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자종류만 4500개, 안데스 농민이 지킨 ‘잉카의 유산’
- 종의 다양성을 지키는 것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해결책
- “향후 100년을 보존하는 미래 세대를 위한 식량 자원”

[리얼푸드=페루(피삭) 고승희 기자] 햇볕에 그을린 다부진 손이 별별 종류의 감자를 들어올렸다. ‘대지의 색’을 닮은 갈색은 물론 노란색, 빨간색, 보라색, 흰색까지 모두 다 감자다. 스윽 썰어 반을 갈라 보니 연노란 속살 사이로 알록달록한 ‘자연의 색’을 고스란히 품었다. 모양도 제각각이다. 한국에서 흔히 보던 매끈하고 동그란 감자는 이 곳에선 평범하기 그지 없다. 

해발 4800m까지 오가는 거대한 토양에서 자라는 이 감자들은 전 세계 감자들의 조상 격이다. 페루 리마에 위치한 국제감자센터에 따르면 감자는 페루에서 약 8000년~1만 년 전부터 재배됐다. 페루인에게 감자는 특별하다. 그들에게 감자는 “신이 주신 영광”(국제감자센터 아나 판타 연구원)이자, “생명의 원천”(벤자민 키한드리아 페루 농업부 차관)이다.

‘잉카제국의 후예’인 아니세또 꼬요꼬요(Aniceto Ccoyo Ccoyoㆍ30) 씨는 “감자는 안데스의 성스러운 산과 어머니 지구(la madre tierra)가 품어낸 선물”이라고 힘줘 말했다.


안데스에서 재배되는 무수히 많은 감자들


▶ 잉카의 후예들이 보존한 4500개의 감자=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비행기로 1시간을 날아가면 잉카 제국의 옛 수도 쿠스코에 도착한다. 쿠스코에서 다시 북동쪽으로 1시간 30분, 우루밤바 강을 따라 가파른 절벽을 아래에 두고 달리면 광활한 감자공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해발 3100m부터 시작되는 감자공원(Parque de la Papa)에는 잉카제국을 세운 케추아(Quechua)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 곳은 지난 2010년 토종 작물을 보존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역 주민과 비영리단체 안데스가 관리하는 보호구역으로 설정됐다. 

아니세또 꼬요꼬요 씨는 “감자공원 9200헥타르에는 6개 공동체, 6500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 


아니세또 꼬요꼬요 씨가 재배한 감자

한 걸음 앞으로 떼기도 쉽지 않은 고산지대가 바로 ‘감자의 고향’이다. “페루의 정체성”(곤잘로 데하다 FAO 연구원)이라는 그 귀한 작물은 지금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뜨거워진 대기, 가물어가는 땅에서 감자는 생명력을 잃는다. 고온 현상으로 병충해도 들끓는다. 저지대에선 농사가 힘들어지니, 안데스의 농민들은 해마다 더 높은 곳으로 밀려나고 있다. 해발 2500m부터 재배가 시작됐던 과거와 달리 이젠 3500m 이상에서만 농사가 가능하다. 감자 재배 지역도, 생산량도 나날이 줄고 있다. 

국제감자센터에 따르면 안데스 산맥에서 발견되는 토착 감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4500가지나 된다. 벤자민 키한드리아(Benjamin Quijandria) 페루 농업부 차관은 “한 가지, 한 가지 종류가 각각의 지역과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기능성을 갖고 재배되고 있다”고 말했다. 야생감자는 100~180종이다. 아나 판타(Ana L. Panta Lalopu) 국제감자센터 연구원은 “야생감자는 쓴 맛이 강하지만 생물 다양성을 위해 보존해야 하는 중요한 종”이라며 “해충과 질병, 기후 조건에 대한 자연적인 저항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감자공원에 거주하는 농민들은 모두가 ‘감자 지킴이’다. 이들 농민이 지키고 있는 품종의 숫자도 상당하다. 아니세또 꼬요꼬요 씨는 “우리 공동체(사까까 마을)는 1367개 품종을 보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잉카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조상들이 해왔던 전통적인 방식으로 감자 농사를 짓고 있다. 기후변화에서도 감자를 지켜내고 보존하기 위해 1만 년 전의 지혜를 통해 고도를 바꿔가며 농사를 짓고, 국제감자센터와의 협력으로 세계인의 식량자원을 사수하고 있다. 

페루 리마에 위치한 국제감자센터 아나 판타 연구원

▶ ‘종의 다양성’이 식품 종말을 막는다=‘종의 다양성’을 지키는 것은 ‘미래를 위한 선물’이다. 페루에 존재하는 수많은 감자 종류는 기후변화에도 ‘식량 자원’을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원천이 된다.

‘감자 종주국’의 자부심으로 자리하고 있는 국제감자센터의 ‘유전자 은행’은 ‘감자의 조상’을 지켜내기 위한 연구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유전자가 사라지면 결국 종이 사라지기 때문”(아나 판타 연구원)이다. 

아나 판타 연구원은 “유전자는 감자가 1만년 동안 생존하며 누적된 특징”이라며 “국제감자센터에선 유전자를 보관해 중요한 특징들을 지킬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감자센터에선 페루에 존재하는 4500개 감자의 작은 씨앗은 물론 전 세계 토착 감자와 고구마, ‘감자의 친척’들로 분류되는 마슈아(Mashua), 유카(Yuca), 마카(Maca) 등 각종 작물들의 종자가 보관돼있다. 

보관 방식은 두 가지다. 영상 7℃에서의 보관 방식과 영하 196℃의 보관 방식이다.


국제감자센터의 유전자 은행



‘크리오뱅킹(Cryobanking)’ 시스템은 영하 196℃에서의 동결보존 방식으로, 이 곳엔 1800종의 감자가 보관돼있다. ‘인간이나 동물의 각막, 피부, 간 세포를 보관하는 방식’과 흡사하다. 센터에선 동결보관 방식을 통해 ‘조상’이 되는 식물을 대상으로 세포 보존을 하고 있다. 영하 196℃에서의 보관 방식의 목적은 분명하다. 아나 판타 연구원은 “낮은 온도에서 감자 세포를 100년 이상 보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며 “우리의 목적은 이 세포들을 미래 세대를 위한 식량자원을 남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자의 증조할아버지’로 불리는 ‘아까울레(s. acaule bitter)’ 종은 국제감자센터와 연계된 노르웨이 ‘스발바드 세포 뱅킹 시스템(svalbard vault)’에서 보관하고 있다. 이 종은 1만년 전부터 존재해 기후변화에도 살아남은 감자다. 우리 세대가 먹고 있는 감자는 아니다. 하지만 아나 판타 연구원은 “미래에도 걱정 없이 감자를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종”으로 “아까울레 속 성분을 추출해 다른 종에 넣어 새로운 미래식량을 만들기 위해선 반드시 지켜야 하는 종이다”라고 말했다. 


'감자의 증조할아버지'로 불리는 ‘아까울레(s. acaule bitter)’ 종은 미래 세대를 위한 가장 중요한 종으로 보관되고 있다.

국제감자센터가 보관하는 감자 씨앗과 유전자는 샘플로 만들어 안데스의 농민들에게 전달된다. 병충해나 기후변화에 민감성을 보일 경우 특정 영양소를 강화하는 등 건강한 상태로 되돌린 씨앗은 다시 안데스에 뿌리내린다.

전통과 과학이 만나자 기후변화로 나타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해답도 얻어가고 있다. 이미 연구소와 농민들은 기후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 적응하지 못 하는 종에 대한 분석도 마쳤다.

추위에 잘 견디는 감자는 삐냐사(piñaza)로, 꽁꽁 얼어붙는 날씨에서도 생명력이 강하다. 정글은 물론 아르헨티나 북쪽 지역까지 재배할 수 있는 적응력이 뛰어난 빠빠 꼼피스(papa compis) 종은 “꾸준히 잘 재배돼 농부들이 좋아하는 종”이다. 아니세또 꼬요꼬요 씨는 “병충해에 잘 견디는 종은 축요 빠끼(Chucllo Paki), 기후변화에 강한 종은 루끼(Rukis)와 꾸띠(Cuti), 재배가 잘 되는 종은 막띠요(Mactillo), 볼리(Boli), 꾸시(Cusi), 우아이로(Huayro), 수이뚜(Suytu), 뻬루아니따(Peruanita), 루끼스(Rukis)”라고 줄줄 말했다. 


국제감자센터

감자의 종에 따라 잘 자랄 수 있는 지역과 기후 분석이 나오니, ‘농사를 망치는 사례’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벤자민 키한드리아 농업부 차관은 “비포장도로에선 큰 차를 타고, 도시에선 이동성을 고려한 작은 승용차를 타는 것이 편한 것처럼, 기후변화나 병충해 상황에 맞게 감자 종류를 선택해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워낙에 많은 감자 종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안데스는 ‘페루의 미래’로 불린다. 이 산맥이 페루와 전 세계의 식량 자원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곤잘로 데하다(Gonzalo Tejada López) 유엔 식량농업기구(UN FAO) 페루 본부 지역 기술 조정관(Coordinador Técnico Regional)은 “안데스의 많은 감자 종류는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유전자 프로그램을 연구할 수 있는 자원”으로, “종의 다양성은 사라질 위기에 놓인 감자를 지킬 수 있는 힘이자,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된다”고 강조했다. 

shee@heraldcorp.com


http://www.realfoods.co.kr/view.php?ud=201709260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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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 농민이 토종 씨앗을 재배함으로써 지킬 수 있는 건 작물다양성이다. 우린 흔히 생물다양성을 지키게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작물의 다양성을 지키는 일이다. 그리고 토종 씨앗을 이용하든 신품종을 심든, 농민이 환경에 이로운 농법으로 농사지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 생물다양성이겠다. 토종 씨앗을 재배한다고 생물다양성이 확보되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토종 씨앗을 재배한다면서 화학농자재를 마구 사용한다면 생물다양성을 보존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나는 토종 씨앗을 보전한다는 건 토종 씨앗의 순수성을 지킨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토종 씨앗을 중심으로, 주체적으로 그것을 심고 가꾸고 다시 씨를 받아서 심는 행위를 통해 농민이 자신의 씨앗에 대한 권리를 지킨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씨앗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농민과 함께 살아가며 환경에 적응하고 교잡되는, 즉 변화하기 마련이며 변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꼭 환경의 변화만이 아니라 소비자의 요구에도 맞추어 적응하고 변화해 나가야지만 농민과 함께 오랫동안 살아갈 수 있다. 우린 순수한 무엇을 지키자고 토종 씨앗을 보전하려는 것이 아니다. 씨앗을 고정된, 죽어 있는 자원으로 보는 건 그를 이용해 신품종을 만들어 판매하려는 개인이나 집단의 시각이다. 씨앗을 지키려는 사람에게 토종 씨앗은 그를 재배하고 이용하는 인간과 함께 공생, 공존하는 생명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토종 씨앗을 보전하는 일을 개별 농민이 책임져야 할 의무로 떠넘겨서는 안 된다. 연일 언론에서는 생물자원울 확보해야 한다며 종자 로열티가 얼마라고 떠든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 그를 보전하는 사람들의 노력에 얼마나 보상을 해주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적으로 농민 개개인에게만 맡겨두지 않았는가. 이제라도 국가 차원에서 나서서 현지외보존 이외에 현지내보존이 가능하도록 정책적, 재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 비판을 받는 수많은 농업보조금 제도가 있지 않은가? 또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맛난 농산물을 원한다면 이런 씨앗으로 재배한 농산물에 선뜻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농민은 그들의 여러 지원이 헛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정직한 농법으로 품종을 보전하며 그를 여러 방면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제대로 된 토종 씨앗 보전방안이 마련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만히 보니 꼭 삼국지 같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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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ral Asia's fruit tree species are invaluable storehouses of genetic diversity with the potential to secure the future of global crops.




This story is part of National Geographic's special eight-month Future of Food series.

An epiphany came to Adrian Newton in the form of an afternoon tea. In 2009, the British forest conservation ecologist was surveying threatened fruit trees in the forests of the western Tien Shan mountains, in the Central Asian Republic of Kyrgyzstan, when local residents invited him into their tapestry-bedecked home in the heart of the woods to share a ceremonial meal.

"They sit you down and make you this lovely cup of tea, and then you're served a whole range of different jams and preserves, and all of these are local. They're all made from the forest and [are] absolutely delicious," says Newton, a professor at Bournemouth University in the United Kingdom. "That's when it really hit home to me what a fantastic cultural value these forests are. You do feel in a small way that you are in a land of plenty." (Related: "Beyond Delicious.")

The ancient woodlands of Kyrgyzstan—and of the four neighboring former Soviet republics of Kazakhstan, Tajikistan, Turkmenistan, and Uzbekistan—are home to more than 300 wild fruit and nut trees. They include walnut trees, eight to ten species of cherry, up to ten species of almond, four or five plum tree species, and four wild species of apple, according to a 2009 report co-authored by Newton, The Red List of Trees of Central Asia.

According to that same report, 44 species of trees and shrubs in the region are "critically endangered, endangered, or vulnerable." They've been menaced for decades by overgrazing, pests, diseases, timber—felling for fuel, and most recently, climate change.

One of these threatened species, Malus sieversii—a wild apple that Newton describes as "small but highly colored with a very nice sweet flavor"—is one of the key ancestors of all cultivated apples grown and eaten around the world. So rich and unique is this species, Newton says, that on one wild apple tree, "you can see more variation in apple form than you see in the entire cultivated apple crop in Britain. You can get variation in fruit size, shape, color, flavor, even within the tree, and certainly from tree to tree."

Several thousand years of selective breeding have mined that diversity to give us the varieties we know today, from the Golden Delicious to Cox's Orange Pippin to the improbably named Winter Banana. Just 10 of the 3,000 known varieties account for more than 70 percent of the world's production.

But in the process many traits that might still be valuable—genes for disease resistance, say, or heat tolerance—were left behind. For breeders of apples and other fruits today, tapping the riches of the original Garden has become a practical strategy—and saving it from destruction, Newton says, an urgent necessity.



Malus sieversii has been identified as the wild ancestor of domestic apples.




Apple Knowledge

The Latin noun malus can mean either "apple" or "evil," which is probably why the "tree of knowledge of good and evil" in the Garden of Eden is often depicted as an apple tree, even though the biblical book of Genesis does not say what sort of fruit tree it is.

In 2010, a research team led by Riccardo Velasco of the Edmund Mach Foundation in Trento, Italy, took knowledge of apples themselves to a new level: They sequenced the complete genome of the domesticated apple Malus domestica. It has the highest number of genes—57,000—of any plant genome studied so far, and about 36,000 more genes than humans have.

Velasco's team also identified M. sieversii as the wild ancestor of domestic apples, reporting that it was domesticated in Central Asia some 3,000 to 4,000 years ago. But it turns out not to be the only grandma of the Granny Smith.

A 2012 study led by Amandine Cornille, now an ecologist at Uppsala University in Sweden, showed that the domesticated apple acquired genes from other wild varieties as it spread west along the Silk Road. Traveling traders, Cornille explains, unwittingly dispersed cultivated apples by consuming them and excreting their seeds en route, as did their camels and horses.

Cornille and her colleagues in France, Armenia, China, and Russia sampled and sequenced rapidly evolving DNA regions from wild apple species in Siberia and the Caucasus, as well as from Malus sieversiiand Malus sylvestris, the wild European crab apple. Some of these wild apple trees, they note, bear "small, astringent, tart fruits," yet had more valuable traits as well, including pest and disease resistance or longer storage capacity. The genetic analysis showed evidence of frequent hybridization of domestic apples with wild species. Many of those crossings were probably done deliberately by farmers.

The wild crab apple in particular was a "major secondary contributor" of genes to the modern domesticated apple, according to Cornille, beginning about 1,500 years ago. In fact, the domesticated apple is now more closely related to M. sylvestris than to its original ancestor in the Tien Shan mountains.



According to tree experts from Fauna & Flora International, around 90 percent of the fruit and nut forests of Central Asia have been destroyed in the past fifty years.




Cultivating Diversity

Modern breeders at the U.S. Department of Agriculture and at Cornell University in Ithaca, New York, are using both traditional grafting techniques and genetic engineering to continue the work begun by farmers along the Silk Road, melding wild apple genes into domesticated varieties.

In the 1990s, horticulturalist Phil Forsline of the USDA's Agricultural Research Service (ARS) and Herb Aldwinckle, a plant pathologist from Cornell, trekked to the forests of Kazakhstan, Kyrgyzstan, Russia, and China on multiple trips to collect seeds and grafts of M. sieversii. According to Thomas Chao, the apples, grapes, and tart cherries curator at USDA/ARS in Geneva, New York, the pair collected 130,000 seeds ofM. sieversii. More than 1,300 M. sieversii seedlings have since been grown in Geneva orchards and screened for disease resistance, drought, cold tolerance, and other traits.

The goal, says USDA plant physiologist Gayle Volk, is to "capture and conserve" the diversity not just of wild apple species in China and Central Asia but also of native species in the U.S. Volk, who describes herself as "very passionate about apples" is based at the ARS National Center for Genetic Resources Preservation in Fort Collins, Colorado, which houses what she describes as a "monstrous vault" storing hundreds of thousands of seeds of many different species. one of Volk's projects is sequencing and fingerprinting the DNA of wild apples to identify genes that may code for disease resistance, crunchiness, or flavor.

"Commercial crops are limited to about 15 different kinds of apples; these are what everyone knows and grows," she says. Yet commercial varieties are under threat not just from the "classic biggies"—fire blight, apple scab, leaf spot—but also from climate change. Apple growers across the U.S. have suffered crop losses in the past few years because of increasingly frequent warm spells in February that wake the trees from winter dormancy.

"The trees flower in March and lo and behold, another snow comes along, and they get clobbered by the snow, and they lose a lot of blossoms and a lot of fruit set, because the climate is not ready to accept baby apples yet," Volk says. one possible solution, she adds, would be to introduce genes from apples adapted to warmer climes, such as the Southeast Asian apple Malus doumeri, or ideally from species that remain dormant during brief warm spells.

Conserving both wild populations and their descendants is "absolutely crucial," adds horticulturalist Susan Brown of Cornell University, who is mining young M. sieversii trees in the Geneva orchards for genes promoting apple scab resistance and nutritional compounds. The Geneva collection, she says, is a "Noah's ark of apples" ferrying potentially valuable mutations or genetic variants into the future.




A bowl of fruit and nuts collected from the forests of Kyrgyzstan.





Protecting the Garden

Adrian Newton and his colleagues have spent the past eight years traveling back and forth to Kyrgyzstan to work with forest ecologists at Kyrgyz National Agrarian University in the capital, Bishkek, to better protect the fruit and nut forests. The challenges are considerable.

An uprising roiled the country in 2010, leading to the overthrow of then President Kurmanbek Bakiyev. The breakup of the Soviet Union ended coal subsidies and deliveries, leading to greater dependence on fuel-wood harvested from the forests. Rural residents often lease forest plots from the government, grazing cattle, horses, sheep, and goats in the woodlands.

Some fruit species, including wild apricot, are imperiled by overcollection of seeds by national and international plant-breeding companies. Pretty flowers can also become a liability: The pink blooms of one endangered species of wild almond from Kazakhstan, for example, are "particularly in demand for International Women's Day," according to Newton's report.

Some of the most recent news has been bright, however. In a recently completed field survey in Kyrgyzstan, Newton and Bournemouth colleague Elena Cantarello discovered that seedlings, saplings, and adult trees of M. sieversii, the ancestral apple, were "not as threatened as was originally thought," says Newton, but "still very restricted in extent."

And in one just-published model of species diversity in the Sary-Chelek Biosphere Reserve in the Tien Shan mountains of Kyrgyzstan, Newton and his colleagues found that moderate livestock grazing—not overgrazing—may be beneficial to walnut trees, as it opens sunlit spots for the shade—intolerant trees and patches of bare ground on which new tree seedlings can establish themselves.

Local conservation programs are helping, according to Liesje Birchenough, Eurasia program manager at Fauna and Flora International. FFI, based in Cambridge, U.K., has worked for the past six years with the forest services of both Kyrgyzstan and Tajikistan to protect the forests. The organization has funded nurseries that are cultivating pear and apple species for reforestation, paying for fencing, irrigation, and seeds. It also organizes surveys of rare trees and supports school programs in which teachers take children to the forests to collect seeds and then plant them.

"All of the apples that we're eating today and cultivating originate from this area," Newton says. "So if we want to add genetic variation to our crops to cope with new pests or climate change, then the genetic resource is these forests. It's true for apples, apricots, peaches, walnuts, pears. In terms of a wild genetic resource for cultivated fruit trees, there's nothing like it on the planet."




http://news.nationalgeographic.com/news/apples-of-eden-saving-the-wild-ancestor-of-modern-app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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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늘 게으르게 농사짓는 방법을 선호한다.

그래서 작물을 심을 때도 모종을 내기보다는 씨앗을 그대로 심는 방법을 선호한다.


곧뿌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가?


특히 어려운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콩과 배추, 무 등이다.

배추와 무는 초기에 벌레들에게 무방비 상태로 노출이 된다.

그리고 콩은 초기에 새들, 특히 비둘기에게 먹히기 쉽다.

꿩은 땅을 파서 콩알을 꺼내 먹는다고도 하는데, 내가 있는 곳에는 그런 일이 없다.

대신 비둘기가 떡잎을 주로 공격한다.



웬 걸. 이번에도 비둘기에게 일부 습격을 당했다. 으, 지킨다고 지켰건만 모두를 안전하게 지키지 못했다. 비둘기에게 떡잎이 뜯어먹힌 콩들.



하하하, 떡잎만 공격을 당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아예 목을 뎅강 자르듯이 먹힌 콩들도 발생한다. 

밭에 신나서 갔는데 그런 모습을 발견하면, 그야말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이건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를 것이다. 

비유하자면, 아이를 만나러 신나서 가는데 만나니 누군가에게 쥐어터져 멍들고 코피가 나고 있는 상태랄까?


보라. 잔인한 비둘기들... 물론 나의 입장에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비둘기들이 사실 무슨 죄가 있겠는가. 먹고 먹히는 삶 속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여 살아가는 것일 뿐.



작년에는 어떻게 할까 하다가 한랭사를 설치해서 모종을 내는 방법을 택했다.

그렇게 1년 다시 해보니 너무너무 귀찮았다.

그래서 올해는 그냥 곧뿌림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곧뿌림을 할 때 중요하게 고려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심는 시기를 잘 택해야 한다. 새들의 산란철을 피해야 한다. 아무래도 새가 알을 까려고 하면 영양보충이 필요하고, 그래서인지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운다. 새들의 산란철은 주로 5월 말이라고 들었다. 그러니까 중부 지역에서는 5월 말에 밭에다 콩을 곧뿌림하는 걸 금기시해야 한다.



이놈, 바로 이놈이다! 도시에 사는 비둘기보다야 백배 천배 예쁘게 생겼지만, 콩 심을 때 나에게는 그 어떤 모습보다 흉흉하다. 머리는 또 얼마나 좋은지... 누가 새대가리래? 새가 얼마나 영악스러운데. 



둘째, 노농들은 6월 중순 무렵이 콩을 심는 적기라고 했다. 과연 그때 심으면 좋다. 5월 말~6월 초는 조금 이른 감이 있고, 6월 말은 좀 늦은 감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6월 중순에 할일이 산더미처럼 많다는 것이다. 요즘이야 모내기도 5월이면 끝나서 별 문제가 없지만, 예전에는 6월 중순이 모내기하는 때였다. 그래서 밀과 보리를 심었으면 그거 수확하랴, 부랴부랴 콩 심으랴, 모내기도 준비해서 하랴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철이었다. 이를 '삼그루판'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때가 바로 '부지깽이 손이라도 빌린다'고 하는 그 시절이다. 얼마나 바쁘면 부지깽이한테 손을 빌리려 하겠는가. 아무튼 난 올해는 6월 10일 무렵 심었다. 


셋째, 이 역시 심는 시기를 선택할 때 고려할 요소이기도 한데 비가 오기 전날 심으면 좋다는 것이다. 콩은 심은 다음 비를 두 번 정도 맞히면 어김없이 싹이 난다. 올해는 뜻하지도 않게 이른 장마가 와서 더 도움이 되었다. 6월 10일을 파종기로 잡은 것은 그 다음날인가 다다음날 비가 온다고 해서이다. 심은 뒤 비를 한 번 맞히고, 다시 사나흘 뒤에 비가 내려서 아주 좋았다. 과연 두 번 비를 맞히고 난 다음날 밭에 가보니 막 고개를 디밀고 나오기 시작했더라. 



두 번 비를 맞은 다음날의 콩. 어김없이 올라오고 있다. 모든 생명은 어릴 때 가장 이쁘다. 그건 인간도, 동물도, 식물도 마찬가지다. 11년째 텃밭 농사를 짓지만 해마다 새롭고, 늘 보는 싹들이지만 늘 어여쁘다. 위 사진을 보라! 너무너무 예쁘지 않은가? 너무나 경이롭지 않은가! 



넷째, 은폐엄폐가 중요하다. 낙엽이 있으면 낙엽으로, 풀이 있으면 풀로 잘 덮어서 새들이 찾지 못하도록 하라. 덮개는 이후 콩이 자라서도 흙이 그대로 노출되지 않게 해줌으로써 콩의 성장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콩의 본잎이 나올 때까지는 떡잎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이다. 본잎이 나오면 새들이 더 이상 건드리지 않는다. 본잎이 나올락 말락 하는 그 순간에 떡잎이 가지고 있는 양분을 먹으려고 덤비는 것이다. 그러니 콩을 심고 덮개로 잘 덮어 놓으면 그 밑에서 콩이 서서히 밀고 올라와서 세상에 나타났을 때에는 이미 본잎이 나와 있는 상태가 된다.   


콩들이 덮어놓은 풀을 뚫고 나왔다. 이렇게 본잎이 나온 상태로 나오기에 새들도 더 이상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엉성하게 덮어 본잎이 제대로 나오기도 전에 노출되는 떡잎들이다. 또한 그렇다고 너무 두껍게 덮으면... 콩들이 제대로 나오지 못하고 길쭉하게 웃자라 버리니 주의하라.




모든 농사가 그렇듯이 쉬우려면 한없이 쉽고, 어려우려면 한없이 어렵다. 때를 알고, 땅을 알고, 일머리를 알면 이것보다 쉬운 일이 없다. 옛말처럼 "하늘의 때를 알고, 땅의 이로움을 알며, 사람의 일을 다한다"는 자세랄까. 그중에 가장 중요한 일이라면 역시나 게으름을 부리지 않고 자신의 맡은 바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다. 아무리 기후가 안 좋아도, 흙이 안 좋아도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 그래도 안 된다면, 그건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사람의 일을 다하지도 않고 무언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건 너무 큰 욕심이 아닐까?

  


마지막까지 노심초사하게 만든 콩. 다른 콩보다 너무 늦게 나와서 새들의 표적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루이틀만 버티면 강한 햇살을 받아서 얼른 본잎을 낼 텐데 그 사이에 새들이 찾아올까봐 걱정한 것.



하늘도 무심하지 않으신지 걱정했던 콩이 하루 만에 강렬한 햇살과 함께 광합성을 하여 색도 푸르러지고 본잎도 삐죽이 비집고 나왔다. 물론 새에게 먹히지도 않았고. 고맙습니다. 잘 커라. 내 계속 지켜보마. 아이만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먹고 크는 것이 아니다. 생명이라면 어떤 것이나 관심과 사랑을 먹으며 소통하면서 자란다.



밭에 다가가자 푸드드득 비둘기 한 마리가 밀밭에서 날아오른다. 아마 여기 떨어진 밀 이삭이라도 주워먹고 있었나 보다. 콩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니 그걸 건드리기보다 여기서 먹을 걸 찾는 게 더 이득이란 걸 알았던 게다. 그래, 이런 이삭이라면 내 얼마든지 줄 수 있으니 여기서 놀아라. 이렇게 밭에 다양한 작물들이 자라니 새도, 벌레도, 미생물도, 그리고 사람도 다양하게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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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elds with diversified, organic crops get more buzz from wild bees, concludes a synthesis of 39 studies on 23 crops around the world published March 11 in the journal Ecology Letters.





The study found that wild bees were more abundant in diversified farming systems. Unlike large-scale monoculture agriculture, which typically relies upon pesticides and synthetic fertilizers, diversified farming systems promote ecological interactions that lead to sustainable, productive agriculture. Such systems are characterized by high levels of crop and vegetative diversity in agricultural fields and across farming landscapes.

“The way we manage our farms and agricultural landscapes is important for ensuring production of pollinated-food crops, which provide about one-third of our calories and far higher proportions of critical micronutrients,” said study senior author Claire Kremen, professor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s Department of Environmental Science, Policy and Management. “This result provides strong support for the importance of biologically diversified, organic farming systems in ensuring sustainable food systems.”

Many of the study’s authors, including Kremen, also co-authored a study published March 1 in Science that found that fruit and vegetable production increased when wild pollinators – as opposed to domesticated honeybees – were more abundant.

“That study showed that wild bees helped crop yield, and this study shows that organic crops in a diversified farming system help wild bees,” said Kremen.

Christina Kennedy, senior scientist at The Nature Conservancy, is the study’s lead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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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렇겠지만, 사람은 먼저 꽃에 눈과 맘을 빼앗기기가 쉽다. 그렇게 꽃을 바라보다가 어떤 사람은 꽃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궁금증이 일어나게 된다. 그렇게 공부를 시작하다 보면 그 뿌리가 되는 씨앗에까지 가서 닿는다. 물론 그 반대의 방향으로 진행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시각에 가장 크게 의존하는 것이 사람이기에 먼저 꽃에 눈을 빼앗기는 일이 더 빈번하다.


농업에서 생산량을 높이려는 노력은 어찌 보면 전혀 농업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러한 목적의 농업은 농업 그 자체보다 오히려 상공업에 더 큰 혜택을 주었다. 미국의 경우 1840년에는 인구의 70%가 농민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1950년에는 12%의 농민만 남고, 2002년에는 인구의 2% 미만의 농민만 남았다. 이러한 현상은 어느 선진국이나 다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경우에도 1960년대 70%에 가깝던 농민이 점점 줄어들어 현재 300만 명도 안 되는 사람만 남아서 농사를 짓는다. 그리고 그 중에서 60% 이상은 60대 이상의 고령층이다. 이렇듯 다수확 농업은 농민을 도와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농을 깨끗이 청소해 버렸다.


종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잡종강세를 이용한 주로 다수확을 목적으로 하는 하이브리드 품종이 개발되면서 다양한 토종종자는 급속도로 사라졌다. 그 결과 1900~2000년 사이 세계의 작물 다양성은 75%나 감소했다고 한다. 역시나 한국에서도 이 현상은 동일하게 일어났다. 작물다양성은 결국 식량안보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토종종자는 오랜 세월 동안 농민과 함께 살아오면서 여러 병해충과 기후변화에 적응해 왔다. 즉 그러한 과정을 통해 유적적으로 단련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헌데 다수확을 목적으로 하는 신품종은 계속 새로 사다가 심을 수밖에 없다. 지금도 농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종묘상에서 종자를 구매해서 농사를 짓는다.


아직도 토종종자를 재배하는 농민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한결같이 이렇게 말한다. 


"토종이 신품종보다 훨씬 맛나지." 





그렇다, 근대의 농업은 맛 대신 수확량을 택했다. 아마 옛 문헌에 나오는 음식들의 맛은 지금의 농산물을 사용하면 그대로 재현할 수 없을 것이다.


성장, 발전이란 근대의 이념은 농업에서도 다수확이란 목표를 통해 달성되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종자는 개량되고 선택되고 일부는 버려졌다. 그것은 비단 종자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다. 농민 역시 개량되고 선택되고 일부는 버려져 도시로 흘러들어갔다. 그러한 희생과 발전을 바탕으로 인류는 역사에서 본 적이 없는 번영과 풍요를 이루었다. 우리는 그러한 풍요를 온 몸으로 받아들이며 누리고 있다. 평생 배고픈 적이 없고, 온갖 산해진미가 넘치며, 거리에는 맛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꽃에 정신이 팔리고 눈이 팔려도 좋다. 탐미적인 눈길을 사랑의 눈길로 바꿀 수만 있으면 된다. 꽃을 사랑하고 알고자 노력하자. 그러면 결국에는 씨앗에까지 가서 닿을 것이다. 아니면 씨앗을 사랑해도 된다. 이 씨앗이 어떤 싹을 내밀고 어떻게 자라 아름다운 꽃을 피울지 상상하라. 꽃과 씨앗은 결국에는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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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에게 김치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 대다수가 단번에 무와 배추를 떠올리지 않을까? 그만큼 무와 배추는 우리의 현재 식생활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고,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제는 무와 배추를 빼놓고 한국 음식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 정도라고까지 이야기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듯하다. 그런데 이러한 무와 배추는 언제 한국에 들어와 재배되었고, 그것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었을까?


먼저 무에 대해서 알아보자. 무는 한국 땅에 좀 일찍 들어왔온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놀랍게도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라고 하는 무는 -그러니까 유러피안 스타일이다- 비단길을 통해서 중국으로 건너왔다고 하는데, 기원전 400년 무렵의 기록에 그 모습이 등장할 정도라고 한다. 한국에는 그보다 좀 늦은(지중해에서 중국을 거쳐 들어왔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삼국시대부터 재배되었다고 하는 것이 정설이다. 이때 무의 씨앗을 가지고 왔으리라 짐작되는 것이 승려들이다. 불교의 전파와 무의 전래가 비슷한 때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왜 예수회의 신부들이 남아메리카를 오가면서 문화와 문물의 전파를 담당했듯이, 동아시아에서는 승려들이 그런 역할을 한 것이다. 아무튼 그들이 무의 씨앗을 가지고 와서 심어먹다가 그것이 민간으로 널리 퍼진 것이 아닐까 한다. 무에 대한 옛 문헌기록을 뒤져봐도 흥미로울 것 같은데, 그건 시간과 공을 더 들여야 하기에 다음으로 미루자. 


그럼 옛날에 심던 무는 도대체 어떤 모습이었을까? 당시는 사진기가 없었으니 지금으로서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아니 있다! 바로 그림을 통해서이다. 


아래는 조선시대에 심사정(1707~1769)이란 화가가 그렸다는 "서설홍청鼠囓紅菁"이란 제목의 그림이다. 글자 그대로 '쥐가 붉은무를 갉아먹다'라는 뜻이다. 그때는 무가 이렇게 붉은빛이 도는 것이었을까? 흰무는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그림의 소재로 쓰기 위하여 일부러 붉은무를 택하여 그린 것일까? 여느 그림들이 그렇듯 그림에 등장하는 소재에 상징성을 부여하는 것처럼 말이다.


심사정의 "서설홍청". 연보라빛의 무꽃까지 그려 놓았다. 상당히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인다. 그런데 무의 빛깔은 마치 홍당무처럼 생겼는데, 이것이 과연 홍당무일지 아니면 붉은순무 같은 것일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아프가니스탄이 원산지라고 하는 홍당무 역시 중국을 거쳐 16세기 무렵 조선으로 흘러들어왔다고 하는데, 심사정이 살았던 시기와도 겹친다. 그렇게 보면, 심사정이 무가 아닌 홍당무를 그렸을 가능성도 높다. 당시 홍당무는 아주 특이한 채소였을 것이고, 그건 좋은 그림의 소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당무와 무의 잎과 꽃은 완전히 다르다. 무는 십자화과이고 홍당무는 미나리과이기 때문이다. 같은 '무'라고 비슷한 종일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그러니 잎과 줄기, 꽃만 보면 이건 홍당무가 아니라 그냥 무다! 아무튼 흥미로운 이야기거리가 아닐 수 없다.




재미난 점은 무 옆에 배추도 같이 그려놓았다는 점이다. 배추는 중국이 원산지라서 중국을 밥 먹듯이 오가던 시절에 자연스레 그 사람들에게 묻어왔을 가능성이 높다. 묻어왔다고 해서 진짜 옷에 묻어왔다는 것이 아니라 중국을 왕래하는 사람들이 씨앗을 가지고 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인 건 다들 알겠지. 아마 통일신라나 고려시대에 그렇게 전래되지 않았을까 추측하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이런 건 결국 기록 싸움이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가지고 들어왔다고 하는 기록이 문헌에 딱 한 줄만 적혀 있어도 그게 역사적으로 중요한 증거가 된다. 그런데 그런 기록을 찾는 게 만만치 않다. 옛날 책들은 엿장수에게 엿을 바꿔먹거나 벽지로 쓰거나 불쏘시개로 쓰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게 중요한 줄 몰랐던 것이다.


그림에 있는 배추를 보면 속이 하나도 차지 않았다. 토종종자를 찾으러 돌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개 "옛날 배추는 지금처럼 속이 안 찼어. 또 뿌리가 이렇게 굵어서 그걸 깎아먹곤 했지." 하는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들을 수 있다. 그렇다, 옛날 토종 배추는 속이 차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지금처럼 속이 차는 배추는 씨 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우장춘 박사의 연구성과라고 한다. 지금은 배추의 유전자지도까지 완성하려고 한다지(http://goo.gl/2vQoO).



그림을 하나만 더 참고로 보자. 아래는 심사정과 동시대를 살았던 최북(1712~1786?)이란 화가의 "서설홍청"이란 그림이다. 심사정의 그림과 차이가 보이는가? 심사정의 붉은무는 밭에서 자라고 있는 상태이고, 최북의 붉은무는 수확한 상태다. 그리고 둘의 빛깔이 확연히 다르다. 최북의 붉은무는 오히려 붉은순무와 비슷하기도 하다. 그러면 심사정의 붉은무도 순무일까? 아니다. 무와 순무는 다른 종류이다. 순무는 배추와 갓의 중간이라고 할까. 그래서 꽃이 연보라빛이 아니라 노란색이다. 쉽게 말하자면, 유채꽃과 같다고 보면 된다. 심사정이 상상도를 그린 것이 아니라면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것은 정말 '빨간무'이다.


무에서 붉은기가 돈다. 꼭 순무와 비슷한 빛깔이다. 그런데 형태는 또 순무와는 다르다. 순무는 더 동글납작한 모양이다. 그런데 모든 순무가 그렇게 생긴 건 또 아니다. 순무 중에서 어떤 것은 그림과 같이 길쭉한 형태도 있다. 그래서 그림만 보고 이것이 무엇이라고 확답을 내리기가 어렵다.



올해(2012년) 여주군으로 토종종자 수집을 나가서 돌아다니던 때였다. 광대리라는 곳에서 개걸이무를 발견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조하길 바란다(http://blog.daum.net/stonehinge/8726989). 그런데 그 집에서 아래의 사진과 같은 무도 재배하고 있었다. 이것이 무어냐고 물으니 '순무'라고 하셨다. 순무다, 그래 순무다! 순무라고 동글납작한 것만 있는 게 아닐지 모른다. 아니, 이 무는 순무라고 하지만 최북의 그림에 나오는 붉은무와 거의 똑같이 생겼다. 어떤 것은 심사정의 그림에 나오는 무와도 비슷한 듯하다. 이걸 심어 어떤 꽃이 피는지 확인해봐야 확실해지겠지만 재미난 우연의 일치다. 토종 작물은 이렇게 매우 다양한 종류들이 있다. 우리가 시장에 가서 보는 그런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다양한 작물들이 모습도 다를 뿐만 아니라, 자라는 특징도 다르고, 재배하는 방법도 다르고, 그 맛도 다르다. 그러니 그에 따라 다양한 문화가 발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토종종자의 다양성은 인간 문화의 다양성으로 연결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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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이 점점 주목받고 있다. 그것은 녹색혁명 이후 상업적 작물 위주의 대규모 단작으로 농업의 방식이 바뀌면서 급격한 유전적 다양성의 손실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인류의 농업은 병해충과 기후변화 등에 더욱더 취약해지게 되었고, 이는 앞으로 2050년 세계의 인구가 90억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요즘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이 중요한 농업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가 바로 종자은행이다. 종자은행은 사라져가는 토종 종자를 보존하며 분석과 증식을 통해 계속하여 그 종자의 생명을 이어갈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이를 현지외보존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토종 종자의 현지내보존이다. 현지내에서 보존할 때에만 변화하는 환경에 자연스레 적응하는 종자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은 그러한 현지외보존만이 아니라 현지내보존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우리도 토종 종자의 현지내보존을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씨드림과 같은 민간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토종 종자가 더욱 사라지기 전에... (주의: 오역과 의역이 많으니 영어 원문을 보실 분은 글 가장 아래에 있음)




유전자은행은 작물다양성을 보존하려는 만고의 노력을 상징한다. 그리고 농지에서도 보존해야 한다.


2월 28일 윙윙거리는 북극의 강풍을 뚫고 새로 도착한 1메트릭 톤의 폭탄을 투하한 뒤 스발바르 세계 종자금고의 외부 철제문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닫혔다: 미국,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타지키스탄, 아르메니아, 시리아에서 온 2,5000개의 종자 표본. 금고의 미국인 설계자 Cary Fowler 씨는 특히 시리아의 병아리콩과 누에콩에 기뻐했다. 

2008년에 문을 연 스발바르 금고는 농업생물다양성의 창고이자 세계 1750개의 종자은행을 뒷받침한다. 필리핀의 국립종자은행이 홍수로 손상된 6년 뒤인 올해 1월 화재로 파괴된 사건이 이 금고의 필요성을 설명한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종자은행은 최근 전쟁으로 인해 파괴되었다. 시리아의 갈등이 알레포에 있는 국가의 가장 풍부한 저장고에 미쳤고, 지금은 손상이 덜하게 되었다. 전부 약 75만 가지의 표본 가운데 약 11만의 종자 표본이 현재 스발바르 금고에 있다. “난 이걸 보면서...” Fowler 씨는 그의 최근 위탁물을 사랑스레 바라보며 “그저 감사하다, ‘신이여, 안전하게 해주셔 고맙습니다’”라고 한다.


노르웨이 정부, 북유럽 유전자은행 연합, 국제기관, 세계 작물다양성신탁을 대신하여 금고를 관리하는 Fowler 씨는 이 금고에 세계의 비축된 작물다양성 가운데 2/3의 표본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를 늘리고자 곧 노르웨이 정부에서 5000만 달러의 기금을 받아 여러 작물의 야생원종을 수집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할 것이다. 스발바르 금고는 
세계에서 가장 북극에 위치한 거주지의 하나인 롱예르뷔엔Longyearbyen 마을의 외부와 노르웨이 북극 열도의 영구동토층 밑 160m 깊이의 터널이란 두 기밀실로 보호된다. 그곳은 영하 18도의 일정한 온도로 유지된다. 이곳은 심각한 재난에 대해서도 대비되어 있다: 전기가 나간다면, Fowler 씨는 금고가 빙점까지 따뜻해지는 데에 200년이 걸릴 것이라 판단한다. 그는 또한 오목한 터널 천정이 미사일의 공격에도 버티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대비로 이 시설의 별명이 생겼다: 심판의 날의 금고.


종자 사업

대개의 종자은행은 이른바 녹색혁명으로 알려진 주로 하이브리드 품종을 채택하여 작물 수확량이 세계적으로 급등했던 일이 끝나가던 1970~1980년대 만들어졌다. 녹색혁명은 농민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지역에 맞게 개발해온 옛 종자를 버리고 새로운 하이브리드 종자를 선택해 막대한 양의 농업생물다양성이 상실하게 되는 일을 현실화시켰다.

오늘도 계속되고 있는 상실의 범위는 심각하다. 인간이 아닌 종의 멸종은 일반적으로 인류를 떠받치는 유전물질의 손실보다 더 잘 연구되었다. 그러나 대부분 이름만 남아 있고 사라진 작물 품종에 대해 UN 식량농업기구에서는 작물다양성의 75%가 세계의 농지에서 사라졌다고 추정한다. 인도는 100년 전 10만 가지 이상의 벼 품종이 있었다고 간주된다; 지금은 단 몇 천 가지뿐이다. 미국은 예전에 약 5000가지의 사과 품종이 있었는데, 지금은 몇 백 가지뿐이다. 하나의 토종 품종이 여러 유전적 다양성을 포함하기 때문에 이러한 수치는 대개 손실의 규모를 과소평가하게 만든다. 



이 문제가 어느 정도일지 정량화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장기간의 위험은 막대할 수도 있다. 농업생물다양성은 병해충과 기후변화를 포함하여 미래의 재난에 대한 최고의 방어책이다. 그것이 가난한 소농부터 유전자변형 유기체(GMO)의 거장인 세계의 거대한 생명공학 기업까지, 식물 육종자들이 애매한 원천으로부터 자신의 유전자 비축분을 지속적으로 새롭게 하는 까닭이다.

“우리가 GMO를 개발하면서 유전적 다양성을 무시한다면, 그것을 쓸어가 버리는 병해충이 나타날 위험에 처한다”고 화학업계의 거인인 듀퐁의 종자 부문 Pioneer Hi-Bred에서 작물유전자 연구의 수장인 John Soper 씨는 말한다. 그는 자신의 회사가 지난 10년 동안 유럽 남부의 기생에 의한 손상을 가져오는 기생식물에 저항성을 가진 상업적 품종을 만들기 위하여, 미국의 야생 해배라기 종자에서 유전물질을 3~4배로 불렸다고 한다. 또한 최근에는 기후변화를 극복하고자 추운 캐나다의 서부에서 연구를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 기온이 오를 수 있지만, 상업적으로 재배되지 않는 옥수수와 대두의 지역 품종을 개발하려고 한다.

그러나 생명공학 기업은 작물다양성에만 관심을 기울일 수 없다. 그들의 유전자은행은 너무 작고 매우 소수의 상업적 작물에만 집중되어 있다. 이윤을 위한 그들의 욕구는 필연적으로 인류를 먹여 살리려는 더 넓은 동기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최근 국립 종자은행을 추동해 탄생한 것이 스발바르 금고이다. 

그곳은 국제 협력의 고무적 사례이다. 금고의 냉동창고의 정돈된 갈색 나무상자에 북조선의 종자와 나란히 남한의 것이 있다 —그리고 콩고, 방글라데시, 페루의. 많은 이러한 개발도상국에서 유전자은행은 다른 위협 요소 외에 잘 관리되지 못한다. 그러한 위험을 숙고하며 Fowler 씨는 “농업 활동의 유구한 세월이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종자가 사라져간다

그러나 종자은행이 작물다양성의 유일한 해답이 아니다: 농지에서도 보존해야 한다. 종자은행은 카사바와 바나나, 많은 과일 등을 포함하여 종자를 생산하지 않는 품종은 저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종자만큼 중요한 그에 덧붙여지는 지역의 지식을 기록하지 못한다. 게다가 종자은행과 달리 자연은 어느 것도 박제화시키지 않는다: 훌륭히 적응한다. 예를 들어 지난 15년에 걸쳐 서아프리카에서는 토종 수수 품종의 개체군이 짧아진 우기에 맞춰 자신의 성장주기를 보름 정도로 줄인 사실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적응을 최고로 활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것이 있던 자연에 그대로 두는 것이다.

자신의 좋은 오래된 토종 종자를 버리는 농민의 열망은 이해할 수 있다. 개량된 품종은 화학비료나 기타 투입재와 상관없이 수확량을 21~43%까지 높인다고 추정된다. 앞다투어 하이브리드 품종으로 돌진하는 상황에서 작물다양성을 보존하는 일은 종자은행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러나 또 다른 해결책 —많은 기후 관련 문제에 대한— 은 토지이용계획을 과감히 개선시키고 나서, 전략적으로 배치된 농민에게 작은 지역에라도 토종 작물을 재배하도록 권장하는 것이다. 이를 행하는 방법에는 그들의 사랑스러운 구식 채소와 곡물을 위한 틈새시장을 개발하는 것을 포함하여, 심지어 네팔에서는 국가 수준의 수확제를 연다. 정부에서 정기적으로 가장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땅을 만든 농민에게 상을 준다. 

이러한 조치는 노르웨이의 납세자들이 친절히 돈을 내는 북극의 지하에 종자를 보관하는 것보다 덜 매력적이고 더 귀찮은 일이다.  너무 드물기 때문인데,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만약 세계가 농지에서 작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더 나은 일을 한다면, 금고의 별명과 같은 두려운 종말은 올 가능성이 적을 것이다.


http://www.economist.com/node/21549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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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품종과 가축 종은 농업을 강화하고 토착 생물자원으로부터 지역 공동체가 분리되면서 그들의 중요성을 잃어 버렸다 – File Photo




지난 몇 십 년 동안 다수확 작물 품종과 개량된 동물 종으로 토종 작물, 과일, 채소, 가축이 대체되면서는 농업생물다양성은 격감했다.


토종 동식물은 농업을 강화하고 토착 생물자원에서 지역 공동체를 분리하면서 그 중요성이 사라졌다. 


농업생물다양성은 미래에 식량을 공급하고 식량안보를 촉진시키는 데에 주요한 역할을 한다. 식량과 농업을 위한 농업생물다양성은 작물, 물고기, 가축, 곤충, 꽃가루를 매개하는 종, 천적과 기타 경쟁자와 같은 다채로운 생물의 다양성을 요소로 하여 구성된다. 2만 종의 식물, 균류, 동물에 중요한 약효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제약산업은 이러한 생물자원과 관련된 지역의 지식에 기초하고 있다. 식물은 인간과 동물을 위한 잠재적인 식량자원이다. 식물의 약 3만 종을 먹을 수 있는데 역사를 통하여 먹을거리로는 단 7천 종만 수집되거나 재배되었고, 그 가운데 단 20종이 세계 식량의 90%를 제공한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밀, 벼, 옥수수는 세계 식량 수요의 60%를 제공한다.


식량안보는 외국 종의 도입, 유전자 공급원의 손실, 방치되고 활용되지 않는 종, 대규모 단작과 생물연료로 인하여 생물다양성이 급속히 감소하면서 위협을 받는다. 획일적인 다수확 품종의 도입은 온 세계의 농민들이 자신의 다양한 토종을 그것으로 대체하게 만듦으로써 식물의 유전적 다양성에 75%의 손실을 가져왔다. 이러한 품종은 염류를 높이고, 습지상태와 또 영양소의 고갈을 일으키는 더 많은 물, 화학비료, 농약을 많이 투입하게 만들어 환경을 악화시켰다. 


잘 적응된 옛 품종은 몇몇 유전자조작 동식물 품종으로 대체되었다. 새로운 종은 토종 동식물상과 경쟁하여 토종을 배제시킴으로써,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서식지 파괴에 두 번째 순위를 차지한다. 메스키트Mesquite 같은 일부 식물은 경작지를 농사에 나쁘게 만드는 한편, 유칼립투스와 parthenium와 같은 것들은 알렐로파시란 화학물질을 내뿜어 씨앗의 발아와 토종 식물의 성장을 지연시킨다. 그것은 또한 깍지벌레(mealy bug)와 같은 새로운 해충을 불러왔다.


가축은 그 품종의 약 30%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고, 온 세계에서 한 달에 6품종이 사라지는 등 매우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가축은 5%의 비율로 감소하고 있고, 열대우림은 1%의 비율이다. 해양 종의 약 70%는 완전히 착취되었고, 지구에 있는 산호초의 60%는 인간에게 위협받고 있다. 추산에 따르면 3,4000종의 식물 또는 세계 식물군의 12.5%가 멸종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줄어들고 있는 생물자원은 지역사회의 식량자원을 줄일 것이고, 이는 식량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생물연료를 만들어 에너지 불안 문제와 기후변화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왔지만, 다량의 농산물을 생물연료로 전환시켜 국제적 식량가격의 상승을 이끌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식료품 가격 상승의 약 70~75%가 주로 생물연료 때문이었다고 한다. 생물연료의 사용은 사탕수수, 옥수수, 밀, 지방종자, 팜유에 대한 수요를 높이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고, 이러한 식량/연료 경쟁은 세계의 밀과 옥수수 시장이 상당히 감소한 것에서 알 수 있다.


농업 강화는 파키스탄의 Gilgit-Baltistan 지역에서 몇 가지 품종으로 작물다양성을 감소시켰다. 메밀은 예전에 널리 재배했지만, 현재는 농민들이 자신의 밭에서 해충과 질병에 예민하게 만드는 감자와 다수확 밀 품종을 기르는 데 열중하면서 드물어졌다. 사과의 코들링나방과 사과면충, 양파잎을 경화시키는 바이러스, 체리에 근두암종 질병, 감자의 선충과 같은 해충의 만연은 농업 강화의 결과이다. 이 지역에서 지난 몇 십 년 동안 시장을 지향하는 농업 방식이 전통적인 자급 농업 체계를 대체했다.


귀중한 자원을 보호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농민을 지원해야 한다. 그것은 더욱 증가하는 인구의 생존 수요를 충족시키는 수단을 제공할 것이다. 진주조pearl millet, 손가락조finger millet, 수수 등 오래되고 무시받고 활용되지 않은 작물 품종을 기르는 그들을 북돋기 위하여 보조금을 줘야 한다. 유전자조작을 통한 불임 품종의 개발뿐만 아니라 생물자원 수탈과 살아 있는 생물에 대한 특허권은 금지되어야 한다. 정부는 정책을 다시 설계하고 국가의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지역 차원에 유전자은행을 설립하고 국가의 생식질 진화에 관련된 연구를 촉진시키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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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농민은 1만 년 이상 자연과 협력하며 다양한 기후와 문화에 알맞은 수천 종의 작물을 개량해 왔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수천 종의 벼를 재배하고, 안데스 지역에서는 3000종 이상의 감자를, 파푸아뉴기니 5000종 이상의 고구마를 재배했다. 그러던 것이 현대에 들어와 산업형 농업이 시작되면서 유전자 침식과 유전자 도둑질로 위협을 받고 있다.


온 세계의 25~30만 종의 식물 가운데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것은 1~5만 종이다. 이 가운데 농민이 7000종을 재배하고, 또 그중에 단 30종의 작물이 세계 칼로리 섭취량의 90%를 제공한다. 그러한 작물 가운데 4종(쌀, 옥수수, 밀, 콩)이 세계 무역을 통하여 인류에게 칼로리와 단백질의 대부분을 제공한다.

이에 대해 국제농촌진흥재단의 호프 샨드Hope Shand는, “이 주요 작물들이 세계 경제에서 중요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소수의 종에 집중되는 경향은 세계 식량 공급에서 식물 종의 다양성이 가지는 중요성을 감추고 있다. 만약 우리가 여성들의 요리 그릇을 자세히 살펴본다면, 또 지방의 시장을 조사하여 재배되지는 않지만 가사에 이용되는 종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아주 다른 그림이 떠오를 것이다. (Human Nature: Agricultural Biodiversity and Farm-Based Food Security," Rural Advancement Foundation International, 1997)


이제는 세계 시장이 지역 시장을 대체함에 따라 대규모 단작이 다양성을 대체했다. 중국에서는 1만 종의 밀이 재배되었는데, 1970년대에는 1천 종으로 축소되었다. 멕시코는 다양한 옥수수가 있었으나 현재 20%만 살아남았다. 미국은 7000종 이상의 사과가 재배되었으나 지금은 6000종 이상이 멸종했다. 필리핀도 이전에는 농민들이 수천 종의 벼를 재배했으나 단 2종의 녹색혁명 품종이 전체 재배면적의 98%를 차지한다.


1996년 유엔 식량농업기구에서는 식물 유전자원에 관한 라이프치히 회의를 조직하여, 종의 다양성과 토종 종자의 대규모 상실을 초래한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새로운 작물 품종의 도입을 꼽았다.  



-"누가 세계를 약탈하는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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