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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형 농업은 거대한 시장이 필요하고, 그래서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의 시장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거기에 얼씨구나 농업시장을 갖다 바친 우린 도대체 뭔가? 자동차, 전자제품으로 대표되는 몇몇 재벌이 우리가 먹고 사는 걸 책임져 줄 것인가? 

미국은 그 농지의 규모도 규모지만, 자국의 농업을 보호하고자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 동안 각종 농업보조금이란 명목으로 80조 5000억 원이 넘는 돈을 썼다. 그걸 1년 단위로 환산하면 16조가 넘는 돈인데, 우린 어떤가? 2000년대 초반의 자료에 따르면, 1년에 1700억 원쯤 되는 돈이 보조금으로 나갔다. 

그리고 미국에서 흰쌀 1톤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415달라고 한다. 그  쌀이 수출이 될 때에는 흰쌀 1톤에 보조금의 혜택으로 단 돈 274달러라는 가격으로 개발도상국의 시장에 폐기되다시피 한다.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먹을거리가 아닌 가져다가 막 부려 버리는 수준이기에 그건 '폐기'라는 말이 어울린다. 아무튼 1달러를 1100원으로 보면, 1000kg에 45,6500원이니 미국의 흰쌀 1kg 생산비는 456.5원인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정이 어떤가? 우리의 생산비는 2000년 관행농의 경우 80kg에 8,4000원쯤 된다. 그럼 1kg에 1050원 정도이다. 미국의 보조금 혜택을 입은 흰쌀 1kg의 판매가가 300원쯤이니, 우리의 생산원가와 미국 쌀의 판매가 사이의 차이는 800원 가까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경쟁력을 운운하고, 세계 시장을 노리겠는가. 그저 국내 자급을 책임지고 국가의 기간산업 역할에 충실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유럽과 미국 같은 선진국의 다국적 농기업이 행하는 농업도 수출 지향이 아닌 국내 소비에 맞춰 지속가능한 농법으로 전향해야만 인류, 더 나아가 지구라는 행성의 안녕과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 또한 개발도상국의 빈곤 퇴치와 기아 감소도 그것이 전제될 때 가능해지리라. 앞으로 농업은 산업이 아닌 우리의 생활문화와 뗄 수 없는 농사 또는 농경문화로 되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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