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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바다를 항해하다가 발견한 일본의 토종 콩.

아주 흥미로운 건, 한국의 토종 콩과 비슷한 것들이 꽤 많다는 점이다.


먼저 아래의 콩들은 메주콩과 닮았다. 일본은 이걸로 무얼 만들어 먹을까?

특히 푸른색의 콩들은 제주에서 장을 담가 먹을 때 쓰는 '푸른독새기콩'과 비슷하다.

역시 두 지역은 화산섬이라 유사한 점이 많을 것일까?

윗줄의 가장 왼쪽은 '노세'라는 지역에서 심던 푸른콩. 그 옆의 '오오츠루'와 '후쿠유타카'라는 이름의 콩은 그 유래와 내력을 모르겠다.

아랫줄은 야고우라는 지역에서 심던 토종 콩.



푸른콩과 노란콩을 비교.

푸른콩 같은 경우에는 밥밑콩으로 쓰는 것과 비슷하게 생겼고, 노란콩은 나물콩 같이 생겼다.

그런데 일본만 해도 콩나물은 별로 먹지 않는다. 주로 숙주나물을 먹지.



아래의 두 장의 사진은 강낭콩이다. 이 모습만 보면 그냥 한국에서 재배하는 것이라고 해도 아무도 모를 것이다.





팥. 한국의 팥과 아무런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다. 




이런 콩도 한국에 존재한다. 주로 밥밑콩으로 씀. 아주 흥미롭다. 

오사카에 갔을 때 전통시장에서 콩을 파는 곳을 발견한 적 있는데, 주인 아저씨가 싫어해서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한 기억이 난다. 

언제 일본에 가서 콩들만 싹 조사해봐도 재미나겠다.




밥에 주로 넣어 먹는 서리태나 검정콩처럼 생겼다. 그런데 일본도 콩밥을 먹는가?




이건 6~7년 전 이일형 형님께 얻어서 심던 콩과 똑같다. 이름은 잘 모른다며 줘서 심었는데, 콩알의 크기가 엄청 크다. 강낭콩의 하나임. 먹어보지는 않았는데 별로 맛이 없을 것 같았다. 꽃이 붉은색이라 홍화채두, 즉 붉은꽃 강낭콩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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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면 맛난 음식을 먹으로 식당에만 갈 것이 아니라, 그 음식을 만드는 재료를 파는 시장에 가 보라. 더 나아가 그 농축산물을 재배, 사육하는 농가에 가서 보고, 농민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여행을 가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마트나 시장의 농산물 판매점이다. 


이번 일본 여행(오사카-교토)에서도 교토의 슈퍼마켓에 들러 어떤 농산물들을 판매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한국과 비슷하면서 다른, 무척 재밌는 구경이었다.



먼저 딸기, 이치고이다. 일본의 딸기야 달고 맛있기로 유명하다. 로열티 문제만 아니었으면 지금도 한국의 딸기는 대부분 일본 품종을 가져다 재배했을 것이다. 지금은 한국에서 육종한 딸기로 바뀌고 있는 추세. 과일과 관련해서 한국은 일본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딸기 한 팩에 698엔, 한화로 9000원 돈이다. 비슷한가? 후쿠오카에서 재배한 것이니 운송비도 더해졌을 테고, 아무튼 결코 싸지는 않다. 





다음은 당근. 일본에서는 당근을 인삼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진짜 인삼은 '고려인삼'이란 이름으로 부른다. 마치 제주도에서 고구마를 '감자'라 부르고, 감자를 '지실'이라 부르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일본의 뿌리채소들은 그 흙의 물리성 때문인지 길쭉길쭉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의 당근은 짧고 통통한 모양인데, 일본은 쭉 뻗고 얄쌍하다. 품종의 차이 때문인지 토양의 차이 때문인지는 더 자세히 알아봐야겠다. 한국에선 화산토 지역은 당연히 제주도인데, 제주산 당근과 또 생김이 다르다. 제주도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 또 흙이 다르니 단순 비교는 힘들겠다. 148원, 한화로 2000원 돈으로 한국에서 팔리는 당근에 비해 꽤 비싼 편이다. 무게가 그만큼 차이가 나서 그럴지도...




일본 하면 다꽝! 다꽝 무! 역시나 무가 길쭉하다. 무를 길러 보면 흙이 어떠냐에 따라 무의 모양이 달라진다. 단단한 흙에서는 몽뚱하게 자라고 부드러운 흙에서는 길쭉하게 자란다. 그런데 이 무는 도대체 어떤 흙에서 자랐기에 이렇게 길쭉하단 말인가. 무 재배농가를 찾아가 보고 싶다. 





하지만 무가 길쭉한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동글동글한 것도 있는데, 이렇게 생겼다. 이런 형태도 일본에서 널리 재배하는 것이다.





미야자키현에서 재배한 오이고추. 한국에선 오이고추라고 부르는데 일본에서도 따로 그런 이름이 있는지 모르겠다. 오이고추가 분명 일본에서 건너왔을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이다.  





오이다. 오이마저 길쭉하다. 무슨 오이가 이렇게도 길쭉하다냐. 달라, 달라, 한국과 달라도 너무 달라. 오이소박이를 담그는 오이가 그나마 길쭉한 편인데, 이에 비교하면 몽툭하다. 





이건 도대체 뭐다냐? 콩나물도 아니고 콩 싹을 먹는다! 이걸 데쳐서 나물로 먹는가 보다. 한국에선 콩에 물을 줘서 뿌리가 자라게 하여 그걸 먹는 데 반해, 일본에선 콩에 물을 줘서 줄기가 자라게 한 다음 그 싹을 먹는다. 같은 콩으로도 활용하는 방법에선 이렇게 차이가 난다. 





마늘쫑 먹는 건 한국과 똑같구만. 그런데 마늘이 난지형인가? 마늘쫑이 엄청나게 굵다. 한국에서 팔리는 마늘쫑과는 같은 마늘쫑이지만 생김새가 다르다. 





삼도콩. 아마 3번을 심을 수 있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인 듯하다. 한국에도 이런 콩 종류에 세벌콩, 세불콩 등의 이름이 붙은 것이 있다. 그건 바로 1년에 세벌(3번) 심어서 수확할 수 있다는 뜻이다. 꼬투리의 생김으로 봐서 동부의 일종이다. 갓끈동부처럼 콩알을 먹는 것이 아니라 꼬투리채로 요리해서 먹는 것이다. 만약 콩알을 먹는 것이라면 꼼꼼한 일본인이 꼬투리채로 팔 리가 없다!  





일본의 들깨라고나 할까, 이건 바로 차조기 잎이다. 차조기라고 하면 자주빛이 나는 것이 보통인데, 이건 푸른 차조기로서 생선회와 함께 먹거나 튀김으로 먹는다. 이 향이 처음 먹는 사람에게는 에퉤퉤 하며 뱉어버릴 만한데, 먹다 보면 그에 빠지게 됨. 비슷한 것으로는 방아를 떠올리면 된다. 고수도... 보면 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주로 향이 독특하고 강한 식물을 주로 먹는다. 아마 해충을 쫓고 몸을 시원하게 보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럴 것 같다. 





오오오, 고사리다! 내가 좋아하는 고사리. 일본인도 고사리를 먹는다는 사실에 그저 놀랐을 뿐이다. 




하우스 감귤. 귤도 하우스에서 재배하다니... 하긴 제주도에서도 요즘 하우스 감귤이 재배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난 그런 재배방법에 반댈세. 환경을 일정하게 통제할 수 있게 만듦으로써 생산에는 편할지 모르나 그렇게 재배한 것이 자연에서 자란 것만큼 맛있을 리는 만무하다. 큰 병충해 피해 없이 생산조건을 통제할 수 있고, 남들이 출하하지 못하는 시기에 출하하여 제값을 받는다는 장점 때문에 시설하우스를 선택한다. 하지만 생산비가 증가하여 그 가격이 오르는 것은 막을 수 없다. 이 귤도 6개에 6000원 꼴. 즉 하나에 1000원이다. 헐. 





콩나물이 아닌 숙주. 콩나물을 즐겨 먹는 건 한국인뿐이지 않을까 한다. 이런 형태의 나물을 먹는 곳은 주로 아시아 지역인데 대개 녹두를 이용한 숙주를 먹지 콩나물을 먹는 곳은 거의 보지 못했다. 어디선가 먹긴 먹겠지만, 한국만큼 즐겨먹지는 않을 듯하다. 




이건 그냥 곁다리로 소고기. 한국에 한우가 있듯이 일본에는 와규가 있다. 사다가 한 번 구워먹어보고 싶었으나,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서 구경만 했다. 이건 특별히 일본 소 중에서도 검은소의 고기. 한국으로 치면 요즘 열심히 개발하고 있는 칡소라고나 할까.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마블링 좋은 소고기다. 살에 지방이 가득 꼈다. 불쌍해.





한국과 달리 흰달걀이 많았다. 물론 누런달걀도 있었는데 흰달걀의 비율이 좀 더 많았다. 누가 한국에서 흰달걀을 사라지게 만들었는가? 바로 소비자.




마지막! 일본의 다양한 음료수와 맥주. 왜 한국은 이렇게 다양한 술을 만들지 못하는 것이야! 과점의 산업구조가 맘에 들지 않는다. 술도 몇몇 회사가 과점하고 있으니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지 않는 것일지도. 그나마 요즘은 그래도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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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으로 유학은 떠난 후배와 이야기를 하다가 숙주나물로 밥을 해 먹는 것을 보고 궁금증이 일었다.


"콩나물은 한국 이외에는 잘 먹지 않는다는데 사실이냐?"


그랬더니 좋은 자료를 찾아 알려주었다. 그 자료를 대충 훑어본 결과 보통 콩나물이란 것은 동아시아권, 그러니까 쌀 문화권의 나라에서 길러 먹는데, 보통은 숙주나물을 많이 먹지만 우리만 유별나게 콩나물을 많이 먹는다는 것을 알았다.


콩나물은 흔히 중국에서 기원하는 것으로 인정된다. 역사를 따질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기록인데, 가장 오래된 기록이 중국 한나라 때의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록이 발견된다면 모를까, 콩나물이 중국에서 기원한다는 역사학의 말을 듣고 있을 수밖에 없다. 아무튼 이 콩나물 가리키는 중국말로는 한나라 이후의 의서에 나오는 '大豆黃卷'으로, 곧 '콩의 노란 싹'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먹는 방식이 지금과 또 우리와는 달리, 싹이 1~2센티미터 정도 자랐을 때 말려서 가루를 내어 주로 약으로 썼다고 한다. "神農本草經"은 주로 주나라와 진나래 때의 약재를 기록한 책인데, 여기에는 '대두황권'이란 말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한나라 이후에 콩나물을 약재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식용 콩나물에 관한 기록은 남송 시대의 "山家淸供"에 나오는데, 콩나물 기르는 법이 자세히 나와 있다. 숙주나물과 관련해서는 "本草圖經"(1061)이란 책에 숙주나물이 가장 맛있다는 기록이 나온다. 녹두는 한나라 말기에 인도나 동남아시아에서 전래된 것으로 "齊民要術"(544) 등에 언급된다. 이 콩나물과 숙주나물은 북쪽에서는 콩나물이, 숙주나물은 남쪽에서 더 널리 활용된다. 이는 콩의 원산지가 만주와 한반도 북부이고, 녹두가 주로 남쪽에서 재배가 잘 된다는 사실과 관련이 깊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의 경우 숙주보다 콩나물을 더 많이 먹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역사적으로 알려진 사실은 별로 없다. 하지만 그건 기록일 뿐이고 실제로 우리 생활에서 콩나물은 아직도 매우 대중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나물콩, 질금콩으로 알려진 작은알의 콩으로 주로 콩나물을 길러 먹었다. 알이 굵은 콩은 그 성분이 단백질이 많아 장으로 담가 활용하고, 알이 잔 콩은 그것보다 단백질 성분은 덜하나 싹이 잘 트기에 콩나물을 기르면서 썩거나 하는 실패할 일이 적기 때문일 것이다. 콩은 저장성이 좋기에 겨울이 긴 한국과 같은 지역에서 겨울철에 길러 먹으면 부족한 비타민을 보충하기에 좋은 음식이었다. 이렇게 김치와 함께 콩은 겨울을 나야 하는 한국인의 건강을 책임지던 중요한 음식이었던 것이다. 1980년에는 40000톤의 콩으로 콩나물을 만들어 먹었다는데, 전체 콩 생산량의 12.5%를 콩나물로 먹은 셈이다.

20세기 초 한국을 방문하여 콩나물에 관해 남긴 외국인들의 기록이 있다. 그들은 한국에서는 알이 작은 특별한 품종의 콩으로 오랫동안 좋은 식감과 자극적이지 않은 맛(동남아 쪽의 자극적인 맛을 지닌 여러 채소에 비하여)을 지닌 콩나물을 길러 먹어 왔다고 지적한다. 1931년 Morse는 보통 30~45센티미터 정도의 바닥인 둥근 도기에 위에는 삼베를 덮어서 콩나물을 길러서 파는데, 21도에서 10~12일 정도 기르면 팔 수 있을 정도가 된다고 적었다. 그러면 콩나물은 약 27센티미터 정도 길이인데, 팔기 전에 콩나물 뿌리는 다듬는다고 한다. Smith(1949)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콩나물은 특히 겨울철에 잘 팔린다. 그들은 고기, 배추, 시금치, 무와 함께 국을 끓이거나 다른 요리를 한다. ... 콩나물은 한국의 일상적인 쌀밥에 매우 필요한 비타민을 공급한다. 어떤 경우에 콩은 콩나물로 남겨지고, 다른 것은 제거된다. 콩은 중심지에서 나물로 길러져, 보통 남자가 끄는 리어카로 행상을 다닌다."  



다른 여러 나라에서 콩나물을 부르는 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일본에서는 daizu no moyashi (sprouts of soybean), 인도네시아에서는 taugé kedele (soybean sprouts), 말레이시아에서는 tau geh (sprouts), 베트남에서는 gia dau nanh, 필리핀에서는 tauge 라고 부른다. 또 미국에서도 많은 이름으로 불렸다. "bean sprouts"(Stuart 1911; Shih 1918), "soy-bean sprouts"(Morse 1918a; McCay et al. 1945), "soy bean sprouts"(Adolph 1922), "soybean sprouts"(Piper and Morse 1923; Horvath 1927; Chen 1956), "sprouted soy beans"(McCay 1943), and "sprouted soybeans"(Burkholder and McVeigh 1945; Jones 1963). 그런데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콩나물이란 말을 주로 20세기에 들어와 다양한 말로 부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로 미루어 아마도 19세기부터 많아진 동아시아권 이민자들이 콩나물을 먹는 모습을 보며 그 이름이 알려졌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럽에서는 1889년  Schulze라는 사람의 "On Some Nitrogen-Containing Constituents in Soy Sprouts (or Etiolated Soy Shoots; Keimlinge von Soja )"이란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언급된다. 그런데 이 보고서는 식용 콩나물이 아닌, 콩과 식물에 질소를 고정시키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 알려진 뒤 콩에서 싹이 난 것에는 질소 성분이 많을 것이란 견해를 쓴 내용일 뿐이다. 아무튼 콩나물이란 말을 프랑스에서는 graines de soja germinees, 독일에서는 Sojasprossen  Sojakeimlinge, 스페인에서는 germinados de soya 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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