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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인가 소도 든든했고 시간 여유도 있어서 7번에 걸쳐 논을 갈았다. 그리고는 논맬 때 나무재, 소똥을 모아서 4마지기의 논에 거름으로 주었다. 논은 남의 토지였는데 나락은 무진장 잘되었다. 보통 4명의 일꾼이면 하루에 다 벨 수 있는 면적인데도, 5명이 겨우 다 베었다. 예년 같으면 1마지기당 100단의 나락이 날 논인데, 200단의 나락을 거두었다. 꼭 배가 되었다. 그 이후에는 어떤 경우라도 다른 사람보다는 논을 몇 번씩 더 갈았다.   -안동시 풍천면 가곡동에서 조사, 1990년.



논을 많이 갈수록 좋다고 어른들이 카대요. 그런데 한번 갈라면 한번 갈고, 두번 가는 것보다 세번 가는 게 낫지. 두번 간다그면 이게 원위치 되뿌거든. 안 그래요? 그리고 가는 것도 이 질땅은 참 가을걷이를 한 후, 가을갈이를 쳐놓으면 그 담 겨울에 얼부풀고 해가지고는 좋은데, 모래땅은 안 가는 게 더 나아요. 모래땅은 안 바래니께. 사질땅은 안 그래도 '힘 대가리'가 없는데 자꾸 갈아 봐야 소용이 없어. 질땅은 얼부풀면 좋고, 모래땅은 바래는 게 좋잖어요. 그러니 논에 따라서 가을갈이 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어요.  -의성군 안계면 교촌리 우희덕(남, 68세) 제보,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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