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2년 전 4월 16일도 오늘처럼 흐리고 안개비가 내렸습니다.
그날 오전 화성시에 도시농업 관련 강의가 있어 다녀오느라 생생히 기억합니다.
강의장에 도착해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는데, 언론에서는 일제히 여객선이 침몰 중인데 탑승객은 전원구조되었다고 그랬지요. 그래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별일도 아니네 다행이다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점심 때쯤 집에 도착해 방송을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생사람들이, 그것도 아직 채 피지도 못한 어린 고등학생들이 수몰을 당하는 장면이 화면에 그대로 나왔습니다. 너무 놀랍고 황당하고 무서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너무 공포스러워 소름이 돋으며 머리가 쭈뼛 섭니다. 그걸 지켜본 사람이 이런데 직접 당한 사람들은 얼마나 더 무섭고 절망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로부터 2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소야대 정국이 되었다지만 무언가 바뀌리라 기대되지도 않습니다. 진상이 규명되고 책임자가 처벌 받는 일은 물론,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체계를 바꾸어가는 일은 아직 손도 대지 못한 것 같더군요.
이런 곳에서 태어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형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 번 그날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그 유가족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날의 일을 잊지 않겠습니다. 잊지 않으려 노력하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