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기억하라. 


산에 진달래꽃이 보이기 시작하면 잎채소 씨앗을 심고, 

조팝나무 꽃이 피면 이런저런 씨앗을 심어도 좋다. 


이것이 바로 전통 풀달력.


그런데 왜 진달래인가? 

개나리는 습성상 사람이 사는 곳 가까이에서 피기에 밭이 있는 곳과 기온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래서 개나리보다 산에서 자라는 진달래꽃이 피는 것을 보고 농사철을 판단하는 게 더 좋다.


아래는 올해의 예상 풀달력... 

역시나 절기는 속일 수 없다. 식물일 무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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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달과 농사>를 읽으며 인상적인 구절, 그와 관련한 생각과 기록을 남기려 한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달과 농업'의 관계에 대해 공부하려고 합니다. 

달이 작물에 아무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농사는 태양에만 의존할까요? 

아닙니다. 농사는 별의 노래(農)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별과 달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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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력과 간지력을 공부하면서 <달과 농업>이란 중남미의 책을 발견했죠. 

우리의 옛 농서에도 체계적이진 않지만 그에 대한 단편적인 기록은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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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인간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죠.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여성의 月經이 좋은 예입니다. 다달이 하는 거라면 왜 30일이 아니라 달의 공전주기와 주기가 비슷하죠? 

동물만이 아니라 식물도 역시 달과 공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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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지구, 태양이 어우러져 밀물과 썰물이 일어납니다. 그에 생명이 공명합니다. 

예를 들어 보름달이 뜨고 밀물인 때, 식물 안에서는 水昇 현상 -활발한 생명활동- 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씨앗을 그믐에서 보름 사이에 심으라고 했죠.


반대로 보름이 지나 그믐이 되며 썰물인 때에는, 생명의 기운이 잎과 가지에서 뿌리 쪽으로 하강하여 응축됩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수확이나 채종은 보름에서 그믐 사이에 하는 것이 좋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태양과 달의 움직임에 조화를 맞춰 농사짓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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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인들의 달과 관련된 믿음 체계와 농업 및 일상생활에 대하여 훑어보고 있는데, 우리와도 유사한 점이 너무 많다. 

아주 흥미로워 미춰버리겠다. 덕분에 스페인어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스페인어도 재밌는데 머리 아파.

아무튼 쿠바에 가서도 굶어죽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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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문화권마다 새해를 시작하는 달이 달랐다. 

고대 로마의 경우 3월(mars)이었고, 하나라는 음력 1월, 은나라는 음력 12월, 주나라는 음력 11월이었다. 

한편 잉카의 경우 지역마다 달랐는데, 고지대의 경우에는 6월이었다고 한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내 생각에는 농사철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리라 본다. 

농사를 시작하는 시점보다 조금 먼저 새로운 1년을 시작한 것이다. 즉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기 직전이 바로 새해의 시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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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의 달력을 공부하니, 마야인들은 시간은 끊임없이 순환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네, 종말론은 그들의 시간관을 잘 모르는 사람이 퍼뜨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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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엉터리로 만들어놓은 인간은 아우구스투스가 아닐까 합니다. 

그는 카이사르를 흉내 내어 8월(augusto)을 만들며 달력을 망쳐놨어요. 

그런데 왜 이후 아무도 그걸 수정하지 않았을까요? 왜 2월은 지금도 28일까지밖에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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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의 잉카인들은 밤하늘에 플레이아데스 성단이 나타나면 농사철이 시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조선에서는 이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좀생이별이라 부르며, 정월 보름 무렵 달과의 거리나 빛깔 등을 보며 풍흉을 점쳤지요. 

농사는 만국 공통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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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선 천인감응설에 따라 하늘에도 지상과 똑같은 세계를 펼쳐 놓았습니다. 

하늘에도 강과 밭이 있고, 부지깽이에 뒷간까지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해당 별자리에 변고가 생기면 지상에도 문제가 생긴다 생각했죠. 엄청나게 재미난 하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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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이 성립하려면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달력을 만드는 것이 기본입니다. 

마야, 잉카, 아스텍은 모두 문명이라 불리는 만큼 정교한 달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는 동양 문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유럽 중심으로 공부해서 모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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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세계에서는 부활절 날짜를 정하는 걸 큰 과제로 여겼죠. 

여기에는 다분히 농사의 목적이 담겨 있습니다. 

춘분 이후 첫 보름 다음에 오는 주일이 부활절인데, 그때야말로 만물이 소생하는 봄 기운이 완연한 농사의 적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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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교회가 농사의 적기를 알려주지 못한다면 사회적으로 권위를 얻을 수가 없었죠. 

중세 농민들에게 교회는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는 중요한 정보처의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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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경우 보통 입춘을 전후로 하여 설날이 옵니다. 양력으로 1월 중순~2월 중순일 때가 많죠. 

그런 다음 설부터 정월대보름까지는 겨울 기운을 몰아내고 봄을 맞이하며 축제 기간으로 들어갑니다. 

보름 동안 실컷 놀고 슬슬 농사일을 시작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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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의 후예인 페루인들은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는 모습, 산골짜기에서 부는 바람소리, 동물들의 울음소리, 산에 드리우는 그림자의 모습 등으로 시간과 1년의 흐름을 파악했다고 한다. 

조선에서는 이를 '풀달력'이라 부르며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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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ac Raymi; 잉카인들이 12월 동지에 거행하던 축제. 

태양이 조금씩 길어지는 것을, 즉 태양의 부활을 축하하는 행사다. 

조선에선 동지팥죽을 먹으며 새로운 해를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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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의 달의 여신 익스켈Ixchel . 출산과 의술의 여신으로 여겨진다. 이는 임신 이후 9태음월(260일)이면 출산하기에 그럴 것이다. 

또한 그녀는 홍수와 큰비의 여신이기도 하다. 큰비도 달의 움직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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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문명에서는 인간이 옥수수로 만들어졌다고 믿는다. 

그들의 믿음처럼 그 지역에서는 옥수수가 인간의 뼈와 살을 구성하는 중요한 먹을거리가 된다. 

농사도 옥수수를 중심으로 땅을 갈고 두둑을 지어 이루어진다. 

그들에게 옥수수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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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태양 쪽으로 가면 태양의 중력에 의해 지구에서 더 멀어지고, 태양에서 멀어졌을 때에는 지구에 더 가까워진다. 

그렇게 달은 정확한 원을 그리며 돌지 않는다. 


인간 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 아닐까? 

부부 사이에도 가까워질 때와 멀어질 때가 있고, 부모와 자식 간에도 가까워져야 할 때와 멀어져야 할 때가 있다. 


가깝다고 한없이 가까워지고, 멀다고 한없이 멀어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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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나 달에 의해 가려지는 걸 가리키는 蝕. 벌레가 먹는 걸 뜻한다. 

벼이삭을 벌레가 먹듯이, 해와 달을 벌레가 먹는 불길한 일로 여겼던 것이다. 

이처럼 식을 불길하게 여긴 것은 동서양이 모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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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셔날지오그래픽에서 "Earth's temperature rises slightly during a full moon."이라는 사실을 발표했다. 아직 인간이 과학적으로 밝히지 못했을 뿐 역시 달은 농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으로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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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위상 변화에 따라서 나무의 수액이 줄기를 통하여 잎으로 가거나 뿌리로 가거나 한다. 

이는 밀물과 썰물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달의 인력이 바닷물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동식물에 함유된 물기도 움직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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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햇빛은 지표면에서 대부분 반사되어 날아간다. 

하지만 은은한 달빛은 땅속 깊은 곳까지 들어간다. 

그래서 땅속에 심은 씨앗은 이러한 달빛에 감응하여 발아가 촉진된다. 

중남미의 농민들은 이를 알고 파종 시기를 달빛이 강해지는 시점에 맞추어 결정했다. 특히 비가 막 내린 뒤 보름달이 뜰 무렵의 달빛이 가장 강하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할머니들은 여전히 음력을 따져서 농사를 짓는다. 할머니들의 음력 농사법을 하루 빨리 조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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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라 하면 태양만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태양만 중시하게 된 건 근대과학이 식물과 태양의 메커니즘만 밝힌 데 원인이 있을 겁니다. 아직 달과 식물의 관계에 대해선 모르죠. 

음, 어디 관련 논문이 있을까?


그나마 가장 유사한 논문으로는 <고대사회와 農時의 이해>가 있지만, 역사학 논문이라 탈락. 

죽은 자식 고추 만지는 내용 같습니다만.... http://t.co/rSMbu1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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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에서 보름이 될수록 식물에는 물이 오릅니다. 식물에 물이 오르면 그 모습이 통통하고 때깔이 고와집니다. 사람도 물이 오르면 참 어여뻐지죠. 식물의 경우 특히 겨울에서 봄이 될 때 그러한 모습을 잘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달마다 반복되는 것이죠.

반면 보름에서 그믐으로 가면서는 물이 내립니다. 즉 수분의 상승과 하강이 달의 위상 변화에 따라서 일어나게 됩니다. 이는 식물만이 아니라 동물에서도 일어난다고 합니다. 인간의 월경도 달의 주기를 따르고 있는 것도 그 흔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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