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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여름, 동아프리카에는 심각한 기근이 닥쳤다. 거기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그들의 전통적인 생활방식이 깨진 데에도 커다란 원인이 있다. 


원래 '아프리카의 뿔'이라 불리는 이 동아프리카 지역은 2000만에 달하는 유목민(또는 목축민)이 사는 지역이다. 그런데 그들이 현대의 세계 체계로 인하여 전통적인 삶의 방식이 방해를 받게 된다. 목축민들은 당연히 비가 내리는 곳을 찾아가며 가축에게 풀을 먹이고자 이동한다. 하지만 그러한 드넓은 땅이 농업과 대규모 상업농에게 점령되면서 그들은 자신의 방목지를 빼앗기게 된다. 


그렇게 되자 가축도 제대로 먹이를 먹지 못하여 점점 약해졌다. 그들이 키우는 가축은 이동하지 못하고 한곳에 머물면서 질병에는 더욱 취약해졌다. 자연히 젖과 고기, 기타 축산물을 주식으로 삼던 그들은 서서히 먹을 것이 떨어지게 되었고, 할 수 없이 소중한 가축을 하나씩 시장에 내다파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에 이어지는 식량 가격의 폭등과 함께 가축 가격이 하락하면서 자신의 유일한 자산인 가축을 모두 잃는 사람까지 생기게 되었다. 또한 여기에 고질적인 정치적 불안과 내전도 그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하면서 상황은 점점 악화되기만 했다. 


결국 그들은 전통적 삶의 방식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그렇지만 갈곳이 어디 있는가? 바닷가로 나가서 얼마전 우리나라에 잡혀온 해적이 되어 노략질을 하든지, 아니면 변변한 국내 산업도 없는 형편이라 난민촌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동아프리카 지역에 6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들이닥친 것이다. 그들은 지금 죽음이란 벼랑 끝에 위태로이 서 있다. 지금은 당장 구호활동이 시급하지만, 그들의 앞날을 위해서는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세계의 정상들이 다시 한 번 한자리에 모여 현명한 결정을, 이번에는 헛된 공약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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