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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채소가 좋다구요? 물론 좋지요. 그런데 채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건 봄과 가을 몇 달뿐이예요. 연중 온화하고 고르게 비가 오는 지역과 달리 우린 고온다습한 여름과 한랭건조한 겨울이 있기 때문이죠. 채소 농사짓다간 굶어죽기 딱 좋은 곳이죠.


그렇다고 채소를 안 먹은 건 아니죠. 오히려 식물성 식품을 요즘보다 더 많이 먹었지요. 밥이 그 핵심입니다. 밥을 짓는 모든 곡식은 '쌀'이라 부릅니다. 벼를 찧은 쌀, 보리쌀도 있고, 좁쌀, 수수쌀, 옥수수쌀 등 밥을 짓는 곡식은 살이 되는 쌀이죠.


이러한 곡식으로 짓는 '밥'에 온갖 것이 반찬으로 곁들여집니다. 재배하는 채소 종류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산과 들에서 나는 온갖 풀을 '나물'로 반찬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리고 잠깐 재배할 수 있는 채소는 거두어 말려 '묵나물'의 형태로 늘 즐겼죠.


하고 싶은 말은 '채식'은 '육식'의 반대로 시작된 운동으로서, 우린 원래 '곡식'을 즐기던 사람이란 말입니다. 산업화로 육식이 판을 치게 된 서구와 서구화로 밥상이 식탁으로 바뀐 현재의 우리에겐 뭐 '채식'이 어울리겠지만, 근본적으론 곡식으로 가야죠.


소, 돼지, 닭 같은 공업형 축산에 곡식을 때려 먹이고 그걸 잡아먹는 게 아니라, 고기를 줄이고 가축이 먹을 곡식을 우리가 다시 밥을 지어 먹어야죠. '짓는다'는 행위는 참으로 소중하고 창조적인 일입니다. 밥상에 올라오는 음식에 담긴 혁신을 보세요.


집집마다 사람마다 똑같은 재료인데 어쩜 그리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내는지... 음식을 담당하는 사람, 주로 엄마인데 그분들은 진정 혁신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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