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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cery shopping can be overwhelming. Many of us are trying to eat at home these days, but we want to know how to enjoy effective grocery shopping to create wonderful, home-cooked meals. The simple chore of buying food involves many variables -- where to shop, seasonal options, recipe ingredients, family favorites... the decisions seem endless, especially if you aim to optimize your budget and your health.


However, there is a sweet spot to grocery shopping where wellbeing meets frugality; here's how to find it:

1) Buy in season -- It's the basic law of supply and demand: when certain produce is in season locally, the abundance usually makes it less expensive. Additionally, buying locally available fruits and vegetables allows you to experience delicious variety all year round.

2) Buy in bulk -- Buying staples like nuts, grains and legumes in bulk can cut costs because you only pay for the food, not the packaging. It can even be exciting to "DIY" grocery shop!

3) Buy frozen -- Frozen produce is often cheaper, and potentially fresher than fresh produce. Strawberries and blueberries, for example, are often frozen immediately after they're picked, which preserves the nutrients and flavors. Better yet, buy and freeze your own produce when it's in season!

4) Focus on whole foods -- Real, unprocessed food is generally cheaper than packaged alternatives. Making simple choices like brown rice instead of a fancy ciabatta loaf, or an apple instead of a candy bar.

5) Grow a garden -- Harvesting your own fruits and vegetables will allow you to eat healthy, seasonal food on a miniscule budget. You will also have constant access to healthy food for your daily meals.

6) Pick your indulgences -- Keep your shopping cart ascetic save for a treat or two once a week. Splurge on an ingredient or meal you've been meaning to try, and know that the price is worth the taste.

7) Simplify your beverages -- The only liquid we truly need to survive is water. Try to replace sodas and bottled teas with water and home-brewed tea to detox your body and replenish your wallet.

8) Portion Control -- If you eat less, you will purchase less. Become aware of your true hunger, and only eat what your body really needs.

9) Go meatless -- Cutting meat out of your diet even one day a week can have a huge impact on your grocery bill. By substituting beans, legumes, eggs, nuts and seeds for meat, you can save $80-$100 a month for a family of four!

10) Sign up for a CSA --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requires subscribers to pay in advance to support the harvest of local farms. However, once harvesting begins, members receive weekly shares of fruit and vegetables at an often lower cost than grocery sto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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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제철식품을 이용한 제철 식단의 영양학적 효과, 김지명 교수

 

.대안농식품운동 언니네텃밭의 사회경제적 의의와 전망, 윤병선 교수

 

.식생활 개선이 식량자릅률을 높인다, 조완형 한살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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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반, 한국의 여러 농업관련 단체들에서 토종씨앗의 가치와 중요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곳이 전여농, 흙살림, 귀농본부 등이다. 그리고 그들의 필요에 의해 탄생한 것이 바로 토종종자모임 씨드림이다. 그렇게 저마다 토종씨앗을 찾고 보존하는 운동을 펼친 지 5~6년이 지나고, 전여농에서 세계 식량주권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다.

 

다른 여타의 단체보다 전여농은 자신들의 특징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장을 만난 것이다. 전통적으로 씨앗은 주로 여성이 관리해왔다. 여성농민의 조직인 전여농에게 토종씨앗 보존은 잘 어울리는 옷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또한 전국에 조직망을 갖추고 있기에 각지에서 저마다 고유한 토종씨앗을 찾아서 보존하는 운동을 펼치기에도 좋다. 현재 전여농에서는 토종씨앗 보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토종씨앗으로 재배한 농산물을 가공, 유통까지 하여 판매하고 있다. 그를 통하여 토종씨앗 보존운동을 더욱 안정화시키고 농민과 농촌공동체의 회복운동까지 지향하고 있다. 

 

주요 언론에서는 이번 전여농의 세계 식량주권상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지만, 한국 여성농민들의 토종씨앗 보존 노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이번 수상은 참으로 한국 농민운동사에 빛나는 업적이 아닐 수 없다. 여성농민 만세! 

 

 

식량주권상이란; '녹색혁명의 설계자'로 불리는 노먼 볼로그 박사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세계식량상의 대안으로 지역사회 식량보장연합(CFSC) 국제연계위원회가 2009년에 만들어,  세계 곳곳에서 식량권과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투쟁하는 단체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전여농은 올해 스리랑카와 온두라스, 미국 플로리다의 농업노동자 단체와 함께 2012년 대상 수상 단체로 선정됐다. 이 상은 2009년 시작되어 올해로 4회째를 맞이했는데, 첫해에는 세계적인 농민운동기구인 ‘비아 캄페시아’가 수상했고, 그 뒤 ‘전미 가족농협회’(2010년), 브라질 농민단체 ‘토지없는 농민MST’(2011년) 등이 수상했다. 

CFSC는 전여농에 대해 "여성의 권리체계에서 식량주권의 실천을 발전시켜왔다"면서 "산업화된 식량체계는 저임금과 강제 노동, 여성농민들이 대를 이어오며  발전시켜온 씨앗에 대한 기업의 특허권으로, 또 그들의 가족을 부양하는 여성농민의 노동을 평가절하하는 방법으로 그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구조와 체계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단체는 "한국은 남성지배사회이며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전체 인구의 7% 로 고도로 산업화된 국가"라며 "농지는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정부는 광범위한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며 기업들은 농업을 인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전여농은 전국농민회총연맹과 함께 전국의 식량주권을 지켜내기 위해 100여개 이상의 단체와 함께 운동본부를 만들었다"며 "여성농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한편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식량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여성농민과 지역의 소비자들을 연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식량주권상을 수상하는 소감과 그 모습을 전여농 홈페이지에서 아래와 같이 가져왔다. 한번씩 읽어보시길 바란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박점옥입니다.

전여농의 모든 회원들은 오늘 이 자리에서 식량주권상을 수상하는 것에 대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저는 지난 2011년 1월 전여농 회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회장으로 선출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반도의 남쪽 지역에서 양파와 마늘, 쌀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10가지 종류의 토종 벼를 작년부터 보존하는 활동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 전여농은 1989년 창립하여 올 해로 23주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전여농은 여성농민들이 스스로 조직을 건설하여 여성농민의 단결된 힘을 모아내고자 창립되었습니다. 우리는 여성농민의 정치, 경제, 사회적 지위 향상과 인간다운 삶을 지향합니다. 또한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하여 장기적으로는 민중을 위한 사회의 변화를 이루고자 합니다.

 

전여농은 비아 캄페시나를 만나고 식량주권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식량주권 운동을 다양한 형태로 벌이고 있습니다. 마을을 기반으로 한 여성농민들의 생산자 공동체를 구성하여 여성농민의 권리 보장과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토종씨앗 지키기 활동을 통해 종자에 대한 권리를 농민의 손으로 되찾고 있습니다.

 

우리의 활동은 단지 한국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농업정책을 바꾸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활동은 식량을 상품화시키고 기후위기와 식량위기를 발생시키는 글로벌 식량 체계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식량주권 운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다양한 시민사회단체와 많은 소비자들과 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 내의 환경운동, 여성운동, 민중운동을 벌이는 단체들과 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식량주권 운동을 통하여 여성농민의 중요한 역할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생산할 것인지 결정하고, 안전한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생산 방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여성농민 혼자서는 힘들기에 우리는 힘을 하나로 모아내고자 공동체를 구성했습니다. 식량주권 운동을 통해 우리는 민주주의를 배웁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역량 그 이상을 해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여성농민이 해 낼 수 있는 그 이상의 힘이 있음을 우리는 알게 되었습니다. 식량주권 상을 수상하게 된 전여농은 한국 내에서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우리 여성농민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냄과 동시에 식량이 지닌 소중한 가치를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여농은 식량주권 운동을 통하여 여성농민으로 존재했지만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농민을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여성농민이 인류의 먹을거리인 식량을 생산하는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 내고 있는지 알려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활동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우리의 활동을 더욱 더 빛을 발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땀을 흘려가며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젖줄인 식량을 생산하는 여성농민들과 함께 이 상을 나누고자 합니다. 이 상의 주인공은 단지 한국의 전여농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여성농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여성농민들은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변화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식량주권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고 우리 모두의 가치가 될 수 있도록 활동해 나갈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전여농의 모든 회원들과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모든 여성농민들과 함께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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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풍골 생명농원의 서승광 님을 만나서




서풍골을 찾아가다


서풍골, 서풍골이라 하면 나에겐 이렇다. 귀농통문에 글을 실으면 그 보답으로 귀농자의 농산물 가운데 하나를 받는다. 그때 내가 주로 고르는 것이 서풍골의 된장이다. 무엇보다 아내가 좋아하기에 늘 그걸 택한다. 귀농통문의 글값으로 서풍골 된장이 올 때면 좋아할 아내 생각에 왠지 뿌듯하고 어깨가 으쓱해진다. 오늘은 그 서풍골 된장을 만드시는 서승광 님을 귀농통문의 특집 주제인 ‘가공’ 덕에 만날 기회를 얻었다.


요즘 농업은, 특히 1차 농산물만으로는 속이 새까맣게 타기 일쑤이다. 이건 무슨 널뛰기도 아니고 오르락내리락 가격이 춤을 춘다. ‘왜 그래요? 그런 속앓이 한 번 안 해봤으면 농민도 아니잖아요?’라는 소리가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이다. 더구나 이명박 정권 이후에는 1차 농산물이 물가 상승의 원흉으로 찍히면서 가격이 오른다 싶으면 수입산을 들여오는 형편이 아닌가. 도대체 윗분들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 모르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귀농자가 한번쯤 가공이란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이 가공식품을 만드는 일은 그리 만만치가 않다. 가공을 하기에 앞서 필요한 시설이며 여러 법적 규정들, 하나부터 열까지 생소하고 복잡하며 비용도 솔찮이 들기에 선뜻 나서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그러한 인허가 없이는 가공을 했더라도 판매하는 일이 쉽지 않다. 물론 알음알음으로 조금씩 내다파는 일은 할 수 있지만, 그러면서도 늘 맘 한구석은 찝찝할지 모른다. 저마다 처한 여러 조건과 사정에 속시원한 답을 주기는 힘들지 모르지만, 서승광 님이 된장을 가공하여 판매해온 과정에 대하여 이야기를 듣는 동안 무언가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서풍골 생명농원이 있는 논산의 가야곡면으로 향했다.


서승광 님의 집 벽면에는 진흙을 묻혀 찍은 손바닥 자국이 남아 있다. 황토집을 짓다가 아이들과 재밌게 장난이라도 친 걸까?



성삼문의 절개를 기리는 농부, 서승광


“생각보다 일찍 오셨네요. 엄청 밟았나 봐요?” 손님이 찾아온다는 연락에 부엌에서 점심을 준비하다가 우리를 맞으러 마당으로 나온 그의 입에서 나온 말, 느릿느릿한 충청도 말투가 구수하다. 말씨에서 풍기듯 그는 이곳 가야곡면 육곡리에서 태어나 자랐다.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회귀하는 연어처럼, 그도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왔다. ‘귀농’을 목표로 ‘귀향’을 한 셈으로, 자신이 태어난 집으로 돌아온 지도 어느덧 9년째라고 한다.



부엌에서 점심을 준비하다가 나오셨다. 



“새주소가 시행되면서 여기를 ‘매죽헌로’라고 해서 처음에는 싫어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성삼문의 호가 매죽헌이더라구요. 그래서 지금은 참 좋아해요.”


그의 집 뒤로는 대나무숲이 자리하고 있다. 성삼문, 대나무, 서승광... 모두 같은 부류이다. 



이야기하는 중에 집주소가 특이하여 물으니 나온 그의 답이다. 성삼문, 그가 누구인가? 세조의 단종 폐위에 맞서 당신을 임금으로 섬길 수 없다며 맞서다 죽임을 당한 절개의 화신이 아닌가. 그런 성삼문처럼 그도 자신의 원칙을 고집스럽게 지키며 살고 있다. 그 원칙은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게 아닌 가 싶을 정도이다. 직접 재배한 유기농 콩을 사용하고, 좋은 소금을 쓰고, 무쇠솥에 장작을 때서 콩을 삶고, 황토방에서 무농약 이상의 볏짚으로 메주를 띄우고, 정월에 재래 항아리에 메주를 갈라 대나무숲의 기운과 햇빛으로 발효시켜 된장, 간장을 만들고, 또 청국장을 만든다. 가장 기본 중의 기본, 그걸 지키겠다는 것이 그의 고집이고 절개이다. 세상이 이상해서 원칙과 고집이 통하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지…….


항아리 안에서 장이 익어간다. 만든이의 정성과 대나무숲의 기운과 햇빛을 머금고 장이 익어간다.



유기농 콩으로 장을 담그다


그는 고향을 떠나 있는 동안에는 목사였다. 감리교 신학교를 졸업한 뒤 아내와 함께 강원도 태백에서, 그리고 인천에서 목회활동을 하다가 귀농을 결심했단다. 어릴 적 시골생활에 대한 향수 때문인지, 조직생활과 잘 맞지 않는 그의 성격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아니다. 사실 자신은 개신교보다 수행의 성격이 강한 불교나 천주교가 더 적성에 맞는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농사라는 수행을 택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세상에 농사만큼 수행하기에 좋은 일이 어디 있는가!


가야곡면에는 술 만드는 명인의 술도가가 있어 맛난 술을 마실 수도 사올 수도 있어 더 좋았다는... 뻑뻑주, 이름도 재미난데 맛도 좋다.



하지만 수행은 수행, 생활은 생활이다. 생계를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그는 장 만들기라는 일을 선택했다. 거기에는 “귀농하기 전부터 어릴 때 어머니가 해주시던 음식에 대한 기억, 언젠가 전통 장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놓아본 적이 없어요.”라는 동기가 있었다. 역시 사람은 맛에 대한 기억이 가장 강력히 오래 남는가 보다.



어머니의 손맛을 기억을 더듬어 찾아간다. 올해 담근 햇장의 뚜껑을 감히 열어주셨다. 너, 나중에 보자. 맛나게 먹어주마. 



지금 귀농 생활에는 태백에서 목회활동을 했던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곳에서 주중에는 한옥학교를 다니며 집짓는 법도 배워 지금은 별채로 쓰고 있는 건물도 직접 지었고, 또 가까운 정선 쪽에 된장으로 유명한 집이 있어 그곳을 오가며 장 만드는 일을 볼 수도 있었다고 한다. 참 사람의 일이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태백에서 목회활동을 할 때 주중에 한옥학교를 다니면서 배웠다는 솜씨로 짠 툇마루. 전통 방식 그대로 활용하여 짜맞춘 툇마루에서 그의 성품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농사를 손에서 놓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점점 농사에 대한 욕심은 늘어나고 있다. 종중의 땅인 4000평의 산밭을 얻어 유기농으로 콩농사를 짓고 그 콩으로 된장, 간장, 청국장을 직접 만든다. 어떻게 보면 지독히 이기적이고 철저한 사람이다. 수행과 생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기 않은가.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일까. “처음에 몰라서 시작했지 알았으면 안 했을지 몰라요. 멋도 모르고 덤빈 거죠.” 고라니·멧돼지 같은 짐승 때문에, 굼벵이·노린재 같은 벌레 때문에, 풀 때문에, 순집기 실패 때문에, 날씨 때문에 고생하며 콩농사에 실패한 이야기를 지금 이 자리에서는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그 애린 맘이야 왜 모르겠는가. 난 새가 내 콩의 떡잎을 따 먹은 걸 발견하고는 새에게 온갖 쌍욕을 날려주었는데 말이다.





어려운 콩농사지만 스스로 직접 농사짓기에 생기는 자부심도 있다. 현재 생협 같은 곳에서도 유기농 콩의 확보가 어려워 무농약 국산콩이면 재료로 인정해주는 현실이라고 한다. 그만큼 농부가 없고, 더구나 유기농 콩농사를 짓는 농부는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기에 그럴 것이다. 서승광 님에 따르면, 논산에 농가가 1만 가구 정도인데, 그 중에 유기농업을 하는 곳은 단 4곳뿐이라고 한다. 자신이 논산에서 4번째로 인증을 받았단다. 실제로 한국의 친환경농산물 농지 가운데 유기농 인증을 받은 농지는 전체의 0.8%에 지나지 않는다.



좌충우돌 가공시설 짓기


그는 콩농사를 지어 수확한 만큼만 가공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헌데 이게 원칙이랄 것도 없는 것이, 사실 그 이상으로 판매가 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면서 웃음을 짓는다. 판매가 어려운 이유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첫째, 된장 같은 장류는 기호성이 강하다는 점. 특히 한번 시중의 일반적인 장류에 길들여진 입맛을 바꾸는 일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전통 장류는 짜고 맛이 없다고 생각한다. 둘째, 도시인은 생활이 바빠서 요리 자체를 잘 안 해 먹는다. 얼마 전부터 꾸러미 사업을 시작했는데, 바로 냉장고에서 꺼내 먹을 수 있는 상태로 가는 것이 아니면 버려지는 것도 꽤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한다. 새는 두 날개로 날듯이 농촌이 살려면 도시가 살아나야 하고, 도시가 살려면 농촌이 살아나야 하는 문제일 것이다.



25kg, 55kg, 70kg짜리 2개의 가마솥이 걸려 있다. 여기서 하루에 300kg 정도의 콩을 삶을 수 있다. 경험해보니 최대 500kg까지는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가운데 솥이 안성맞춤에서 산 가마솥인데 크기도 가장 적당하고 질도 좋다고 한다. 불은 가스불은 절대 쓰지 않고 모두 장작을 땐다고 한다. 작은 부분 하나에도 그의 고집이 느껴진다.  



귀농하여 처음 6년 정도는 그가 손수 지은 집 안에 가마솥을 걸어놓고 콩을 삶아 메주를 띄웠다고 한다. 그러다가 규모가 좀 더 커지면서, 그리고 처음 지어본 집이라 이런저런 욕심으로 여러 측면을 고려했더니 장을 만들기에 자질구레한 불편과 어려움이 생기면서 자연스레 가공을 전용으로 하는 공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고민을 조금씩 할 무렵인 5년 전, 지자체의 담당공무원과 만난 자리에서 폐수정화장치에 2천만원은 필요하다는 얘기에 그냥 생각을 확 접는 일도 있었다.


그런데 운이 닿았던지 그 담당공무원이 새로운 사람으로 바뀌면서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다. 담당공무원이 천안의 산업단지 안에 ‘공장설립지원센터(http://www.femis.go.kr)’가 있는데 그곳에 소규모 창업을 지원하고 일을 돕는다는 정보를 주었던 것이다. 공장이라 하면 기계를 이용하여 공산품만 만드는 공간을 생각하기 쉬운데, 이러한 가공식품을 만드는 곳도 하나의 공장이라고 보면 된다. 어쨌든 가공식품이라는 것도 조금씩 만들어 아는 사람에게만 파는 것이 아니라면, 합법적으로 여러 법적인 규정을 만족시키며 상품을 만드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총 공사비 5천만원, 공사기간 8개월이 걸려 지은 가공시설. 흙벽돌 하나하나 손수 찍어서 쌓아올렸다. 보통 이런 시설을 짓는 데 2개월이면 충분하지만 신경을 써서 정성을 쏟은 만큼 기간도 오래 걸렸다. 



이 센터가 좋은 점은 모든 과정이 무료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공장설립을 지원하는 공기업이라 각 시도별로 기관이 하나씩 있으며, 공장설립이 곧 자신들의 실적과 이어지기에 모든 일을 무료로 성실히 처리해준다고 한다. 서승광 님도 이곳의 도움을 받아 가공시설을 가주는 일이 쉽게 진행되었다고 한다. 한 예로 앞서 그를 좌절시켰던 폐수정화장치의 경우에도, 하루 최대 5톤이 넘으면 폐수일 수 있지만 그 이하는 폐수로 취급이 되지 않는다는 사항도 이 센터의 조언으로 알게 되어 아무 문제없이 설치하지 않아도 되었다. 또한 솥이나 항아리를 씻은 물이 염분 때문에 폐수가 될 수도 있으나, 서풍골 같은 경우 소규모이기 때문에 하루에 100ℓ 이상 안 나오지 않느냐, 그리고 그 이상을 해야 한다면 하루에 몰아서 하지 말고 며칠에 나눠서 100ℓ 이하로만 닦으면 되지 않느냐는 답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꼼꼼한 조언(?) 덕에 현재 약 37평 정도의 가공시설을 지으면서 꼭 필요한 화장실용 정화조(5인용 20만원)만 묻고, 사무실로 쓸 공간 하나에 공정별 작업실과 세척시설만 설치하고도 제2종 근린시설로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 모든 일이 무료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장점이고, 이러한 과정이 창업으로 들어가 여러 세금도 면제가 되는 혜택도 있었다고 한다.







서풍골 생명농원을 평생직업으로


물론 가공시설만 짓는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건 아니다. 1년에 한 번은 식품위생법에 따라 위생 상태 등을 검사받아야 하고, 생산실적보고도 해마다 하도록 되어 있고, 지하수 수질 검사도 해야 하고, 제품의 품질검사도 의뢰해서 받아야 하고, 보건소에 가서 건강검사도 받아야 하며, 한번씩 관련 교육도 받으러 가야 하는 까다롭고 귀찮은 일도 함께 생긴다. 하지만 사람의 건강과 직결될 수 있는 먹을거리를 만드는 일인 만큼 어떻게 보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할 수 있다.



죽순처럼 자라고, 대나무처럼 번져라~



이러한 점에 대해 서승광 님은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처럼 소규모로 가공식품을 만드는 일은 식품의약청에서 담당할 것이 아니라 농림부 주관으로 넘어가 전통가공식품 육성 등의 방법으로 소규모 생산·판매를 보장해주는 것이 좋다.” 여기에 더하여 슬로우푸드라든지 로컬푸드 등의 운동적인 성격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통 장과 관련하여 우려스러운 점이 없는 건 아니다. 현재 대기업에서 기존의 장류만이 아니라 전통 장까지도 사업화하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괴산을 찾아갔을 때 그곳에서는 절임배추를 식품 관련 대기업에서 나서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런 일까지 있을 줄이야. 대기업은 정말 동네 구멍가게에 문방구까지 망하게 하더니 어디까지 욕망을 뻗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서승광 님의 바람은 그의 원칙처럼 단순하다. 앞으로 40~50년, 언제까지가 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도로 규모를 유지하면서 한 가지 품목을 확대하기보다는 여러 품목으로 다양화시키면서 평생직업으로 서풍골 생명농원을 꾸려가겠다. 그리고 아이가 원한다면 그에게 이곳을 물려주고 싶다.

그의 맛난 된장처럼 그의 바람이 푹 익어 맛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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