상승과 식습관의 변화라는 결과로 빚어진 것이다. 볼리비아 농업부에 따르면, 퀴노아 가격이 지난 5년 동안 거의 3배나 뛰는 동안 볼리비아의 주식 소비는 34%나 떨어졌다. 

이 곤혼스러운 결과로 —지역의 농민은 더 많은 돈을 벌지만, 소수의 볼리비아인만이 퀴노아의 영양 혜택을 누린다는— 영양학자와 공무원 들이 해결책을 쥐어짜고 있다.

“퀴노아가 수출되면서 현재 매우 비싸졌다”고 공립 Clínicas 병원의 영양사 María Julia Cabrerizo 씨는 말한다. “국수나 쌀처럼 대량으로 소비하는 음식이 아니다.”

볼리비아의 건조한 고산지대의 평원에서 수천년 동안 재배해 오며 곡물로 잘못 알려진 퀴노아는 원래 근대와 시금치 같은 것과 친척인 명아주과이다. 그 씨앗은 가볍고, 맛이 좋고, 요리하면 거의 반투명해진다.

잉카는 퀴노아로 군대의 식량을 해결했는데, 최근에는 유럽과 미국의 해외원조 기구의 도움을 받아 수출을 목적으로 볼리비아에서만 재배한다. 

세계시장에 대한 초점이 볼리비아 남부의 소금사막 가장자리에 있는 Salinas de Garcí Mendoza 같은 외딴 지역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이곳에서 볼리비아의 퀴노아 대부분이 생산된다. 농업지도자는 이 식물의 수출이 이곳과 다른 재배지역의 생활수준을 높였다고 주장한다.


“퀴노아가 지금과 같은 가격이기 전에는 사람들이 아르헨티나나 칠레로 돈을 벌러 갔어요”라고 전국 퀴노아생산자연합의 상무 Miguel Choque Llanos 씨는 말한다. 퀴노아 가격이 오르면서 현재 도시민들이 퀴노아를 파종하고 재배하는 철에 돌아온다고도 한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복지제도 덕에 지난 5년 동안 영양실조는 떨어졌지만, 최근 Salinas de Garcí Mendoza를 포함한 퀴노아 재배지역에서 아이들의 만성적인 영양실조율은 오르고 있다고 영양학자 Cabrerizo 씨는 지적한다. 

Salinas de Garcí Mendoza와 여타 지역에서 이러한 변화가 퀴노아 가격이 상승하고 수출용 퀴노아가 늘어나면서 생기고 있다. 

“난 퀴노아를 좋아하지만, 이걸 더 이상 살 수가 없어요”라고 수도 라파스의 빈민가인 El Alto에서 노점상을 하는 Micaela Huanca(50) 씨는 말한다. “난 시장에서 그걸 보고서 지나쳐 버려요.”

Evo Morales 정부의 관리는 식품선호도의변화와 가공식품 구매력의 상승이 한몫을 한다고 지적한다. 

“그건 음식문화와 관계가 있다. 아이들에게 퀴노아 가루로 빵을 구워주면 먹지를 않습니다. 그네들은 흰빵을 먹고 싶어 하죠”라고 농촌개발농업부의 차관 Víctor Hugo Vásquez 씨는 말한다. “뜨거운 물에 퀴노아 가루와 설탕을 섞어서 타줘도 코카콜라를 마시고 싶어 하죠.”

재배 원산지에서 퀴노아 소비에 대한 변화에 미국의 일부 판매상들은 놀라워한다. 미국에서는 건강식품 애호가들의 퀴노아에 대한 열망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는 걸 보는 게 실망스럽지만, 그것이 삶과 경제의 일부이다”라고 1980년대 이후 볼리비아 생산자들과 협력하는 미국에서 가장 큰 퀴노아 수입업체의 하나인 로스앤젤레스의 퀴노아회사 대표 David Schnorr 씨는 말한다. 


Schnorr 씨는 미국에서 퀴노아의 가격 상승이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고 말한다. “5달러 한 상자에, 많은 사람들이 그걸 살 여유가 있다”고 하며, 그는 그 가격의 절반을 선호한다고 덧붙인다. “나는 늘 가격을 유지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먹어 볼 수 있도록 시장을 확대하자고 주장해 왔다.”


퀴노아 준비: 여러 번 문대고, 거르고, 씻어야 한다.


볼리비아에서 정부 관리는 다른 음식과 격렬한 경쟁에 직면하더라도 국내 소비를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지의 슈퍼마켓에서 퀴노아 1000g 한 봉지에 4.85달러 정도인데 비하여, 같은 무게의 국수 한 봉지는 1.20달러이고 흰쌀 한 봉지는 1달러이다. 

Morales 대통령은 유기농 퀴노아 생산자들에게 10000만 달러 이상의 융자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보건당국은 매달 수천 명의 임산부와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에게 그 생산물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농촌개발관 Vásquez 씨는 퀴노아가 더 많은 군대와 학교의 급식으로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다”며 “더욱 확장하려 한다”고 했다.

현지의 일부는 퀴노아의 가격상승에도 퀴노아 섭취를 고수하고 있다. 가정주부이자 20대의 자녀 셋을 둔 Paulina Vásquez(52) 씨는 라파즈의 가파른 산중턱에 있는 빈곤한 동네에서 사는데, 해마다 도시 외곽에 있는 밭에 퀴노아를 심는다. 슈퍼마켓에서 보는 포장된 퀴노아는 그녀의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구매할 수 없다. 

대신 그들은 스스로 농사지어 수확하여 저장한 다음 직접 탈곡하고 방아를 찧어 껍질을 제거하고 먹는다. Vásquez 씨는 항상 식구의 아침식사로 퀴노아, 사과, 계피, 설탕을 탄 달달한 미숫가루를 준비한다. 

그러나 그녀는 많은 젊은 세대가 그런 방법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 “내 나이 또래나 더 나이 많은 사람들은 퀴노아를 먹고 있어요”라고 Vásquez 씨는 말한다. “젊은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국수가 있으면 국수가 영양가가 많은 것처럼 그걸 먹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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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우리의 농업이 이러한 방향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세상은 이리로 간다. 환금작물이 아니라 식량작물 중심, 수출과 상업농 위주가 아닌 자급과 지역 먹을거리 중심의 농사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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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은 새로운 가치 창출 산업이고 첨단 융·복합 산업(첨단기술·건강·관광·에너지)의 중심이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최근 식량 위기, 먹을거리 안전성, 건강 등이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면서 첨단 융·복합 산업으로서 농업의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젊은 귀농 층을 중심으로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예견하고 비즈니스 마인드로 접근하는 형태가 많이 늘고 있다.

이들은 생태적 가치를 지향하며 자연 농법, 태평 농법, 삼무(三無) 농법, 탄소 순환 농법 등 새로운 농법의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험해 보고 있다. 또한 정보기술(IT) 활용 능력과 도시 네트워크를 통해 생산자 주도형 농산물 직거래라는 새로운 마케팅 방법도 확대하고 있다. 새로운 경영 기법의 도입과 함께 특화 작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부가가치형 농산물을 재배해 억대 연봉을 창출하는 '강소농'도 속속 등장하게 됐다. 다양한 기능성을 갖춘 작물과 부가가치가 높은 농작물을 선택하는 것은 성공적인 귀농과 비즈니스 측면에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등 관계 기관 및 연구소 등에서도 유망 작물을 적극 발굴·개발하고 농업인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남미 고산 작물, 국내 고랭지 재배 가능

최근 떠오르고 있는 유망 작물을 살펴보면, 남미 안데스산맥의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아마란스·퀴노아·야콘·아피오스 등이 있다. 이들 고산식물들은 특유의 탁월한 기능성이 있어 상품성이 높다. 농촌진흥청은 이들 작물들의 국내 고랭지 적응성과 실용성 등을 검토한 결과 고부가가치 식품 소재, 경관용 소재 등 다양한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우선 야콘은 안데스 원산의 국화과 식물로 고구마 모양의 덩이뿌리(괴근) 형태다. 씹으면 아삭아삭하면서 배 맛이 나는 특성을 지녀 '땅속의 과일'이라고 부른다. 농진청 연구 결과 야콘 덩이뿌리는 건강 기능성 성분인 프락토올리고당이 많이 들어 있고 잎에는 만병의 근원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생리 활성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야콘은 병해충의 피해가 크지 않고 화학비료 없이 유기 재배도 가능하다고 밝혀지면서 재배 면적이 급속히 늘고 있다. 야콘은 2010년 전국적으로 166ha 정도 재배돼 10년 전에 비해 재배 면적이 약 20배나 증가했고 단위면적당 소득도 높은 유망 작물로 꼽힌다.

또한 '아마란스'는 비름과에 속하는 1년생 식물로 과거 잉카시대부터 '신이 내린 작물'로 불렸다. 단백질 함량이 15.7%로 매우 높고 라이신·타우린 등 균형 잡힌 아미노산 구성으로 영양학적 관점에서 완전식품에 가깝다는 평가다. 국내 고랭지에서 시험 결과 10a당 300kg 이상의 다수확이 가능해 새로운 식품 작물로 유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능성 곡물류인 '퀴노아', 땅속에서 열리는 콩 '아피오스', 형형색색의 덩이뿌리 작물인 '올루코' 등도 개발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약용식물도 부가가치가 높은 작물로 알려져 있다. 장뇌삼은 가장 경제적이고 환경적인 작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뇌삼은 숲속에 한 번 심어 놓으면 수확할 때까지 손볼 필요가 없어 노동력이 들지 않고 비료나 농약을 줄 필요가 없는 데다 높은 소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년간 장뇌삼을 연구해 온 상주대 이동섭 교수는 서울시립대 우수영 교수, 의성군청 김택동 씨와 함께 연구팀을 만들어 산속에 직접 씨를 뿌리고 싹이 나는 것을 조사했다. 이 교수는 "숲은 그 자체가 적당한 그늘과 토양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물 빠짐이 좋은 활엽수림이나 혼유림에서는 어디에서든 장뇌삼이 잘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산에서 자란 장뇌삼은 7년이 지나면 강한 향을 내는데 이때부터 약효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농민들이 장뇌삼을 재배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축적된 장뇌삼 재배 기술을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은 제주에 적합한 10대 약용작물을 선정했다. 선정된 약용작물은 백수오·백도라지·방풍·석창포·반하·황금·우슬·작약·하수오·백출 등이다. 약용작물 선정 협의회의 학계·한약계·유통업체·농업인 등은 "국내 생산 농가가 거의 없는 반하, 국내 수요가 높고 제주 지역 재배가 가능한 작약이 소득원으로 유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후변화로 인해 아열대식물의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강릉시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2009년부터 구아바·무화과·감귤 등 아열대식물 생산력 검증 시험을 벌이고 있다. 무화과는 우량 품종 지역 적응 선발을 마치고 현재 사천면 사기막리, 구정면 금광1리 등 3개 농가에 묘목 1000그루를 보급했다. 또 감귤과 왜성 바나나는 지역 적응 시험 중이며 올리브와 석류, 커피나무를 기후변화 대응 유망 과종으로 선발했다. 또한 블루베리 묘목을 일시에 대량으로 증식할 수 있는 조직 배양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대량 증식 체계가 확립됐다.

제주 망고, 수입산보다 3배 비싸게 거래돼

우리나라 온난화 최전선 지역인 제주에서는 이미 열대·아열대 과수 재배가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재 제주에서는 95농가가 35.8㏊의 농지에서 바나나·파인애플·망고·용과·파파야·아보카도·구아바·아테모야 등 다양한 열대·아열대 과일을 재배해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제주 망고는 특히 뛰어난 품질로 수입산보다 3배 이상 비싼 값에 거래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과일과 함께 아티초크·오크라·차요테·인디언시금치 등 열대 및 아열대 채소류도 농진청 온난화대응센터에서 적응성을 연구 중이다. 이 가운데 아티초크와 인디언시금치는 소규모지만 일부 농가가 재배를 시작해 새로운 소득 작물로 부상하고 있다.

해외 수출을 겨냥한 고품질 농산물 재배도 수익 확보에 좋은 방법이다. 고품질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일본·중국·러시아 등 인접 국가에 약 2억 명에 걸쳐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농산물 시장인 유럽까지도 한국 농산물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원도에서 생산된 백합 절화 한 품목만으로도 연간 200억 원 규모로 일본에 수출하고 있고 파프리카·장미·밤호박·토마토·양배추·브로콜리·칼라·리시언더스 등도 대일 수출에 유망한 작물로 꼽히고 있다.

난류는 우리나라의 수출 화훼 산업을 선도하는 수출 효자 품목으로 수출액은 2000년 4422달러에서 2009년 1만6518달러로, 약 3.7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난류 중 팔레놉시스는 수출 유망 작물로 각광받고 있다. 농진청은 2009년 팔레놉시스 품종 1000주를 미국에 시범 수출했으며 올해 미국 수출량이 급증하게 됐다. 팔레놉시스는 미국 시장에서 분화류 중 소비량이 가장 많은 품목이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전략 작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농진청 귀농귀촌종합센터 김부성 지도관은 "작물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고 농사 방법에는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재배할 작물로 어떤 게 좋다고 권하기는 힘들다"며 "최근 새 귀농 층이 새롭고 특이한 작물을 고르는 경우가 많은데 매우 모험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우선 귀농 희망하는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재배하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기술적 조언, 판매 경로 확보 등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3~4년 정도 주요 작물의 재배 경험을 가진 후 새로운 작물에 도전해 보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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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되살아나는 제국의 농법

 

 

 

 

 

 

빈곤, 게릴라, 알코올중독의 악순환

 

 

고고학자들에 따르면, 잉카제국 시대의 인구는 1000~1500만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유럽에서 들어온 천연두와 홍역 등에 면역이 없던 선주민들은 잠시도 버틸 수 없었다. 약 100년 동안 인구는 20%로 격감하고, 페루의 인구가 잉카 시대 수준으로 회복한 것은 겨우 1960년대에 들어서부터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안데스의 마을들은 고립과 심각한 사회적 소외에 계속 시달린다. 농촌에는 근대적인 설비가 부족하고, 전통적인 유산 제도에 따라 형제들끼리 토지를 분할하기에 수확량이 낮은 영세 농업은 더욱 소규모화 되어갔다. 게다가 1980년대 전반에 걸쳐서는 테러와 폭력의 바람이 불어왔다. 페루의 가장 가난한 지역의 하나인 팜파치리Pampachiri의 농민 후안 길렌Juan Guillen 씨는 이렇게 말한다.

 

 

“생존이 최우선 과제이고, 농업은 그 다음 두 번째였습니다.”

 

 

게릴라 조직인 ‘빛나는 길’과 페루 군 사이의 전투에 휘말리는 것을 두려워해 많은 가족이 도시로 떠났다. 지역사회는 부서지고 젊은이들도 더 나은 삶을 구하러 리마나 다른 도시로 나가고, 많은 농촌에서는 농사땅이 버려졌다. 지역사회의 조직과 제도 체제도 약화되었는데, 정부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고 쭉 무시해 왔다.

 

 

그런데 지금 미미하지만 안데스에 다시 희망의 불씨가 켜지고 있다. 젊은이들이 계속 도시로 나가고 있지만, 이 10년 동안 몇 가족이 도시에서 산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도시에서 돌아와 농사를 시작한 사람도 있다. 이런 움직임의 발단은 한 사람의 여성 앤 켄달 박사가 잉카 시대의 고대 계단밭을 재건하는 데에 정열을 태워, 1977년 쿠시차카 트러스트Cusichaca Trust를 설립하면서 시작된다.

 

 

 

 

사람들을 먹이는 100만㏊의 농지와 관개 체계

 

 

아직 대학원생이던 켄달 박사가 페루에 처음 방문한 때는 1968년이다. 잉카의 건축을 주제로 박사논문을 쓴 그녀가 처음에 흥미가 있던 분야는 고고학이었다. 하지만 학위논문으로 잉카의 농촌 계획을 연구한 뒤, 농촌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1974년 이후에는 해마다 페루에서 여름을 보내게 되었다.

 

 

원래 트러스트는 마추픽추 유적과 가까운 쿠시차카Cusichaca 계곡에서 고고학 조사를 하려고 설립된 것이다. 쿠시차카 계곡의 발굴 조사를 통해 잉카가 생기기 전부터 골짜기에 많은 사람이 살며 농사를 지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다가 초기의 계단밭과 관개수로도 설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페루에서 가장 처음으로 위라Wira 또는 와리족Huari族이 계단밭과 초기의 관개시설을 구축한 것은 서기 600년 무렵이다. 계단밭을 만든 처음 목적은 토양침식을 막고자 해서였다. 하지만 계단밭과 관개 체계는 잉카 시대에 더욱 세련되게 발전했다. 예를 들면 쿠시차카 계곡에 계단밭을 만든 주목적은 잉카 시대 가장 신성한 작물이던 옥수수를 마추픽추에 공급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1980년대 쿠시차카 계곡에는 겨우 15세대만 자급 농사를 짓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토양학자와 식물학자, 환경학자의 조사를 통해 관개용수와 계단밭이 온전히 기능하던 잉카 시대에는 5000명을 먹여 살렸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쿠시차카 계곡의 농경지.

 

 

스페인 사람들이 건너오기 이전 잉카제국의 농업 생산성은 매우 높았다. 페루의 안데스 산지에서 고고학 조사를 통해 예전에는 100만㏊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단 사실도 밝혀졌다. 그리고 안데스 전역에 만들어놓은 수로가 본래대로라면 불모의 급경사인 계단밭에 물을 대어 몇 십만 명에게나 식량을 제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쿠스코 주변의 수로 대부분은 몇 세기나 방기되어 무너져 있다. 계단밭의 75%나 버려지고, 쿠시차카 계곡에서도 계단밭의 대부분은 무너지고 방치되어 유적이 되었다. 사람들이 과밀화된 도시로 나가고 있는 것도 안데스의 농사땅이 인구를 부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은 계단밭이 기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선주민들이 강제로 이주를 당해 괴멸하다시피 인구가 감소하여 계단밭을 유지할 노동력을 확보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회경제적인 변화 때문이다.

 

 

 

 

되살아난 고대의 계단밭

 

 

그렇다면 고대의 기반 시설을 다시 쓰면 어떨까? 고대에 계단밭에 물을 대는 데에 쓰였던 7㎞ 길이의 퀴슈아르파타Quishuarpata 수로를 수복하는 시범사업이 선정되어, 잉카의 유적을 고쳤던 경험이 많은 석공들의 지도로 현지 주민들도 이 일을 함께했다. 수복 작업은 1983년에 끝났고, 쿠스코대학 농업연구소 KAYRA와 협동하여 계단밭도 다시 손보았다. 그 성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용수를 끌어오는 것으로 몇 세기나 불모지였던 약 45㏊의 농경지를 되살리고, 전통적인 안데스의 곡류인 퀴노아quinoa와 키위차kiwicha, 옥수수, 콩 등을 생산해 자급만 하던 현지 주민들이 과잉 생산된 농산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수로를 고치고 있는 현지 주민들. 

 

 

 

우루밤바Urubamba 계곡의 농민들도 쿠시차카 계곡의 성공에 감동하여, 1987년 쿠스코에서 80㎞ 떨어진 파타칸차 계곡 근교의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에서도 트러스트에 지원을 요청했다. 오얀따이땀보에서도 낮은 생산성이 지역사회의 정체와 인구 유출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영국 국제개발성(Department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으로부터 자금 원조를 얻어 여기에서도 수로의 재건이 시작된다. 농민들은 현지의 교사 겸 석공의 지도를 받으며 일했고, 석공은 젊은이들을 훈련시켜 나아갔다. 재건에는 4년의 세월이 걸렸는데, 1994년 6.4㎞의 푸마마르카Pumamarca 수로가 부활하고, 약 160㏊의 계단밭에 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계단밭을 온전히 경작하면 건기에도 350가족의 2000명 이상이 풍족히 감자를 생산할 수 있다.

 

 

 

키위차. 이름 모를 서양 여성 분께는 죄송. 

 

 

고고학과 전통 기술

 

 

켄달 박사는 말한다.

 

 

“수로는 크고 복잡하고, 서로 경사도 조금씩 다르고 배수구도 달리 있습니다. 적당히 물을 대려면 전통적인 방식으로 재건해야 합니다.”

 

 

현지 주민이 잉카 시대의 전통 기술로 수로를 수복할 수 있었던 것은, 켄달 박사가 건축과 고고학에 깊은 식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대 잉카의 관개와 계단밭을 만드는 기술은 세련되었고, 그 건설에 투입된 노력에도 놀랄 만한 것이 있다. 예를 들면 약간 경사진 산중턱의 돌담은 농지를 안정시킨다. 강한 햇살로 낮에 달구어졌다가 밤에 열을 방출한다. 그것이 미기후를 만들어 작물을 서리 피해로부터 지킨다.

 

 

계단밭을 재건하는 과정.

 

 

전형적인 건설 방법은 점토질 흙바닥에 현장에 있는 큰 돌을 앉히고, 그 위에 작은 돌과 흙을 겹쳐서 쌓아 나아간다. 그리고 가장 위의 1m는 특별히 잘 고른 좋은 흙을 쌓는다. 그것은 계단밭이 있는 곳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노동자들이 등에 지고 일부러 운반해온 것까지 있다. 이 구조 덕에 계단밭에는 빗물이 천천히 스며들고, 배수성도 좋은 동시에 토양의 보수성과 온도를 높이고 미생물 활동도 촉진한다. 그 결과 싹이 빨리 잘 트고 작물의 생육을 자극하여 수확량을 높일 수 있다.

 

 

“습윤한 환경에서 유기물은 서서히 분해되어 순환합니다. 화학비료는 전혀 쓰지 않으며, 농약은 자연스러운 생물자원 체계를 파괴할지도 모릅니다. 이것은 본래의 유기농법입니다.”

 

켄달 박사는 말한다. 잘 만든 계단밭은 거의 완전한 생물자원 체계로서, 관개를 통해 토지 생산성을 배로 늘릴 수 있다.

 

 

수로의 재건에는 일반적인 다른 개발 프로젝트에서 쓰는 시멘트가 아니라, 점토·모래·돌·선인장과 현지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재료만 썼다. 재건에 참여했던 오얀따이땀보의 사람들은 처음에는 왜 근대적인 시멘트가 아니라 전통적인 점토를 쓰는지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켄달 박사는 말한다.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이 지역에서는 전통 기술이 바람직합니다. 점토는 시멘트보다 훨씬 물을 잘 머금고, 습도와 점성을 유지합니다. 시멘트는 지진이 나면 깨져서 산산이 부서져 버립니다.”

 

 

지금은 주민들도 전통 기술을 신뢰하고 있다. 수로 재건 프로젝트를 감독한 현지의 데이비드 카날David Canal 씨는 말한다.

 

 

“우리는 선조의 기술을 재발견했습니다.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보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많은 기술이 있습니다. 근대적인 진보를 거절하지는 않지만, 고대의 방법이 더 알맞다면 우리는 그것을 써야 합니다.”

 

 

앞글에 나온 팜파치리는 약 2500명이 거주하며 목축업이 기간산업인 지역인데, 여기에서도 점토·돌·모래·선인장과 전통 기술을 사용해 수로와 계단밭을 재건하여 농민들의 수입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 프로젝트의 기술자 톰 니칼스Tom Nickalls 씨는 말한다.

 

 

“관개용수 덕에 농업 생산은 급증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하늘바라기(天水) 농업에서는 어느 지역에 농사를 3년 지으면 다음에 약 7년은 묵혀야 합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물이 부족해서입니다. 그렇지만 계단밭에 관개를 하면 적어도 해마다 한그루짓기는 할 수 있고, 때로는 두그루짓기까지 할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곧 10년 동안 3번 농사짓는 대신 10~15번이나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트러스트의 더글라스 월쉬Douglas Walsh 씨는 말한다.

 

 

“우리는 농민들이 계단밭에 관개하는 것을 지원하고자 외부에서 가져오는 시멘트와 다른 자재가 아니라 현지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자재를 활용합니다.”

 

 

시멘트는 몇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실어 와야 하고, 값도 비싸 자급 농민들의 수입을 넘어선다. 하지만 고대의 기술을 쓰면 아무것도 들여올 필요가 없다. 프로젝트에 관여한 앞에 나온 농민 후안 길렌 씨도 고대 기술을 이렇게 평가한다.

 

 

“잉카 사람들은 우수한 농학자였습니다. 그들은 지속적인 농업을 이해하고 있었죠. 스페인에게 정복당하면서 이것은 후퇴했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농업보다 광업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지역사회를 활성화시키다

 

 

가장 처음 계단밭이 재건된 쿠시차카 계곡에서는 지역사회 전체가 활성화되면서 주민들이 큰 성취감을 맛보았다. 그런데 이런 성과는 지속될까? 10년 뒤 이에 대해 조사가 이루어졌다. 그러자 현지의 학교는 커졌고, 최초의 예배당이 건설되었으며, 인구도 늘어나 있었다. 젊은이들이 마을에 머물도록 할 유인책도 만들고 있었다. 이 시범사업의 실험을 통해 지역을 개발하기 위한 간단하지만 참신한 개념이 등장했다. 오랫동안 무시되어 왔던 지역의 잠재력을 활용하고, 최소한도의 기술을 지원하여 가난한 농촌 지역사회도 과제의 대부분을 자기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관개 수로의 재건 및 연구와 함께 트러스트는 실천적인 농촌 개발에도 착수해 왔다. 예를 들면 오얀따이땀보에서는 오랜 세월 토지를 적절히 관리하지 않아 환경이 나빠지고 있었다. 혹사된 토양은 심하게 침식되어 고대에 있었던 숲마저 사라졌다. 그래서 프로젝트의 농학자와 현장 기술자들은 현지 농민을 대상으로 토양보전 교육을 마련하고, 재래종 나무를 심는 대규모 계획도 세웠다. 1991년에는 처음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공동 연수와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현지 주민들은 마을 근처를 흐르는 강에서 물을 길어오고 있었는데, 그 물이 오염되어 아이들이 전염병에 걸렸고 감자 중심의 식사도 빈약하여서 영양불량 상태였다. 프로젝트에서는 샘과 상류에서 오염되지 않은 물을 파이프로 끌어오는 값싼 비용의 상수도 계획을 지원하고, 이전에는 재배되지 않았던 양배추와 양상치, 양파를 생산하는 채소 텃밭도 장려했다. 채소 텃밭은 주로 여성들이 행하고 있는데, 식사의 질을 개선하고 생산물을 판매할 기회를 가져왔다.

 

 

 

 

 

또 오얀따이땀보 주변의 고립된 고지대의 지역사회는 관개용수의 은혜를 받을 수 없다. 그래서 온실과 환금용 채소밭이 도입되었다. 온실에서는 지금까지는 친숙하지 않은 고추, 토마토, 시금치, 래디시Radish 등의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데, 찾아온 사람들은 온실 안의 기온이 정글처럼 따뜻하다는 데에 놀란다. 다른 지역사회의 마을 사람들이 지원과 조언을 구하고자 오얀따이땀보로 발길을 옮기게 되었다. 그들도 수로를 재건하고 온실을 만드는 기술을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트러스트는 공동 연수를 통하여 몇몇 곳의 인근 마을 대표들을 훈련시켰다.

 

 

“우리는 우리가 한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도울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라고 데이비드 카날 씨는 말한다. 오얀따이땀보의 토지에는 새로이 도시에서 돌아오는 사람을 흡수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그런데 쿠시차카 근교의 차마나Chamana에서는 평균수명이 늘어난 결과 새로운 가족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 계곡의 외부 세계와 닿아, 의료와 가족계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서 인구는 안정화되고 있다.

 

 

“우리는 이 곤란한 승리의 은혜를 너무나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쿠시차카에서 재건된 계단밭에서 농사짓는 빅토르 파체코Victor Pacheco 씨와 그의 아내는 말한다.

 

 

켄달 박사의 쿠시차카 트러스트 프로젝트는 우루밤바 계곡에 있는 오얀따이땀보의 상류인 빠따깐차Patacancha에서 거의 10년을 활동해 왔다. 페루 농업성의 혼농임업 활동부국 프로나마체크스Pronamachecs와 협력하고, 농민과 농업 기술자 사이의 토론회를 통하여 계단밭을 재건하는 기술을 보급해 왔다. 또 대규모 선행 연구와 완전한 주민 참여에 바탕을 두고 개개의 가족·교사·지역사회의 대표와도 긴밀히 협동하고, 지방의 기관 및 마을부터 주 정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과도 관계하며, 성별·건강·영양·환경보호·여성의 권한 위양과 폭넓은 프로젝트에 종사해 왔다. 통합 프로젝트는 1997년에 종료되었는데, 이후에는 현지에 NGO가 만들어져 각 지역에서 많은 국제개발기관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아 활동하고 있다. 켄달 박사는 말한다.

 

 

“지역 개발에는 엄청난 자원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안데스의 생활을 조사하고 이해를 바탕으로 찾아낸 가장 잘 익은 영역입니다.”

 

 

 

쿠시차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현지 주민들. 

 

 

과거의 실패에서 배우다

 

 

하지만 켄달 박사는 과거의 전통을 존중하더라도 감상적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한다. 또 트러스트도 시계 바늘을 거꾸로 돌리려고 하지는 않는다.

 

 

“2000년 전의 사람들에게 분별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아주 적은 선택지밖에 없었고, 잘못도 저질렀습니다. 우리는 그를 통해 진보적으로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박사의 고고학 연구는 현재의 환경 문제에도 빛을 던져준다. 예를 들면, 오얀따이땀보의 북동부에는 4000년이나 연속해서 농업이 이루어졌다는 증거가 있다. 그런데 켄달 박사는 부대밭 농업으로 인한 난개발이 약 1000년에 걸쳐 그 지역을 황폐하게 만들고 사막화했다고 지적한다. 꽃가루 연구를 통해 토양의 회복에 몇 세기나 걸렸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것이 보여주는 바는 당시와 지금의 문제가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가장 좋은 개발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고고학 연구는 미래에 귀중한 교훈을 가르쳐 줍니다.”

 

 

박사는 사회경제적 인자와 마찬가지로, 기후 변동도 초기의 농업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알아냈다. 예를 들면 와리와 잉카가 관개 체계를 개발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은 당시의 가뭄이었다.

 

 

고대 잉카제국의 기초를 형성한 것은 농업의 혁신과 그 성공이었다. 그리고 선주민들의 농촌 지역사회가 시간을 들여 어떻게 환경과 대화해 왔는지를 분석하여 우리는 많은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이는 남미만이 아니라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도 통하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에 확립된 기술은 현대를 아우르는 문제에도 간단하고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

 

 

 

 

 

 

written by 吉田太郞, translated by 김서방

 

 

 

 

인용문헌

(1) Sally Bowen, Bringing the Inca Canals back to life, People & the Planet,18 Apr,2001.

(2) Peruvian farmers learn from history, BBC World Service's Discovery programme, 22 May, 2003.

(3) Andean Farming Communities, Cusichaca Trust Website.

(4) Cusichaca Rural Development Projects, Cusichaca Trust Website.

(5) The Potential of Traditional Andean Technology-Using the Past to Serve the Present, Cusichaca Trust Website.

(6) Beginnings at Cusichaca, Cusichaca Trust Website.

(7) From Archaeology to 'Integrated Rural Development': The Patacancha Project 1987-1997, Cusichaca Trust Website.

(8) Agricultural Terraces and Irrigation Canals, Cusichaca Trust Web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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