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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이야기 2... 벼 품종 이름의 역사, 알고보니 재미있네!


벼 품종의 이름이 탄생하기까지의 이야기들

- 지역명칭, 산과 강, 육종가 등을 힌트로 대부분 작명


  우리 민족이 5천년 이상을 주식으로 해 온 쌀. 보다 맛있고 영양소가 풍부한 쌀을 개발하기 위해 강추위 속에서도 쌀 품종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1971년에 기적의 볍씨라 불리는 통일벼가 개발되었고, 비로소 1977년에 전 국민이 배불리 먹고도 남을 만큼의 쌀을 생산하게 되었다. 지금은 밥맛이 좋으면서도 통일벼 보다 수량이 월등히 많으면서도 다양한 기능성 쌀이 개발되고 있다. 키 크는 쌀, 다이어트 쌀, 비타민A가 풍부한 황금쌀, 술을 만드는 쌀, 비만과 성인병을 예방해 주는 쌀 등 수 많은 기능성 쌀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면 이렇게 개발된 벼 품종은 어떻게 이름이 붙여지는 것일까? 그 속을 공개한다.

 

우리가 주식으로 이용하는 고마운 쌀. 밥맛 좋은 쌀을 생산하는 벼 품종을 개발하면 품종의 이름을 짓는다. 지역명칭과 산과 강의 이름, 개발한 박사 이름, 육종방법 등 이름을 붙여온 역사를 보면 당시 시대의 변화도 엿볼 수 있다.


 

  자식의 이름을 짓듯 신중한 검토 거쳐

 약 10년의 연구 끝에 새로운 볍씨가 개발되면 벼 육종가들은 마치 자식을 낳으면 이름을 지어 주듯이 새로운 벼 품종 이름을 지어주어야 한다. 이럴 경우 육종가들은 그 벼 품종의 유래나 주요한 특징 및 적응지역을 고려하여 작명을 하기에 여간 고심하지 않는다. 이 새로운 이름은 기존의 품종과 혼돈하지 않으면서도 부르기에 좋으면서 그 품종의 특징에 합당하는 의미도 나타내어야 하기 때문이다.

  육종가가 지어 제시하는 몇 개의 품종 이름은 『주요 농작물 종자심의회』에서 이를 다시 검토하여 그 중에서 가장 좋은 이름을 정하게 된다.

 

연일 영하 10도가 넘는 강 추위 속에서도 지금 농촌진흥청 벼 육종 온실은 벼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육종가들이 세대촉진온실에서 자라고 있는 벼의 상태를 동보고 있는 모습


 

  품종이 되기 전에는 지역 계통 명을 붙여 사용

  보통 벼 품종들은 이름을 붙이기 전에는 지역적응시험을 실시할 때 육성된 지역의 이름을 붙여 계통명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계통명을 체계화 한 것은 1930년 이후육성된 지역을 나타내는 이름 뒤에 연속 번호를 붙이고 있다.

  이를테면 수원에 위치한 식량과학원에서 육성된 계통들은 “수원1호”에서부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렀고, 식량과학원 지역 출장소에서 육성된 계통들은 각각 그 출장소의 이름을 따라 경기 화성의 남양출장소에서 육성한 계통은 “남양○○호”, 강원도 철원출장소에서 육성한 계통은 “철원○○호”, 강원도 평창 진부출장소에서 육성한 계통은 “진부○○호”로 계통명이 부여되고 있다.

  지난날 우리가 육성 보급시켰던 품종 중에는 이러한 계통명이 그대로 품종명으로 정착되어 버렸던 경우가 더러 있었다. 예를 들면 “남선13호”, “수원82호”, “밀양23호” 등과 같은 경우이다.

  대개 품종 이름을 지을 경우 그 품종이 육성된 곳을 나타내는 지명이나 유명사적지명 등을 붙일 경우도 있고 그 양친품종 이름에서 한자씩 따서 붙일 경우도 있다.

  “수성(水成)”이나 “팔달(八達)”, “용주(龍珠)벼”, “밀성(密成)”, “만경(萬頃)” 등은 육성된 지역을 나타내는 이름이고, “진흥(振興)”, “재건(再建)” 등은 농촌진흥청의 설립과 제3공화국의 출범 시 슬로건과 관련된 이름이며, “관옥(關玉)”은 양친품종이름에서 따서 지어진 이름이다.

 

수원 경부선 철도변에 위치한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벼 시험포장. 대략 1만여종의 벼 자원들을 심어 놓고 그중 우수한 형질만 골라 벼를 육종해 오고 있다.


 

  산과 강 이름을 벼 품종에 적용하기도

  지난 80년대부터 조생종 벼 품종은 산이름, 중만생종은 강이름을 붙이기도 하여 “오대벼”, “소백벼”, “설악벼”, “관악벼”, “도봉벼”, “천마벼”, 그리고 “동진벼”, “낙동벼”, “섬진벼”, “한강찰벼”, “금강벼”, “영산벼” 등 우리나라의 유명한 산이나 강이름 중에서 부르기 좋은 이름은 이미 거의 다 벼 품종이름으로 써 먹어버린 상태에 이르렀다.

  우리 민족의 배고픔을 해결해 준 통일벼의 경우는 남방형벼인 인디카품종과 온대형벼인 자포니카 품종간 원연교잡으로부터 육성했다고 하여 “통일”이란 이름으로 불리었는데, 이는 인디카와 자포니카의 서로 다른 생태형간 합작을 통한 통일을 의미하기도 하고 우리의 남북통일 염원을 담기도 한 이름이었다. 한편, 제4공화국을 탄생케 하는데 크게 기여한 “10월 유신”이 공교롭게도 “통일”품종의 다음 타자인 “유신”이라는 품종 명으로 등장하기도 하였다.

 

세계 최고 수준의 벼 육종기술을 지니고 있는 농촌진흥청은 10a에서 700kg 이상의 고품질 벼 품종을 만들어 내고 있다. 농촌진흥청 최근 쌀 수량은 10a에서 800kg 이상 생산되는 쌀국수 전용 품종 개발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육종가 이름 딴 벼품종도 등장

  1977년 쌀 생산량 4천만석 돌파와 세계에서 단위면적 당 최고의 수량을 기록케 하였던 원동력이 통일형 다수확 품종의 개발 보급이었기 때문에 그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새로운 볍씨가 개발된 경우, 그 품종 명에 육종가의 이름을 붙여 주어서 길이 후손들에게 영광됨을 알리게 하도록 권고한 바가 있었다. 바로 이러한 영향을 받아 처음으로 벼 품종을 육종한 박사의 이름으로 붙여진 것이 당시 작물과학원장이었던 “내경(來敬)”과 “노풍(魯豊)”이었다.

  이들이 바로 그 품종의 실질적 육종가는 아니었지만 그 당시 육성기관의 장으로서 그 이름이 품종 명으로 붙여지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농가보급 첫해인 1978년 가을에 통일형 품종에 심한 타격을 주었던 목도열병의 대 발생으로 특히 이 두 품종이 심한 피해를 입게 되어 그 불똥이 신문과 방송에 크게 보도되어 국회에 까지 불똥이 튀어 당사자들이 본의 아닌 곤욕을 치루기도 하였다.


  육종 방법에 따라 이름을 짓기도

  벼 품종명은 그 품종이 지니고 있는 대표적인 특성을 적절하게 나타내는 방향으로 짓는 경우 많은데, 예를 들면 병충해나 재해에 대한 저항성이 강함을 나타내는 “청청(靑靑)벼”, “삼강(三剛)벼”, “상풍(常豊)벼”, “대안(大安)벼” 등이다.

  쌀 품질 및 밥맛이 양호함을 나타내는 벼 품종이름은 “수정(水晶)벼”, “청명(晴明)벼”, “진미(珍味)벼”, “일품(一品)벼” 등이 그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꽃가루 배양법을 이용하여 육성된 품종들은 “화성(花成)벼”, “화청(花淸)벼”, “화진(花珍)벼”, “화중(花中)벼”, “화남(花南)벼” 등과 같이 모두 “화”자 돌림으로 명명되어 있어 특수한 육종법에 의해 만들어졌음을 쉽게 알 수 있게 하였다.


  앞으로는 벼 품종에도 패션화 바람 불듯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벼 품종명의 “패션”화 시대에 접어들지는 않았지만 이웃 일본은 벼 품종 이름을 생산자인 농민을 의식하여 붙여주던 시대를 지나서 바로 소비자들을 의식하여 자기 지역에서 생산된 쌀 상품의 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주는 방향으로 이름을 짓고 있다.

  예를들면, 아끼타현의 미인을 상징하는 “아끼타꼬마찌”라든가, 한눈에 반한다는 의미의 “히토메보레” 라는 품종명이 등장하여 인기를 끌면서, 바야흐로 벼 품종명의 패션화시대에 접어든 느낌이다. 우리에게도 머지않아 벼 품종 이름을 붙이는 데에 이러한 패션 바람이 불게되리라는 예상도 해 본다.


                                       미디어 다음 블로그 베스트기자  길s브론슨


출처 : 신토불이119
글쓴이 : 길s브론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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