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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증이 잘된 좋은 내용이다. 

http://gonggam.korea.kr/newsView.do?newsId=01Ii7sa8DGJMP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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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경제연구원의 <배추·무 월별 소비량 추정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보았다.


PRI011.pdf



여기에서 보니, 배추의 가구별 소비량은 역시 김장철은 11월에 가장 높고 7~8월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 시기는 바로 고랭지에서 무와 배추가 쏟아져 나오는 시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그 무와 배추는 모두 어디로 가는 것일까?

보고서에 의하면 주로 도매시장으로 출하가 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대량으로 생산하여, 대량으로 유통이 되는 구조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레 현지에서는 농사가 마치 투기처럼 쏟아부어서 뽕을 뽑으면 좋고, 아니면 망하는 식으로 굴러가는 것 같다.

그런 현실이다 보니 지속가능성이니 뭐니 그런 걸 따질 겨를이나 있겠는가.


오늘 아주 씁쓸한 기사를 보았다.

양구에서 고랭지 배추를 생산하는 농장의 모습인데, 이주노동자들과 그를 단속하는 단속반들의 이야기이다.

다들 한번 읽어보셨으면 한다.

우리의 먹을거리가 어떻게 생산되고 있는지, 이런 현실을 알면서도 그냥 값싸게 먹으니까 좋아해야 하는 것인지...


http://m.ytn.co.kr/news_view.php?s_mcd=0115&key=201605020259377395








PRI011.pdf
0.32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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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 얼추 김장을 마친 집들이 많을 것이다. 김장의 필수라면 역시 배추 아니겠는가. 그래서 텃밭에서도 가을이면 배추를 지극정성으로 재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가을 농사의 꽃은 누가 뭐라 해도 김장농사이다.


그런데 배추를 재배하면서 왜 배추를 묶어주는지 따져본 사람이 있을까? 몇몇은 이러한 고민을 했을 것이다. 그러면 배추를 왜 묶어줄까? 사람들에게 배추를 왜 묶어주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속이 차라고 묶지요" 하고 답하곤 한다. 과연 그럴까?  


배추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저온성 작물이다. 그래서 중부 지방의 경우 가을 김장배추는 8월 중순에서 9월 초순 사이 씨앗이나 모종으로 심는다. 씨앗으로 심든 모종으로 심든 가장 중요한 기준점은 '그 지방의 평균기온이 15도가 되는 날'이다. 그 날짜를 어림짐작하려면 기상청에 들어가서 과거 기후자료를 뒤져보길 바란다. 기상청에는 자기의 밭이 있는 곳, 바로 그곳의 정보는 아니어도 그 지역의 정보가 나오니 말이다. 또 평소 꼼꼼한 사람이라면 농사일지에 밭의 기온을 날마다 기록해 놓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무튼 평균기온이 15도가 되는 날에서 한달여 전에 씨앗을 뿌리면 적당하다. 

그렇게 하면 배추의 생육 기간이 50~90일이니, 잎이 자라는 데 가장 좋은 20도 전후의 날씨에서 부쩍부쩍 자라다가 기온이 15도쯤 정도로 떨어지면 결구가 되는, 이른바 '속이 차게' 된다. 그러니까 내 배추가 속이 아직 덜 찼는데 추위가 찾아왔다면... 이걸 부직포 같은 걸로 밤에 덮어주었다가 아침에 다시 걷고 하는 일을 반복한다고 속이 안 찬 배추가 속이 찰 리가 없다. 즉, 추위가 찾아오기 전에 이미 속이 차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속이 차는 것과 배추를 묶어주는 건 아무런 관계가 없단 말이다.

  

자, 그렇다면 왜 배추를 묶어줄까? 그것은 속이 차라고 묶는 것이 아니라, 바로 얼어죽지 말라고 그러는 것이다. 배추는 추위가 천천히 찾아올 경우에는 영하 8도까지도 버틴다고 한다. 참 대단하지 않은가? 옷 한 벌 없이 맨몸으로 영하의 날씨에서도 하루 종일 버티고 서 있을 수 있단다. 그런데 문제는 추위가 "나 지금 간다" 하면서 한 발씩 천천히 다가오는 경우는 별로 없다는 것이다. 대개 어느 순간 갑자기 확 우리 곁에 찾아와 싸다구를 매서운 찬바람으로 사정없이 때려 벌겋게 만들곤 한다. 그렇게 갑자기 추위가 찾아오면 별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배추는 영하 3도 정도의 기온에도 얼어서 조직에 손상이, 그러니까 우리가 맛있게 먹을 배추를 베려버리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래서 이러한 추위에 배추가 잘 버티도록 옷 매무새를 단단히 여미듯이 배추의 잎을 잘 추스려 모아 묶어주는 것이다. 배추야 춥지 말아라. 네가 추위에 잘 버티어야 올해도 맛있는 김장을 해서 겨울을 날 수 있단다. 너무 일찍 김장을 하면 '김치 냉장고'라는 문명의 이기도 없던 시절 금방 시어 꼬부라져 그해 김장은 망해 버리는 일이 발생했기에, 옛날에는 11월 중하순쯤 추위가 찾아와야 비로소 김장을 담그곤 했다. 그때까지 배추가 갑작스런 추위에도 잘 버티고 살아주어야 우리가 겨울의 일용할 양식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다시 한번 명심하자. 배추를 묶어주는 건 속이 차라고 묶는 것이 아니다. 추위에 잘 버티라고 묶어주는 것이다. 추위와 상관없는 봄배추라든지, 봄가을이 아닌 늦여름부터 배추가 출하되는 고랭지에서 배추를 묶어주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아마 있다면 그건 전형적인 헛수고를 본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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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절임배추로 중소규모의 농가에서 꽤나 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 물론 절임배추 시기가 다가오면 새벽까지 밤잠을 못 자면서 일이 밀려와 힘들긴 하지만, 한달 바짝 일해서 이 정도 돈을 만지는 일이 어디 농촌에서 흔한단 말인가.

 

그런데 1~2년 전부터 대기업에서 절임배추 사업에 진출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러면서 절임배추 생산과 관련하여 중소규모에서는 갖추기 힘든 시설과 위생에 대한 장벽으로 자신들의 영향력을 높이려 한다고 했다. 음, 한마디로 대기업에서 돈냄새를 맡고 달려들려고 한다는 것이다.

 

오늘 대형마트에 갔다가 우려가 현실이 되었음을 발견했다. 드디어 대형마트의 상표를 달고, 해썹 검증을 마쳤다는 딱지를 붙이고 떡 하니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동안 농가에서 소비자와 직거래 위주로 유통이 되면서 유통비도 빠져 농가에는 더 이득이 되고 소비자는 더 싸게 구입할 수 있었다. 지난해 배추 파동이 났을 때 농민들이 절임배추를 그 전의 가격과 똑같이 맞춰서 출하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이득을 좀 덜 보더라도 소비자와의 신뢰를 이어나가려 했던 것이다.

 

여기에 이제 대형마트의 유통망이 끼어 들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까? 대형마트에선 소비자에게 믿을 수 있는 값싼 물건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되었다는 뻔한 홍보를 시작할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 손해보고 장사하는 장사꾼이 어디 있는가? 개인과 개인, 중소규모에서는 그런 일이 생기기 좀 더 쉽다. 하지만 그게 기업 단위의 대규모로 넘어가면, 대규모로 유통하며 발생하는 손실분까지 판매하는 제품에 슬쩍 얹어버린다. 대형마트의 싼 물건은 그저 싼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허리띠를 졸라서 그 가격을 맞춘 결과이다.

 

돈이 되면 무슨 일이든지 달라붙어 영세한 규모의 업체를 죽이고 흡수하여 홀로 살아남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 이러한 구조에서 더 무얼 바라겠는가. 절임배추 생산에도 찬바람이 몰아닥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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