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Чёрный хлеб. 러시아 하면 떠오르는 검은 빛깔의 빵을 가리키는 말이라 한다.

 

러시아나 북유럽, 동유럽, 그리고 독일 북부 지방 같은 경우 겨울이 너무 추워서 -그렇다고 한국처럼 살을 에이는 듯한 추위와는 다를 테지만- 다른 유럽 지역과 달리 밀 농사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선택하는 것이 바로 호밀 농사, 그리고 그로 만든 빵이 검은 빛깔의 빵이다.

 

호밀로 만든 이 흑빵의 경우 현미와 비슷한 특성이 있다고 보면 된다. 흰쌀은 입에서 사르르르 녹고 부드럽게 씹히는 점을 내세울 수 있다면, 쓿지 않은 쌀인 현미는 섬유질 등이 많아 좀 거칠고 뻑뻑한 식감인 반면 흰쌀이 갖지 못한 여러 양분을 공급할 수 있단 특성이 있지 않은가. 밀과 호밀의 차이도 그와 비슷하다고 한다. 밀은 부드러운 식감의 고운 빵을 만들 수 있는 반면, 호밀은 거칠거칠한 식감의 검은 빵을 만들게 된다.

 

그런데 최근 유전공학을 이용한 육종 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음과 같은 소식도 들려온다. 최첨단기술인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내한성이 강한 밀을 개발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자연의 한계를 뛰어넘는 과학기술의 힘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겠지. 또 한편으로는 자연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인위적 행위라고 정의할 수도 있겠다. 무엇이 되었든 참 재미난 일이 아닐 수 없네.

 

 

https://www.abc.net.au/news/rural/2020-06-24/gene-editing-technology-to-create-frost-tolerant-wheat/12385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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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 2미터까지도 자란다. 보통 5마디 정도였다. 



토양에 유기물을 추가하거나, 타감작용을 이용해 풀을 억제하는 효과가 좋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다 자랐을 때 베거나 밟아 눕히거나 꺾어 버린 다음 그 땅에 그대로 농사지을 수 있다. 이미 미국 쪽에서는 널리 알려진 농법이다.

농사, 어렵다면 어렵고 쉽다면 쉽습니다. 
농사, 돈이 많이 든다면 많이 들고 적게 든다면 적게 듭니다.




Red Fife(적관밀). 적관밀을 보면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대번에 알 수 있다. 토종 작물의 작명법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하는 데가 있다.

영어로 fife는 원래 피리 종류의 악기를 가리키는 단어이다. 그러니까 빨갛고 피리 닮은 이삭이 달리는 밀이란 뜻이겠다. 과연 이삭이 길쭉하고, 익으면서 빨간색이 짙어지는 특성이 나타난다. 

제때 심은 건 이삭이 익음때로 들어섰는데, 늦게 심은 건 이제야 수정이 된 눈치이다. 얼마 안 남은 기간 부지런을 떨어야 씨앗이 영글겠다. 

토종 벼과작물이 다 그렇듯이, 이것도 키가 크다. 옆에 서니 내 허리 위로 올라온다. 대략 120-130cm 정도. 마디는 좀 덜 큰 건 3마디 제대로 큰 건 4마디이다. 호밀보다 1마디 적은데, 그만큼 키 차이가 난다. 

서구의 밀 품종과 한국의 밀 품종이 보이는 특성의 차이를 발견했다. 서구의 밀 품종은 키는 크더라도 보통 까락이 없는 게 많다. 그런데 한국의 토종 밀 품종은 키는 좀 작은데 까락이 있는 게 많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재밌는 차이점이다.






남도 참밀. 토종 씨앗계의 대부 장흥의 이영동 선생님이 보존해 온 토종 밀이다. 

키는 서구의 밀에 비해 크지 않다. 허리춤 정도 오니 대략 1미터 남짓. 이삭이 굵고 실하다. 맛도 달큰하니 좋아서 앉은뱅이밀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라 한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까락이 무성하다.









화이트 소노라 밀. 
네, 그렇습니다. 이 밀이 바로 인류를 기아에서 구해 냈다고 평가 받는 노먼 볼로그 박사가 육종한 소노라 64호의 부모 계통입니다.

옆에 서 보니 어깨 가까이 올라옵니다. 대략 150-160cm 정도의 큰 키입니다. 서양의 것은 사람만 큰 게 아니라 작물도 큽니다. 왜죠? 레드 피페라고 하는 적관밀보다 이삭이 더 크고 실합니다. 하지만 키가 큰 것이 나중에 쓰러짐 때문에 수확량을 떨어뜨리는 큰 단점이었죠. 그래서 일본의 왜성 밀인 농림 10호와 교배시켜서 만든 것이 바로 녹색혁명의 원동력이 되었던 소노라 64호입니다. 그리고 그 농림 10호는 조선의 앉은뱅이밀이 부모 계통이었다고 중얼중얼... 

미국 슬로푸드 홈페이지에 이 밀을 소개한 내용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https://www.slowfoodusa.org/ark-item/white-sonora-wheat

소노라라는 이름은 이 밀이 재배되던 지역의 이름입니다. 멕시코 북부에 있는 소노라라는 곳이지요. 지도에 보면 우리에게 친숙한 개의 품종인 치와와도 있고, 현대자동차의 투싼도 보이고 그럽니다. 그리고 화이트는 이삭이나 알곡이 흰빛이라 그런 이름이 붙었을 겁니다. 예전에 저는 서구는 우리랑 다르게 새로운 품종에 주로 사람 이름을 붙이는구나 했는데 개뿔 아니었습니다. 우리랑 비슷하게 그 작물의 특징이나 주요 재배지를 가지고 이름을 붙이는 전통이 있었던 겁니다. 그게 개인의 소유권, 재산권 개념이 발달하면서 육종하건 발견한 사람 이름을 가져다 붙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아주 재미난 밀을 여러 가지 보고 배운 보람찬 하루였습니다.







아, 마지막으로...

호라산(또는 후라산) 밀.

이란 북서부에 있는 호라산 또는 후라산이라 하는 지역에서 고대부터 재배되던 밀이라고 합니다. '산'이라고 해서 거기 무슨 산악지대에서 재배하던 건가 했는데 아니었습니다. 그냥 그쪽 단어였어요.

아무튼 이 밀이 아주 엣날 그때와 똑같은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그 직계 후손이라고 하네요.

세력이 엄청 강합니다. 앞서 보았던 남도 참밀과 비교하여 그보다 더 억세 보입니다. 많이 달리는 편은 아니지만, 달려 있는 이삭은 엄청 실합니다. 

이게 최근 미국 쪽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가 봅니다. 판매도 되고 그러네요.



이상. 길위에서 님의 협조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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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에서 유전자변형 대두, 특히 제초제 저항성 대두를 심으면서 가장 골치 아픈 것이 바로 풀이라고 한다. 그동안 열심히 글리포세이트 계통 제초제를 살포한 결과 그에 내성이 생긴 풀들이 우후죽순처럼 발생해서 그렇다고 한다. 특히 명아주 종류들이 질긴 생명력을 자랑한다.

이러한 문제 때문인지 여러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 실험도 그 한 예일 것이다.

연구진은 덮개작물로 호밀, 귀리, 순무, 호밀풀 들을 심은 뒤 나중에 콩을 파종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그 덮개작물들이 풀을 억제하는 효과가 어떠한지, 또 수확량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2년에 걸쳐 탐구했다. 그 결과, 호밀을 덮개작물로 활용했을 때 효과가 좋았다고 한다.

이미 호밀-콩 농법은 꽤 널리 퍼진 상태인데 어려움도 있다고 하니,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지가 관건이겠다. 조선의 2년3작식의 밀 또는 보리 - 콩 이란 농법도 이와 유사한 효과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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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에 건강한 토양을 위한 농법을 도입할 때는 전체 체계를 고려해야 한다. 덮개작물 같은 것을 포함시키면서 생각하지도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병해충을 옮기거나, 곡물과 토양의 물, 온도 조건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전체 체계에 혜택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서는 돌려짓기로 덮개작물을 활용해 풀을 억제하는 이점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덮개작물로 풀을 억제하는 건 자원 경쟁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밀을 재배한 뒤 덮개작물을 심어 토양에 남아 있는 양분을 놓고 풀과 경쟁하게 하여 그를 통제하게 되는 식이다. 농지에 풀이 자라기 전에 그를 통제할 수 있도록 덮개작물을 심음으로써, 우리를 위해 우리가 선택한 식물이나 자연이 그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개념의 핵심은 풀을 통제할 수 있는 덮개작물을 선택하는 일이다. 

"우리가 선택한 식물"은 염류 지역에서 덮개작물을 활용할 때와 똑같은 효과가 있다. 덮개작물로 보리를 심으면, 맨흙으로 남겨진 염류 지역에서 자랄 수 있는 일부 제초제 저항성 풀을 능가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덮개작물을 활용하는 주요한 목표는 증발산을 줄이기 위해 물을 관리하고 잔류물을 만드는 데 있다.  

여러 체계에서 콩을 심기 전 초기에 풀을 관리하는 도구로 호밀을 이용해 왔다. 그건 이런 원리이다. 추위에 잘 견디고 농지에서 초기부터 자라기 시작하는 호밀을 가을에 심는다. 자원 경쟁과 뿌리의 타감작용이 풀을 억제하는 효과를 낸다. 노스다코다주립대학의 연구에서, 콩을 심기 전에 호밀을 재배한 곳에서는 그렇지 않은 곳보다 풀의 바이오매스가 10배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기후가 너무 건조할 때는 덮개작물이 풀을 억제하는 혜택보다 물 문제가 우려된다는 점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전체 체계를 생각해서 그것이 잘 작동하도록 조정할 수 있는 요소들을 파악해야 한다. 재배된 덮개작물의 바이오매스(즉, 물 사용)와 증발산을 줄이는 덮개작물의 잔류물(즉, 물 저장)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에 대한 정답을 내놓기는 어렵지만, 파종량과 어느 정도 혼합할지는 조정할 수 있다. 이는 현장에서의 경험과 직감이 필요한 일이다.  



http://www.agweek.com/news/north-dakota/4297160-cover-crops-weed-suppression?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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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고랭지밭. 이곳에 광범위하고 빠르게 배추 중심의 대규모 단작 농사가 확산되면서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으니, 그것은 바로 토사의 유출.

토사가 얼마나 심하게 유출되는지 사람도 죽일 지경이 되었다고 한다. 하천의 생태계를 망치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농사도 망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농사에서 흙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입이 아프게 떠들어도 밤을 샐 지경인데, 강원도 고랭지밭에선 빨리 많이 뽑아내는 데 집중하다 보니 흙을 돌보는 일은 점점 뒷전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다행인 것은 2000년 전후로 하여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여러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들은 사진에 모두 첨부하였다.

핵심은 흙을 그대로 비바람에 노출시키지 않고 덮개나 식물을 이용해 덮어주며, 지표로 흘러가는 빗물의 유속을 느리게 할 방안들을 밭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업이 제대로 시행되려면 관건은 농민들의 참여이겠다. 돈도 되지 않는 짓, 쓸데없이 시간과 노력만 낭비한다고 생각하기 쉬우니 말이다. 가장 좋은 건 "이렇게 하면 흙이 좋아져서 자재비가 절감되고 농사가 더 잘되어 소득도 더 올릴 수 있습니다!"라고 외치는 것인데 그게 쉽지가 않지. 일단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겉흙이 쓸려가더라도 요즘 배추들은 비료의 힘으로 덩치를 키우니 말이다. 병해충은 약으로 막고. ㅡㅡ

결국 이런 방식으로 누가 선구적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이 방식을 활용하니 자재비 절감, 생산성 향상, 소득 증가가 일어나더라 실증해주는 것이 가장 빠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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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천조국의 농업에서는 돌려짓기의 중요성에 관한 논문이 발표되곤 한다.

그게 옥수수-호밀-콩 같은 작부체계로 돌려짓기를 하는 방식인데, 호밀이 이러저러한 역할을 많이 한다고 한다. 즉, 옥수수 농사지으며 남은 질소 성분을 붙들고 있기도 하고, 콩을 심기 전에 잡초를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고.


이와 비슷한 작부체계가 조선에도 있었다. 일본인 농학자들이 지적한 2년3작식이 바로 그것이다. 대개 조-밀 또는 보리-콩을 돌려짓기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조와 밀 또는 보리에 지친 땅심을 콩을 심어 회복시켜주기도 하는 것이고, 또 밀 또는 보리가 지닌 타감효과를 이용해 잡초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이기도 하다. 


유행은 돌고 돌듯이, 농법도 돌고 도는 것일까?



아래의 사진은 땅을 파고 조사하니 땅속 50cm 깊이에까지 콩의 뿌리 잔재와 뿌리혹박테리아가 발견되더라 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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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ocean.kisti.re.kr/downfile/volume/ksws/JCHHBQ/2010/v30n4/JCHHBQ_2010_v30n4_371.pdf?origin=publication_det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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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비작물은 크게 헤어리베치와 같은 두과작물과 호밀과 같은 화본과 작물로 구분할 수 있다. 두과작물은 질소함량이 높아 탄질률(C/N)율이 낮고, 화본과 작물은 높다. 표1에서 보면 호밀의 탄질률(탄소대 질소 비율)=43.7/1.18=37이고, 헤어리베티의 탄질률=43.9/2.93=15이다. 보통 탄질률이 30 이상이면 질소기아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표1의 양분 함량은 사실은 토양의 비옥도와 비료 시비량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 녹비를 갈아엎었을 때  토양에 질소함량은 그림 1과 같이 헤어리베치를 갈아엎은 경우에 더 높긴 하지만 호밀을 갈아엎은 곳에서도 토양 중 질소함량이 높아져서 비료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1. 밭토양에서 녹비 토양 환원에 의한 토양중 질소함량 변화(농과원) 


그림 2. 밭토양에서 녹비 토양환원에 의한 토양 중 질산태 질소함량 변화(농과원) 


그림1과 2에서 관행이란 녹비를 넣지 않은 토양이다. 녹비를 갈아엎으면 녹비에 있는 단백질이 분해되어 아미노산에서 암모니아를 거쳐 질산태 질소까지 분해되는데, 이것을 무기화라고 한다. 그림 2에서 보면 질산태질소 함량이 10일까지는 녹비를 갈아엎지 않은 관행에서 가장 높고, 그 후 70일이 될 때까지는 헤어리베치가 가장 높으므로 헤어리베치를 갈아엎으면 질소공급효과가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호밀을 갈아엎은 곳은 80일이 되어서야 관행보다 질산태질소가 조금 높고 그 이전에는 항상 낮다.

이것이 바로 질소기아가 나타나는 원리이다. 즉, 탄질률이 30이 넘는 호밀을 넣으면 작물이 먹을 무기태 질소를 호밀을 분해하기 위해 미생물이 먹어서 작물은 오히려 질소가 부족해질 수 있다.




http://www.heuk.or.kr/webzine/?mode=view&no=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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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지: 진주 금곡정미소와 그 일대의 토종 앉은뱅이밀 재배지, 가공공장


내력: 토종 앉은뱅이밀을 아직도 재배하는 농가가 있다고 하는 정보를 트위터에서 입수. 바로 전화를 돌려 수소문을 하기 시작했다. 이 씨앗을 보존해 온 것은 3대에 걸쳐 정미소를 운영하던 백관실 대표님의 집안으로서, 할아버지 때부터 물려받아 이어왔다고 한다. 일반 개량종은 백립종(알곡이 흰)인 데 비하여 토종 앉은뱅이밀은 적립종(알곡이 붉은)이라고 하며 키가 작은 편이라고 한다. 안완식 박사님이 토종 앉은뱅이밀에 대한 제보를 얻어 조사했던 곳이 경상남도 남해군인 점을 감안할 때, 거리상으로 가깝기 때문에 이 일대에서 재배하던 토종 앉은뱅이밀일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밀이란? 

밀은 세계에 23종의 재배종과 야생종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이 재배되는 건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재배해 온 '보통밀'이라는 품종이다. 이를 대개 '빵밀'이라고도 부르는데, 이 밀의 원산지는 아프카니스탄과 아르메니아 일대로 추정된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밀은 기원전 1~2세기 무렵의 유적으로 추정되는 평안남도 대동군 미림리에서 출토된 것이 있다. 한국에 유입된 경로는 중국의 화북지방을 거쳐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최근 일본 큐슈 지방을 통해 들어왔을 수도 있다는 설이 제기되었다.


밀의 파종기는 보통 중부지방의 경우 10월 중순쯤 씨를 뿌려 6월 하순쯤 수확하는 가을뿌림이 많다. 한국에선 1970년만 해도 9,6740ha에서 21,8000톤을 생산했으나, 2006년 1738ha에서 5810톤으로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급감했다. 이는 해방 이후 미국을 통해 들어오는 원조물자와 이후 값싼 외국산 밀에 밀리면서 생긴 결과이다.

밀농사가 특히 어려운 점은 보리보다 늦게 익는다는 것이다. 밀을 수확할 때는 장마가 찾아오는 때이기도 하고, 가장 중요한 곡식인 벼를 심어야 하는 때이기도 하여, 예부터 밀보다는 주로 보리를 심었던 것이다. 그마저도 이제는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 현재 한국의 밀 자급률은 1% 수준으로서 1970년대 16%에서 급감했으며, 앞으로 해외농업개발사업이라든지 값싼 외국산 밀의 공세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밀에는 단백질이 7~14% 정도 함유되어 있는데, 총 단백질의 40%는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이다. 밀가루에 물을 넣고 반죽하면 두 가지가 서로 엉겨 특수 단백질인 글루텐이 생긴다. 이것의 함량에 따라 밀가루의 종류가 초자질, 중간질, 분상질로 나뉜다. 이는 글루텐 함량 순으로서 초자질 밀로는 주로 빵을 만들고, 중간질로는 국수나 과자를, 분상질로는 비스킷이나 크래커 같은 과자를 만든다. 


밀은 외떡잎 한해살이 식물로서 보통 키가 1m 정도 자라고, 이삭은 20알 정도가 서로 엇갈려서 달린다. 밀은 보리보다 추위에 잘 견디는 강점이 있어 한국의 추운 겨울에도 잘 견디며, 그래서 보리보다 일주일 정도 늦게 심어도 된다. 또한 그 뿌리가 보리보다 더 깊이 흙속으로 들어가기에 척박한 흙에서도 잘 자라는 이점이 있다. 그래서 흙을 개량할 목적으로는 주로 밀이나 호밀을 이용한다.


한국의 고농서에 밀 품종이 처음 등장하는 건 1490년대에 출간된 강희맹의 <금양잡록>으로서, 거기에는 참밀과 막지밀이 나온다. 이후 더 추가되지 않다가 1800년대 서유구의 <행포지>에 그 이외에 중밀, 번밀, 찰밀, 관밀, 흑룡강밀, 간밀이 덧붙여진다. 일제강점기에 재배되던 토종 밀은 키다리종, 앉은뱅이밀, 초밀, 재래종, 장연지나, 봉산조, 찰밀, 재령밀, 진천재래종, 늘밀, 임실중밀이 있었다고 하며, 이때부터 일본과 미국에서 들여온 밀 품종으로 개량종을 육종하기 시작했다.


토종 밀의 전반적인 특성은 익음때가 늦고, 키가 크고, 이삭이 가늘고 길며, 까락이 길고, 낟알이 붉은색인 것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은 그 기후조건 때문에 유럽 등지보다 밀알이 크고 충실하진 못하다. 경남과 전남 지방에 생산되는 밀은 주로 국수나 수제비에 적당한 편이었고, 중부지방에선 반초자질의 밀을, 평안도와 함경도에선 초자질의 밀을 주로 생산했다고 한다.

앉은뱅이 밀은 경남 남해에서 자신의 아버지에게 물려받아 앉은뱅이밀을 재배하는 분을 1990년대 초반 찾았는데, 그 밀의 경우 키가 70~80cm로 작은 편이고, 이삭은 좀 가늘고 까락이 중간 정도로 길었다고 한다.




앉은뱅이밀과 관련하여 조사할 사항; 

. 파종기, 등숙기, 수확기

. 재배방법; 밭은 어떻게 만들어서 어디에 씨를 뿌리며 밑거름과 웃거름은 언제 어떻게 하며 수확은 어떠한 방식으로 하는지(과거의 농법도 조사하여 그때와 지금의 달라진 방식을 확인할 것)

. 재배할 때 유의할 점은 무엇이고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 개체의 키가 얼마나 되는지(70cm 안팎인지)

. 이삭의 길이와 모양은 어떠하고, 까락은 있는지 

. 이삭당 낟알 갯수와 이삭이 달리는 형태는 어떠한지 

. 잎과 전체적인 모양은 어떤지

. 1000알의 무게는 얼마나 되는지

. 종자의 관리와 선별, 보관은 어떻게 하는지

. 앉은뱅이밀에 어떠한 장점과 특징이 있어 씨앗을 계속 이어오게 되었는지

. 어떠한 과정을 거쳐 지금과 같은 규모의 작목반을 꾸려 함께하게 되었는지

. 현재 앉은뱅이밀을 이용하여 벌이고 있는 사업 등은 무엇이 있는지(여기서 밀 정미와 가공 등을 다룸)

. 앞으로 앉은뱅이밀을 이용하여 무엇을 해나아가려고 하는지.





취재지: 경상남도 함안 전통 밀장



내력: 경상남도 지역에서는 예전부터 호밀을 이용하여 장을 담가 먹는 음식문화가 있었다고 한다. 그 범위가 얼만큼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함안과 의령 일대에서는 확실히 밀장을 담가 먹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한 조사가 필요한 사항이다. 

밀장은 호밀로 담그는데, 호밀을 수확하여 바로 장을 담그는 것이 아니라 일단 보관해 놓았다가 날씨가 추워지면 비로소 담그기 시작한다. 2년 전 겨울 함안에 방문했을 때 밀장을 담가 놓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장은 밀로 담그는 장이기에 밀장이라고 부르는데, 이걸로는 된장찌개 등을 끓여 먹는 데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쌈장으로 먹는다고 한다. 곧 겨울에 담가 놓은 장으로 한여름 밭에서 나는 쌈채류를 싸 먹는 것이다. 밀과 보리에는 한방에서 차가운 성질이 있다고 하니 무더위를 식혀주는 데 도움이 될 것도 같다. 


호밀이란? 

한국에 호밀이 처음 들어온 것은 1921년 강원도 난곡 지역에 있던 독일인의 농장에서 사료로 쓰려고 들여와 심은 것이 최초라고 한다(난곡농장에 대해선 다음을 참조. http://ref.daum.net/item/30263701). 1950년대 전국적으로 약 5000ha 정도 재배되었는데 이후 우리의 식문화와 맞지 않고 쓸데가 별로 없기에 재배면적이 급감했는데, 최근에는 축산에서 쓰기 위한 조사료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호밀은 키가 1.2~1.8m, 큰 것은 3m에 달하는 것이 있을 정도로, 그 짚이 길고 질겨서 잘 썩지 않기에 원두막의 지붕이나 밀짚모자, 여치집 등의 공예 재료로 쓰기에 좋다. 빵밀을 재배하기 힘든 동유럽 쪽과 러시아 등지에선 호밀을 이용하여 색이 시커먼 호밀빵도 만들어 먹기는데, 색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빵밀로 만든 것보다 많이 떨어지기에 호밀빵을 먹는 사람들을 우습게 여기기도 했다고 한다(<빵의 역사>를 참조). 또한 호밀로는 흑맥주나 보드카 등을 양조하기도 한다.


호밀의 이삭은 두줄보리처럼 단면이 납잡한 사각형이며, 낟알은 녹갈색 또는 자색을 띠는 길쭉한 모양이다.



밀장과 관련하여 조사할 사항

. 파종기, 등숙기, 수확기

. 재배방법; 밭은 어떻게 만들어서 어디에 씨를 뿌리며 밑거름과 웃거름은 언제 어떻게 하며 수확은 어떠한 방식으로 하는지(과거의 농법도 조사하여 그때와 지금의 달라진 방식을 확인할 것)

. 재배할 때 유의할 점은 무엇이고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 개체의 키가 얼마나 되는지(70cm 안팎인지)

. 이삭의 길이와 모양은 어떠하고, 까락은 있는지 

. 이삭당 낟알 갯수와 이삭이 달리는 형태는 어떠한지 

. 잎과 전체적인 모양은 어떤지

. 1000알의 무게는 얼마나 되는지

. 종자의 관리와 선별, 보관은 어떻게 하는지

. 왜 굳이 호밀을 재배하여 밀장을 만들어 왔는지

. 함안 이외에 밀장을 만들어 먹는 곳은 어디가 있는지

. 밀장의 특징과 장점은 무엇이고, 그 맛은 어떠한지

. 밀장을 만드는 상세한 과정(조사의 핵심 사항) 

. 밀장을 만들기 좋은 때가 따로 있는 것인지

. 밀장을 보관하는 방법, 밀장을 이용하여 만들 수 있는 요리, 활용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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