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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멜버른 지속가능한 사회연구소(Melbourne Sustainable Society Institute)에서 나온 보고서를 보았습니다. 아주 재밌는 내용이 많이 나오는데요. 특히 기후변화가 먹을거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상세히 소개하고 있어 더욱 재밌습니다.

보고서에서는 호주의 사례들을 주르륵 나열하며 설명하고 있는데, 그것이 비단 호주만의 일이 아닐 것 같습니다. 어느 기관에서 한국의 경우에는 어떨지 비슷한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해서 발표해도 좋을 듯합니다.

그럼 기후변화가 호주의 대표적인 먹을거리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대표적인 것들만 대충 살펴보겠습니다. 

알파벳 순서로 나오네요. 그래서 먼저 아몬드입니다.
아몬드는 봄에 꽃이 피려면 추운 겨울을 나야 하는데, 기후변화로 겨울이 따뜻해지면 늦봄에 꽃이 피게 되고 그때는 기온이 너무 높아 수분이 되어 열매를 맺는 데 어려움이 생깁니다. 또 밤 기온이 높아지게 되어 수분을 잃는 일이 생겨 수확량과 품질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네요.



고흐의 유명한 아몬드 나무 그림입니다. 아몬드 꽃은 우리가 아는 벚꽃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검색하면 잘 나오는데 우리가 먹는 아몬드는 아몬드 나무에서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면, 그 열매 안의 씨앗을 깨뜨려 나오는 것이 바로 우리가 먹는 부분입니다. 




다음은 사과입니다. 사과는 온도에 참 민감한 나무이지요. 그래서 한국에서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사과의 주산지로 유명했던 대구는 재배면적이 점점 감소하고 있고 북쪽의 강원도 영월이나 양구에서까지 재배하고 있지요. 호주에서도 사과가 익는 계절의 온도가 상승하여 수확량과 품질에 악영향을 미칠 거라 봅니다.



기후변화로 이제 농사는 북쪽으로 가서 지어야 할까 봅니다.



보리는 세 가지 주요한 변화가 있을 거랍니다. 대기중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수확량은 좀 증가하나 보리의 단백질 함량은 감소하고, 기온이 올라가면 수확량이 감소하며, 강우량에 따라 수확량의 불확실성이증가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품질과 수확량의 변화가 핵심이네요.

이제 그 유명한 호주산 소고기입니다! 호주의 소고기는 남부 지역에서 주로 방목하여 생산이 되는데, 따뜻하고 건조해지는 기후가 여기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목초가 자라는 기간이 줄어들면서 소들이 곡물사료에 더 의존하게 되고, 더위에 시달리고 마실 물도 줄어들어 소고기의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네요. 

요즘 많이들 먹고 있는 카놀라유 같은 경우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건강에 좋다는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23% 정도 줄어드는 일이 발생할 것이라 합니다. 건강에 안 좋다는 포화지방산의 함량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말이죠.

이밖에도 당근 같은 경우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맛과 향이 떨어지고 질감까지 변하게 될 것이고, 젖소들이 더위로 인해 우유 생산량이 감소하고, 양계에서도 닭의 산란율과 비육율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이렇듯 기후변화로 기온이 계속 상승하게 되면 전반적으로 농축산물에서 품질의 저하와 생산량 감소 등이 발생하고, 이는 당연히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의 맛과 향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호주 멜버른 지속가능한 사회연구소의 보고서는 그러한 내용을 우리에게 미리 알려주고 있네요. 

2030년에는, 아니 가까운 2020년 무렵에는 우리가 어떠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될까요? 그때까지 살아 계신다면, 지금의 이 글을 기억했다가 꼭 비교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보고서 전문을 첨부하니 궁금하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http://sustainable.unimelb.edu.au/sites/default/files/MSSI_AppetiteForChange_Report_2015.pdf?con&dom=newscred&src=synd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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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면 맛난 음식을 먹으로 식당에만 갈 것이 아니라, 그 음식을 만드는 재료를 파는 시장에 가 보라. 더 나아가 그 농축산물을 재배, 사육하는 농가에 가서 보고, 농민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여행을 가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마트나 시장의 농산물 판매점이다. 


이번 일본 여행(오사카-교토)에서도 교토의 슈퍼마켓에 들러 어떤 농산물들을 판매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한국과 비슷하면서 다른, 무척 재밌는 구경이었다.



먼저 딸기, 이치고이다. 일본의 딸기야 달고 맛있기로 유명하다. 로열티 문제만 아니었으면 지금도 한국의 딸기는 대부분 일본 품종을 가져다 재배했을 것이다. 지금은 한국에서 육종한 딸기로 바뀌고 있는 추세. 과일과 관련해서 한국은 일본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딸기 한 팩에 698엔, 한화로 9000원 돈이다. 비슷한가? 후쿠오카에서 재배한 것이니 운송비도 더해졌을 테고, 아무튼 결코 싸지는 않다. 





다음은 당근. 일본에서는 당근을 인삼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진짜 인삼은 '고려인삼'이란 이름으로 부른다. 마치 제주도에서 고구마를 '감자'라 부르고, 감자를 '지실'이라 부르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일본의 뿌리채소들은 그 흙의 물리성 때문인지 길쭉길쭉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의 당근은 짧고 통통한 모양인데, 일본은 쭉 뻗고 얄쌍하다. 품종의 차이 때문인지 토양의 차이 때문인지는 더 자세히 알아봐야겠다. 한국에선 화산토 지역은 당연히 제주도인데, 제주산 당근과 또 생김이 다르다. 제주도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 또 흙이 다르니 단순 비교는 힘들겠다. 148원, 한화로 2000원 돈으로 한국에서 팔리는 당근에 비해 꽤 비싼 편이다. 무게가 그만큼 차이가 나서 그럴지도...




일본 하면 다꽝! 다꽝 무! 역시나 무가 길쭉하다. 무를 길러 보면 흙이 어떠냐에 따라 무의 모양이 달라진다. 단단한 흙에서는 몽뚱하게 자라고 부드러운 흙에서는 길쭉하게 자란다. 그런데 이 무는 도대체 어떤 흙에서 자랐기에 이렇게 길쭉하단 말인가. 무 재배농가를 찾아가 보고 싶다. 





하지만 무가 길쭉한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동글동글한 것도 있는데, 이렇게 생겼다. 이런 형태도 일본에서 널리 재배하는 것이다.





미야자키현에서 재배한 오이고추. 한국에선 오이고추라고 부르는데 일본에서도 따로 그런 이름이 있는지 모르겠다. 오이고추가 분명 일본에서 건너왔을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이다.  





오이다. 오이마저 길쭉하다. 무슨 오이가 이렇게도 길쭉하다냐. 달라, 달라, 한국과 달라도 너무 달라. 오이소박이를 담그는 오이가 그나마 길쭉한 편인데, 이에 비교하면 몽툭하다. 





이건 도대체 뭐다냐? 콩나물도 아니고 콩 싹을 먹는다! 이걸 데쳐서 나물로 먹는가 보다. 한국에선 콩에 물을 줘서 뿌리가 자라게 하여 그걸 먹는 데 반해, 일본에선 콩에 물을 줘서 줄기가 자라게 한 다음 그 싹을 먹는다. 같은 콩으로도 활용하는 방법에선 이렇게 차이가 난다. 





마늘쫑 먹는 건 한국과 똑같구만. 그런데 마늘이 난지형인가? 마늘쫑이 엄청나게 굵다. 한국에서 팔리는 마늘쫑과는 같은 마늘쫑이지만 생김새가 다르다. 





삼도콩. 아마 3번을 심을 수 있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인 듯하다. 한국에도 이런 콩 종류에 세벌콩, 세불콩 등의 이름이 붙은 것이 있다. 그건 바로 1년에 세벌(3번) 심어서 수확할 수 있다는 뜻이다. 꼬투리의 생김으로 봐서 동부의 일종이다. 갓끈동부처럼 콩알을 먹는 것이 아니라 꼬투리채로 요리해서 먹는 것이다. 만약 콩알을 먹는 것이라면 꼼꼼한 일본인이 꼬투리채로 팔 리가 없다!  





일본의 들깨라고나 할까, 이건 바로 차조기 잎이다. 차조기라고 하면 자주빛이 나는 것이 보통인데, 이건 푸른 차조기로서 생선회와 함께 먹거나 튀김으로 먹는다. 이 향이 처음 먹는 사람에게는 에퉤퉤 하며 뱉어버릴 만한데, 먹다 보면 그에 빠지게 됨. 비슷한 것으로는 방아를 떠올리면 된다. 고수도... 보면 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주로 향이 독특하고 강한 식물을 주로 먹는다. 아마 해충을 쫓고 몸을 시원하게 보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럴 것 같다. 





오오오, 고사리다! 내가 좋아하는 고사리. 일본인도 고사리를 먹는다는 사실에 그저 놀랐을 뿐이다. 




하우스 감귤. 귤도 하우스에서 재배하다니... 하긴 제주도에서도 요즘 하우스 감귤이 재배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난 그런 재배방법에 반댈세. 환경을 일정하게 통제할 수 있게 만듦으로써 생산에는 편할지 모르나 그렇게 재배한 것이 자연에서 자란 것만큼 맛있을 리는 만무하다. 큰 병충해 피해 없이 생산조건을 통제할 수 있고, 남들이 출하하지 못하는 시기에 출하하여 제값을 받는다는 장점 때문에 시설하우스를 선택한다. 하지만 생산비가 증가하여 그 가격이 오르는 것은 막을 수 없다. 이 귤도 6개에 6000원 꼴. 즉 하나에 1000원이다. 헐. 





콩나물이 아닌 숙주. 콩나물을 즐겨 먹는 건 한국인뿐이지 않을까 한다. 이런 형태의 나물을 먹는 곳은 주로 아시아 지역인데 대개 녹두를 이용한 숙주를 먹지 콩나물을 먹는 곳은 거의 보지 못했다. 어디선가 먹긴 먹겠지만, 한국만큼 즐겨먹지는 않을 듯하다. 




이건 그냥 곁다리로 소고기. 한국에 한우가 있듯이 일본에는 와규가 있다. 사다가 한 번 구워먹어보고 싶었으나,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서 구경만 했다. 이건 특별히 일본 소 중에서도 검은소의 고기. 한국으로 치면 요즘 열심히 개발하고 있는 칡소라고나 할까.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마블링 좋은 소고기다. 살에 지방이 가득 꼈다. 불쌍해.





한국과 달리 흰달걀이 많았다. 물론 누런달걀도 있었는데 흰달걀의 비율이 좀 더 많았다. 누가 한국에서 흰달걀을 사라지게 만들었는가? 바로 소비자.




마지막! 일본의 다양한 음료수와 맥주. 왜 한국은 이렇게 다양한 술을 만들지 못하는 것이야! 과점의 산업구조가 맘에 들지 않는다. 술도 몇몇 회사가 과점하고 있으니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지 않는 것일지도. 그나마 요즘은 그래도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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