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 프랭클린 히람 킹(미국 농림부 토양 관리 국장) 그는 왜 1909년 동북아시아를 찾아왔는가?

☞ 아무 목적 없이 또는 동북아시아를 동경했기 때문에 찾아온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그는 농림부 토양 관리 국장을 지낸 만큼 동북아시아의 농업, 특히 토양 관리의 실태를 조사를 하기 위해 찾아왔다. 그 이유는 당시 미국의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1830년~70년대 유럽과 미국에서는 지력 고갈이 심각해졌다. 이는 영국의 인클로저 운동으로 시작된 농업의 현대화‧자본화와 맞물리는데, 그것을 통해 사람은 물론 지력 수탈이라는 현상이 생겼다. 고정된 땅에서 최대의 이윤을 얻기 위해서 그동안 해오던 휴경이라든지 하는 농법은 무시되고, 잠시도 쉬지 않고 지력을 소비한 결과 지력을 모두 써 버리게 되었다. 1841년 독일의 리비히가 최초의 화학비료를 만들기는 했지만, 1909년까지 화학비료는 아직 본격적으로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큰 효과를 볼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통로를 통해 알게 된 동북아시아의 농법에 관심을 갖고, 그들이 어떻게 수천 년 동안 계속해서 농사를 지어왔는데도 지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조사하려고 온 것이다. 곳곳에서 서양인의 시선이 보이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한계이고, 아무튼 동북아시아에 직접 찾아와서 보고 들으며 그가 보여준 태도는 참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주로 중국과 일본의 농사법을 조사했고, 한국은 기차를 타고 지나가며 본 풍경이 전부라서 우리의 전통 농법을 엿보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 여행 일정은 어떻게 되는가?

☞ 책의 내용으로 추정해 보면 다음과 같다.

시애틀(2월2일 출발)→요코하마(2월19일 도착)→고베(2월24일)→모지(3월25일)→나가사키→우쑹, 상하이(3월1일)→홍콩(3월7일)→광둥성→광시성 우저우(3월10일)→광둥성→홍콩(3월15일)→상하이(3월16일)→?→상하이(3월20일)→장쑤성→상하이→쑤저우→쿤산(3월31일)→항저우→산둥성 칭타오(5월15일)→자오저우(5월22일)→상하이→텐진→산해관→만주 지역→단동, 신의주→부산, 시모노세키(6월23일)→규슈→나가사키(6월25일)→후쿠오카→혼슈섬(6월29일)→도쿄로 가면서 주변 지역을 보며(7월10일)→ 그 이후는 ?

이것을 보면, 대략 6개월 정도 있다가 가지 않았을까 한다.



◎ 그는 무엇을 보고 배웠나?

☞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작물 재배 방식 - 당시 미국과 유럽의 작물 재배는 이윤이라는 목적 때문에 주로 단일 작물 위주로 했을 것이다. 그런 그의 눈에 비친 동북아시아의 사이짓기와 돌려짓기는 기록으로 남아 있지도 않고 어떤 체계가 세워져 있지도 않지만 놀라운 과학적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가 설명하고 있는 밭과 논으로 나누어 작물 재배 방식을 보자.


1) 밭

① 일본에서는 밭과 과수원에 짚을 흙덮개로 많이 활용한다.

② 항상 작물을 줄지어 심고, 그 사이에는 다른 작물을 심는다(사이짓기). 그것을 통해 북주기 괭이질과 웃거름을 준다. 두둑은 120cm 정도다.

③ 괭이질은 항상 비가 온 뒤 이른 봄에 시작한다. 쟁기질하기 전에 거름을 뿌린다.

한 두둑에 밀은 20~100개 심음.

④ 밀이나 보리 재배

- 목화 사이짓기 : 밀을 추수하기 보름 전 사이사이에 씨앗을 뿌린다. 그 뒤 고랑의 흙을 곱게 만들어 5cm 정도 덮는다. 밀을 추수할 때 흙이 흔들릴 정도로 뿌리를 당긴다. 목화 싹이 어느 정도 자란 뒤 30cm에 하나씩 남게 괭이로 솎는다.

- 잠두콩, 목화 사이짓기 : 밀이 익을 무렵 잠두콩은 2/3 정도 자라고, 목화는 막 심은 상태다. 두둑은 150cm, 고랑은 30cm다. 밀 간격은 20cm, 다른 줄과는 60cm, 양옆으로 40cm 정도 여유가 있다. 밀을 추수하기 전 목화를 심는데, 콩은 고랑 옆으로 심었다. 콩은 밀을 추수하고 목화가 다 자라기 전에 수확하고, 그러고 나서 또 다른 작물을 재배한다. 이렇게 1년에 4번 농사를 짓는다.

⑤ 밀과 보리는 자운영과 함께 짓기도 한다. 보리를 추수한 뒤, 땅을 갈아 거름을 뿌리고 목화가 다 익을 때쯤 유채를 재배한다.

⑥ 돌려짓기는 밀‧옥수수‧기장‧ 콩 등이 대표적이다.

⑦ 옥수수 두 줄에 콩 한 줄을 45cm도 안 되는 간격으로 심는데, 잡초로 흙덮개를 한다.

⑧ 고량수수나 기장을 콩과 번갈아 가며 70cm 정도로 심음. 이때 두둑을 높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⑨ 광둥성에서는 겨울에 지주를 세워 콩을 기른다. 두 번째 벼를 거두고 난 뒤 밑둥 사이에 심는다(광둥성은 1년 평균기온 21.8℃, 1월 평균기온 13.3℃, 7월 평균기온 28.4℃. 1년 평균 강수량 1,694mm). 중국 남부 지방은 두 번째 벼 수확이 끝난 뒤, 곡물과 양배추‧유채‧완두‧강낭콩‧부추‧생강 등을 네 번째 작물로 기른다.

⑩ 노는 땅을 남김없이 활용하여 비료도 많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하고 또한 인내심도 많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륜 있는 농부의 경험이 필요하다. 무덤도 활용하여 주변의 무성히 자라는 풀은 여러 가축을 방목하거나 음식‧연료‧풋거름이나 퇴비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⑪ 논이나 밭이나 연작을 할 때는 항상 녹비작물로 자운영 같은 콩과식물을 이용한다.

⑫ 땅을 갈 때 지렁이를 보호하며 일한다.


2) 논

① 논은 대부분 300평 정도의 크기고, 벼 이랑 사이는 30cm다. 논은 계단식 논배미로 되어 있는데, 이는 물을 잘 이용할 수 있고, 거름을 뿌리기 쉬워 수확량을 늘리는 장점이 있다.

② 암거배수를 통해 물은 작물을 적시고 빠져나가거나 표면에서 기화된다. 보통 거름을 준 뒤에야 물이 한 논에서 다른 논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땅과 작물 모두 물에 녹아 있는 거름을 흡수할 시간이 충분하다. 또 모를 옮겨 심은 뒤에야 논에 물을 넣기 때문에 이미 자랄 만큼 자란 뿌리가 물속에 녹아 있는 양분을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③ 모내기는 노동생산성은 떨어지지만 작물이 잘 자라는 효과가 있다.

④ 벼농사의 실례 (4월 19일 중국 저장성 자싱 근처)

- 모판 준비 : 재를 모판의 표토에 뿌리고 흙으로 살짝 덮은 뒤 평평한 바구니로 살짝살짝 눌러준다. 온도가 떨어지는 밤에는 모판 위에 물을 뿌린다. 검은 표면 때문에 햇빛 흡수를 잘 해 온기가 생기고, 신성한 공기가 흙속에 공급된다.

모를 기르는 것이 직접 뿌리는 것보다 훨씬 튼튼하고 고른 작물을 얻을 수 있다. 잡초 제거 같은 작업이 더 쉽고, 직접 뿌릴 때보다 더 빠른 시기에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모판에서 모가 자라는 동안 자운영이 자랄 충분한 시간을 주게 된다.

- 논 준비 : 논에 자란 자운영을 쟁기질로 갈아 놓는다. 모를 옮겨심기 전에 미리 퇴비를 만들어 놓고, 밀‧유채‧콩 등을 거둔 뒤 퇴비를 뿌리고 물을 채워 쟁기질 하고 써레질 한다.

- 모내기 : 모가 20cm 정도면 옮겨 심는다. 논 준비가 끝나면 모판에서 모를 뽑아 적당하게 묶은 뒤 논에 던져 놓고 모내기할 준비를 한다. 모내기는 1명이 앞뒤 30cm로 6포기씩 심는데, 모는 한 포기에 6~8개씩이고 사이 간격은 20cm 정도다.

- 제초 : 제초한 풀은 그대로 논바닥에 발로 쑥 밟아 넣는다. 일본에서는 모낸 뒤 첫 작업으로 4발 괭이로 두둑 사이의 흙을 긁어서 공기와 접촉하게 한다. 중간에 녹비를 넣어 준다.

- 수확 : 벼를 거두기 전 물을 빼서 땅을 말린다. 벼를 베서 낫가리 등을 만들어 말린 뒤, 홀태로 타작해 조제하고 방아를 찧는다. 일본에서는 현대식 기계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 볏짚 : 볏짚은 다양하게 사용된다. 연료‧흙덮개‧사료‧깃‧건축자재‧거름‧생활용품.

※ 후쿠오카 실험소 - 논 쟁기질은 보통 10cm로 하는데, 깊이 갈수록 생산량이 많다고 한다.

※ 논의 연작 : 겨울 밀‧보리→여름 벼→겨울 자운영→여름 벼‧유채→겨울 강낭콩‧잠두콩→여름 벼 순의 식.

※ 일본에서는 두 종류의 자운영을 하나는 가을에 1200평당 16톤, 하나는 5월15일쯤 7톤을 뿌린다.

                                            

2. 거름 만들기 - 그의 기록을 보면, 작물 재배 방식보다 거름을 만들고 활용하는 법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로 분뇨를 이용하는 방법과 중국의 경우 운하의 개흙을 이용하는 방법을 보면서, 서양의 현대적 하수처리 시스템이 얼마나 낭비적인 것인지, 수로와 운하가 얼마나 중요한지 힘주어 강조한다.


1. 거름의 종류

① 액비

② 가축과 사람의 분뇨

③ 운하와 수로의 바닥에 쌓인 개흙

④ 풀‧작물의 줄기 등


2. 거름 만들기와 사용

① 각종 유기물과 흙을 번갈아 한 층씩 쌓아 퇴비를 만들고, 개흙을 그 겉에 바른다. 곡물의 씨앗도 개흙과 섞어서 뿌린다.

② 개흙을 퍼 놨다가 마르면 잘 부수어 이랑 사이에 뿌린다. 특히 농촌보다 도시의 운하에서 푼 것이 더 거름기가 많다. 개흙에는 달팽이 껍질 같은 것 때문에 석회 성분이 많다.

③ 각종 깻묵을 거름이나 사료로 사용한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유채를 많이 재배한다.

④ 콩을 수확하고 녹색기가 남은 줄기는 개흙과 섞어 거름을 만들거나, 연료로 사용한 뒤 재를 거름으로 쓴다.

⑤ 뽕나무 밭과 논의 흙을 주기적으로 바꿔서 부족한 성분을 보충한다.

⑥ 한국에서는 새순이 달린 떡갈나무 가지를 논에 풋거름으로 사용한다.

⑦ 일본의 퇴비 만드는 법 : 퇴비 한 무더기에 풀을 1.5m까지 쌓는데, 30cm마다 3cm정도 개흙을 바른다. 그 뒤 물을 충분히 부으면서 발효시키는데, 여름에는 5주, 겨울에는 7주 동안 두었다 잘 섞어서 다른 곳에 옮긴다. 중국에서도 퇴비는 물을 충분히 주고, 발효 기간은 될 수 있으면 길게 하여 여러 번 뒤집는다. 쓸 때는 맷돌 같은 것으로 잘게 부순다.


3. 대표적인 녹비작물

① 자주개자리(알팔파) - 쌍떡잎식물 장미목 콩과 여러해살이

서남아시아 원산. 옛날부터 사료작물로 재배. 유럽에서는 루선(lucern), 미국에서는 아랍어로 '가장 좋은 사료'라는 뜻으로 알팔파라고 한다.

② 자운영 - 쌍떡잎식물 장미목 콩과 두해살이

연화초(蓮花草)·홍화채(紅花菜)·쇄미제(碎米濟)·야화생이라고도 한다. 중국 원산으로 논·밭·풀밭 등에서 자란다. 꽃은 4∼5월에 피는데 홍색빛을 띤 자주색이다. 어린 순을 나물로 하며, 풀 전체를 해열·해독·종기·이뇨에 약용한다. 뿌리에 뿌리혹박테리아가 붙어서 공기의 질소를 고정시킨다. 꽃은 중요한 밀원식물이고, 남쪽에서 녹비로 재배한다.



◎ 그밖에

- 부랑자나 파리가 없다.

- 모두 담배를 피운다.

- “미국은 국민 1인당 20에이커에 달하는 땅이 사람조차 살지 않는 미개척지로 남아 있는 반면, 앞으로 이 책에 나올 사람들은 1인당 경작지가 2에이커에 불과한데다 그나마도 절반은 농사짓기 힘든 산악지대에서 3천년 동안이나 땅을 일구어 왔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 “땅은 먹을거리와 연료, 옷감을 생산하는 데 남김없이 쓰인다.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은 사람과 가축의 입으로 들어간다. 먹거나 입을 수 없는 모든 것은 연료로 쓰인다. 사람의 몸과 연료, 옷감에서 나온 배설물과 쓰레기는 모두 땅으로 되돌아간다.”

- 채소를 완전히 익혀 먹으면 소화력이 높아져 배설이 쉽다. 질소 함량이 높아 육류의 부족분을 보충할 수 있다. 동물을 안 먹고 그 배설물을 이용한다 등

- “체온 유지 위해 연료를 쓰지 않아도 되게 따뜻하게 입고, 작물의 쓸모없는 부분은 동물의 먹이나 연료로 사용한다.”

- 나무를 이용하거나 그것으로 숯을 만든다. 소금을 만드는 데 화석연료를 이용한다. 석탄은 난방용 연탄으로 만든다. 집은 흙과 짚을 이용한다. 중국은 침대식 구들을 만들어 난방을 하는데, 거기에 사용한 벽돌은 나중에 부수어 거름으로 사용한다.

- 서로 돕는 공동체 문화와 어른을 공경하는 모습.

- “절약‧검소‧근면 정신은 수십 세기 동안 내려왔다. 기계문명의 눈부신 업적에 의해 겉만 번지르르 하면서 미덕으로 칭송되는 낭비 일변도의 서구 문화와 만나 생명력을 잃어서는 안 될 것이다.”

728x90

'농담 > 농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충북 단양 소쟁기질  (0) 2008.09.13
보은 이철희 선생님의 다랑이논  (0) 2008.09.13
이완주 박사님 강의를 듣고  (0) 2008.09.13
월경과 농사  (0) 2008.09.13
홍성 다녀오다  (0) 2008.09.1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