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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생태농업 1 - 기존 문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쿠바의 생태농업은 진전하고 있는가

 

쿠바의 생태농업에 대한 책은 수없이 많이 나와 있다. 예를 들면 허드슨연구소(Hudson Institute) 세계 식량문제 연구센터의 데니스 에이브리Dennis Avery 소장은 <쿠바인은 거짓 음식으로 굶주린다(Cubans Starve on Diet of Lies)>에 이렇게 썼다.

 

“쿠바인은 1990년대 전반 소련의 보조금이 끊긴 뒤, 농업용 연료와 화학자재를 쓰지 않으며 스스로 자급하는 일을 영웅적으로 배웠다고 온 세계에 떠든다. 농민 협동조합, 생물농약, 유기비료를 자랑하고 있다. 지렁이 농법과 해충을 먹는 천적 벌, 그리고 트랙터를 대체하는 소 쟁기질도 자랑한다. 온 세계의 유기농업 활동가들은 여기에 정신이 팔렸다. 하지만 아바나에 주재하는 미국 이익 대표부 직원에 따르면, 현재 쿠바는 그 소비식량의 84%를 수입하고 있다는 점을 쿠바 농업성의 고위 관료가 스스로 인정한다고 한다. 유기농업이 성공했다는 말은 모두 거짓이다. 철의 장막 뒤에 앉아 있는 독재자가 자유세계를 속이려고 냉전시대처럼 행동한 것으로, 요란한 공산주의 방식의 커다란 거짓부리이다.”

 

이 에이브리란 사람은 오랫동안 유기농업을 비판하며 유전자조작 작물·농약·방사선을 쬔 식품·공업형 농업·자유무역을 지지하던 사람으로, <농약과 플라스틱으로 지구를 구한다 : 수확량이 많은 농업의 환경 승리(Saving the Planet With Pesticides and Plastic: The Environmental Triumph of High-Yield Farming)>(2000)라는 저작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허드슨연구소에 자금을 대는 곳은, 아처 다니엘스 미들랜드Archer Daniels Midland, 콘 아그라Con Agra, 카길Cargill 등의 농산업 기업과 아메리칸 사이나미드American Cyanamid, 치바가이기Ciba-Geigy, 몬산토Monsanto, 신젠타Syngenta 등의 생명공학 및 농약 기업이다. 그가 바라보는 쿠바의 유기농업에는 꽤 삐딱한 면이 있다고 보는 편이 좋다.

 

한편, 쿠바의 유기농업을 오랫동안 지지한 피터 로제트와 미구엘 알티에리 박사는 쿠바의 생태농업을 절찬한다.

 

“우리가 아는 한 2008년 3번의 허리케인이 쓸고간 뒤, 쿠바는 그 소비식량(비공식 수치)의 55%를 수입하고 있다”며 쿠바가 식량을 수입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리고 최근 쿠바를 방문한 사람들이 수집한 사례 증거를 통해 쿠바의 유기농업 생산력이 최근 떨어졌다고도 기술한다. 그렇지만 에이브리가 ‘쿠바의 생태농업 모델은 붕괴 직전이다’라고 단언하듯이, 쿠바 생태농업의 실적을 칭찬하는 모든 보고서도 ‘커다란 거짓부리이다’라는 점을, 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고 질문을 던지며 이렇게 계속한다.

 

“쿠바는 기후 변동으로 가장 피해를 받고 있는 나라의 하나이다. 하지만 2008년 3번의 허리케인 피해에도 상관없이 식량 자급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생태농업은 쿠바에서 성장하고 더욱 강화되고 있다. 쿠바의 자립 소농 ANAP의 회원 수의 약 절반인 10만 세대가 생태농업을 통한 다양화를 실천하고, 상업적인 산업형 농업보다 훨씬 많은 식량을 같은 면적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가족농업의 대다수는 캄페시노 운동(Campesino a Campesino)의 일부로서, 20%의 토지만으로 국내 식량의 65% 이상을 생산한다. 이러한 쿠바의 경험에서 나온 자료는 단일 작물의 수확량이 아닌 총생산량을 고려하면, 대농보다 소농이 뚜렷하게 생산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를 확증한다. ANAP는 경험을 나누어 지역적 연구와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농민에게서 농민으로’라는 모델의 기술 혁신과 보급 과정을 통해 농민의 적극적인 참가에 특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이 진행됨에 따라 더욱 소규모인 농민도 이 생태농업 혁명에 참가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귀농을 바라는 가족에게 최대 13.5ha의 농지를 제공했는데, 10만 건의 신청이 들어왔다. 목표는 쿠바의 식량주권을 확실히 하고자 150만ha를 생태농업으로 관리하자는 것이다.”

 

“도시농업의 업적도 성장하고 있는데 참으로 대단하다. 38,3000개의 도시 농장이 5만ha의 유휴지를 포함한 곳에서 150만 톤 이상의 채소를 생산한다. 아바나와 산타클라라 등의 도시에서는 70% 이상의 신선한 채소를 공급할 정도다. 도시 농장은 화학 합성 물질을 전혀 쓰지 않으며 1평방미터에 20Kg의 수확량을 올린다. 세계의 다른 어느 나라도 식료품의 이동거리와 에너지 사용을 억제하고, 지역 농산물 소비라는 흐름을 이끈 이 효율적 수준만큼 성공하지 못했다.”

 

피터 로제트와 미구엘 알티에리 박사는 최근의 10개 주州에서 농장의 실정을 조사하며 몇 백 명의 농민, 농학자, 정책 입안자와 이야기하여 이러한 발전을 확증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렇다면 왜 거시경제 측면에서 쿠바의 농업은 쇠퇴하고 있는 것일까? 로제트와 알티에리 박사는 “경제 봉쇄 때문에 인도주의적 식량 판매라는 암시장으로 미국에서 수입되는 식료품의 영향이 크다. 미국의 경제 봉쇄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무력행사에 대항할 원조를 구하고자 쿠바 정부에서 어떠한 정치적 결정을 한 듯하다. 미국 기업에게 해마다 고액의 본질적으로는 필요치 않은 식료품을 대량으로 구입하고 있다. 이러한 수입 증가가 최근 쿠바의 전국 생산을 저하시키고, 그것이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대안을 결의하자고 주장하는 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는데, 그만큼 이야기는 단순하지 않다.

 

쿠바의 유기농업이 어떤 상태인지를 확실히 하는 데에는 각각의 우량 사례만이 아니라 전체를 볼 수 있는 지역이 어떤 상황인지 조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쿠바의 문헌에는 이러한 사례 조사를 좀처럼 볼 수 없는데, 캐나다 어느 대학의 석사논문 수준에서도 학생들이 꽤 면밀히 조사했다. 아래의 내용은 인터넷에서 찾은 그러한 석사논문 가운데 하나로 그 개요를 소개하겠다.

 

 

애매모호한 쿠바의 유기농업 정의

 

쿠바는 유기농업의 선두로 간주된다. 그 경험은 <근대사에서 최대의 관행농업에서 유기농업으로 전환함>」(Rosset and Medea, 1994), <근대적 대규모 관행농업에서 준 유기농업으로 전환하려는 장대한 실험>(Rosset, 1997: 291), <유기농업으로 전환>(D’arcy, 2005), <유기혁명>(Warwick, 2001: 54)이라 불리고 있다.

유기농업과 지속가능한 농업 체계에서 쿠바가 세계에서 중요한 선구자임을 보여주는 문헌은 수없이 많다. 하지만 쿠바의 농업 부문에서 ‘유기’나 ‘지속가능’이라는 단어를 엄밀히 무엇을 뜻한다고 정의하는지는 쉽게 알 수 없다. 어느 때는 ‘쿠바 농업은 전체가 유기이다’라 하고, 또 어느 때는 ‘준 유기이다’ 하고, 또 어느 때는 ‘지속가능이다’ 하고, 또 어느 때는 ‘생태농업이다’ 기술한다. 이렇게 다양한 용어의 경계는 애매하게 얼버무린 채이다. 쿠바에게 유기농업이란 무엇을 뜻할까? 먼저 역사적 경과를 보도록 하자.

 

 

경제위기 이전부터 준비되었던 유기농업

 

쿠바의 농업은 소련의 원조를 받는 녹색혁명에 따른 근대적 생산 모델이었다. 근대농업의 기술은 개인 농가와 협동조합 농장보다 국영농장에서 더욱 성행했다. 경제위기 이전에 개인 농가와 협동조합 농장이 관리하던 농지는 전체의 20%에 지나지 않았는데, 전통적인 저투입형의 비교적 지속가능한 농법이 유지되어(Funes, 2002) 그것이 전국적인 차원의 고투입형 기술에서 전환하게 하는 바탕이 되었다. 또 다른 세계의 여러 지역과 마찬가지로, 쿠바에서도 1960~1970년대에 걸쳐서 환경 의식이 높아진다. 그 까닭은 DDT와 같은 농약의 나쁜 영향을 지적한 레이첼 카슨의 고전 <침묵의 봄> 등의 저작이 출판되었기 때문이다(Funes, 2002). 이 의식의 고양으로 1970~1980년대에 걸쳐 쿠바의 학회와 농업성(MINAGRI) 및 대학은 관행농업에 비판적인 입장이 되어 대안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 연구의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Rosset, 1997; Warwick, 2001; McKibben, 2005). 이리하여 농장과 연구를 통해 경제위기 이후에도 쓰일 수 있는 자원이 준비되었던 것이다.

 

 

투입 자재의 전환

 

일반적으로 유기농업이란 화학비료와 농약 등을 유기비료 등의 생물투입자재로 대체하는 것이라 하며, 그것은 거의 모든 유기인증 규정의 핵심이기도 하다. 쿠바에서도 ‘투입자재의 대용이 새로운 농업의 핵심이다’라고 Funes(2002)는 기술하며, 이 성패가 유기농업의 지표라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대체는 ‘고투입형에서 저투입형 농업으로의 전환’(Rosset, 1997), ‘석유, 화학자재, 기계 등의 공업적 투입에서 대안에너지, 바이오 방제 유기체, 수소 등의 지역에서 생산된 지속가능한 투입자재로의 전환’이라고 기술한다(Rosset, 1997).

 

투입 자재의 대체에 대한 쿠바의 전환은 참으로 빨랐다. 하나의 예를 들면, 1991년에는 작물의 56%가 이미 바이오 방제로 처리되고 있었다. 이는 유기농업의 진전이고, 약 1560만 달러의 경비 절감으로 이어졌다(Rosset and Medea, 1994). 또 수소도 1990년에는 약 5만 마리였는데 2000년에는 40만 마리가 되어, 이것이 경작용으로 트랙터를 대체했다(McKibben, 2005).

 

 

전통기술도 근대기술도 함께 쓰다

 

유기농업은 반反근대라서 로우 테크의 저투입형 농업으로 회귀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전통농업이라고 하여 반드시 지속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로 매우 환경파괴적인 전통농법도 있다. 쿠바에서는 근대기술보다 자금이 들지 않기에(McKibben, 2005), 유기농업으로 전환하는 것의 일부로 전통농업으로 회귀하자고 적극적으로 장려되었다(Rosset, 1997; Nieto and Delgado, 2002). McKibben (2005: 64)는 쿠바의 준準유기농업을 고투입형 트랙터 농법에 필적하는 발명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쿠바에서는 근대농법과 유기농법이 명확히 구별되지 않고, 현장 상황에 따라서 모두 존중된다. 가장 초보적인 전통농법도, 경제적 긴급사태에서 어쩔 수 없이 강구된 조치라고 하기보다는 현재의 농업 과제에 대응하는 다양한 기술의 하나라고 본다(Mart´ın, 2002: 69).

 

 

농장 규모

 

기계화 농업에서는 규모를 확대하는 쪽이 효율적이지만, 그러한 대규모 농업에서는 섬세한 경영 관리나 자원순환이 어렵다. 유기농업과 같이 지식에 기초하는 생산에서는 소규모인 쪽이 더욱 효율이 좋다(D’Souza and Ikerd, 1996). 이 때문에 유기농업에서는 대규모 유기농업이라는 발상 그 자체에 무리가 있다고 주장되는 것이다. 쿠바에서는 사탕수수, 카카오, 커피 등 대규모 플랜테이션도 유기농업으로 전환되고 있는데, 그 전환 속도는 소규모 농장과 협동조합 농장과 비교하면 더디다(Funes, 2002). P´erez and Echevarr´ıa(2002: 273)는 사탕수수와 담배 농장에 대해서 ‘대규모 농장에서 유기농업으로 가는 길은 아직 먼 것이 현실이다’라고 인정한다. 곧 대다수 대규모 농장은 아직도 관행농업인 채이고, 유기농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소규모 농가와 그 조직이다(Warwick, 2001; Ricardo, 2003). 유기농업에는 토지 특성에 따른 지식이 필요하여, 소규모 농가 쪽이 농지와 더욱 친밀하기 때문이다. 경제 위기 초기에는 대규모 국영농장이 해체되고 소규모로 바뀌는 농업 개혁이 이루어졌는데, 그것은 유기농업으로 전환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수출지향생산과 지역 농산물 먹기

 

유기농업에서는 지역 농산물 먹기가 수출 지향일지라도 큰 과제이다. 많은 유기농업 추진파는 지역 농산물 먹기를 중시하며 유기농업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식량의 원거리 출하에는 환경 부하가 있어, 건전한 자급자족형 지역사회 만들기에는 지역 농산물 먹기가 빠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라틴아메리카의 유기농업 대부분은 지역 농산물 먹기보다 선진국의 유기식품 시장을 지향한다(Raynolds, 2000; Gomez Tovar, 2005).

그러나 쿠바는 다르다. 유기농업으로 전환한 것은 지역의 식량안전보장의 달성(Rosset and Bourque, 2002; Funes, 2002)과 Perera(2002: 7)가 말한 ‘식량주권’의 중시와 함께 병행하여 진행되고 있다. 다만 지역 농산물 먹기를 중시하고 있기는 하나, 쿠바는 아직도 해마다 9억 달러나 농산물을 수입하고 있다. 1980년대의 식량 수입액은 1년에 10억 달러로 그다지 떨어지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 수요를 충족하고자 쌀, 밀, 밀가루, 고기, 우유, 콩 등을 계속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FAO, 2005).

 

Rosset(1997)는 경제위기 초기에 기아를 피하려면 이런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실 경제위기가 시작되면 쿠바는 그 식량의 50% 이상을 수입해야만 한다(Nieto and Delgado, 2002). 갑자기 수입 식량의 침체로 인해 현지의 식량안전보장이 긴급 과제가 되었다. 현재 얼마나 되는 유기농산물이 생산되는 그 지역사회 안에서 직접 소비되지에 대한 통계는 얻을 수 없다. 그렇지만 비공식 평가를 통해서 생산된 지역에서 꽤 많이 소비된다고 알려져 있다(Alvarez, 2002; Funes, 2002). 그 식량의 얼마는 생산자가 직접 소비하고 있는데, 그밖에도 지역 내 유통이란 선택지가 있다. 1994년에 문을 연 민간의 농민시장이 그것이다. 그것은 정부의 배급제도를 보완하고, 어느 정도 가처분소득을 가진 사람들에게 현지 생산물을 판매할 기회를 생산자에게도 가져다주었다(Sinclair and Thompson, 2001; McKibben, 2005).

 

도시농업도 지역 농산물 먹기를 중시하고 있어, Altieri et al.(1999: 132)는 이를 ‘생산이 밀접하게 도시 주민과 결합되고, 도시에서 직접 영향을 받는 도시 및 도시 근교에서 생기는 모든 농업·가축 생산’이라고 정의한다. 1989년 이전도 자가 텃밭의 얼마는 도시부에서 식량원이 되었는데(Wezel and Bender, 2003), 이러한 텃밭은 저개발의 상징이라며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Altieri et al., 1999). 그러나 소련이 붕괴된 뒤 가정과 지역사회의 텃밭이 식량위기에 대응하는 빠뜨릴 수 없는 수단이 되어서, 이런 의식은 급속히 변화해 나아갔다(Altieri et al., 1999; Chaplowe, 1998; Warwick, 2001). 현재는 가령 농사 경험이 거의 없는 시민도 지방정부에게 공짜로 식량생산용 토지를 얻을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신청하고 있다(Altieri et al., 1999). 현재는 몇 천 개의 도시 텃밭이 있어, 아바나시에서는 몇 만 명이 도시농업 부문에 종사하며, 2004년에는 30만 톤의 식량(과실과 채소의 대부분, 그리고 쌀과 고기도 꽤 포함)을 생산했다(McKibben, 2005). 도시농업은 매력적인 분야가 되어, Wezel and Bender(2003)는 임금이 높은 도시농업 부문에서 일하려고 국가공무원들이 전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쿠바의 도시 텃밭은 현지 생산과 지역 안의 유통체계를 창조하는 것으로 지역의 식량안전보장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유기농업 모델의 주요 사례로도 인식되고 있다. 지역에서는 화학비료와 살충제의 사용이 금지되어, 결과적으로 땅심을 올리고 병해충을 방제하고자 도시 텃밭에서는 유기농법을 쓰게 되었다(Altieri et al., 1999).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도시농업을 통해 창설된 지역 농산물을 먹자는 운동의 연결망이다. 그것은 지역사회 안에서 사회적인 관계망을 구축하자는 유기농업의 이상을 만족시키고, 식품 수송으로 발생하는 오염을 삭감하고 있다(Altieri et al., 1999). 게다가 재활용된 투입자재와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자재(지렁이두엄 등)을 쓰고(Altieri et al., 1999), 결과적으로 유기농업의 지지자들이 ‘더욱 깊은 형식의 유기농업’이라고 간주하는 닫힌 생산 체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쿠바의 유기농업이 지역 농산물 소비 연결망의 중시와 관련하여 지금까지 발전해 왔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렇지만 국가에서 수출용 유기농산물 생산을 계획하고 있는 움직임도 있다. 국제시장에서 받는 유기인증 농산물의 높은 가격을 이용하고, 사탕수수·카카오·커피·벌꿀·과일 등의 전통적인 돈벌이작물을 유기인증하려고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Funes, 2002). 이 수출 생산에 초점을 맞춘 전환에 의해서 유기농업이 의미하는 내용도 변화해 나아갈지도 모른다. “충분하지 않은 외환의 현재 경제 상태… 그것이 수출용의 유기농산물과 시장관리를 지지하고 있다(Funes, 2002: 23).” 그렇지만 수출 지향 샌산에 맞춰서 쿠바가 어떻게 움직여 갈지는 명확하지 않고, 수출 시장을 중시한 유기인증 농산물에 의해서 돈벌이작물을 수출하고 식량을 수입하려는 쿠바의 예전 입장으로 돌아갈지 어떨지도 알 수 없다.

 

 

쿠바에 유기농업 철학은 있는가

 

투입자재의 대체는 거의 모든 유기인증 기준의 기초를 이룬다. 하지만 유기농업에는 간단히 정의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그것은 포괄적인 일련의 가치관과 이상주의이다. 유기농업은 순수하게 경제적인 이익으로부터, 사회와 자연과의 관계에 대한 깊은 철학적인 신념에까지 미치는 동기부여가 있다. 쿠바의 유기농업 모델은 주로 경제적인 동기부여와 수입자재의 대체에 기초하고 있다. 그렇지만 유기농업으로 전환하여 소규모 농장과 지역 농산물 먹기 운동의 연결망이 크나큰 역할을 맡았기에, 투입자재의 대체 모델보다는 훨씬 깊고 포괄적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실 쿠바에서는 포괄적인 유기농업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 Funes(2002:23)는 투입자재의 대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서로 배가 되는 구조를 최대한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유기농업과 지속가능한 모델에 바탕하며, 작물과 가축 생산·숲 관리 이외에 서브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일치시켜 조합하는 복잡한 생태농업의 체계를 개발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Garc´ıa(2002)도 투입자재와 특정 생산기술을 뛰어넘는 기본적이고 철학적인 차이를 포함한, 관행농업과 유기농업의 차이를 이야기하고 있다. 다름 아니라 생태농업으로 전환하는 것은 농촌에서 실시하는 보급 교육 프로그램의 내용을 개정하는 것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 지속가능한 체계를 확립하는 데에는 농업을 고립된 단위로 간주하는 사상적인 심리상태를 여러 학문 분야가 연계된 포괄적인 접근으로 다가서는 것이 농업의 본질이라는 개념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쿠바의 유기농업에는 깊은 철학적인 기초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는 있다. 그렇지만 앞서 말한 수출의 가능성에 맞춘 전환을 포함해, 이것과 받아들이지 못할 동향도 있다. 예를 들면 쿠바는 급속, 또 대규모 유기농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찬미하고 있다. 하지만 그 한편에서 정부는 관행농업도 유지하고 있으며, 어쩌면 이후에도 계속 유지할 것이다(Funes, 2002). 유기농업이 실제로 얼마나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상세한 정보도 손에 넣을 수 없다. 관행농법과 비이오테크와 유기농업을 조합한다는 문제도 있다. 쿠바의 새로운 농업 전망의 핵심에 있는 것은 철학적, 도덕적 유기농업이리라. 그렇지 않다면 더욱 실용적인 접근에 지나지 않으리라.

 

McKibben(2005)는 평소에는 유기농업을 실천하다가도 감자에서 해충이 발생하면 화학농약을 쓰는 쿠바 농민의 사례를 들고 있다. 쿠바의 농민들은 올바른 먹을거리의 생산 방법이라는 강한 신념을 위해서 스스로 유기농업 생산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실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떠한 선택을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Warwick(2001)의 지적에 따르면 예방 원칙에 기초하여 밭에서 시험하는 것을 우선시하지 않는데, 쿠바에서는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대한 연구도 꽤 이루어지고 있다(McKibben, 2005).

 

 

맺으며

 

쿠바의 유기농업에 대한 기존 문헌을 보아도, 쿠바인들이 어떻게 유기농업을 정의하며 어떤 관점으로 보는지 정확히 주장할 만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문헌의 대부분은 신중한 과학적 조사보다, 오히려 사례 증거나 일반적인 인상에 기초하는 것으로까지 보인다. 기존 문헌을 분석하면, 쿠바의 유기농업 모델이 투입자재의 대용과 전통기술과 근대기술의 조합에 기초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농장의 규모와 구조로 말하면, 유기농업은 소규모 개인 농장, CCS, CPA, UBPC, 그리고 특히 도시 지역의 다양한 토지 소유 구조로 실천하고 있다(Rosset, 1997; Chaplowe, 1998; Altieri et al., 1999; Funes, 2002). 일반적으로는 대규모 국영농장보다 소규모 농장 쪽이 유기농업으로 신속히 전환하고 있다. 그렇지만 농장의 규모가 쿠바 유기농업의 요소라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도 거의 없다. 또 쿠바의 유기농업 사상을 바탕으로 지역 농산물 먹기가 중시되고 있는지, 또는 현실적인 식량안전보장에 대한 일시적인 실용적 대응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다. 더욱이 문헌에서는 쿠바인들이 사회와 자연에 대한 포괄적인 철학으로서 어떻게 유기농업을 보는지, 또는 거꾸로 경제적으로 동기부여된 투입자재의 대체수단이라고 보는지 결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증거도 얻을 수 없다. 다만 가장 명확한 점은 현재 쿠바의 농업이 유기농업의 수많은 원칙과 실천(지렁이 양식, 부산물 재활용, 대체에너지 이용, 쟁기질·사이짓기·섞어짓기 보전, 축산학, 그리고 생물 방제, 생물 농약, 생물량 등 현지에서 생산되는 생물 투입자재)을 받아들여, 다른 나라보다 확실히 계통적으로 그것을 행하고 있다는 것뿐이다(Rosset and Medea, 1994; Rosset, 1997; Warwick, 2001; Funes, 2002; CIC, 2003).

 

 

written by 吉田太郞, translated by 김서방

 

【인용문헌】

(1) Erin Tace Nelson, A better World is possible: Agroecology as a Response to Socio-Economic and Political Conditions in Cuba, University of Waterloo, 2006. 

(2) Fernando Funes, Miguel A Altieri and Peter Rosset, The Avery Diet: The Hudson Institute’s Misinformation Campaign Against Cuban Agriculture, May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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