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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반구의 소농이 부활하도록 지원해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



Miguel Altieri - Sociedad Cientifica LatinAmerica de Agroecologia 대표




오랫동안 비아 깜페시나는 지역사회와 국가를 위해 식량을 생산할 땅이 농민들에게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비아 깜페시나의 주장에 따르면, 농민들에게 농지를 나눠주기 위해서는 땅과 물, 농업 생물다양성에 접근하고 통제할 수 있는 진정한 농업 개혁을 시행해야 한다. 농업 개혁은 지역사회가 증가하는 식량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핵심 과제이다. 또한 비아 깜페시나는 환경을 비롯하여 생활, 고용, 식량안보와 건강을 이해서는 식량 생산을 지속가능한 소농의 손에 맡겨야 하며, 거대 농산업 기업이나 슈퍼마켓의 유통망에 통제되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빈고의 하향식 나선 구조, 저임금, 이농, 기아, 환경파괴를 중지하려면 수출주도형 자유무역에 기반한 기업농 모델을 변화시켜야만 가능하다. 신자유주의적 접근 방식의 대안으로 농업, 농민운동은 식량주권의 개념을 수용하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불평등한 국제무역을 통해 세계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식량주권은 지방자치, 지역 시장, 지역 생산과 소비의 순환, 에너지와 기술 주권, 농민의 연대에 주목한다.


최근 국제 농민운동인 비아 깜페시나가 북반구 나라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비아 깜페시나는 재단과 소비자의 지원을 얻고자 한다. 유기농, 공정무역, 슬로우푸드 등의 이름으로 남반구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 대한 의존이 높아지는 부유한 나라의 소비자들이 정치적 압력을 통해 바이오연료나 유전자조작 작물, 수출 작물의 확대를 막고, 기업농에 대한 보조금 지원과 남반구 농민들을 위협하는 덤핑 관행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이러한 비아 깜페시나의 주장이 북반구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고 지원할 만한 것인가? 아니면 다른 논쟁, 곧 북반구 사람들은 남반구 소농이 제공하는 먹을거리와 생태학적 서비스에 의지하여 삶의 질과 식량 안보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해야 할까? 여기에서는 인류가 오일피크 이후의 시대를 살고 있는 상황에서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지역에서 여전히 농업의 주류를 이루는 소농의 체계가 인류와 지구 생존의 생태학적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주장하려고 한다. 사실 화석연료와 식량 가격의 폭등, 지구온난화와 환경파괴, 유전자조작 오염, 식량 체계를 장악하고 있는 기억들이 대세를 이루는 시대에, 남반구의 생물다양성에 기초한 소농이야 말로 새로운 생태학과 경제 시나리오 속에서 지구를 먹여 살릴 유일한 농업 형태다.


북반구 소비자들이 남반구 소농들의 존립 기반과 투쟁을 지원해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가 있다.



1. 세계 식량안보의 열쇠는 소농이 쥐고 있다.


세계 농지의 91%인 15억 헥타르의 땅에 자동차와 소에게 먹일 수출 작물과 바이오연료, 유전자조작 콩의 재배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반면, 세계적으로 도시와 농촌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위해 대부분의 식량을 생산하는 것은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는 수백 만의 소농이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전체 농지의 34.5%인 6050만 헥타르를 점하는 1700만 농민이 평균 약 1.8헥타르 단위의 농장 규모로 국내에서 소비되는 옥수수의 55%, 콩의 77%, 감자의 61%를 생산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대략 3300만의 소농이 있는데, 이는 아프리카 전체 농가의 80%를 차지한다. 현재 아프리카는 엄청난 양의 곡물을 수입하고 있지만, 2헥타르 이하의 농지를 소유한 다수의 아프리카 농민(대부분 여성)이 화학비료나 하이브리드 종자 없이도 기본적인 식량작물의 꽤 많은 양을 생산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벼농사를 짓는 2억의 농민들 다수가 2헥타르 이하의 논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농으로 대부분의 벼를 생산한다. 유전자조작 종자 같은 최첨단 기술을 가지고 대규모 단작을 하고 있는 기업들에 의한 원거리 생산의 불확실한 증가에 비하면, 세계 주식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이러한 소농의 생산력이 조금만 올라가도 지역 차원의 식량 가용성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2. 대규모 단작보다 소농의 생산력이 뛰어나고 자원을 더 잘 보존한다.


소규모 가족농은 낙후되고 생산적이지 않다는 통념에도 불구하고, 단일 작물의 산출이 아니라 전체 수확량을 고려하면 소농이 대농보다 훨씬 생산적이라는 사실을 연구 결과가 보여주고 있다. 곡물, 과일, 야채, 사료, 육류를 통합적으로 생산하는 소농의 농업 체계는 옥수수와 같은 대규모 단작의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능가한다. 콩, 호박, 감자, 사료 등 윤작의 한 품목으로 옥수수를 재배하는 소농보다 대농이 헥타르당 옥수수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농법을 사용했을 떄, 소농이 발전시킨 윤작이 단위면적당 총 수확량에는 단작보다 생산량이 20~40% 높다. 윤작은 풀이나 병해충으로 인한 손실을 막고, 물이나 햇빛과 영양 등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기 때문이다. 전체 수확량에서 달러로 환산하더라도 윤작 재배가 훨씬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한다. 미국의 자료에 따르면, 최소 2헥타르에서 농사를 지으면 헥타르당 1,5104달러의 수입이 생기고, 생산비를 제외한 순수입은 에어커당 2902달러이다. 평균적으로 1,5581헥타르의 대농들은 헥타르당 249달러를 벌고, 순수입은 헥타르당 52달러이다. 중소규모의 농업이 관행농업보다 생산성이 훨씬 높고, 환경에 대한 부정적 영향력은 훨씬 낮은 것이다. 소농은 생선성이 더 뛰어나고 효율적이란 측면에서 '다원적 기능'을 가지며, 대농보다 경제 발전에 대한 기여도도 높다. 소농으로 이루어진 지역사회 경제가 대규모 상업화된 농가로 이루어진 지역사회의 경제보다 건강하다. 소농은 또한 토양의 침식을 막고 생물의 다양성을 보호하는 등 자연자원을 더 잘 보호한다. 이처럼 농가 규모가 작으면 작을수록 생산력이 높다는 반비례 관계는 소농이 토지나 물과 생물다양성을 비롯한 농업 자원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설명한다. 따라서 투입 요소를 생산 요소로 전환시키는 데에, 사회는 소농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남반구의 농촌 경제를 생산적인 소농에 기초하여 튼튼히 구축하면, 남반구의 사람들도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기에 농촌을 떠나는 흐름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1인당 소유할 수 있는 농지와 물의 양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소농의 구조는 지구를 먹여 살리는 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대농이 자동차 등의 연료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지금의 시기에는 더더욱 그렇다.




3. 전통적이고 생물다양성이 높은 소농이 지속가능한 모델이다.


기업농의 맹공에도 불구하고 수천 헥타르의 농지가 여전히 전통농업의 방식으로 경작되고 있으며, 적응이나 회복 능력에서 전통농법이 성공적인 전략임이 드러나고 있다. 안데스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의 일부 지역에서 4000년 동안 지속되어온 전통농업의 세계가 시대의 실험대 앞에 서 있다. 전통농업은 생물종의 다양성을 지향하고, 화학 제품 없이도 발전해 왔으며, 주변 환경의 조건에 조응하며 연간 생산량을 유지해 왔다. 전통농업이야 말로 전도유망한 지속가능한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전통농업을 통해서 1000년의 전통 지식이 축적되어 왔다. 이 지혜를 바탕으로 발전된 농법과 다양한 생물종들은 후손을 위해 생태, 문화 자원의 근본적 가치를 깊이 간재해 온 신석기 시대의 유산이다.

많은 소농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있으며 심지어 더 잘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근의 연구 사례가 있다. 소농은 가뭄에 잘 견디는 품종을 확산시키고, 물 관리나 섞어짓기, 효율적인 풀 관리, 혼농임업이나 전통농법의 활용도를 높여 흉작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중미에 허리케인 미치Mitch가 지난간 뒤 산간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무쿠나Mucuna(덩굴성 콩과 식물)'라는 식물을 사이짓기하고, 혼농임업과 같은 지속가능한 농법을 활용한 농민들이 관행농법으로 농사짓는 농민들보다 피해를 덜 받았다. 니카라과와 온두라스, 과테말라의 360개 지역과 24개 부속 지역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복합 영농이 겉흙보다 20~40% 정도 땅속 수분의 보유율이 더 높고 침식율은 더 낮으며, 관행농법보다 경제적 손실이 적다는 사실이 드러났다(이는 2010년 귀농운동본부에서 실시한 소농학교의 실험 결과에서도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연구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핵심 전략인 소농의 적응력과 회복력의 주요 정보원으로, 전통농법을 세계의 농민들이 다시 평가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전통농법에는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자연 세계와의 관계에 대한 세계관과 이해가 서구 유럽보다 더 잘 반영되어 있다.



4. 소농은 유전자조작 작물로부터 자유로운 농업의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구역이다.


대체로 전통적 소농은 다양한 품종을 기른다. 소농이 재배하는 품종의 대부분은 여러 세대를 거치며 씨를 받은 토종으로서, 현대의 하이브리드 품종이 아니라 다양한 유전자를 지녀 여러 병해충이나 가뭄과 같은 외부 영향에 대한 내성이 강하여 안정적인 생산성이 보장된다. 27개 작물을 대상으로 농업 생물다양성을 세계에서 조사한 과학자들은 꽤 많은 작물의 유전적 다양성이 전통적 다양성으로부터 지속되어 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주식인 작물의 경우는 더욱 그러했다. 대부분의 경우 농민들은 앞으로 일어날 환경적 변화나 사회경제적 요구에 부합할 수 있도록 생물다양성을 유지해 나아가고 있다. 많은 연구자는 풍부한 생물다양성이 생산성을 높이고, 생산량의 변동성을 줄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 가지 예로, 식물 병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작물 품종을 윤작하는 것이 하나의 유전적 특징에 의한 병해의 확산을 줄이며, 환경 조건을 변화시켜 특정 병원체가 번식하기에 좋지 않은 환경을 조성하기에 질병의 발발을 늦출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15개의 각기 다른 지역의 농민들이 3000평에 4개의 벼 품종을 재배한 연구 결과를 보면, 바람 피해가 44% 줄고, 단일 품종을 재배한 지역보다 생산량이 89%나 많았다.

논란이 되는 것은 소농에게 중요한 특성(가뭄 내성, 경쟁력, 사이짓기, 저장성, 영양, 맛, 요리법, 가족 노동력 활용도 등)을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은 이질적인 특성(예를 들면 제초제에 대한 저항력)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다. 이러한 시나리오에서는 위험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농민들은 변화하는 생물리학적 환경에 대한 적응력과 공동체의 식량안보를 유지하지만, 최소의 외부 투입으로 안정적으로 수확할 수 있는 능력을 잃을 수 있다. 유전자조작 작물의 도입이 유전적 다양성의 중심 의제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지만, 유전자조작 작물의 오염으로부터 농민과 농업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유전적 공해로 인해 지역의 다양한 생물들이 유전적으로 통합되면서 변화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토종이 부족해지는데, 이는 큰 사회적 파정을 일으킨다.

이렇게 남의꽃가루받이를 하거나 규격화된 유전자조작 작물 때문에 일어난 유전적 공해로부터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한 변형되지 않은 토종들의 '섬'이 만들어진다. 이 '섬'이 아프리카에서 Gates-Rockefeller AGRA 같은 프로그램으로 압박을 가하는 신녹색혁명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생태적 파괴를 막을 수 있다. 유전적 보호지역인 이러한 '섬'은 유전자조작 작물에 오염되지 않은 유일한 종자 생산지가 되어, 유전자조작 기술의 발전으로 오염된 북반구의 유기농업을 되살릴 수 있다. 과학자와 NGO의 연대와 지원으로 남반구의 소농과 지역사회는 지구의 식량 문화를 풍부하게 하는 유전적 생물다양성의 창시자이자 보호자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다.



5. 소농이 지구의 온도를 내린다.


기업농은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의 전체 배출량의 1/3을 차지하는 기후변화의 원흉이다. 그러나 소농의 생물다양성에 기반한 농업은 땅속에 이산화탄소를 잡아두는 능력을 늘려 정반대의 효과를 가져온다. 대개의 경우 소농은 유기 혼합물을 땅에 넣는데, 이 유기 혼합물로 농사짓는 땅은 화학비료로 농사짓는 땅보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잡아두는 능력이 더욱 뛰어나다. 연구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1만 중소농들이 유기농으로 전환하면, 도로 위의 자동차 117,4400대가 뿜어대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더구나 소농은 화학비료나 농약의 사용을 줄이는 대신, 주로 유기물을 사용하고 콩과의 돌려짓기, 병해충에 강해지도록 다양한 섞어짓기 등을 활용한다. 관행농업과 비교하면 소능의 대부분은 화석연료를 덜 사용하기에 기후변화를 막는 데 기여한다. 도시와 가까운 농촌에 살며 지역 시장과 연계를 맺고 있는 농민들이 엄청난 거리를 운송되는 식량에 쓰이는 에너지 소비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다.



결론


소농의 체계는 다양한 품종의 혼합, 윤작, 유축농업, 혼농임어의 형태로 연결되는 농업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다양한 계획을 활용하는 생태농업의 새로운 모델을 세우는 것이 농민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농가부채와 농약, 물 밀듯이 쏟아지는 유전자조작 작물과 기후변화로 농민들의 기존 삶의 양식이 붕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각화된 체계는 생산조건에서 자연이나 인간이 만들어내는 변수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전통적 생산 양식에서 배울 점이 많다. 전통적 생산 양식은 튼튼한 생태학적 기반을 바탕으로, 소중한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생물다양성과 자연 자원을 재상하고 보존한다. 전통농법은 특히 기후변동이 심한 조건에서 오랫동안 농업을 성공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배울 점이 많다.

남반구의 조직된 농민운동은 기업농이 모습을 드러내는 곳마다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이들이 점령한 지역들은 저차 유전적 다양성을 비롯한 독특한 농업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격리된 지역으로 변화해 나아가면서 농업 현대화라는 부적합한 계획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생태학적 파괴를 막고 있다. 소농에게 다양한 작물의 유전자원은 품종의 규격화와 유전자조작 작물과의 공존으로 비난받는 북반구 농민이 대신할 수 없는 '독특한' 틈새를 가져온다. 따라서 다양한 유전자원을 발전시키고 유지하는 능력은 소중하다. 슬로우푸드 운동이나 북반구 소비자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공정무역 커피, 바나나, 유기농산물은 남반구의 이러한 생태학적 '섬'에서만 생산될 수 있다. 북반구 소비자들이 소농의 노동에 정당하게 보상하고, 시장의 모든 요소를 풀뿌리가 통제하는 한, 전통농업의 생물다양성과 지역-국가-국제 시장을 연결하면서 나타나는 무제한의 기회를 활용하여 전통 양식에서 물려받은 이 '차이'를 소농 사회를 되살리는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북반구 소비자들은 이러한 평등한 연대 시장을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연대 시장은 '부자를 위한 가난한 이들의 농업'이라는 식민지 모델의 존속을 반대하고, 남반구의 강력한 농촌 경제를 기반으로 소규모의 생물다양성 농업을 추진하는 모델이다. 이러한 경제는 생태농업의 측면에서 건강하게 생산된 먹을거리를 지속가능하게 생산하도록 하고, 이런 경제 덕분에 소농이 현재 우리 모두의 삶의 기반이 되어 앞으로 더욱 그러할 농업과 자연의 생물다양성을 구축하고 보존하는 1000년의 노동을 지속해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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