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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읽어 가다 보면 갸우뚱하게 만드는 부분도 있지만, 아무튼 씨앗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긴 하다.

모든 생명은 씨앗에서 시작된다 ―"씨앗 학교"의 오카모토 요리타카岡本よりたか 씨가 "씨앗 받기"를 권하는 이유



요즘은 정원이나 텃밭이 취미라고 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모종이나 씨앗은 어떻게 구하는가? "씨앗은 사는 것." 그것은 농민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씨앗 받기'의 중요성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 '씨앗 학교'를 세운 무비료 재배자 오카모토 요리타카 씨이다. "모두의 생명은 씨앗에서 시작된다"고 각지에서 씨앗의 매력을 알리고 다닌다. 씨앗에 얽힌 위기부터, 간단히 할 수 있는 씨앗 받기의 소중한 힌트까지 알려주었다.  

어머니에게 들은 "생명을 먹으세요"

―오카모토 씨가 농업을 시작한 것은 40대가 되면서부터이네요. 왜 농부가 되려고 생각한 겁니까? 

오카모토 저는 40세까지는 텔레비와 IT 관련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그쪽 생활은 불규칙하고, 스트레스도 심하죠. 몸 상태가 망가져 버린 겁니다. 그때 생각난 것이 어린 시절부터 계속 들었던 "먹을거리가 중요하다"는 어머니의 말. 어머니는 항상 "생명을 먹으세요"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래서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얻기 위해서 직접 농사짓지 않으면 안 되겠다 하여 채소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가장 처음은 상자텃밭부터요.

 

―농약과 비료는 처음부터 쓰지 않은 겁니까? 

오카모토 네. 사실 영상 일을 하고 있을 때, 농약의 독성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를 촬영한 적이 있어서 처음부터 농약에 저항감이 있었습니다. 비료도, 화학비료는 물론, 유기비료도 냄새가 독하여 아무래도 사용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어요. 그럴 때, 자연농법의 대가 후쿠오카 마사노부 씨의 저서 <자연농법 짚 한 오라기의 혁명>을 읽고 무비료로 하겠다고 결심했죠.  

씨앗만 있다면, 살아갈 수 있다

―2018년에 <씨앗은 누구의 것인가?>를 출판했는데, 씨앗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오카모토 씨앗을 생각하기 시작한 건, 사실 농업으로는 생활할 수 없어 포기하려 한 때였습니다. 

회사를 관두고, 야마나시山梨에 밭을 빌려 취농을 하고 있었는데, 무비료로는 생각처럼 수익이 나오지 않았어요. 정신이 들면 저금도 약간. 세금을 체납하게 되었을 때는 정말이지 수렁을 맛보았습니다. 이제 농업을 계속하는 건 무리라고 …….



―일단 농업을 포기하려 했네요.

오카모토 그 무렵은 이미 밭도 내버려 두었어요. 그런데 오랜만에 가 보니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 되던 토마토가, 그것이 보기 좋게 열매가 달려 있었어요. 감동했지요.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밭에 가면 먹을거리는 있다. 씨앗이 생긴다. 손에 씨앗이 있으면 그렇게 많은 돈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직접 씨앗을 받게 된 것은 그것 때문입니다. 수확할 수 없어도 어쨌든 씨만은 받으려고.


―그때까지는 왜 씨앗을 받지 않았나요? 

오카모토 확신이었죠. 농업을 시작할 때 직접 받은 씨앗은 맛있는 것이 나오지 않고, 양도 적다고 배운 거죠. 그래서 농약이나 비료는 사지 않아도 씨앗만은 종묘상에서 구입했어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위화감도 들었습니다. 씨앗을 구입한다는 건 돈이 없으면 할 수 없다. 사회경제의 안에 완전히 통합되어 있죠. 저는 먹을거리를 농사짓는다는 행위는 경제와 분리해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씨앗은 환경을 기억하고 스스로 개량한다 

―직접 받은 씨앗을 사용하면서 무엇이 변화했나요?

오카모토 저의 경우, 채소들이 건강히 자라게 되었어요. 병도 잘 안 생깁니다.

―대단하네요. 왜 그런가요? 

오카모토 씨앗은 설계도 같은 것입니다. 심어진 토지의 기후와 토양, 곤충들의 종류와 풀의 다양성 등을 모두 기억하면서 제대로 자라도록 스스로 개량해 갑니다. 그래서 일단 병에 걸리면 그 정보를 수집하고, 다음 세대에서는 그 질병에 대한 저항성을 갖게 되지요. 


여러 종류의 보리 씨앗. 왼쪽에서 두 번째는 고대 보리의 일종. 


―굉장한 능력이군요!

오카모토 저의 경험으로 말하자면, 1년째부터 서서히 정보가 축적되어 7년이면 완전히 그 토지에 익숙해집니다. 예를 들면, 자연농법으로 유명한 카와구치 유이치川口由一 씨의 밭에 가면 마치 풀 속에서 채소가 자라고 있는 것 같은 상태랍니다. 자가채종을 계속한 씨앗이 풀 속에서 자라는 유전자가 된 것입니다. 종묘상에서 구입한 씨앗으로는 똑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요.

자가채종으로 이어가면 씨앗이 환경을 기억하기 때문에 재배의 노력이 줄어듭니다. 씨앗을 구입한다는 건 모처럼 정보가 기록된 설계도를 버리고 다시 처음부터 새로운 설계도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잡초가 자라는 밭에서 씩씩하게 크고 있는 염교의 싹 


씨앗에게 맡기는 것이 최고

―<씨앗은 누구의 것인가??에서는 판매하고 있는 씨앗과 자가채종한 씨앗은 외형도 전혀 다르다고 써 있습니다. 오카모토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당근의 경우 시판하는 씨앗은 약간 타원형으로 휘어져 있지만, 자가채종한 것은 잔털이 빽빽하게 붙어 있습니다. 마치 작은 벌레처럼.

씨앗이 달려 있는 채로 말려, 건조 보존시키는 당근의 꽃. 


―어떻게 된 것인가요?

오카모토 털이 있으면 기계로 잘 파종할 수 없기 때문에, 종묘상이 없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은 이 털이 당근의 발아에 굉장히 도움이 되어요. 

당근은 물을 열심히 주지 않으면 발아하지 않지만, 자가채종한 씨앗은 비가 한 번 오면 발아합니다. 털이 수분을 쥐어주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인간은 심기 어렵다고 털을 없애고, 발아하지 않으면 불평을 합니다. 효율화라는 이름으로 비효율적인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내 경험으로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당근만이 아니라, 식물은 필요하지 않은 것은 몸에 달지 않아요. 각각 그 모양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채소의 일은 채소가 가장 잘 알고 있어요. 씨앗에게 맡기는 것이 최고가 아니겠습니까? 


三浦 무의 씨앗(앞쪽)


씨앗 받기의 관습은 왜 사라졌을까


―일반적인 농업에서도 보통은 씨앗을 구매하지요. 

오카모토 네. 지금, 슈퍼 등의 진열대에 있는 채소의 대부분은 두 종류 이상의 품종을 교배시킨 교배종(F1:잡종 제1대)인데, 교배종이 나와서 씨앗 받는 관습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왜냐하면 구입한 교배종의 씨앗을 심으면 맛과 모양, 크기가 균일한 작물이 나오지만, 거기에서 받은 씨앗을 심으면교배시키기 전 각각의 품종이 지닌 형질이 나타나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이 됩니다. 


순무의 고정종 가운데 하나, 미야마みやま 작은 순무. 생으로 갉아 먹어도 부드럽고 맛있다 


―그럼 시장에 내기는 힘들겠네요. 

오카모토 본래는 그 다양성이야말로 식물이 생존하기 위한 생명력이지요. 하지만 유통을시켜도 팔리지 않아 곤란하기에 농민은 해마다 씨앗을 구매해 심게 된 것입니다.  

저는 교배종을 부정하지 않아요. 교배종이 있기에 지금의 일본의 식탁에는 채소가 많이 올라가고 있죠. 사람의 지혜가 집적된 기술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다만, 씨앗을 남기는 것은 식물의 최종 사명입니다. 나 자신, 씨앗 받기를 하게 되어 "생명의 순환"을 피부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씨앗 받기만큼은 잃어 버리지 말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씨앗을 턴 뒤의 가지 


씨앗은 누구의 것인가?

―그런데 지금, 씨앗을 둘러싸고 일부 기업에 의한 지배와 독점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오카모토 씨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오카모토 기업이 씨앗의 권리를 주장하고, 농민의 자가채종을 금하려 하는 흐름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으며, 강한 위기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에 불쑥 생각한 것은, 유전자변환 종자였습니다. 유전자변환 종자에는 개발한 기업에게 지적재산권인 특허가 주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 유채를 재배해도 의도하지 않게 이웃 밭의 유전자변환 유채와 교잡된 것만으로도 특허 침해로 고소를 당합니다. 

하지만 씨앗을 맺는 건 식물로서 당연한 생명 활동입니다. 씨앗은 식물 자신이 생명의 이어달리기를 해 온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이 그 씨앗을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건, 딱 오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2018년 4월에 "주요 농작물 종자법(이하 종자법)"이 폐지되어 '자가채종 금지인가' 하고 시끄럽습니다. 

오카모토 여기는 조금 조심해야 하는 바입니다. 

종자법은 어디까지나 벼, 보리, 콩에 관한 법률로, 전쟁 이후의 혼란기, 국가가 농민을 대신해 주식인 벼, 보리, 콩의 원종, 원원종을 남기려고 태어난 것입니다. 폐지된 것은 시대도 변하고, 민간도 많이 만들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경쟁의식을 높여 가격의 안정을 도모한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종자법이 폐지된다고 하여 곧바로 자가채종이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안심일까요? 

오카모토 아니, 그렇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종자법이 폐지되어서 앞으로 바이오 기업을 포함한 민간의 종묘회사의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벼, 보리, 콩의 씨앗에서도 기업과의 사이에서 '자가채종 금지'의 계약이 늘어날지도 모릅니다. 다만, 저는 종자법에는 그다지 집착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싹을 내민 보리밭 


걱정해야 할 건 종묘법의 개정 

―그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오카모토 제가 정말로 우려하는 것은 씨앗에 관한 또 다른 법률 '종묘법'이 개정될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자가채종의 권리에 직접 관련된 것은 종묘법 쪽입니다. 

종묘법은 벼, 보리, 콩만이 아니라 채소와 꽃 등 식물 전체에 대한 법률입니다. 종묘법에서는 등록된 품종에 대해서는 개발자에게 '육성자권'이 주어지고, 육성자권을 가진 주체 이외는 씨앗과 모종을 육종하거나, 판매, 양도하는 일은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한편, 현재 상태에서는 농업인이 씨앗을 받거나, 받은 씨앗으로 직접 작물을 재배하는 일(자가증식)은 인정되고 있습니다(※1)。

※1:예외적으로, 종묘회사가 계약으로 자가채종을 금지할 수 있다. 또, 감자와 딸기 등 뿌리와 줄기, 덩굴 등에서 '영양번식'으로 늘어나는 것은 자가증식이 제한되어 있다. 


자가채종한 씨앗이 보관되어 있는 "씨앗 학교"의 보관고 


―그 종묘법이 어떻게 개정되려 합니까? 

오카모토 품종 등록된 품종에 대하여, 모든 자가채종을 금지하려 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그 전제로 있는 것이 '식물 신품종의 보호에 관한 국제조약(UPOV 조약)'입니다. 이전, 딸기와 포도 등에서 일본이 육종해 등록한 품종이 한국과 중국으로 건너가 허가 없이 재배된 사건이 있었는데, UPOV 조약은 그러한 문제를 받가 각국의 지적재산인 육성자권을 지키기 위해 세계 공통의 규칙으로 체결된 겁니다. 

요점이 되는 건 UPOV 조약에서는 원칙적으로 모든 자가증식이 금지되어 있는 점. 그리고 지금 농수성은 종묘법도이에 맞추어 씨앗을 받거나, 받은 씨앗을 직접 심는 일까지 금지하는 방향으로 바꾸려고 하고 있습니다. 

―자가증식이 금지된다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오카모토 '씨앗은 사는 것'이라 믿고 있으면 별로 와닿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기업에게 씨앗이 집중되는 건 매우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만약 기업이 씨앗을 팔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 지금보다 몇 십 배 가격을 올리면? 

실제 인도에서는 재래종 면화의 씨앗에 대한 권리를 거대 바이오 기업이 독점하고, 유전자변형 종자만 판매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게다가 씨앗의 가격이 80배나 뛰었습니다. 똑같은 일이 일본에서도 일어날 수 있어요. 

"씨앗 학교"에서 씨앗 받기를 퍼뜨리고 싶다

―오카야마 씨는 2018년 기후현 군죠시郡上市에 종자은행 '씨앗 학교'를 설립했습니다. 그것도 이런 상황에 대한 위기감 때문입니까? 

오카야마 그렇습니다. 언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대로면 언제 종묘법이 개정되어 버릴 겁니다. 만일 자가채종을 하지 못하게 될 때, 수중에 씨앗이 없으면 안 되니까요.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습니다. 


'씨앗 학교'에서는 회원 여러분이 채종한 씨앗을 보낸 걸 받아서 보존하는 일과 동시에, 씨앗 받는 기술을 지도하거나, 씨앗 교환회를 하거나 하여 '씨앗은 남기는 것'이란 의식화를 하고 싶습니다

―반응은 어떻습니까?

오카모토 씨앗 받기를 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걸 실감합니다. 수확량만 보면 그다지 널리 퍼지지 않았다고 판단할지 모르지만, 집에서 작은 화분에 재배하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씨앗 받기를 하는 사람은 전업농의 수보다 많지 않을까 해요. 


오카모토 씨 자신이 채취한 씨앗과 전국에서 보낸 씨앗이 보관되어 있다. 


호박과 토마토의 씨앗을 받아 보자!

―채소를 기르지 않아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나요? 

오카모토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구입한 호박의 씨앗을 받아보면 어떨까요. 씨앗 주변에 붙은 걸 깨끗이 씻어서 잘 말립니다. 이걸 땅에 심으면 싹이 나고, 호박이 달릴 겁니다.  

호박 이외에도 토마토, 수박, 멜론 등이 있어요. 씨앗을 빼서 씻어 말리기만 해도 됩니다. 상자텃밭 하나에서도 할 수 있어요. 

씨앗 받기부터 직접 하면, 단편적으로 생각했을 때에는 보지 못하던 일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식물의 본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씨앗에서부터 먹을거리를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 낼 줄 알면, 어디에 가서도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듭니다. 

열매에서 빼 말리고 있는 씨앗 


―왠지 두근두근 하네요.

오카모토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즐겁게 하면 좋습니다. 토마토라는 하나의 저런 작은 알갱이에서 몇 개가 생기는 것일까요? 흔히 말이에요. 파칭코보다 승률이 좋아요(웃음).  어쨌든 한 알에서 몇 만 알이나 생기니까요. 

"씨앗은 누구의 것인가?" 저는 계속 이 질문을 생각해 왔는데,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 식물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種は誰のものか?

岡本よりたか/著(2018年、veggy Books・キラジェンヌ出版)

農作物の種を巡る世界情勢が目まぐるしく変わってきている現在。種がなぜ大事なのかを改めて考えると同時に、種がどのように作られ、私たちの命とどうかかわっているのか、さらには世界と食卓を結ぶ一粒の種にどんな問題が起きているのかを、分かりやすく解説。そのうえで私たちが今すべきことをライフスタイルから見つめ直していきます。





岡本よりたかさん

오카모토 요리타카岡本よりたか

空水 비오팜 농장주。CM 크리에이터、TV 디렉터 등의 취재를 통하여 농약과 제초제, 비료가 환경에 미치는 파괴적인 피해를 알고, 40세 중반에 야마나시현 호쿠토시北杜市의 야스카타산八ヶ岳 남쪽 기슭에서 무농약, 무비료, 무제초제, 자가채종 밀과 채소를 재배하기 시작한다. 현재는 기후현 군죠시郡上市로 다시 이주하여, 자가채종의 중요성을 호소하는 세미나와 강연을 개최하면서 살기 어려운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자연농법을 보급하는 일도 노력하고 있다. 무비료 재배 세미나 강연활동은 연간 150일 정도, 전국에서 개최하고 있으며, 그와 함께 1800평 밭에서 농업도 계속하고 있다. 또한 민간 종자은행인 '씨앗 학교'를 주최하고, 농업 학교 등도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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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우리의 농업이 이러한 방향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세상은 이리로 간다. 환금작물이 아니라 식량작물 중심, 수출과 상업농 위주가 아닌 자급과 지역 먹을거리 중심의 농사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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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은 새로운 가치 창출 산업이고 첨단 융·복합 산업(첨단기술·건강·관광·에너지)의 중심이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최근 식량 위기, 먹을거리 안전성, 건강 등이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면서 첨단 융·복합 산업으로서 농업의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젊은 귀농 층을 중심으로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예견하고 비즈니스 마인드로 접근하는 형태가 많이 늘고 있다.

이들은 생태적 가치를 지향하며 자연 농법, 태평 농법, 삼무(三無) 농법, 탄소 순환 농법 등 새로운 농법의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험해 보고 있다. 또한 정보기술(IT) 활용 능력과 도시 네트워크를 통해 생산자 주도형 농산물 직거래라는 새로운 마케팅 방법도 확대하고 있다. 새로운 경영 기법의 도입과 함께 특화 작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부가가치형 농산물을 재배해 억대 연봉을 창출하는 '강소농'도 속속 등장하게 됐다. 다양한 기능성을 갖춘 작물과 부가가치가 높은 농작물을 선택하는 것은 성공적인 귀농과 비즈니스 측면에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등 관계 기관 및 연구소 등에서도 유망 작물을 적극 발굴·개발하고 농업인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남미 고산 작물, 국내 고랭지 재배 가능

최근 떠오르고 있는 유망 작물을 살펴보면, 남미 안데스산맥의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아마란스·퀴노아·야콘·아피오스 등이 있다. 이들 고산식물들은 특유의 탁월한 기능성이 있어 상품성이 높다. 농촌진흥청은 이들 작물들의 국내 고랭지 적응성과 실용성 등을 검토한 결과 고부가가치 식품 소재, 경관용 소재 등 다양한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우선 야콘은 안데스 원산의 국화과 식물로 고구마 모양의 덩이뿌리(괴근) 형태다. 씹으면 아삭아삭하면서 배 맛이 나는 특성을 지녀 '땅속의 과일'이라고 부른다. 농진청 연구 결과 야콘 덩이뿌리는 건강 기능성 성분인 프락토올리고당이 많이 들어 있고 잎에는 만병의 근원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생리 활성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야콘은 병해충의 피해가 크지 않고 화학비료 없이 유기 재배도 가능하다고 밝혀지면서 재배 면적이 급속히 늘고 있다. 야콘은 2010년 전국적으로 166ha 정도 재배돼 10년 전에 비해 재배 면적이 약 20배나 증가했고 단위면적당 소득도 높은 유망 작물로 꼽힌다.

또한 '아마란스'는 비름과에 속하는 1년생 식물로 과거 잉카시대부터 '신이 내린 작물'로 불렸다. 단백질 함량이 15.7%로 매우 높고 라이신·타우린 등 균형 잡힌 아미노산 구성으로 영양학적 관점에서 완전식품에 가깝다는 평가다. 국내 고랭지에서 시험 결과 10a당 300kg 이상의 다수확이 가능해 새로운 식품 작물로 유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능성 곡물류인 '퀴노아', 땅속에서 열리는 콩 '아피오스', 형형색색의 덩이뿌리 작물인 '올루코' 등도 개발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약용식물도 부가가치가 높은 작물로 알려져 있다. 장뇌삼은 가장 경제적이고 환경적인 작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뇌삼은 숲속에 한 번 심어 놓으면 수확할 때까지 손볼 필요가 없어 노동력이 들지 않고 비료나 농약을 줄 필요가 없는 데다 높은 소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년간 장뇌삼을 연구해 온 상주대 이동섭 교수는 서울시립대 우수영 교수, 의성군청 김택동 씨와 함께 연구팀을 만들어 산속에 직접 씨를 뿌리고 싹이 나는 것을 조사했다. 이 교수는 "숲은 그 자체가 적당한 그늘과 토양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물 빠짐이 좋은 활엽수림이나 혼유림에서는 어디에서든 장뇌삼이 잘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산에서 자란 장뇌삼은 7년이 지나면 강한 향을 내는데 이때부터 약효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농민들이 장뇌삼을 재배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축적된 장뇌삼 재배 기술을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은 제주에 적합한 10대 약용작물을 선정했다. 선정된 약용작물은 백수오·백도라지·방풍·석창포·반하·황금·우슬·작약·하수오·백출 등이다. 약용작물 선정 협의회의 학계·한약계·유통업체·농업인 등은 "국내 생산 농가가 거의 없는 반하, 국내 수요가 높고 제주 지역 재배가 가능한 작약이 소득원으로 유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후변화로 인해 아열대식물의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강릉시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2009년부터 구아바·무화과·감귤 등 아열대식물 생산력 검증 시험을 벌이고 있다. 무화과는 우량 품종 지역 적응 선발을 마치고 현재 사천면 사기막리, 구정면 금광1리 등 3개 농가에 묘목 1000그루를 보급했다. 또 감귤과 왜성 바나나는 지역 적응 시험 중이며 올리브와 석류, 커피나무를 기후변화 대응 유망 과종으로 선발했다. 또한 블루베리 묘목을 일시에 대량으로 증식할 수 있는 조직 배양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대량 증식 체계가 확립됐다.

제주 망고, 수입산보다 3배 비싸게 거래돼

우리나라 온난화 최전선 지역인 제주에서는 이미 열대·아열대 과수 재배가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재 제주에서는 95농가가 35.8㏊의 농지에서 바나나·파인애플·망고·용과·파파야·아보카도·구아바·아테모야 등 다양한 열대·아열대 과일을 재배해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제주 망고는 특히 뛰어난 품질로 수입산보다 3배 이상 비싼 값에 거래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과일과 함께 아티초크·오크라·차요테·인디언시금치 등 열대 및 아열대 채소류도 농진청 온난화대응센터에서 적응성을 연구 중이다. 이 가운데 아티초크와 인디언시금치는 소규모지만 일부 농가가 재배를 시작해 새로운 소득 작물로 부상하고 있다.

해외 수출을 겨냥한 고품질 농산물 재배도 수익 확보에 좋은 방법이다. 고품질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일본·중국·러시아 등 인접 국가에 약 2억 명에 걸쳐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농산물 시장인 유럽까지도 한국 농산물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원도에서 생산된 백합 절화 한 품목만으로도 연간 200억 원 규모로 일본에 수출하고 있고 파프리카·장미·밤호박·토마토·양배추·브로콜리·칼라·리시언더스 등도 대일 수출에 유망한 작물로 꼽히고 있다.

난류는 우리나라의 수출 화훼 산업을 선도하는 수출 효자 품목으로 수출액은 2000년 4422달러에서 2009년 1만6518달러로, 약 3.7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난류 중 팔레놉시스는 수출 유망 작물로 각광받고 있다. 농진청은 2009년 팔레놉시스 품종 1000주를 미국에 시범 수출했으며 올해 미국 수출량이 급증하게 됐다. 팔레놉시스는 미국 시장에서 분화류 중 소비량이 가장 많은 품목이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전략 작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농진청 귀농귀촌종합센터 김부성 지도관은 "작물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고 농사 방법에는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재배할 작물로 어떤 게 좋다고 권하기는 힘들다"며 "최근 새 귀농 층이 새롭고 특이한 작물을 고르는 경우가 많은데 매우 모험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우선 귀농 희망하는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재배하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기술적 조언, 판매 경로 확보 등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3~4년 정도 주요 작물의 재배 경험을 가진 후 새로운 작물에 도전해 보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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