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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후변화로 인하여 콩과작물의 수확이 부진했다. 콩 가운데 가장 비싸다는 서리태의 경우 한 가마에 120만 원까지 가격이 치솟기까지 했다. 그 여파는 올해까지 미치고 있다.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콩농사도 잦은 폭우와 흐린 날 때문에 쉽지 않다. 이는 콩의 흉작으로 이어질 터이고, 가격 폭등을 불러올 것이다. 또한 외국의 콩, 특히 가격이 싼 유전자조작 콩을 수입하는 일로 이어질지 모르는 노릇이다. 현재 국내 식당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소고기가 미국산이듯이, 장사는 싼 재료를 찾기에 마련이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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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신모 씨(38·서울 강남구 일원동)는 오랜만에 대형마트에 콩나물을 사러 갔다 콩나물 덤 상품이 없어진 것을 보고 의아했다. 신 씨는 평소 한 봉지에 1000∼1200원짜리 콩나물을 사면 한 봉지를 덤으로 얹어주는 기획 상품을 주로 사곤 했다. 신 씨가 판매사원에게 콩나물 덤이 없어졌냐고 묻자 "콩 가격이 너무 올라 덤 상품이 사라진 지 오래"라는 답이 돌아왔다. 신 씨는 "평소에 무심코 지나치던 콩나물 한 봉지 가격이 자세히 봤더니 전보다 200∼300원 올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콩값이 연일 오름세다. 16일 이마트에 따르면 밥을 짓거나 두부를 만들 때 주로 쓰는 백태(누런 콩)의 판매가격은 지난해 8월 100g당 896원에서 올해 8월 현재 1256원으로 40.2% 올랐다. 요즘 닭고기 소매가격이 100g당 713원이고 삼겹살은 100g당 1290원이니 콩값이 고기값만큼 비싼 셈이다. 

팥이나 녹두와 같은 콩과 작물의 가격 오름세는 더 가파르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팥의 도매가격은 지난해 100g에 445원 하던 것이 요즘 839원으로 88.6% 치솟았다. 녹두 역시 지난해 100g당 700원에서 올해는 1195원으로 70.7% 뛰었다. 콩나물콩은 지난해 100g당 400원 선이었지만 올해는 700원대로 70% 이상 올랐다. 

연일 치솟는 콩값에 콩 관련 제품의 가격도 덩달아 뛰었다.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두부 가격은 평균 27%가량 올랐고 콩나물도 올 6월에 평균 20% 인상됐다. 식당에서도 콩 관련 메뉴가 오름세다. 콩국수가 대표메뉴인 서울 중구 서소문동 진주회관도 올해 3월 들어 여름메뉴인 콩국수를 팔기 시작하면서 가격을 8500원에서 95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이처럼 콩값이 급등한 이유는 지난해 태풍 '곤파스'와 '말로' 등의 영향으로 콩의 생육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콩은 1년에 한 번 수확하는 작물로 수확 전 날씨가 중요한데 지난해 수확을 앞두고 비와 태풍 등 기상 조건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급감했다. 특히 콩나물콩은 주산지인 제주 지역에서 농가들이 콩나물콩 대신 메밀이나 감자 등으로 작목을 바꾸면서 재배면적이 감소한 데다 작년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30% 이상 줄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한 대형마트 콩 담당 바이어는 "올해도 이달 말 본격적인 콩 수확을 앞두고 비가 많이 내린 데다 태풍의 영향도 있어 수확량이 줄 것으로 보인다"며 "콩값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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