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애기 구덕. 그리고 일본의 그것.
정말 둘은 놀랍도록 닮아 있네. 한국과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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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비행기 타고 제주로 가는 날.
그런데 밤에 자는 아이의 숨소리가 심상치 않다.
비행기 시간은 10시 반인데 마침 토요일이라 근처 소아과를 들렀다 가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24시간 문을 연 소아과가 없는가 찾아보니 고대 안산병원이 소아응급센터로 지정되었다는 뉴스가 보인다.
그래서 응급실로 전화하는 건 바쁠 테니 미안하여 야간 원무과에 전화해 문의했다.
"응급센터에서 보고 필요하면 소아과 전문의가 내려옵니다" 하는 답을 듣고는, 갓난아이일 때 응급실에 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엑스레이부터 찍고 레지던트들이 스윽 보고 콜을 하면 부스스 전공의가 내려와 한번 더 보는 그 시스템이겠구나 하는 기억.
그래도 잠은 자니까 일단 재우고 내일 소아과를 찾아가는 편이 낫겠다 싶은데, 공항 근처에 어디 병원이 있단 말인가?
네이버에 검색해도 한참 떨어진 소아과만 나온다.
그냥 제주까지 가서 소아과를 가야 하나 하며 좌절하고 있는데.....
이런 세상에!
이화의료원에서 김포국제공항에 병원을 운영한다는 뉴스를 찾았다.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14&aid=0003204704
2014년 7월 기사인데 왜 검색이 안 되었지? 정확한 상호를 검색창에 넣으니 "연중무휴이고 매일 9시부터 17시까지 진료를 한단다. https://m.map.naver.com/siteview.nhn?code=36015891&ret_url=https%3A%2F%2Fm.search.naver.com%2Fsearch.naver%3Fwhere%3Dm%26query%3D%25EC%259D%25B4%25ED%2599%2594%25EC%259D%2598%25EB%25A3%258C%25EC%259B%2590%2B%25EA%25B9%2580%25ED%258F%25AC%25EA%25B3%25B5%25ED%2595%25AD%26sm%3Dmsv_nex%23m_local
그런데 왜 검색이 안 되는가, 문을 닫았나? 이용후기도 별로 없고 이상하다. 아무튼 내일 공항에 가서 진짜 있는지 확인하고 그 결과를 꼭 올리겠다!
후기...
이화의료원 김포국제공항은 국제선 청사 4층의 구석에 존재했다. 가정의하과 겸 청사의 의무실로 운영되고 있었다.
의사는 가정의학과 전공이라 소아가 찾아가니 좀 당황한 기색이 있었지만, 친절하고 꼼꼼하셨다.
단점은 조제가 가능한 약국이 없다. 밑에 하나 있긴 한데 약의 종류가 많지 않고, 특히 소아용 약은 별로 없어 제주로 와서 약을 탔다.
참고로 제주시 탑동의 보룡약국은 365일 연중무휴로 운영되니 급하면 그리로 가는 게 좋겠더라. 윗층에는 소아과도 있어 진료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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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부농업기술센터에서는 올해부터 토종 조와 메밀을 보급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인터뷰에서 유통과 스토리텔링까지 이야기하는 걸 보니 무언가 계획이 단단히 서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슬로푸드의 맛의 방주에 푸른독새기콩이 올랐는데, 또 한 번 제주의 토종 조도 오를 수 있을런지 흥미롭다.
사실 제주 하면 원래 좁쌀밥의 섬이 아니던가. 조 농사가 땅을 잘 가리지 않고, 맛은 좀 떨어져도 수확이 많아서 산간 지역에서도 많이 지었다. 제주도 두말 할 필요 없고. 지금처럼 쌀밥을 구경한 게 비행기가 오고간 이후부터라고 하니 비교적 최근까지도 조에 의존하며 살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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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화가 Ho,Quang Ho이 그린 부엌의 모습.
제주의 부엌과 많이 닮았다.
서로 비슷한 환경이던가?
베트남도 남북으로 워낙 길쭉해서 이 그림의 소재를 얻은 곳이 어느 지역인지 알아야 비교가 정확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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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만 산방산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제주와 거제의 산방산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이곳의 마을나무도 팽나무, 제주 대부분의 마을도 '폭낭'이라 부르는 팽나무가 마을나무이다.
더구나 거제도도 까치보다 까마귀가 더 많고, 제주 역시 그렇다.
또한 고구마 빼때기를 먹는 것까지!
어디 그뿐이랴? 이름에도 '濟'가 똑같이 들어간다.
제주와 거제, 이래저래 참 비슷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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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장마로 인한 가뭄으로 고통받는 제주의 농민들...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제주를 찾아가 깜짝 놀란 것은, 중산간에서도 대규모로 농사를 짓는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이 모두 지하수에 의존해서 이루어진다는 사실... 이었다. 그러면서 제주의 지하수 의존도가 너무 높아 큰 문제가 일어나지는 않을까 우려스러웠다.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제주에서 심심치 않게 가뭄 소식이 들린다. 제때, 제대로 비가 내리지 않으면 지하수가 없어 농업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 그 소식의 골자이다.
관개방법을 효율적으로 고치지 않고서는 이대로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제주에서는 나름 저수지도 만들고 열심이지만, 그런 근대적 방식으로 공급량 자체를 조금 늘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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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뙤약볕에 농사짓는 것을 포기한 농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쉬고 있다. |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30일 오후 3시.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한참 농사를 지을 시간에 마을 사람들이 농장에 있지 않고 마을회관에 삼삼오오 모여 있다.
“물 안 나오난 사람이 말라 죽엄서.(물 안 나와서 사람이 말라 죽어가고 있다)” 한 주민이 더위를 못 이긴 듯 연신 부채질을 하면서 말했다.
“밭에 나가도 할 일이 어서. 물이 나와사주. 다 손 놔부러서.(밭에 나가도 할 일이 없다. 물이 나와야지. 일을 포기했다)” 또 다른 주민이 기자에게 말을 건넸다.
마을 주민들은 일을 하고 싶어도 농업용수가 나오지 않아 일을 못하고 있다. 도대체 왜 물이 나오지 않는 것일까?
유수암리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노인들이다. 중산간의 조그마한 마을이다. 이들 주민들은 주로 감귤 농사나 콩 농사를 짓는다.
마을의 콩밭으로 향했다. 뜨겁게 내리 쬐는 햇볕은 둘째치고라도 땅바닥에는 이글거리는 열기에 숨이 막힌다. 사람이 숨이 막힐 정도니 식물들은 얼마나 힘들까?
▲ 가뭄으로 땅이 메말라 농작물이 자라지 못해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
1시간 가량 마을의 농경지를 둘러봤다. 물을 뿌리는 스프링클러는 멈췄다. 밭마다 농작물은 힘을 잃은 채 축 늘어져 있다. 일부는 노랗게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밭에서 일하는 농민은 찾아볼 수도 없다. 말 그대로 ‘황폐해진 상황’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상황이 이런데도 최근 이 곳에 농업용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오랜 가뭄으로 인해 농업용수 조차 말라버리고 있는 것이다.
“난 물 안줭 내불엄서. 물 계속 못 주민 결국엔 거둘 것도 어실껀디. 무사 일 나가사크라 게. (난 물 안 주고 내버려둔다. 물을 계속 못 주면 결국엔 거둘 것이 없을 텐데. 왜 일을 나가겠냐.)” 강희춘(79) 할머니는 마을회관에 앉아 먼 산을 바라보며 한숨을 지었다.
“올해 농사 망쳐부런. 큰일 나서. 겐디 이거는 비가 와사주. 나라도 어떵 못 헌다 게. 기우제까지 지내신디 무사 안 왐신고 게.(올해 농사 망쳤다. 큰일 났다. 그런데 이일(농사일)은 비가 와야지. 정부도 해결하기 힘들 것이다. 기우제도 지내는데 비는 왜 안 오는지.)” 강 할머니는 푸념 석인 말을 이어갔다.
현재 유수암리는 농업용수를 하루는 아랫동네에, 하루는 윗동네로 번갈아가면서 뿌리고 있다. 워낙 들어오는 양이 적다 보니 골고루 물을 뿌리려면 어쩔 수가 없는 결정이다. 이렇다 보니 햇볕이 가장 뜨겁게 내리쬐는 낮에도 물을 뿌릴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이종환(67) 유수암리 이장은 “가뭄으로 용출량이 워낙 적다 보니 물이 턱없이 모자란다. 조금 있는 물도 나눠 쓰고 있다. 버티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10일에는 물 공급이 힘들어 질 것을 우려해 공사한 농업용수 관을 새로 연결한 신설분 통수식도 있었다. 그러나 단 보름 만에 고철쓰레기로 전락해 버렸다. 당시 물은 옮기던 수관에 이제는 물이 메말라 버렸기 때문.
기름진 땅을 꿈꾸던 중산간 주민들의 가슴에 비수가 꽂힌 셈이다. 주민들은 비가 오지 않는 야속한 하늘만 탓할 뿐, 더 이상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 손을 놓는 수밖에.
이 이장은 “다음 달이면 식수도 부분 단수된다고 한다. 농작물은 물론 우리는 어떻게 사나 걱정이다. 먹을 물도 농사지을 물도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텃밭에 심은 고추와 호박이 오랜 가뭄으로 잎이 말라버렸다. |
이날 제주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36.6℃. 올해 들어 최고기온이다. 게다가 14일 동안 발효됐다가 이틀 동안 숨죽여 있던 폭염주의보가 다시 발효된 지 이틀이나 됐다. 그야말로 찜통더위의 연속이다.
이달 한 달간 제주 지역에 내린 비의 양이 지난해의 최저 3% 수준.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8일간 도내 강수량 분포를 조사한 결과, 고산 6.1㎜, 제주 14.7㎜, 성산 16.4㎜, 서귀포 18.8㎜다. 지난해 각각 195.1㎜, 207.3㎜, 169.9㎜, 195.5㎜인 것과 비교하면 3.1~9.7%로 극히 적다.
비가 연이어 오지 않은 날을 나타내는 ‘연속 무 강수일수’도 이달 한 달간 19~22일을 기록해 가뭄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가문 여름은 제주지역 중산간에서 보기 힘든 일. 때문에 중산간 지역에는 물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농업용수는 이미 바닥을 드러냈다. 마실 물도 언제 끊길지 모른 상황이다. 농민들의 가슴은 거북 등껍질처럼 갈라져버린 땅처럼 찢어지고 있었다.
하늘도 무심한지, 이런 상황에도 반가운 비 소식은 여전히 깜깜 무소식. 기상청은 다음 달 초까지 많은 비는 없을 것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예보도 내놨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다음 달 초순까지 제주도 지방은 대류불안정에 따른 국지적인 소나기를 제외하고 본격적인 비가 내릴 가능성이 적다”고 예보했다.
이 이장은 “여기 살아오면서 이렇게 가문 여름은 드물었다. 제주 중산간 하면 시원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지금 이렇게 더우니 그 명성도 사라졌다.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다”며 “다음 달부터 식수도 부분 단수 되는데. 어떻게 살아가라는 건지 모르겠다. 하늘도 무심하시다”며 하늘만 쳐다봤다.
[제이누리=이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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