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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름 낼 준비를 마침.



 


오줌거름발 덕인가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 덕인가 앉은뱅이밀이 무성해졌다. 참, 밟아주기도 했지.

아이를 혼낼 때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한 번 크게 혼낼 때는 인정사정 없이 혼내야지, 괜히 이도저도 아니게 느슨했다간 뿌리가 제대로 붙지 못하고 앞으로 성장할 때도 힘있게 치고 나아가지 못한다.

 

실험적으로 고랑에 심은 밀은 확실히 두둑 위 헛골에 심은 것만 못하다. 역시 밀은 내습성이 약하다. 하지만 건조한 겨울-봄이 예상된다면 충분히 활용할 만하다.



 


겨울을 이기고 조선파가 앙증맞게 올라온다. 귀여워.



 


연풍이는 오늘도 밭에 와서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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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온 영하 14도. 동네의 몇몇 집에선 수도가 동파되었는지 수리하고 있는 곳들도 눈에 띈다.

 

오늘은 기를 받으러 아침부터 밭에 다녀왔다.

역시 동지 무렵이라 그런지 태양의 고도가 낮아 밭은 9시에도 여전히 그늘이 져 있다. 여름엔 7~8시면 해가 비치는 곳인데 말이다.

 

겨울이라 눈에 보이는 건 아무것도 없고 눈뿐이지만, 그렇다고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여전히 생명은 살아 있고, 이 모진 겨울을 나기 위해 숨죽여 바짝 엎어져 있을 뿐이다.

 

지난 가을 심은 앉은뱅이밀은 몇 번의 눈을 맞고 몇 번의 혹한을 겪으면서도 살아 있다. 조선파는 줄기 부분이 허옇게 얼었지만 생생하게 살아 있다.

이 모든 숨죽임은 봄이 오는 것과 함께 풀리리라. 그날이 오면 줄기와 잎이 새로 돋고, 어여쁜 연둣빛으로 가득할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보아 왔고, 또 그래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런 겨울나기가 가능한 것은 그 뿌리에 있다. 튼실히 뿌리내리지 못한 놈은 이 혹한에 얼어 죽기 십상이다. 아니 어떻게 겨울을 났어도 봄과 함께 찾아온 따뜻함을 만끽하지 못하고 죽어버린다. 그만큼 얼마나 잘 뿌리를 내렸느냐가 중요하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뿌리를 튼실하게 내리는 일은 식물만이 아니라 사람에게도 역시 중요한 일이다. 겨울이 왔음에 비탄에 빠지지 말고 뿌리를 튼실히 하여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자. 봄이 되어 새로운 잎과 줄기를 무성히 뻗어 새 생명을 낳자.

 

꽃과 열매에 눈을 뺏기기 쉽지만, 그 꽃과 열매는 뿌리에서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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