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둑이나 밭둑이 발라서(곧아서) 농토가 반듯한 거야 모조리 갈면 되지만, 반달 모양이라든지 길쭉하고 이런 거는 쟁기를 잘못 갖다 대면 일이 옳게 되도 안 하고, 그거 마무리할라 그면 여러 번 걸음해야 되고. 써레질도 맹 마찬가지로 이런 반듯한 논은 똑바로 가면 되니까 수월코. 논둑이 후레졌는(휘어진) 거는 소가 이래 돌아가면, 내가 같이 쓱 돌아줘야 흙이 쑥 따라드가지. 그냥 소가 가는 대로 놔두면 안 되거든요. 소를 몰아서 써레로 썰어가지고 힘을 줘 가지고 밀어 넣뿌면, 무논이기 때문에 흙이 싹 밀려 드가지만, 그냥 소가 가는 대로 나둬뿌면, 귀팅이 가면 돌아서지도 모하고 안 그래요. 내가 먼저 싹(회전하듯 도는 것을 뜻함) 밀어 넣뿌면 소는 지대로 이짜서 돌아뿌고. 귀팅이 돌 때 제일 어렵고, 써레질 잘못 해버리면 논바닥이 삐딱해가지고 수평이 안 맞는다고. 그러면 새로 써레질해서 높은 데 흙을 써레로 눌러 가지고 실어다가 낮은 데로 밀어 여야 되지. 일꾼 잘못 만나면 소도 애먹고 사람도 애먹고, 시간 들고, 능률도 안 올라가지.
이런 걸 어른들이 가르쳐준다카이. 또 같이 일하는 사람이 많으면 비슷한 나이라도 고걸 미리 터득한 사람한테 듣기도 해. 농사꾼이 모이 앉아 가지고 서로 얘기해서 안다. 농사꾼이 모이면 이예기가 주로 그런 거라. 그런 데서도 많이 배운다고. 그고 머리로만 생각한 거 내가 직접 가서 해보면 잘 안 되니, 그래 배왔어. 옛날 어른들은 아들 일 시켜 노면 '저놈이 옳게 하나 안 하나' 주시해 봤다고. 친부모도 그렇고, 남도 그렇고. 보골랑 논 밖에 있다가도 답답하면 들어와서 어른에게도 '이건 이래 해야 되고, 저래 해야 된다'고 가르쳐줬어. 나는 한 열여덟 살 때쯤, 그때부터 논을 갈았어. -의성군 안계면 교촌리 우희덕(남, 68세) 제보,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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