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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少/沿風이

연풍이 할아버지

by 石基 2015.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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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풍이가 다쳤다.

 

아침에 주인아저씨를 보고 아는척 하려고 반갑게 뛰어들었다가 진돗개 두 마리에게 물렸다.

 

처음엔 별 상처도 커 보이지 않고 하여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하루종일 의기소침하고 그래서 소독이나 해줄까 하고 들추어보았다.

그랬더니 겉은 구멍이 조그마한데 안으로도 구멍이 뽕 나 있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그 길로 동물병원을 수소문하여 21시30분 병원으로 향했다.

 

엑스레이를 찍으며 상태를 보았는데 심한 것은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심장이 비대해졌고 폐 한쪽이 죽었고 방광에 결석이 많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늙었다는 것이다.

 

늘 강아지처럼만 생각했는데, 실제로 얼굴도 동안이어서 어려 보이고 말이다. 새삼 10살이라는 나이가 실감이 되었다. 사람으로 치면 70이 가까운 나이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 갑자기 어지러워지고 메쓰꺼우며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만 수술대에 누운 연풍이를 지키지 못하고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막 슬퍼지면서 눈물도 나오려고 했는데 잘 참았다.

 

그래 너도 늙었다. 언젠가는 가야 하는데 그걸 미처 생각하지 않고 평생 같이 갈 줄만 알았다. 진돗개들 덕에 건강검진을 해서 상황을 알았으니 그에 맞게 잘 돌봐야겠다.

 

의사 샘이 계속 연풍이 이름이 이쁘다며 연풍이 할아버지 할아버지 부르니까 진짜 할아버지 같았다. 또 불알을 만지며 참 실하다고 좋아했는데, 실제로 암컷들에게 인기가 많아 새끼도 많이 깠으니 불알이 잘 생기고 봐야 할 일인가 보다.

 

고민이다. 오줌을 참아 그럴 수도 있다고 하니 무엇이 이 녀석에게 가장 좋은 방안인지 상의해야겠다. 아무튼 가는 날까지 함께 잘 살자 연풍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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