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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인들의 주요한 영양공급원은 생선이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삼면이 바다이니 물고기를 구하기 쉬운 자연환경이어서 그럴 것이다. 그런가 하면 육고기는, 상류층만이 먹을 수 있는 고급 식재료였다고 한다. 그리스의 자연환경은 생각보다 척박한 걸 떠올리면 쉽게 수긍이 된다.


당시 그리스 사람들도 지금처럼 하루 세끼를 먹었단다. 아침에는 주로 와인에 빵을 적셔서 먹었다고. 알코올 중독자도 아니고 아침부터 와인이냐고? 당시에는 사진과 같은 잔에 와인을 담아 물보다 훨씬 많이 마셨다고 한다. 심지어 아이들도 한두 잔씩 마셨다고 하니 말 다했다. 




빵은 보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밀이 아니라 보리. 보리 말이다. 그러니 당연히 밀빵보다 딱딱했을 테고, 그래서 그것을 부드럽게 만들어 먹으려고 와인에 적시어 먹었을 것이란다. 날마다 빵을 먹는 데에 질리면 테가니테스τηγανίτης라는 팬케잌 비슷한 걸 먹었단다. 그건 밀가루와 올리브유, 꿀, 응유로 만들어 치즈나 꿀을 얹어 먹었다고. 이렇듯 지금도 그렇겠지만 아침은 간단히 먹었단다.


점심은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동양의 표현처럼, 노동 이후 허기를 채우며 재충전을 하는 식으로 간략하게 먹었단다. 점심식사에는 무화과, 소금에 절인 생선, 빵, 올리브에 곁들여 아침과 달리 와인을 마시는 식으로 먹고 말았단다. 


그리고 하루의 가장 중요한 식사는 바로 저녁이었다고 한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고대 그리스의 남성들이 친구들과 모여 저녁을 먹으며 철학에 대해 논하거나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여성은 남성과 따로 먹었다는 사실이다. 과거의 한국이 그러했듯 여성은 남성들의 식사자리에 동석할 수 없었단다. 노예가 있다면 그들이 저녁식사를 차리고 남성이 먼저, 그리고 여성이 다음으로 먹고, 마지막으로 노예들이 먹었단다. 노예가 없는 집에서는 남성이 먼저 먹고나면 여성이 저녁식사를 했다고. 

저녁이 메인인 만큼 저녁식사로 다양한 음식을 먹었다.생선, 콩, 치즈, 올리브, 빵, 무화과, 메추리알이나 달걀, 아르굴라나 아스파라거스, 당근, 양배추 같은 제철채소를 잘 차려 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육고기는 앞서 말한대로 상류층에서 미리 예약하여 즐길 수 있는 식재료였다고 한다.


우리집도 아침은 간단히, 점심은 간략히, 저녁은 푸짐히 먹으니 몇 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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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에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저녁을 함께 먹는 것"이란 칼럼이 떴다.

가족이 함께 저녁을 먹으면 아이의 어휘력도 훨씬 발달하고, 청소년들은 학업성취도도 높으며, 몸에 좋은 음식을먹기에 건강하고, 생활습관도 좋아진다는 것이 요점이다.

어느 초등학교 교사의 말에 의하면, 갈수록 초등학교 학생들의 어휘력이 떨어진다고 하더라. 이 칼럼을 보고 나니, 이는 우리가 가족이 함께 밥을 먹지 못함으로써 초래된 현상인가 싶기도 하다. 



아무튼 가족이 함께 밥을 먹는 걸 싫어하거나 나쁘다고 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나 한국의 현실을 보면 언감생심이다.

아버지는 최장 노동시간으로 인해 격무와 야근에 시달려 함께 저녁을 먹기는커녕 일주일에 한 번 함께 식사를 하기도 힘들고, 엄마는 맞벌이 등으로 일자리로 내몰리는 현실. 

현재 한국에서는 집에서 만든 맛있는 요리로 저녁을 함께 먹기란 어려운 일이기만 하다. 


농업계에서는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

쌀값 보장만 외칠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삶을 보장하라고.

사람들이 여유가 생겨야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고, 그래야 국산 농수산물도 더 소비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수입산 농산물이 판을 치는 건 저녁식사 시간을 잃은 사람들이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기에 더 그러하지 않은가.

좋은 먹을거리를 통한 건강이나 국산 농산물을 소비함으로써 농민과 사회적 연대를 한다는 생각을 하기에 앞서 저렴한 음식이란 경제논리에 굴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연대의 사슬이 끊어진 시대, 개인은 더욱 고립되어 소외 당할 수밖에 없다. 

노예의 사슬은 끊어 버려야 하지만, 연대의 고리는 튼튼하게 걸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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