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타작한 뒤 나비질한 벼를 저장하는 뒤주로, 대쪽을 엮은 다음 안쪽은 진흙을 발라 벼가 흘러나오지 않도록 했으며, 바깥쪽 밑부분에는 밤송이를 꽂아 쥐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지역에 따라 나락두지(경상남도 영산), 두대통·볏두지(전라남도 보성), 둑집(전라북도 진안)이라고 부른다. 이에는 다음과 같은 네 종류가 있다.
① 짚으로 엮은 날개를 둥글게 둘러세우고 위에는 비가 스미지 않도록 주저리를 씌운다. 이것을 마당 한 귀퉁이에 세우고 나락을 갈무리하는데, 겨우내 조금씩 꺼내므로 봄이 되면 자연히 철거하게 된다.
곳간과 같은 수장공간이 부족한 집에서 세우는 임시 뒤주인 것이다. 근래에 와서는 쥐의 피해를 막기 위하여 함석판으로 만들기도 한다.
② 나락을 갈무리하기 위하여 한 칸 내지 서너 칸의 독립건물을 짓기도 한다. 네 벽은 널벽으로 처리하고 지붕에는 짚이나 기와를 덮는다. 바닥에도 널을 깔며 지면과는 30∼50㎝의 간격을 둔다.
어느 한 면의 설주에 홈을 파고 여러 개의 쪽널을 차곡차곡 끼워넣어 문으로 삼는다. 농사가 많지 않은 집에서는 부엌 모퉁이에 지어 사용하는 일이 많다. 이러한 ‘둑집’은 호남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다.
③ 대로 항아리처럼 배가 부르고 아래쪽이 홀쭉하게 짠 것이다. 위에는 짚으로 엮은, 송낙 모양의 모자를 씌운다.바닥 네 귀에는 주추를 놓고 널을 깐 다음 쥐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철사로 뜬 그물을 깔아둔다.
전면의 상부에 작은 널문을 달아 나락을 넣으며 꺼낼 때에는 아래쪽의 작은 구멍을 이용한다. 안쪽에는 진흙으로 초벌 바른 위에, 모래·토사·밀풀 따위를 잘 섞은 것을 덧발라서 틈새를 메운다.
크기는 일정하지 않으나 스물 네 가마의 나락이 들어가는 대형도 있다. 이것은 경상남도 진양군 일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④ 바닥에 전이 달린 큰 방석을 깔고 이에 맞추어 짚으로 멍석처럼 짠 발을 두르고 나락을 담아두는 것이다. 나락이 많을 때에는 발을 덧대어 늘일 수 있으므로 편리하다. 이러한 나락뒤주는 전라북도 지방에서 많이 쓴다.
사진은 김제 장화리에 있는 나락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