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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텃밭농사에서도 늘 강조하는 것이, 작물에게 함부로 물을 주지 말라는 점이다. 그것은 물을 주는 데 의존하다보면 스스로 가뭄에 견디며 자신의 뿌리를 펼치는 능력이 쇠퇴할 수 있고, 잘못 물을 주는 것이 오히려 더 해로울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수시로 물을 주기보다는 작물의 고유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농부는 흙을 건강히 살리는 일이 더 근본적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런데 이 기사를 보면 과학적으로도 그것이 영 터무니 없는 일은 아니었나보다. 식물도 가뭄을 기억해 자신의 생존전략을 바꾼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 아닌가. 물론 이건 극히 일부의 사례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열린 단초로 받아들일 수 있을 듯하다. 

그런데 마지막에 이러한 특성을 유전자조작에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문구는 영 찝찝하네...



(서울=연합뉴스) 가뭄을 경험한 적이 있는 식물들은 이를 기억해 다시 가뭄이 닥치면 이에 따른 스트레스를 해결할 줄 알게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6일 보도했다.

이는 많은 정원사가 경험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과학적 연구로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정원사들은 식물을 옮겨심기 전 며칠동안 물을 주지 않고 가뭄에 견디는 `훈련'을 시켜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미국 링컨 소재 네브래스카 주립대(UNL) 연구진은 식물연구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애기장대 실험을 통해 가뭄을 겪은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가뭄에 신속히 회복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즉 탈수 스트레스 훈련을 받은 식물들은 다시 가뭄이 닥쳐도 빨리 회복하지만 훈련을 받지 않은 식물은 빨리 시들고 잎의 수분이 그렇지 않은 식물에 비해 빨리 빠져나가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식물들이 탈수 스트레스를 기억하면 다시 가뭄이 오거나 이식(移植)될 때 생존율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가뭄 훈련을 받은 식물은 특정 하위그룹 유전자의 전사(轉寫: DNA를 원본으로 사용해 RNA를 만드는 과정)활동을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다시 찾아온 가뭄에 대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시 물이 공급되는 회복기에는 이런 유전자 전사 활동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지만 식물은 탈수 스트레스에 대한 자신의 전사반응을 기억해 유전자의 스트레스 대응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기장대는 닷새 동안 물을 공급받고 나면 스트레스를 모두 잊는 것으로 밝혀졌다.

효모 이상 수준의 생명체에서 이런 전사 기억의 사례가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이 연구를 가뭄을 잘 견디는 작물의 교배나 유전자 조작 등에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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