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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은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추웠습니다. 뭐, 옛날에 비하면 그리 추운 것도 아닐 수도 있지만, 이번 추위가 여느 때와 달랐던 것은 날마다 영하권에서 날이 한 번도 풀리지 않았다는 데 있을 겁니다. 삼한사온이란 우리 기후의 특징이 완전히 사라져버린 겨울이었습니다.

겨울만 그랬던 것이 아닙니다. 지난해의 기후는 정말이지 농사짓기에 최악이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이런 날씨면 농사도 못 지어 먹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콩은 제대로 여물지도 못했습니다. 또 벼는 태풍에 쓰러지고 그나마 버티고 섰던 놈들도 흐린 가을 날씨에 익지도 않아 쌀 생산량이 최악으로 떨어졌습니다. 도시 사람들이야 어떻게든 시장에서 사다가 먹는다지만, 그걸 팔아 1년을 사는 농민에게는 시련일 뿐입니다. 아무튼 점점 기후변화가 심해진다는 것을 실감하는 1년이었습니다. 앞으로 기후변화는 심해지면 심해졌지 덜하지는 않을 겁니다. 문제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러한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조심스레 기후를 예측하는 일뿐입니다.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농사계획을 짜는 일이 필요할 겁니다. 그럼 먼저 지난해 기후부터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의 기후


지난해의 전반적인 평가는 “사람에게도 곡식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였습니다. 정말로 지난해는 농사가 제대로 된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저는 토종 종자를 증식해야 하는데 큰 타격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농사에서는 “큰 수확에 욕심내기보다 망치지 않는 게 최선”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또한 “봄에는 바람이 없고, 여름에는 음습하고, 가을에는 平田이라 하는데 고르게 온다는 것인지 비가 찬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고, 겨울에도 눈비가 잦을 듯하다”고 했습니다. 확실히 여름·가을에는 폭우가 잦았고, 겨울에도 눈비가 자주 왔습니다. 그런데 더 재밌는 예측은 이것이었습니다. “2월에 눈이 내려 7일 동안 녹지 않으면 소와 말이 상해를 입고 여름과 가을에 백성들은 평안치 않다.” 소와 말, 곧 발굽 동물에게 질병이 생긴다는 말이 사실이 되었습니다. 구제역으로 소와 돼지가 엄청나게 파묻혔습니다. 그로 인해 축산농가는 큰 타격을 입었지요.

다른 예측은 이러했습니다. “늦서리와 때늦은 한파에 조심하세요.” “태풍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배수로 정비와 폭우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봄부터 잘하십시오.” “올 여름은 건조할 테니 물 관리도 잘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아마도 올겨울도 눈이 많은 겨울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한겨울에는 칼바람이 불어치는 날이 많을 듯합니다. 눈보라와 폭설 피해에 미리미리 대비하십시오.”



올해의 기후


이제 진짜 중요한 올해의 기후를 예측하도록 하겠습니다. 예측은 맞으면 좋지만, 틀리면 망신만 당할 뿐이기에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옛날에 천기누설이라며 신중에 신중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니 좀 느슨하게 얼버무리는 식으로 짚어 보겠습니다. 제 말씀을 그저 참고사항 정도로만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동지의 날씨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기후입니다. 동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중요한 절기였습니다. 서양에서는 예수님이 부활하신 때이기도 하고, 우리네는 작은설이라 하며 애동지로 중시했습니다. 올해 동지 때 날씨가 어땠는지 기억하시나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그렇게 추운 겨울이었는데도 그날만은 이상하게 별로 안 춥고 날도 맑았습니다. 그런데 옛 농서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동지에 매우 추우면 다음해 병충해가 적다고 한다. 또한 이날 밤 천기가 청량하면 모든 작물이 흉작이라고 한다.” 이 말을 근거로 판단한다면, 올해는 병충해가 많고 흉작이 예상이 됩니다. 다른 것보다 병충해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겨울에는 추워야 이듬해 병충해가 덜 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예전처럼 삼한사온이란 겨울의 특징이 살아 있을 때 그럴 겁니다. 겨우 내내 춥기만 했으니 오히려 병충해한테는 꽁꽁 숨어 있게 만들어버리지는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또 이런 말도 나옵니다. “동지에 얼음이 얼지 않으면 전염병이 퍼진다.” 이래저래 사람이나 동식물이나 병충해를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속설에는 ‘맑고 건조한 동지가 되면 습한 설날이 된다’고 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설에 날씨가 어땠는지 기억하시죠? 올해도 농사가 쉽지만은 않겠습니다.

그리고 “동지 다음에 여섯째 날이 임일壬日이면 큰 홍수가” 난다는 구절도 나옵니다. 올 여름에는 수해도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요즘 여름철의 비는 한번에 확 쏟아져 부어버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올해도 어디서 어떻게 그런 폭우가 쏟아질지 모르겠습니다.

다음은 설날과 관련한 예측입니다. “정월 초하루에 푸른 기운이 있으면 황충蝗蟲이 일고, 초하루에는 맑은 날씨가 좋다.” 저만 그렇게 보았는지 모르겠지만, 올해 설에는 하늘에 푸릇푸릇한 기운이 있었습니다. 올해는 이래저래 병충해를 조심해야 합니다. 농사계획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일로 병충해 방제를 생각하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또 설의 이틀 뒤였던 입춘이 “경庚․신辛이면 사람들이 안정되지 못한다”라고 합니다. 안 그래도 우니라나 대통령께서 입만 열면 거짓말을 퍼붓는 바람에 어지러운 마당에 뭐가 더 어지러워질지 모르겠네요.

다음으로 입춘의 일진으로 예측하는 법이 있습니다. “을축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에 위치한 지역에선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1자1치(33cm)까지 걸린다. -봄에는 비록 비가 고르게 오더라도, 여름에는 맑은 날이 별로 없고, 가을에 내리는 비는 금과 같이 귀하고, 겨울에는 한층 더 심하게 된다(乙丑日立春, 低處稔熟, 水懸岸一尺一寸. - 春雨雖勻, 夏雨無晴, 秋雨如金, 冬雨況況).” 낮은 곳에서는 그나마 농사가 잘된다니 다행입니다. 그리고 봄에는 농사짓기에 괜찮게 비가 오지만, 여름에는 비로 인한 피해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가을과 겨울에는 가뭄이 들지도 모른다는 말인 듯합니다.

“백로가 화일火日이면 충해가 생긴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백로는 병화일입니다. 충해 얘기는 처음부터 나오는데 한 번 더 쐐기를 박고 있습니다. 또 이런 얘기도 나옵니다. “추사일이 지난 뒤에 추분이 오면 쌀값이 비단처럼 비싸질 것이다.” 가뜩이나 쌀값이 떨어져서 걱정인데 이렇게 흉년이 오면 쌀값이 오를까요? 옛날 같으면 오르겠지요. 그런데 지금은 수입하면 되니까 별 걱정 안 할 겁니다. 비싼 쌀값이라도 먹을 사람은 먹고, 그것도 못 먹는 사람이면 수입쌀을 먹겠지요.



신묘년의 흐름


이제 마지막으로 신묘년 한 해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짚어 보겠습니다. 먼저 봄입니다. 청명과 곡우 사이까지는 조금 건조한 기후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곡우라는 절기의 특징이 그렇듯,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비가 오기는 하겠으나 많은 비가 오지는 않겠습니다. 그 이후 여름에 들어설 때까지는 늦서리에 주의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또한 바람이 많고 추울 것으로 예상되는 봄날입니다. 6월이 되면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겠는데, 장마철 큰비가 자주 내리겠습니다. 물론 그때 태풍도 찾아올 듯합니다. 지난해와 비교하여 그 규모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태풍도 염두에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장마가 끝난 뒤에 늘 그렇듯 9월은 불볕더위로 땀 꽤나 흘릴 각오를 하십시오. 그것이 가을까지 이어져 가을에도 덥고 안개가 자주 끼는, 그래서 알곡이 익을 시기에 그러지 못하는 시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지난해와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이번 가을도 햇볕이 쨍쨍 내리쬘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올 겨울, 이번에도 눈이 많이 내릴 듯합니다. 그렇지만 올해처럼 춥지만은 않겠습니다.

올해는 정말 간단하게 짚었습니다. 해가 갈수록 기후를 예측한다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가장 큰 요인이기도 하고, 이렇게 따져보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올해 기후를 대략 예측해 보았는데, 이것이 얼마나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괜히 걱정거리만 안겨 드리는 것은 아닌지, 틀린 예측으로 손해만 끼치는 것이 아닌지 걱정입니다. 부족한 사람의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며 한 번 읽고 참고하는 정도로만 받아들여주십시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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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에서 작용하는 오행


하늘에서 작용하는 오행을 오운五運이라 하고, 땅에서 작용하는 오행을 육기六氣라고 합니다. 그래서 천지부모에게서 태어난 인간과 만물은 오운과 육기의 영향을 동시에 받습니다. 특히 우주의 형상을 그대로 타고난 인간은 오운육기의 영향을 받아 오장육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운육기가 발생하는 근원


오운은 실제 움직이는 오행의 변화, 곧 오행의 운동을 말합니다. 운동한다는 것은 스스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식물은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기에 오운은 대우주나 동물처럼 스스로 움직이는 존재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법을 말합니다.
 
하늘의 변화는 곧바로 땅에 영향을 줍니다. 이것은 한나라 이후 성립한 천인상응론입니다. 예를 들면 태양의 흑점이 크게 변하면 지구에 여러 이상이 생기는 것이 하나입니다. 또 화성이 지구에 가까워지면 전쟁이 많이 일어난다고도 합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화성을 ‘전쟁의 별’이라고 합니다.
 
오운과 육기가 발생하는 구체적인 모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늘에는 음에 해당하는 달과 양에 해당하는 해가 있습니다. 또한 목성, 화성, 토성, 금성, 수성이라는 다섯 행성이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동양에서는 해가 움직이는 경로인 황도黃道를 따라 하늘의 별자리를 28수宿로 나누고 각각 오행에 배속시켰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해와 달과 함께 이 오행성단五行星團은 각각 빛을 발합니다. 하지만 각자의 순수한 빛은 일단 우주에 조사되는 순간 서로 섞이면서 영향을 주는데, 이것을 오운五運이라고 합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오운은 지구 자체의 기운과 합쳐지면 여섯 가지가 되는데, 이를 육기六氣라고 합니다. 하늘(양, 아버지)의 오운은 만물을 생하게 하고, 땅(음, 어머니)의 육기는 만물을 기르는 작용을 하는데, 이는 마치 부생모육父生母育의 이치와도 같습니다.
 


십천간十天干과 십이지지十二地支


태극이 음양으로 분화되어 변화하듯 하늘의 오운과 땅의 육기도 각각 음양이 쌍을 이루며, 오운은 10(5×2)의 이치로 육기는 12(6×2)의 이치로 변화작용을 합니다. 이를 일컬어 십천간과 십이지지라고 합니다.
 
간干은 줄기(幹)라는 뜻이고, 지支는 가지(枝)의 뜻입니다. 오운의 변화에는 간干, 육기의 변화에는 지支라는 뜻을 붙인 이유는 천생지성天生地成이라는 말을 생각하면 알 수 있습니다. 나무를 보면 영양분은 줄기를 타고 가지에 이르러 그 끝에서 열매를 맺습니다. 이처럼 하늘은 변화의 큰 줄기(幹)를 이룰 뿐이고, 변화의 완성은 가지(枝)인 땅에서 이루어집니다.
 
 
  


 
오운의 대화對化작용


오행성단에서 나온 오행의 기운은 허공에서 서로 조화造化되어 오운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순수한 오행의 기운이 오운의 변화를 하는 걸까요?
 
다섯 가지 색의 물감을 준비해 보세요.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처음의 색은 순수한 오행의 기운과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림을 그리다 보면 물감을 섞어 써야 합니다. 만약 파란색과 노란색을 섞는데, 파란색이 노란색보다 훨씬 많을 경우에는 파란색만 나올 것입니다. 반대로 노란색이 훨씬 많으면 노란색만 나올 것입니다. 파란색과 노란색이 비슷하면 초록색이 나올 것입니다.
 
 
부부오행夫婦五行


그러면 오행과 오운은 어떻게 다를까요? 봄에 씨앗에서 싹이 트면(水生木), 여름에는 그 싹이 가지를 치며 자라는데(木生火), 이것을 오행의 변화로는 수생목水生木과 목생화木生火라고 합니다.

그런데 새싹이 나오기 위해서는 씨앗 한가운데 있는 핵(양)이 씨앗의 바깥에 있는 단단한 껍질(음)을 뚫고 나와야 합니다. 즉 단단한 껍질은 말랑말랑해져야 하고, 핵은 강한 힘을 내어 솟아나와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름 아닌 토극수土克水의 상극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때 중성의 조화기운인 토土가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 주체가 되는데, 이를 오운의 변화로는 토운土運(갑기화토甲己化土)의 시작으로 봅니다.

다시 말하면 만물의 변화를 변화마디를 중심으로, 예를 들면 봄여름가을겨울이란 계절이나 동서남북이란 방위 중심으로 보면 오행의 변화로 관찰하고, 만물의 변화를 스스로 그러한 변화를 일으키는 변화작용의 주체로 볼 때는 그것을 오운五運의 변화로 분석하는 것입니다.

하늘에 있는 각각의 오행성단(구체적으로는 십천간)에서 나온 오행기운은 하늘에서 서로 만나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하는데 이를 간합干合이라고 합니다.

갑목甲木의 경우를 예로 들면 갑목은 성질이 정반대인 기토己土와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갑목은 양목이고 기토는 음토입니다. 이들의 관계를 부부로 치면 부인인 기토의 영향이 너무 커서 남편인 갑목이 공처가가 되어 자신의 특성을 잃어버리고 토로 변합니다. 이같은 관계는 성질이 반대인 남남이 만나 서로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부부 관계와 같기 때문에 ‘부부오행’이라고 합니다. 또한 상대相對하면서 서로를 변화變化시킨다고 해서 ‘대화對化 작용’이라고도 합니다.

 
상극을 통해 상생을 이룬다


그렇다면 왜 우주는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운동하는 것일까요? 오행상생도를 보시면 갑을木, 병정火, 무기土, 경신金, 임계水의 상생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싹(木)이 나고 자라면(火) 꽃(土)이 피고 열매(金)를 맺어 겨울에는 씨(水)만 남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생의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기 위해서 새싹은 딱딱한 흙을 뚫고 나와야 합니다. 그렇기에 새싹이 연약하다면 결코 흙을 뚫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새싹의 겉은 강철(金)처럼 단단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목木의 기운과는 정반대인 금金의 기운이 목木을 극하면서 단단한 목木의 형체를 만들어줍니다. 곧 금극목金克木의 상극을 통해 새싹은 형체를 얻어 땅을 뚫고 나올 수 있는(水生木) 동시에 다음 단계의 가지를 치는 목생화木生火의 과정을 미리 준비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주가 실제 변화를 할 때에는 상극을 통해 상생을 이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살면서 스스로 끊임없는 노력과 변화하지 않으면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대화對化라는 것은 성질이 서로 다른 것이 만나 영향을 주고받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남녀가 서로 기운을 주고받고, 때로는 보듬어주기도 하고 대립하기도 하며 서로 부부가 되어 조화를 이루어 변화무상하게 사는 것도 대화작용입니다.

 
식물이 자라는 과정과 오운五運의 대화


이제 오운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식물의 일생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천간을 1년에 배치한다면 언제 열매를 맺을까요? 열매를 맺는 가을은 금金이라고 했습니다. 천간에서 금金은 경庚과 신辛입니다.
 
 
●신辛 ; 금金(오행)→수水(오운)

이중에서도 신辛은 맵다는 뜻과 함께 열매(金)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1년으로 보면 신辛은 햇곡식이 여무는 초가을에 해당합니다. 이때 열매 속의 씨는 아직 핵核이 형성되지 않은 때로, 새로운 생명을 낳지는 못하므로 더 수축(辛水)해야 합니다. 그래서 병화丙火의 대화작용을 받아 신辛(水)으로 작용합니다. 열매의 형상을 살펴보면 겉은 껍질로 음에 해당하고, 속은 부드러운 양에 해당합니다.
 
 
●임壬 ; 수水(오행)→목木 (오운)

늦가을이 되어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늦가을의 추위는 음으로 열매를 수축시킵니다. 그러면 겉껍질이 알맹이를 압박하여 통일을 시킵니다. 이때 열매 속에서는 음(껍질과 추위)에게 압박을 받은 양이 이를 견디지 못하고 반발합니다. 이렇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고 목木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형성된 씨의 내면에 한 점으로 통일되어 새로운 싹을 내는 고갱이(壬木)를 핵核이라고 합니다. 임壬이 목木이 되기 위해서는 정화丁火의 대화작용을 받습니다.
 
 
●계癸 ; 수水(오행)→화火(오운)

이제 한겨울이 되었습니다. 날씨는 더욱 추워져 씨앗(癸水)의 알맹이(양)를 더욱 압박하고, 그러면 양은 더욱 반발합니다. 이때의 반발하는 모습을 (계癸)화火라고 합니다. 계癸가 화火가 되기 위해서는 무토戊土의 대화작용을 받습니다.
 
 
●갑甲 ; 목木(오행)→토土(오운)

한겨울이 지나 따뜻한 초봄이 되었습니다. 속에서 반발하고 있던 화火가 극한에 이르러 껍질을 뚫고 나오려 하지만 껍질이 너무 단단하여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때 새싹이 나오려면 땅(土)에다 심어주어야 합니다. 씨앗은 수水이며 숫자로는 1(양수陽數)이고, 껍질은 음으로 수水입니다. 1은 양으로 알맹이에 해당합니다. 씨앗을 땅에 심으면 흙(甲土)이 견고한 껍질(水)을 극하여 힘을 약화시킵니다. 이 틈에 속에 있던 싹(甲木)이 탈출합니다. 갑甲이 토土가 되기 위해서는 기토己土의 대화작용을 받습니다.

 
●을乙 ; 목木(오행)→금金(오운)

싹(木)이 껍질을 뚫고 나왔지만 겨우내 딱딱했던 흙을 뚫고 나오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겉이 단단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경금庚金의 대화작용을 받아 스스로 단단한 (을乙)금金의 성질을 갖습니다. 그래야 씩씩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乙木).
 
 
●병丙; 화火(오행)→수水(오운)

오행으로 을은 목木이고 병은 화火입니다. 목木은 위로만 곧게 뻗으면 되지만 화火는 사방팔방으로 분열합니다. 식물은 물을 쭉쭉 빨아올리면서 자랍니다. 물은 마른 것을 적셔 부드럽게 하기도 하고 열을 내리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어린아이의 피부가 고운 것도 물이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물을 마시는 것처럼 너무 빨리 분열 성장하면 자신의 에너지를 다 써버릴 수 있으므로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도 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병丙이 화火가 되기 위해서는 신금辛金의 대화작용을 받아 (병丙)수水가 되어야 합니다.
 
 
●정丁 ; 화火(오행)→목木(오운)

정은 본래 여름의 화火입니다. 그러나 너무 화 기운이 강하면 생명력을 완전 분열시킬 수 있으므로 기운을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임수壬水의 대화작용을 받아서 (정丁)목木으로 후퇴합니다. 사람도 인생의 절정기인 30~40대는 생명을 축장시키는 일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무戊; 토土(오행)→화火(오운)

무戊는 무성하다(茂)는 뜻이 있습니다. 물건을 태우면 재(土)가 남습니다. 흙(재)은 불(火)보다 더 분열된 최종 산물입니다. 흙은 무수한 알갱이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구 속에 마그마가 있는 것처럼 열기를 축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계수癸水의 대화작용을 받아 분열의 극에 이른 (무戊)토土를 화火로 한 단계 늦춰서 생명을 잃지 않으려고 조절하는 것입니다.
 
 
●기己 ; 토土(오행)→토土(오운)

기己는 오행도 토土이고, 오운도 토土입니다. 식물이 봄여름에 성장했으면 가을에 열매를 맺기 위해 꽃을 피웁니다. 식물은 열매를 맺기 위해 모든 영양분을 꽃으로 보냅니다. 그러므로 성장을 멈춥니다. 이렇게 성장을 멈추고 성숙으로 전환시키는 꽃에 해당하는 것이 기토己土입니다. 인간의 역사에서 기토己土에 해당하는 인물이나 때를 만나면 문명의 꽃이 핍니다.
 
 
●경庚 ; 금金(오행)→금金(오운)

꽃이 피고 나면 수정되어 꽃이 떨어지면서 작은 열매(庚金)를 맺습니다.
 
 
●신辛 ; 금金(오행)→수水(오운)

이렇게 맺힌 작은 열매는 늦더위의 따가운 햇살을 받고 알찬 열매(辛金)가 됩니다.
 
  

 

육기의 발생


하늘에 있는 오행성단에서 나온 오행기운이 허공에서 만나 서로 영향을 주어 변화된 것을 오운이라고 했습니다. 우주의 에너지인 오운은 우주의 유일한 곤토坤土인 지구로 집중되는데, 지구에서는 다섯 가지 기운과 지구 자체의 기운인 토土가 합쳐져서 모두 여섯 가지(토 2개, 목화금수 각 1개) 기운이 작용합니다. 이를 육기六氣라고 하며, 육기는 각각 음양으로 분화되므로 모두 12개가 되어 십이지지를 구성합니다.

 

 

 


 

 육기의 자화自化작용


천생지성天生地成이라 하듯이 하늘은 만물을 낳는 작용을 하고, 땅은 만물을 기르고 성숙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불완전한 변화를 하던 오운은 육기에 이르러서 완전한 변화작용을 합니다. 이는 오운과 육기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작용을 하고 있는 토土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오운에서는 토土가 2개(甲己)입니다. 음에서 양으로 변화할 때는 甲5土가 작용하고 양에서 음으로 변화할 때는 己10土가 작용합니다. 이것은 낮과 밤의 음양변화만을 할 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루는 크게 아침 점심 저녁 밤이라는 네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각각의 변화를 매개하기 위해서는 토土 네 개가 필요합니다. 즉, ‘생장염장生長斂藏’의 완벽한 순환은 토가 네 개(辰戌丑未)인 육기에서 이루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을 스스로 변화를 일으킨다고 하여 육기의 자화自化작용이라고 합니다.
 
 
 

 

 

지축경사와 상화相火의 발생


그러면 육기는 실제 어떻게 변화할까요? 육기는 지구에서 작용하는 것이므로 지구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지구는 지축이 23.5도 동북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동북쪽은 양陽의 방향이므로 지구는 음陰보다 양陽의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그러므로 지구인 토土가 실제 변화작용을 할 때는 열熱을 받은 상태인 상화相火로 작용합니다.
 
화火와 상화相火는 차이가 있습니다. 화는 위로 솟구치는 목 기운을 분열시키는 작용을 하지만 상화는 만물이 성숙하는 것을 돕고 살찌게 하는 열熱입니다. 밥을 할 때 불을 때서 쌀이 익으면 바로 먹는 것이 아니라 남은 열기로 얼마 동안 뜸을 들입니다. 이때 뜸을 들이는 열이 바로 상화에 해당합니다. 마찬가지로 하지夏至까지 태양열을 뜸뿍 받고 자란 벼가 양력 7~8월 늦더위를 지나면서 열매를 맺는데, 이 푹푹 찌는 듯한 늦더위의 열기가 상화에 해당합니다.
 
 
지축경사와 3양2음


그러므로 육기는 변화를 중심으로 말할 때는 목木, 화火, 토土, 상화相火, 금金, 수水가 됩니다. 이를 보면 목木·화火·상화相火는 양陽이고, 토土는 중中이며, 금金·수水는 음陰이 됩니다. 중인 토를 제외하면 양은 3개이고 음은 2개입니다.
 
 


 

 

 

육기의 대화對化작용


이제 육기가 운동하는 모습을 살펴보겠습니다. 실제 변화할 때 오운이 서로 반대되는 것끼리 대화작용을 하는 것처럼 육기도 서로 반대되는 것끼리 대화작용을 하며 영향을 줍니다. 사화巳火를 예로 들면 사화巳火는 성질이 정반대인 해수亥水와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사화巳火와 해수亥水가 대화작용을 하면 힘의 세기가 비슷하여 목木이 됩니다.
 
 

  

 

 

 

 

 

 

 

 

 

 

식물이 자라는 과정과 육기의 대화·자화작용

이제 육기의 변화가 실제 어떻게 적용되는지 식물의 성장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열매를 맺는 가을은 금金입니다. 지지地支에서 금金은 신申과 유酉입니다.

 

유酉; 음력 8월, 금金(오행)→금金(육기변화)
12지지를 1년에 배속하면 1월은 인寅월입니다. 그러므로 햇곡식을 수확하여 제사지내는 추석(음력 8월 15일)은 유酉월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이때 열매 속의 씨는 아직 핵核이 형성되지 않아 새로운 생명을 낳을 수는 없습니다.
 
술戌; 음력 9월, 토土(오행)→수水(육기변화)
씨앗을 반으로 나눠보면 겉은 딱딱하므로 음에 해당하고, 속은 부드러우므로 양에 해당합니다. 새로운 생명을 낼 수 있는 핵이 형성되려면 씨는 음의 압박을 더 받아야 합니다. 늦가을의 추운 날씨는 씨앗 속의 양을 더욱 수축하여 씨핵을 형성합니다. 그래서 유금酉金의 수축작용을 이어받은 술토戌土는 진토辰土의 대화작용을 받아 시멘트를 굳히듯이 사물을 응고시키는 수水로 작용합니다.
 
해亥; 음력 10월, 수水(오행)→목木(육기변화)
음력 10월이 되면 날씨는 더욱 추워져서 음의 기운이 껍질을 압박합니다. 그러하면 속에 있는 양은 반발합니다. 이때의 양이 반발하는 것을 일러 목木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씨앗 속에서 작용하는 것이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해목亥木을 ‘씨앗 속의 목(水中之木)’이라고도 합니다. 해수亥水는 사화巳火의 대화작용을 받아 목木으로 작용합니다.
 
자子; 음력 11월, 수水(오행)→화火(육기변화)
음력 11월은 동지冬至가 있는 달로 날씨는 더욱 추워집니다. 추운 날씨는 씨앗을 더욱 압박하므로 씨앗 속의 양은 더 크게 반발합니다. 이때의 반발하는 양의 모습을 화火라고 합니다. 그래서 자수子水는 오화午火의 대화작용을 받아 화火로 작용합니다.
 
축丑; 음력 12월, 토土(오행)→토土(육기변화)
일양시생一陽始生하는 동지를 지나 양기가 서서히 발산하려고 하는 때가 되었습니다. 속에서 반발하던 양(火)은 극한에 이르러 껍질을 뚫고 밖으로 뛰쳐나오려고 합니다. 그러나 껍질이 단단히 싸고 있으므로 뚫고 나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땅에 심습니다. 그러면 흙(土)은 토극수土克水를 해서 껍질(水)의 힘을 약화시킵니다. 이틈을 타서 속에 있던 양이 탈출하게 됩니다. 이렇게 탈출하는 양을 인묘목寅卯木이라고 합니다. 축토丑土는 미토未土의 대화작용을 받아 土로 작용합니다.
 
인寅; 음력 1월, 목木(오행)→상화相火(육기변화)
씨앗을 물속에 넣고 싹을 틔우면 물에 거품이 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새싹이 생길 때 열이 발생하는 것으로서 새싹이 형체를 만드는 것을 도와주는 상화相火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수생목水生木할 때의 처음 모습은 열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목寅木은 신금申金의 대화작용을 받아 상화相火로 작용합니다.
 
묘卯; 음력 2월, 목木(오행)→금金(육기변화)
연약한 새싹이 겨우내 딱딱하게 얼었던 흙을 뚫고 나오려면 겉이 단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유금酉金의 대화작용을 받아 스스로 단단한 금金의 성질을 갖습니다. 그래야 씩씩하게 자라는(木) 묘목苗木이 될 수 있습니다.
 
진辰; 음력 3월, 토土(오행)→수水(육기변화)
식목일(양력 4월 5일, 음력 3월)에 나무를 심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가 급속히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나무는 땅속에서 물을 퍼올려 형체가 잘 늘어날 수 있도록 자신을 촉촉하게 적셔서 부드럽게 해줍니다. 그래서 이때는 식물을 키우는 물이 가장 많이 필요한 때이므로 진토辰土는 술토戌土의 대화작용을 받아 진수辰水로 작용합니다.
 
사巳; 음력 4월, 목木(오행)→목木(육기변화), 오午; 음력 5월, 화火(오행)→화火(육기변화)
음력 4(巳)월, 5(午)월이 되면 식물은 여름의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힘차게 자랍니다. 그래서 사화巳火는 사목巳木으로 분열을 늦추며, 오화午火는 화火 그대로 작용하여 강력한 분열을 합니다.
 
미未; 음력 6월, 토土(오행)→토土(육기변화)
미未는 오행도 토土이고 육기도 토土입니다. 꽃은 생장을 성숙으로 전환시키는 토土에 해당합니다. 미토未土의 꽃이 피면 열매를 맺기 위해 모든 영양분이 꽃으로 집중되어 성장을 멈춥니다.
 
신申; 음력 7월, 금金(오행)→상화相火(육기변화)
음력 7월이 되면 꽃이 지면서 작은 열매를 맺습니다. 이렇게 맺어진 열매는 양력 7, 8월의 뙤약볕을 받아 내면을 충실하게 합니다. 그래서 신금申金은 인목寅木의 대화작용을 받아 열매를 익히는 열대야의 열기인 상화相火로 작용합니다.
 
유酉; 음력 8월, 금金(오행)→금金(육기변화)
이렇게 맺힌 열매는 추석 무렵이면 속이 꽉 차고 튼실해집니다. 그래서 유금酉金은 열매인 금金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출처 : 돌터
글쓴이 : 金石基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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