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지막 작업을 남겨놓고 있는 셈이다. 時柱만 작성하게 되면 사주를 세우는 것에는 도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마음도 가볍게 시주 만드는 기술을 배워보도록 하자. 물론 낭월이가 이렇게 마음도 가볍게 배워보자고 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에서 줄기차게 파고드는 것으로 봐서 그렇게 간단하게 時柱를 세우고 말 것 같지가 않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것이다.
원래가 그렇게 속아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이 세상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속이기도 하고 속기도 해가면서 어우렁더우렁 살아보도록 해야 하겠는데, 실은 時柱를 세우는 데에도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은 복잡한 사연이 있기 마련이니, 다시 속는 셈치고 귀를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 낭월인들 속이고 싶어서 부산을 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알 것은 알아야 한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이렇게 연구에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이고, 그러한 연구내용을 또한 혼자만 알고 있지는 않겠다는 생각으로 알려드리려고 온갖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1) 時柱의 기준점
시주는 일단 하루 13시를 적용한다는 기준아래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매 시간이 그 기준점이 되는 셈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현재(1997년)를 기준으로 해서 도표로써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子 |
丑 |
寅 |
卯 |
辰 |
巳 |
午 |
未 |
申 |
酉 |
戌 |
亥 |
子 |
00
:30 |
01
:30 |
03
:30 |
05
:30 |
07
:30 |
09
:30 |
11
:30 |
13
:30 |
15
:30 |
17
:30 |
19
:30 |
21
:30 |
23
:30 |
이렇게 간단히 나타내 봤다. 그러니까 오전 8시 40분에 태어났다면 辰時가 되는 것이고, 저녁 10시 정각에 태어났으면 亥時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이해를 하면 되겠다. 이것이 각 時支를 찾는 기준이 되는 셈이다.
(남자.양력) 1997년 2월 4일 03시 56분
時 日 月 年
壬 丁 辛 丙
寅 丑 丑 子 |
이렇게 해서 사주표를 일단 완성시켰다. 그리고 참고로 時干을 찾는 방법에 대해서 간단하게 한가지 비법(?)을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잘 음미하시기 바란다.
★ 時干을 빨리 찾는 주문
이 주문을 잘 외워두고서 시간을 찾을 적에 활용하면 매우 편리하다. 도표를 놓고서 찾아봐도 되지만, 일일이 찾는 것이 귀찮은 벗님은 時支만 알고 있으면 時干은 자동으로 나오게 되어 있으므로 잘 활용하시면 매우 편리함을 느낄 것이다.
甲己日甲子 - 甲日. 己日은 甲子時로 시작된다. 乙庚日丙子 - 乙日. 庚日은 丙子時로 시작된다. 丙辛日戊子 - 丙日. 辛日은 戊子時로 시작된다. 丁壬日庚子 - 丁日. 庚日은 庚子時로 시작된다. 戊癸日壬子 - 戊日. 己日은 壬子時로 시작된다.
이것을 외워놓고서 활용해야 하는데 외우기에 과히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을 활용하는 설명을 할 테니까 다시 주의해서 지켜보시기 바란다. 대단히 간단한 방법이다. 그런데 약간 아쉬운 점은 이 공식을 써먹기 위해서는 六十甲子를 외우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만 되면 적용하는 방법은 누워서 떡먹기라고 하겠는데, 六甲을 외운다는 것이 여간 고역이 아니기 때문에 한꺼번에 외우시라고 할 수는 없겠고, 천천히 외우시기 바란다. 그렇긴 하지만 명색이 사주를 연구하는 전문가라고 한다면 육십갑자 정도는 바로도 달달달 외우고, 거꾸로도 달달달 외워야 체면이 선다. 그러니까 잠시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이것만은 외워두시기를 권한다. 물론 절대로 외우시라는 것은 아니고, 말하자면 '옵션'인 셈이다.
그러니까 우리의 모델은 일간이 丁日에 해당하므로 정임 일이 되고 여기에서는 庚子시로 시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그렇게 시작해서 계속 외워나가면 된다. 庚子, 辛丑, 壬寅, 癸卯, 甲辰... 그런데 여기에서 더 외울 필요가 없는 셈이다.
이 사주는 寅時에 해당하므로 그냥 인시의 天干에 무엇이 오는 지만 알면 되겠기 때문이다. 그래서 壬寅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활용하면 시간을 찾는데 에는 3초도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참고로 戌時는 다시 처음의 천간이 돌아오므로 丁日 의 술시는 庚戌시가 되는 것을 알고 있으면 이것도 편리하다. 각자 실험을 해보시기 바란다.
★ 月干을 확인하는데도 활용된다
이렇게 시간 찾는 요령을 잘 알아두면 편리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월간이 제대로 적혔는지를 살피는데 매우 유용하게 쓰이는 것은 육갑을 외우느라고 고생한 노력의 대가로 주어지는 덤이라고 봐도 좋겠다. 이러한 방법들은 스스로 사주를 찾아 적을 적에는 상관이 없다. 만세력을 보고서 확실하게 적으면 아무 일이 없겠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주를 연구하다 보면 남들이 적어 와 가지고 들이미는 사주를 볼일도 수없이 많다. 그러한 때에 그 사주가 제대로 된 것인지 아닌지를 아주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으로 응용되는 것이다. 가령 다음과 같은 사주를 누가 들고 왔다고 가정하고 한번 살펴보자.
時 日 月 年 戊 甲 丙 己 午 午 申 酉
이렇게 생긴 사주를 들고와서는 "선생님 제 조카입니다. 사주를 좀 봐주시겠습니까?" 하고 부탁을 한다면 아마 보통은 그냥 열심히 용신을 찾기에 바쁠 것이다. 그러나 앞의 시간 검색 주문을 외우고 있는 경우라고 한다면 대번에 이렇게 말을 할 수가 있다.
"이 아저씨가 참말로 카나 부로카나? 이런 가짜 사주를 내어놓고서 누굴 시험하려는 거요?"
벗님은 어째서 이것이 엉터리인가를 한번 만세력을 봐가면서 확인을 해봐도 좋다. 일단 설명을 들어보시면 이해가 더욱 빠를 것이다. 己酉년에는 丙申월이 올 수가 없는 것이다. 月干이 壬水가 되던지, 月支가 寅木이 되어야 정상이다. 그래서 이것은 꾸며진 사주라고 하는 것을 단번에 알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時柱도 가짜이다. 甲己일에는 갑자, 을축 병인, 정묘, 무진, 기사, 경오에 해당한다. 이렇게 밖에 될 수가 없는 필연(必然)이 존재하는데, 감히 戊午시가 등장을 한다면 이것은 분명히 사람을 놀리는 것이라고 호통을 쳐도 상대방은 할말이 없게 된다. 역시 時干이 庚金이 되던가, 아니면 時支가 辰土가 되어야만 말이 되는 것이다. 물론 年柱나 日柱가 틀렸을 수도 있다. 어쨌든 이것은 틀림없는 가짜인 것이다.
"생일이 언제요! 간지를 보여주려면 똑똑히 적어야지 이래가지고 누구 엿먹일 작정이오~!!!"
이렇게 時干을 검색하는 간단한 공식을 외워두는 것만으로도 편리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제 비로소 그 주문을 외워둘 필요가 있다는 것을 짐작하셨을 것이다. 그럼 열심히 외워보시기 바란다.
하긴, 예전에 어르신들에게서 '육갑을 바로도 외우고 거꾸로도 외우고 대각선으로도 외우게 되면 귀신을 볼 수 있다'고 하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어렸을 적에 들어봤던 이야기지만, 사실 크게 틀린 말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같다. 이 정도로 노력을 해서 오행공부를 했다면 귀신처럼 남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알아낼 수 있을 테니까, 속을 모르는 일반 사람들이야 육갑만 잘 외우면 귀신이 되는 것으로 이해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으로)
2) 30분 꼬리를 떼어버릴 수는 없나?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게 되는 부산물로 등장한 30분, 참으로 귀찮은 것이 30분 꼬리이다. 이미 이것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년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언급을 했지만, 귀찮은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이것을 떼어 비릴 핑계꺼리를 만들어야 하겠는데, 뭔가 그럴싸한 이야기가 없을까?
옛 말에 궁하면 통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까 궁리를 하다 보면 뭔가 그럴싸한 아이디어도 나오기 마련이라는 것인데, 30분 꼬리를 떼어내고 싶으신 벗님은 잘 보시기 바란다. 우선 뭔가를 얻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뭔가를 물고 늘어져야 한다. 그냥 곱게 달라고 해서는 주지 않는다. 일단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면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어디를 물고 늘어질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자.
★ 야자시는 되는데 이건 왜 안돼?
그렇지, 바로 이것이다. 좀 전에 야자시의 당위성을 입에 침이 튀도록 떠들었으므로 바로 그 점을 물고 늘어지면 가능성이 생기겠다. 야자시가 시대의 변천에 의해서 삽입되는 공식이라고 한다면 현재 한국시간도 역시 시대의 변천에 의해서 삽입된 역사의 현장이 되는 까닭에 당연히 현재 시간표대로 그냥 적용을 시켜야 하는 것이다. 생각을 해보자.
현재 한국인들은 모두 낮 12시에 점심을 먹는다. 이렇게 엄청난 집단이 함께 점심을 먹는다는 것은 그만한 단체에너지를 발생시킬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에는 자연적으로는 아직 11시 30분이지만, 국민들의 분위기는 12시의 기운이 흐른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에너지는 방금 태어난 어린아이도 그대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인의 운명시계는 그렇게 12시의 종이 울릴 적에 점심을 먹도록 맞춰져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이것을 그대로 써야 하는 것이다.
야자시가 환경에 의해서 발생된 것이라면 한국시간도 그대로 환경에 의해서 30분 당겨지게 되어있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오전 9시에 태어난 아이는 현실적으로도 오전 9시라고 하는 에너지의 영향을 받게 되어있다. 즉 병원에서 아이를 받고나면 간호사가 외치는 것은 '이 아기는 오전 9시에 태어났습니다.' 이지, 오전 8시 30분이 아닌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해서 실제로는 어찌 되었던 간에 그대로 인정을 하고 넘어가자는 파가 한국의 명리학계에서도 상당 수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도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과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고민스러운 장면이다. 이렇게 하나가 인정되면 또 다른 것도 인정을 해야하는 것이 공평한 법집행이 되는 까닭에 막무가내로 떼를 쓸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좋으실 대로하세요.'를 만들어 놓는다. 누구나 자신이 좋을 대로하라는 것이 제일 편한 결론이다. 낭월이는 이렇게 시간이 변하는 갈림길에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두 가지를 함께 적어 놓고서 참고하고 있다. 어쨌든 어느 것을 사용하더라도 그러한 공식으로 봐준 사주풀이가 맞지 않으면 손님이 찾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밥줄이 위협을 받게 될 테니까 그냥 학설만 고집을 부리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면 스스로 노선을 변경해서 보다 적중률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고 그냥 이론만을 고집하다가 굶어 죽어도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3) 언제부터 꼬리를 달아야 하나?
컴퓨터 만세력에 의거하면 1954(甲午)년 3월 21일부터 동경 127도를 표준시로 삼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 태어난 사람에게는 모두 동경 135도를 기준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면 당연히 꼬리를 달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그리고 이것은 1961(辛丑)년 8월 9일까지 사용을 하고서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버렸다. 그러니까 1954년부터 1961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에게만 30분 꼬리를 떼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그 나머지는 모두 해당하게 되는데, 이렇게 복잡한 것을 싫어하시는 벗님이라면 그냥 쉽게 적어 놓고서 적용시켜보고 맞지 않으면 변경 가능한 시간대인지 확인을 해보시는 것도 속편한 방법이 될 것 같다. 사실 낭월이도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생각하다 보면 머리가 복잡해져서 생각하기도 싫어지는 때가 가끔 있다.
★ 재수가 없어서 썸머타임에 태어났나?
그것은 아니다. 썸머타임과 태어난 것과, 운명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다만 명리학을 연구하는 사람에게만 골치 아프게 복잡한 관계가 있을 뿐이다. 일광절약제라고 하는 썸머타임이 시행되는 시기에 태어난 사람에게는 또 하나의 고민꺼리가 붙어있다. 정작 본인에게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이야기이다. 오로지 사주를 봐야 하는 명학자(命學者)만이 이러한 고민을 떠맡아야 하는 것일 뿐이다.
일단 자신이 썸머타임 기간에 태어났다고 하거나, 만세력에 그 시간 내에 태어난 사람이라고 표시가 되어있다면 도리없이 그 사람이 말하는 시간에서 1시간을 빼야 한다. 그러니까 오전 10시에 태어났다고 한다면 실제로는 오전 9시에 태어난 것이다. 이렇게도 한국에서 사주를 봐주기에는 고민덩어리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아마도 처음으로 이 공부를 하시는 벗님이라면 새로운 안목을 얻으셨을 것이다. 명리학자는 이렇게 알게 모르게 골칫덩어리를 품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 보도를 보니까 1998년에는 다시 썸머타임을 시행하려고 검토중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출판되는 만세력은 그만큼 복잡해지는 것이겠지만, 이러한 사정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만 하다면 이로 인한 낭패는 없을 것이다.
이것을 다시 30분 꼬리와 연계해서 생각해야 한다면 실제로는 1시간 30분을 당겨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렇게 된다면 썸머타임 기간의 오전 10시에 태어난 사람은 실제로 자연시계로 볼 적에는 오전 8시 30분에 태어난 것이니까 당연히 巳時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예 辰時가 되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니까 일단 자기 편할 대로 사시로 놓고서 보다가 뭔가 맞지 않으면 썸머타임에 태어난 것은 아닌가 따져보고 또 30분 꼬리도 달아보고 해서 진시로 놓고 따져보라는 이야기이다. 낭월이도 머리가 아파서 더 이상 이야기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일단 할 말은 한 셈이니까 이만 줄인다. (처음으로)
4) 언제 태어나셨소?
태어난 시간을 물어봐야 할 때가 되었다. 그래서 '보리쌀 삶을 때' 라고 하던지, '마실꾼 집에 돌아갈 때' 라고 하면 처음에는 참으로 난감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된다. 그래서 그렇게 어정쩡하게 말하지 말고 정확하게 몇 시 몇 분에 태어났는지를 말하라고 하고 싶지만, 사실은 '보리쌀 삶을 때'가 더욱 정확한 시계가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쯤이면 아마도 벗님이 명리학을 연구한지 10여년의 시간이 흘렀을 것이다.
야자시나 30분 꼬리, 또는 썸머타임 등등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정확하게 몇 시 몇 분에 태어났다고 출생시간을 불러주면 오히려 더욱 골치가 아프게 되어있는 것이 현재의 한국 명리학이라는 점을 안다면 아무도 시간을 정확하게 말해주는 것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상담자는 정확하게 태어난 시간을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을는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것을 꿈에도 모를 것이다. 더욱이 낭월이같이 숫자맹(?)에게는 참으로 반갑지 않은 '정확함'이다. 그냥 대충 불러주는 것이 오히려 반갑다는 생각이 언제부턴가 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충 이야기 해주는 것을 잘 분석하려면 역시 나름대로 '생활시계'를 보는 훈련은 되어있어야 하겠다. 보통 개밥 줄 때라고 한다면 밥을 먹고나서 설거지를 한 다음에 개밥을 준다는 것을 고려하면 辰時 정도가 된다고 보면 적절하겠다. 그리고 마실꾼들이 갈 시간이라면 亥時 정도가 될 것이고, 마실꾼 올 시간이라고 하면 戌時가 될 것이다. 이렇게 당시의 생활상을 관찰하면 일정한 흐름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또 새참 때라고 하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이것은 오전이면 巳時에 해당하고, 오후라면 申時라고 봐서 크게 틀리지 않는다. 그리고 오후새참일 경우에는 한여름을 제외하고는 未時에도 해당할 수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겠다. 이유는 한여름에는 낮잠시간이 끼어있기 때문에 틀림없이 신시인데, 그 나머지는 점심을 먹고 바로 일을 시작했다면 미시 말에도 새참을 먹을 가능성이 있겠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리쌀 삶을 때라고 하면 신시이다. 이유는 보리쌀은 두 번을 삶아야 밥이 되는데 그냥 계속 불 만 때는 것이 아니라 삶아 놓고는 한바탕 수다를 떨다가 와서 다시 삶아야 푸욱 퍼지기 때문이다.
한숨 푹 자고 나서 낳았다고 한다면 寅時가 될 가능성이 크고, 잠결에 낳았다면 날짜가 오락가락 한다고 생각해야한다. 또 첫닭이 울때라고하면 계절을 봐야 하는데 한겨울이면 寅時이고, 그 나머지는 丑時이다. 겨울에 날이 무척 추울 적에는 닭도 게을러져서 인시에 울게 되는 까닭이다. 애낳고 났더니 바닷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더라고 하면 음력으로 달뜨는 시간과 조수와의 관계를 생각해야 하는데 이것은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정답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복잡해지는 이유는 인천의 밀물 시간과 목포의 밀물시간이 좀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일매일 하루에 두 번씩 들어오는 조수는 그 시간이 항상 달라진다. 그리고 달이 몇 시에 뜨는가를 관찰하도록 해야 하는데, 달이 뜨는 시간과 정반대의 시간에 두 번씩 바닷물이 들어오게 된다. 이것을 파악하면 답을 얻을 가능성도 있겠다.
해거름이라고 하면 유시가 될 것이고, 땅거미 내릴 때라고 하면 술시가 될 가능성이 많은데, 이것도 여름과 겨울을 나눠서 봐야 하겠다. 겨울에는 신시만 되면 해거름이 되겠는데, 여름에는 신시라고 하직 한낮이 되는 까닭이다. 그리고 해나 달과 연관된 이야기는 서쪽에 큰산이 있는 마을과 동쪽에 큰산이 있는 마을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으므로 구분해서 들어야 한다. 즉 해뜰 때 났다고 하더라도 동쪽에 큰산이 있는 경우라고 한다면 30분에서 1시간은 늦춰서 잡아야 올바른 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5) 전 시를 전혀 모르는데요?
"모르는 것도 자랑이냐?" 는 말이 튀어나오려고 하지만 도리 없이 참아야 한다. 시를 모르는 것이 어찌 그 사람의 잘못이랴... 띨띨한 부모님을 만난 것이 죄라면 죄일 뿐이고 그 사람으로써는 아무 잘못이 없는 것이다. 설마하니 태어나면서 시계도 안보고 뭣했느냐고 꾸짖지 않으려면 아예 그만 두는 것이 좋다.
그나저나 시를 모른다는 것은 골칫덩어리임이 분명하다. 시를 알아야 사주의 네 기둥이 나올텐데, 아예 기둥이 넷이기를 거부해버리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아무리 고민해봐야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도리 없이 편법을 등장시켜야 할 모양이다. 그 편법에 대한 것을 설명해 보겠는데, 어느 편법을 따르든지 벗님의 자유이다. 어쨌든 이 중에서 어느 한가지는 따라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오로지 벗님의 자유의지에 맡긴다.(어지간히 인심 쓰는 척 하는군...)
★ 13개의 사주를 만든다.
확률은 단지 13분의 1이다. 여기에 도전을 하려면 그 날짜에 생겨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주를 만들어 놓고 그 사람이 살아온 것과 대입을 시켜보면 된다는 발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중에 하나는 분명히 이 사람의 時柱일 것은 분명하니까 일단 하나하나 대입을 시켜가면서 살아가는 모양새를 점검해 보는 것이다. 그래서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그 사람의 時라고 잠정적으로 인정을 하자는 것이다. 그러자니 이러한 것을 확인하느라고 아까운 시간은 물처럼 흘러가 버린다. 이 사람이 벗님의 가족이라던 지 절친한 친구라면 또 참을 만 하다고 하겠으나, 그냥 잠시 사주보러 들린 고객이라면 아마도 하루에 세명도 상담하기 전에 파김치가 되어버릴 것이다. 그래서 나중에는 사주의 '사'라고 하는 말만 들어도 십리 밖으로 도망가고 싶은 생각이 들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것은 낭월이의 경험담이기도 하다. 낭월이야 원래 우둔하고 요령이 없어서 이런 일도 곧잘 했었지만 벗님은 이러한 방법을 취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전혀 탓할 마음이 없다.
★ 찾아온 시간을 時柱로 삼는다
이것도 그럴싸한 방법이다. 어차피 시주가 있어야 감정은 할 것이고, 그렇다고 열세 개든 열 두개든 일일이 뒤지는 노가다는 할 엄두가 나지 않고, 또 시 모르는 사람이 찾아왔다면 그 찾아온 시간도 우연인 것만은 아닐 테니까 그것을 자신의 시로 삼아준다고 해서 누가 탓을 하겠느냐는 생각인 것이다. 이것도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낭월이는 이 방법을 한번도 써보지는 않았다. 왠지 께름칙해서 말이다. 이것은 일단 세상에 우연은 없다고 하는 필연성을 전제하고 생각해 볼 적에 일리가 있는 방법이다.
★ 모르는 대로 보자
이것은 생긴 대로 놓고 보자는 '편리성 자연주의(?)'이다. 없는 것을 구태여 만들어 가면서 속을 썩을 필요가 없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없는 것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 낭월이의 '時없는 사주철학'을 한번 들어보시기 바란다.
★ 시가 없으면 스스로 만들어라
처음에는 시가 없으면 열세개의 사주를 만들어 놓고서 상담을 했었는데, 이것은 참으로 권할만한 일이 못되었다. 그래서 곰곰 생각을 하다가 이렇게 기발한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즉 시가 없는 것은 스스로 시를 만들라는 의미가 그 속에 들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어느 가족에 대한 사주를 보다가 였다. 깨달을 껀수는 어디에서나 만날 수가 있는 것일까?
하루는 어느 노부인이 오셔서 가족 8명의 사주를 모조리 보시고 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모두 정확하게 자식들의 시를 기억하고 있어서 기억력이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한 딸애의 사주는 시간이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단서를 잡으려고 연구를 해도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자. 결국은 그냥 봐달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실제로 그냥 봐줬는데, 잘 맞는 것이었다.
그냥 본다는 것은 4주가 아닌 3주를 놓고서 그대로 본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전광석화같이 스치는 생각이 '말년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 이라고 하는 기똥찬 묘리를 깨달았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시를 모른다고 하면 전혀 신경 쓸 필요도 없이 그대로 놓고 봐준다. 물론 이말 한마디는 해야 혹시 틀리더라도 빠져나갈 구멍이 된다.
"사주는 원래 시가 있어야 하는 거니까 틀리더라도 양해를 해주셔야 하겠습니다." (처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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