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출판 시장을 살펴보면 "식물"을 주제로 한 책이 말 그대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http://www.yes24.com/SearchCorner/Search?domain=BOOK&query=%uBC18%uB824%uC2DD%uBB3C

여기에서 어떤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1990-2000년대만 해도 가정에서 돌보는 식물보다는 농지에서 재배하는 작물과 관련된 책이 더 많았다면, 그 이후부터 최근까지는 식물을 농지로 나가서 재배하는 게 아니라 가정에서 돌보는 것으로 관심의 초점이 변화한 것 같다.

마침 농지와 작물을 반려 무엇처럼 바라보는 <나의 "애완" 텃밭 가꾸기>라는 책이 정확히 2010년에 출간되었는데, 그 무렵을 분기점으로 텃밭에서 가정으로, 작물에서 식물로 관심의 초점이 이동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말인즉, 더 이상 텃밭까지 이동하여 자연에 노출된 작물을 가꾸는 게 아니라 집 안에서 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식물을 돌보는 일을 즐긴다는 것이겠지? 과거 10-20년 전의 텃밭 활동 인구와 연령을 현재의 그것과 비교하는 연구가 있다면 흥미롭겠다.

농사에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구는 늘었을까, 줄었을까? 늘었다면 새로 유입된 인구의 연령대는 어떻게 될까? 반대로 줄었다면 현재 남아 있는 인구의 연령대는 어떻게 될까? 도시농업이 한창 주목을 받을 때는 관련 연구도 간간이 보였는데, 요즘은 통 보이지가 않네. 내 눈이 어두워진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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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농업노동자는 기술과 강철로 만들어질 것이다. 로봇이 농업노동자보다 더 일을 잘하고, 빠르며, 저렴하게딸기를 수확할 수 있을까?



인간과 기계 모두 한 포기당 10초 걸린다. 그들은 잎 사이에서 잘 익은 딸기를 찾아서 줄기에서 조심스럽게 비틀어 따서 플라스틱 상자에 넣어야 한다. 과일이 못쓰게 되기 전에 반복,반복, 반복. 



어느 2월의 오후, 그들은 축구장 454개 크기의 농장에서 1200평의 작업을 수행했다.  12명의 일꾼이 몇 세기 동안 해 온 방식으로 수확한다. 그리고 엔지니어들은 로봇이 이르면 다음해까지 그들 대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 플로리다에 노동력 부족을 완화시키고 먹을거리 생산비를 줄이겠다고 약속하는 농작업의 미래가 도래했다고 말이다. behind Harv는 자동화 기업 Harvest CROO Robotics의 최신 모델명이다.


Harv는  오랫동안 엔지니어들을 괴렵혔던 과제인 물크러지고 으깨지는 상품을 모으는 방식을 자동화하려는 전국적 성화의 최첨단에 서 있다.  


부드러운 촉감을 지닌 로봇을 설계하는 일이 미국의 농장을 자동화하는 데 가장 기술적인 장애물 가운데 하나이다. 재배자는 줄어들고 있는 노동력 때문에 그것 없이는 합리적 가격의 과일과 채소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노동력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3세대 딸기 농민인 Gary Wishnatzki 씨는 말한다.  “우리가 자동화로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신선한 과일과 채소는 일반인에게 비싸져 이용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문제는 경쟁자들이 함께 Harv를 위한 기금을 모으도록 압박하고 있다. Driscoll’s와 Naturipe 농장 같은 대규모 기업만이 아니라 지역의 농민들이 약 9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전 인텔의 엔지니어 Bob Pitzer 씨와 함께 Harv를 창안한 Wishnatzki 씨는 자기 돈 3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플로리다 G&D 농장에서 딸기 따기에 활용되는 로봇 집게발. 부드러운 촉감을 지닌 로봇을 설계하는 일이 미국의 농장을 자동화하는 데 가장 기술적인 장애물 가운데 하나이다.


전자장비 수확기는 아직 꽤 서투른 상태이다. 

지난해 시운전하면서 Harv는 사고 없이 모든 딸기 식물에서 20%의 딸기만 모았다. 올해의 목표는 딸기를 으깨거나 떨어뜨리지 않고 절반을 수확하는 것이다.  인간의 성공률은 80%에 육박하기에 Harv는 이 경쟁에서 뒤떨어진다. 

하지만 Harv는 비자나 수면 또는 병가 등이 필요없다.  기계는 수평으로 굴러가는 트럭처럼 보인다. 

아래를 들여다보면, 카메라 눈과 깜빡이는 불빛으로 안내되는 16개의 작은 강철 로봇 집게발 16개가 보인다. 

재배자들은 과실이 썩기 전에 수확할 수 있는 충분한 인력을 고용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미국 농업노동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멕시코 출신 농업노동자들이 더 적어지고 있다.  농민들은 소수의 미국인 농업노동자들은 더 많은 임금, 무료 주택 및 채용 보너스를 제공받아야 하루종일 농지에서 허리를 구부리길 원한다고 한다.

노동통계국의 최신 전망에 의하면, 미국 내 농업 종사자 수는 앞으로 7년 동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성 향상 기술들”이 기계화의 영역에서 무르익음에 따라, 작물 재배에 대한 수요가 늘더라도 농장에서는 더적은 사람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적었다. 

제조업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미국의 공장들은 효율성을 향상시킨 기계 덕분에 지난 20년 동안 노동력이 차지하는 영역이 더 적어지면서 생산성이 증가했다. 

Harv 한 대는 30명의 작업을 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이 기계는 한번에 12줄의 딸기를 가로지르며 1초에 5개의 딸기를 따고, 하루에 9600평을 처리한다. 

그 잠재력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정책을 엄격히 하며 농업노동자만이 아니라 불법체류 노동자의 공급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재배자들에게 더 매력적이라고 한다. 

최근에 작성된 노동부의 2016년 자료에 의하면, 미국의 농업노동자 85만 명 가운데 약 절반이 불법체류자이다. 

농업 분석가들은 노동력 부족으로 이미 임금이 오르고 있다고 한다. 

2014-2018년까지, 농업노동자의 평균 급여는 미국 농무부의 통계에 의하면 11.29달러에서 13.25달러로 일반 노동자들보다 빠르게 상승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농경제학자들은 불법체류 노동자가 사라진다면 그들을 대체하기 위해 임금이 50% 상승할 것이며, 이는 생산비를 40% 인상시킬 것이라 한다. 


베리-4라는 자동화된 딸기 수확 로봇의 몸통 아래에서 로봇팔이 부산하게 끊임없이 작동하며 딸기를 딴다.


딸기 고랑을 다니며 신속히 작업하는 농업노동자들.



그 다음, 상승하는 비용이 또 있다. 

2025년부터, 전국의 가장 큰 신선식품 생산자인 캘리포니아의 모든 농장은 하루 10시간 대신 8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직원에게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 

아리조나 주립대학 W.P. Carey 비지니스 스쿨의 Morrison 농사업 부문의 학과장 Tim Richards 씨는 “국내 노동자들이 이런 일을 꺼려 하기에 자동화는 장기적 해결책이다”라고 한다. 

Wishnatzki 씨는 작년에 딸기가 손상되며 100만 달러를 잃었다고 한다. 그는 노련한 농업노동자에게 시간당 약 25달러를 지불한다.  

Harv 는 농업노동자의 필요를 줄일 테지만,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할 것이라고 Wishnatzki 씨는 말한다.  그의 가족 사업인 Wish Farms는 딸기 노동자가 기술자가 되도록 훈련시킬 것이라 한다. 

“우린 그 기게를 청소하고 살균하며 고칠 사람이 필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일부 노동자들은 불안과 회의에 차서 그 계획을 바라본다. 

“나는 로봇을 보고,  아마 우린 더 이상 일자리를 얻지 못할 것이다’ 생각한다”고 이 농장에서 Harv와 함께 고용되어 있는 600명의 직원 가운데 하나인 48세의 Antonio Vengas 씨는 말한다. 

Vengas 씨는 멕시코 오악사카 주에서 15년 전 플로리다로 이주하여, 시간당 약 25달러를 번다. 그의 동료 가운데 약 75%는 계절노동 비자를 가진 멕시코인이다. 

그들은 모두 큰 돈을 번다고 그는 말한다. 그들은 동기부여가 된다.

“사람들은 상처를 내지 않고 딸기를 딸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들은 어느 것이 너무 적거나 썩었는지 안다. 기계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베리-4의 타이어 자국. 먹을거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베리-4가 인간의 능률을 초과하길 바란다. 


노동단체도 로봇이 그 일을 할 준비가 되었는지 의심스러워 한다. 

“기계는 소비자와 식품산업이 요구하는 완전한 상태를 파괴하지 않고 섬세한 생식용 포도와 딸기나 과실을 수확할 수 없다.”고 미국 전역의 농업노동자 2만 명을 대표하는 United Farm Workers of America의 정치 및 입법 이사 Giev Kashkooli 씨는 말한다. 

조합이 기술의 진보에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Kashkooli 씨는 덧붙였다. 

“로봇 기술은 업무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서부 이외에, 워싱턴 주립대학의 엔지니어들은 12개의 로봇팔이 있는 사과 수확 기계를 지역의 농민들과 협력하며 시험하고 있다. 

과수원의 나무들 사이의 줄을 따라 움직이며 컴퓨터 두뇌가 이미지를 스캔해서 과일을 찾는다. 로봇팔은 사과를 잡아 컨베이어벨트 위에 올린다.

앞으로 3년 이내에 이 기술이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이 학교의 Center for Precision & Automated Agricultural Systems의 조교수 Manoj Karkee 씨는 말한다. 

고용을 위해 애쓰는 농민들이 “어제” 그것을 원했다고 그는 말한다. 

“우린 모두 우리가 이 방향으로 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Karkee 씨는 말한다.  “사과 따기의 마지막 진전은 사다리의 발명이었다.”

로봇은 농산물에 거의 상처를 내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날, 한 대의 로봇 수확기가 적어도 30만 달러나 해서 너무 비싸다. 

Harv가 시험에 투입되는 날, 농민들과 연구원들이 Wishnatzki의 농장에 3대의 버스로 도착했다. 그들은 캐나다, 호주, 독일, 스위스 및 미국 각지에서 왔다. 매가 머리 위를 선회하듯이 하늘에 호기심이 매달려 있다. 

알버타에서 온 딸기 재배자 Blaine Staples 씨는 딸기를 쥐면서 쉬익 소리가 나는 기계 쪽으로 먼지를 뚫고 걸어갔다. 그 주위에 수십 명의 사람들이 땅에 엎드려 있었다. 구경꾼들의 두려움과 불신을 받으며 기계의 팔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건 꽤나 새로운 산업혁명이다.”라고 Staples 씨가 말했다. 

그의 캐나다 농장은Wishnatzki 씨의 72만 평에 비하면 매우 작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현재 인건비와 비슷한 수준에서 농사철에 Harv를 빌릴 수 있다. 

Harv가 제안하는 사업 모델에서, 농민은 계절 농업노동자에게 지불하는 것과 같은 비율로 기계가 따는 과일에 대해서 비용을 지불할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의 농민인 Doug Carrigan 씨는 딸기 두둑 위에 서 있는 Harv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서 있다. 

“일요일이나 공휴일도 상관없다.” Carrigan 씨는 말했다.  “기계는 그에 상관없이 일할 것이다.

그는 일꾼에게 시간당 10-14달러를 지불한다. 그들은 주로 지역의 사람들이다. 

“많은 미국인들이 게을러졌다.”고  Carrigan 씨는 말했다.  “그들은 급료를 원한다. 그들은 일자리를 원하지 않는다.”

품질을 희생시키지 않고 작업을 언제나 자동화할 수 있다면 “그것은 승리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농민들 뒤에서 엔지니어팀이 흰색 트레일러 안에 있는 평명  TV를 보았다. Harv 내부의 카메라가 클로즈업을 한다.


Antonio Vengas 씨.



빛이 깜박인다. 16개의 작은 로봇 팔이 회전하여 딸기를 집는다. 엔지니어들은 그걸 격렬하게 젓고 있는 오리발에 비교한다.  

“집에서 최고의 경관”이라고 24세의 기계 시각의 담당자 Alex Figueroa 씨는 말했다.

모든 게 순조롭게 운영되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도 빵 체인점에서 주문한 오트밀 건포도 쿠키를 스트레스 때문에 먹지 않는다.  

“오류 없음!”이라고  Figueroa 씨가 큰소리로 외쳤다. 

“행운을 빈다”고 또 다른 엔지니어가 답했다.  

농지에서의 소동과 멀리 떨어져 농업노동자들은 항상 하던대로 일한다.  

밖은 26℃이지만, 그들은 햇빛을 가리려고 긴팔과 긴바지를 입고 눈 아래쪽은 스카프를 두르고 있다. 그들은 허리를 구부려 딸기를 따서 플라스틱 상자에 넣는다. 

그런 다음 딸기 두둑을 따라서 각 상자를 검사하는 감독자에게 달려간다. 그들은 성과에 따라 돈을 받는다. 속도를 늦추면 돈을 잃는 것을 뜻한다.

근처에 주차된 낡은 스쿨버스를 출퇴근할 때 무료로 이용한다. 대부분의 농업노동자들은  Wishnatzki 씨가 제공한 집에서 살고 있다. 

65세의 Santiago Velasco 씨는 35년 동안 이곳에서 일했고, 실제로 모든 일에 관여해 왔다. 수확, 삽질, 관개.  

Harv는 그가 걱정하지 않는 신참이다. 

“난 사람들이 어떻게 따는지 알고 있기에 그것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그는 말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더 빠르다.”

그의 예측은 인간의 날을 떠받쳤다. 

로봇은 각 딸기 식물에서 절반 이상의 딸기를 발견했지만, 이번 농사철의 딸기는 예상보다 더 컸다. Harv의 집게발에서 다발이 떨어졌다. 빨갛고 과즙이 많은 건 이제 사라졌다. 

엔지니어는 얼마나 많은 비디오를 검토해야 하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그들은 Harv가 올해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은 내년에 바로 그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national/wp/2019/02/17/feature/inside-the-race-to-replace-farmworkers-with-robots/?noredirect=on&utm_term=.591e1e164c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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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사람 없이 로봇으로 재배를 시작해서 로봇으로 재배를 끝마치고, 자율주행 트랙터로 수확까지 하는 실험을 했다는 영국의 한 대학교 소식. 맥주보리를 재배했는데 이걸로 맥주까지 담근다고 한다.

일단 시작은 맥주보리였지만 앞으로 더 다양한 작물의 농사로 확대되는 날이 오겠지? 일하는 사람이 없는 농경지라... 어떤 세상이 펼쳐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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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90마일 떨어진 왓슨빌에 있는 농장은 비틀즈의 히트곡 “Strawberry Fields Forever”에서 영감을 받은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겨울철에 긴 검은 비닐로 덮인 흙은 이듬해 딸기를 심을 두둑이다. 농민들은 여기를 클로로피크린 같은 화합물로 훈증소독한다. 이 물질은 미국 환경보호청과 캘리포니아 농약규제부에서 모두 대기오염 물질로 지정되어 있다.

이 지역에서는 딸기를 해마다 심기 때문에 딸기 재배농들은 딸기를 숙주로 삼는 verticilium 같은 토양 매개 균류 질병을 통제하고자 이런 물질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유기농 농부인 하비에르 자모라Javier Zamora 씨는 다른 전략을 취한다. 

“난 딸기를 심은 뒤에는 늘 다른 종류를 심어요”라고 한다. 그의 JSM 유기농 농장은 5년 만에 1800평에서 12만 평으로 확장했다. “난 보통 딸기를 심은 직후에는 브로콜리를 심고, 3년 동안은 감자나 토마토, 가지 같은 건 심지 않아요. 그러한 작물들은 딸기와 똑같은 질병의 숙주거든요.” 이러한 작물의 다양화가 모든 병해충을 없애는 건 아니지만, 농산물에 해를 입히지 않고 관리하기 쉽게 만든다. 또한 토양 매개 질병을 줄여준다고 믿고 있다. 

꼼꼼하게 돌려짓기 계획을 짜는 일 외에도, 자모라 씨는 딸기 두둑 끝에 금잔화를 사이짓기하고 그들 사이에는 라벤더 같은 꽃이 피는여러해살이 식물을 심는다. 

자모라 씨는 “모든 꽃이 익충들에게 이로울 겁니다. 또 어떤 건 내가 시장에 팔 수도 있죠”라고 한다. 멕시코 미초아칸에서 이민을 온 자모라 씨는 유기농업을 추구하는 Agriculture and Land-Based training Association (ALBA)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인 43세에 지역사회 대학에 입학했다. 그는 자신의 성공을 잘 짜인 작부계획과 토양의 건강에 관심을 쏟은 덕이라고 한다. 자모라 씨는 “나처럼 매우 다양화된 농사를 지으려면, 자기 농사에 빠삭해져야 해요. 난 벌써 2018년에는 어디에 딸기를 심을지 계획해 놓았어요”라고 한다.

  

‘먼 유전적 사촌’을 농사를 개선하는 데 활용

자모라 씨는 자신의 돌려짓기를 계획하는 한편, 버클리에서 북쪽으로 두 시간 떨어진 곳의 박사후과정 연구원은 돌려짓기가 해충 통제에 더 나은지를 알아보고자 식물을 다양화하고 작물을 돌려짓기하는 농장의 사례들을 연구한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최근 켄터키 대학의 조교수로 고용된 데이비드 공티에David Gonthier 씨는 작물의 돌려짓기가 병해충의 순환을 깨뜨릴 뿐만 아니라, 토양의 건강을 개선시키고, 영양 균형을 관리하며 보수력을 향상시키는 효과적인 도구임을 확신한다. 이의 혜택은 생태학자들이 아이오와부터  온타리오에서 행한 최근의 연구가 뒷받침한다. 

생태학의 논문에서는 작물의 다양성이 일반적으로 좋다고 확고하게 언급하지만, 정확하게 돌려짓기하는 작물에 집중하여 농민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는 매우 드물다. 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하여, 버클리와 산타크루즈의 캘리포니아 대학에 다닌 공티에와 그의 동료들은 참여형 연구와 농장의 지리정보시스템 지도 제작 및 "계통학"이라 부르는 진화 관련성의 측정을 결합시킨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공티에 씨는 진화의 과정에서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가지가 뻗어나온 다양한 식물의 과를 지닌 생명의 나무를 상상하라고 설명한다. 이론적으로 더 먼 식물의 사촌은 똑같은 작물 병해충의 숙주가 될 가능성이 적다. 이것이 일부러 해충이 서식하는 걸 방해하도록 작물의 돌려짓기를 설계하는 자모라 씨 같은 농민에게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는 이유이다. 그런데 이러한 식물이 얼마나 먼 사촌이어야 하는가?

생태학자는 생물학적 해충 통제에 초점을 맞추기에, 공티에 씨는 네이처 지에 실린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크루즈의 생태학자  그렉 길버트Greg Gilbert와 잉그리드 파커Ingrid Parker의 2015년 논문을 읽고는 흥미를 일으켰다. 그들은 초지에 대해 연구했는데, 더 먼 사촌으로 더 많이 집중되어 있는 -또는 계통학적 다양성- 식물 군락이 질병의 수준도 더 낮았다는 걸 밝혔다. 공티에는 길버트와 파커와 연락해서 이 원리가 농장에서도 성립하는지 보기 위해 그들의 방법론을 모방해도 되는지 물었다. 

공티에 씨는 진화의 다양성이 돌려짓기가 더 잘 작동하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살피고자 기존의 작물 돌려짓기에 대한 연구를 분석하며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가 소규모 실험밭에서 실시되었다는 걸 알았고, 공티에 씨는  그 결과가 농장 규모의 생태계에서는 어떠할지 추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자모라 씨를 포함한 농민들과 함께 협력하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 북부에 있는 27명의 딸기 농민과 함께 작업을 진행한 콩티에 씨와 연구진은 현재 전체 농장 규모로 "딸기와의 진화적 거리"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는 작물다양성의 지리정보시스템 지도를 개발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연구자료를 생성하는 일만이 아니라, 적합한 관리를 위한 시각화 도구를 만드는 일도 농민과 공동으로 하고 있다.

연구에 참여하는 농민들은 공티에 씨와 그 연구진이 수집한 자료에 자신이 관찰하고 목격한 자료를 지도에 표기하고, 여러 작물의 조합이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비교하기 위하여 자기 농장의 진화적 다양성을 그래픽으로 표시할 수 있다. 또한 그 지도는 생태학적, 경제적 적소를 모두 채우는 작물에 관하여 농민과 연구자 들 사이에 활발히 대화하도록 만들었다. 예를 들어, 자모라 씨가 재배하고 있는 다양한 장식용 꽃들은 그의 농사에 생물다양성과 새로운 고부가가치 작물을 모두 더하고 있다. 


다양성을 넘어, 전체 생태계에 적용

공티에 씨는 농민에게 즉각적인 혜택을 주는 것을 넘어, 농장에 더욱 기능적인 생물다양성을 장려하는 일이 식단의 다양성과 식량안보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많은 다양한 종류의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대규모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충을 저절로 더 잘 통제하도록 농민이 농장의 생태계를 설계하여 농약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면, 토양과 수질과 농촌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독성 물질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향상된 생물다양성이 기후변화에 대한 탄력성을 개선하면서 농민을 도울 수도 있다. 새로운 병해충이 기온의 상승과 강수 패턴의 변화와 함께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티에 씨는 지리정보시스템 지도가 식물이 어떻게 양분을 사용하는지부터 적절하게 거름을 주고 수분매개자를 유인하는 일까지 자기 농장의 상태 등을 살피려는 농민을 도울 것으로 예상한다. 

공티에 씨는 농민들이 다양한 작부체계를 넘어 대규모 단작을 선택하는 건 보통 농업 부문의 정치경제적 결과물이라고 강조한다. 공티에 씨는 무엇을 돌려짓기하는 것이 이상적인지 알아내기 위해 자모라 씨와 같은 농민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앞으로 나아가 그러한 장애물을 넘기 위하여 사회학자들과 협력할 계획이다. 왜냐하면 —비틀즈에겐 외람되지만— 딸기밭은 영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http://civileats.com/2017/04/03/mapping-the-benefits-of-farm-biod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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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egogo.com을 통해서 자금을 조달한 뒤 2013년 라이즈 앤 루트 농장을 설립한 언니들이라고 한다.

멋지십니다. 오늘부터 팬입니다.


http://www.riseandrootf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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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은 많은 미국의 농민과 축산인들에게 힘든 시기였다. 올해 순수 농가소득은 4년 연속 소득의 감소로 2013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어 일부 생산자들은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와 함께, 농촌과 도시의 미국인들은 농업과 관련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질오염이 점점 더 비용과 위험을 증가시키고, 강수량이 너무 들쭉날쭉해 물 공급에 문제가 생기고, 화석연료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우리의 먹을거리 체계를 위협하여 농사를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걱정한다.

이러한 모든 과제에 공통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면 어떨까? 그렇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번 주 과학저널 Elementa에 발표된 글에서는, 농생태학이 물과 에너지 문제를 완화시키면서 먹을거리 체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망한 접근법을 제공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그리고 그것을 완전히 해결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미국의 농업은 수십 년 동안 정치, 경제 및 여러 요인에 의해 시공간이 더욱 단순화되는 체계 쪽으로 향하는 추세였다. 이는 먹을거리와 에너지, 물에 악영향을 미쳤다. 

농생태학은 다양하고 탄력적인 먹을거리 체계를 창출하고 유지하기 위하여 생태학의 개념을 적용하는 다른 접근법을 취한다. 유망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농장에 다양성을 가져오면 이러한 단순화로 인해 야기된 문제를 되돌릴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과학자들은 환금작물을 심은 일부에 전략적으로 여러해살이 식물을 포함시키면(먹을거리, 에너지 또는 작물이 아닌 식물 등) 수질오염과 토양 상실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또한 여러 연구에서는 대규모 단작보다 여러 작물을 활용하면 탄소(더 많은 수분을 보유하고 기후변화를 완화시키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와 질소(식물의 성장과 토양의 기능에 중요한)의 양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 나은 농법이 존재하는데 왜 더 많은 생산자들이 그것을 활용하지 않고, 왜 그것을 권장하지 않는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 정부의 정책과 경제가 경관을 단순화시키는 데 기여하는 많은 생산자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생물연료 지원책은 에탄올 시장을 크게 확대시켜, 농민들이 토종이나 더 다양한 작물을 심기보다 대규모 단작의 옥수수밭으로 초지를 대체해 끝없이 펼쳐지도록 한다. 
  • 또한 연구에서는 장기적인 혜택보다 즉각적인 현금 흐름에 초점을 맞춰 더 탄력적인 체계를 채택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음을 밝혔다. 
  • 농생태학 연구는 안타깝게도 재원이 부족하다. 이는 특정 지역에 적합한 혁신적인 최신 사례를 많은 농민들이 이용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 변화는 어렵지만, 생산자들이 그것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할 수 있다. 매우 드물지만 동료들과 그 조직에게서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 혜택은 좁게 한정되어 있다. 농민과 정책결정자와 과학자들이 작물의 수확량 같은 간단한 측정기준에 주로 초점을 맞추면, 물과 에너지에 관련된 것은 물론 여러 가지 농생태학의 혜택을 잃어버리게 된다.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혁신가들이 다양화된 토지 관리가 사업에 이로울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네브라스카 농촌의 덮개작물 종자회사, 아이오와 서부에서 지역의 다양한 먹을거리 생산을 지원하는 식품허브, 농민들이  “정밀한 보존”법으로 토지의 관리와 비용을 최적화하도록 돕는 컨설팅 단체 등이 그것이다. 미국의 농촌에서 경제적 기회에 대한 절실한 필요는 2016년 대선에서 중요한 논쟁거리였고, 이러한 사례들은 지속가능한 농업이 그 필요성을 충족시키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보여주고 있다.

먹을거리와 물, 에너지 체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물과 에너지에 대한 공적 혜택을 중시하는 새로운 측정기준이 농생태학이 더욱 앞으로 나아가도록 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연구는 미래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작물의 생산을 2배로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발상을 반박한다. 이 연구자들은 실제 미래의 수확량을 증가시킬 필요성은 더 적으며, 우리는 먹을거리를 둘러싼 지배적인 서사처럼 보이는 생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환경 목표를 명시적으로 정의해야 한다고 믿는다.

다행히도 우리는 해결책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농생태학의 방법으로 다양한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https://ensia.com/voices/agroecology-food-water-energy/


이 글과 관련해 이 보고서는 읽을 만한 가치가 있겠다.


211-2562-1-PB.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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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변화하는 모습에 대한 시리즈에 오신 걸 환영한다. 이번엔 농장의 규모 문제이다! 한 달여에 걸쳐 우린 미국 농장의 현 상태에 대해 포괄적인 이해를 제공하고자 한다. 재미(지금까지 농장에서 무엇이 일어났는지), 실패(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농민들이 농장을 잃었는지), 명성(Willie Nelson 씨와의 인터뷰), 사실(매혹적인 농업보조금 설명자)에 대한 모든 것을 말이다.

그럼, 왜 농장의 규모가 문제인가? 농장의 전체 숫자는 감소하지만, 대형* 농장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미국의 농촌을 아프게 하고 있다. Food and Water Watch의 분석에 의하면, “중소규모의 농장으로 구성된 지역사회는 멀리 떨어져 있는 농기업과 연계된 더 큰 규모의 농장으로 구성된 지역사회보다 더 높은 소득 및 더 낮은 실업율과 소득불균형을 포함하여 서로 번영을 공유해 왔다.”

엄밀하게 경제적 측면에서, 미국 농업은 별로 놀랍지도 않은 길을 따라왔다. 더 나은 기술이 더 큰 작물 수확량을 이끌었는데, 이는 더 낮은 가격과 더 큰 농장을 뜻한다. 우리의 경제 체계는 경쟁을 왜곡하고 합병을 촉진한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농민들이 생존을 위해 게임의 법칙을 따르면 놀라는 척을 한다.

오늘날, 작은 농장들이 많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지에 대해 보면,  “규모의 측면에서 상위 10%의 농장이 미국 농경지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그 가운데 상위 2.2%의 농장이 그 1/3 이상을 차지한다.”고 워싱턴포스트에 Roberto A. Ferdman 씨가 기고했다.

환상적인 책 먹을거리와 중간 수준의 농장Food and the Mid-Level Farm의 저자는 어떻게 더욱더 양극화되는 농장의 경관으로 도로를 포장해 왔는지에 대해 보여준다. 

만약 현재와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미국 농업의 구조는 거대한 기업과 연결되거나 그들이 소유한 소수의 농장과 소규모 직거래를 하는 다수의 농장들이 에워쌀 것이다.  전자의 생산 체계가 대다수 미국인이 소비할 막대한 양의 먹을거리 생산할 것이다. 

나의 해석은? 소농들이 지배하겠지만, 우리가 진정 우리 농업 체계의 변화를 바란다면 농민장터 너머를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이 시리즈에서 하고자 계획하는 바이다. 이번 첫째 주 동안, 우리는 상업농에 대해 이야기하고, 농장 상실의 영향을 탐구하고, Willie Nelson에게 개드립을 칠 것이다. 다음 주에, 우리는 정치가 어떻게 농사에 영향을 미치는지 -농업보조금부터 대출 정책의 인종차별과 대마초 규제까지- 깊이 살펴볼 것이다. 그 다음에, 우리는 우리 먹을거리 기반구조에 대해 탐구하고, 자주 무시되지만 매우 중요한 중간상인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4주차에, 우린 모든 악의 근원이자 모든 뿌리채소 시설의 근원인 돈을 고발하겠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나면, 당신이 왜 농장의 규모가 문제일 뿐만 아니라 중소규모의 농민들이 사라지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는 지극히 중요한 독자이자 먹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A note on the numbers in the video: Between 1997 and 2012, the smallest category lost 107,732 farms (of 1,699,536 total in ’97), the middle category lost 83,611 (of 445,932), and the largest category gained 84,770 (to 1997’s 70,508). We’re assuming that most of the large category gains came from the middle, and that the middle gained quite a few farms from the smallest category as $50,000 in gross annual sales is a very low benchmark (gross sales don’t take into account operating costs like seeds and equipment, rent or mortgage payments, labor, etc.). Just because a farm jumped from the middle category to the largest category does not make it a factory farm — it could still have trouble competing with mega-farms. And, meanwhile, a farmers-market-scale farm could easily gross more than $50,000 a year. The methodology may not be perfect, but overall, both gross annual sales numbers and cropland acreage stats show a hollowing out of agriculture of the middle.



http://grist.org/food/america-has-fewer-and-larger-farms-heres-why-that-mat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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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 점점 전문화되면서 규모화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그러한 일이 축산농가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육두수가 너무 많다면서 영세 축산농가 들에게 폐업을 권장하고 있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통해 대규모 축산농가를 지원, 육성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것이다. 그 결과, 소비자인 도시민들은 값싸게 한우와 같은 육류를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망하거나 다른 품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농가들만 생각하면 안타깝고 가슴이 애리지만, 그러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사회이니 어떻게 하겠는가? 모두 운동가가 되어 시대를 변혁하지 않고는, 아니 시대를 변혁한다고 해도 또 다시 이러한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저 흐름이라고 생각하자. 그 흐름 속에 있는 당사자가 아니라면 격류에 휘말린 당사자들을 어떻게 건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천하고, 흐름 속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이라면 힘들겠지만 정신만 바짝 차리면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죽지 않는다는 각오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자. 학자라면 그 흐름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갈지, 그 결말은 어떻게 될지 제시할 수 있도록 철저히 연구하자. 나는 거기 안 빠졌으니 괜찮다며 히히덕거리며 수수방관하지만은 말자.


아래의 글은 지난 20여 년 동안 미국에서 일어난 농업의 전문화 과정을 보여주는 글이다. 현재 한국의 상황과도 맞물려 있고, 앞으로 한국의 농업이 어떻게 나아갈지 예상할 수도 있다는 면에서 참 좋은 자료이다. 이러한 흐름의 줄기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현실에서 농업에 종사하거나 현행 농업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꼭 생각해 볼 문제이다. 





1945~1970년 사이 미국의 농장은 점점 전문화되었다. 닭과 젖소는 미국의 농장 중 가장 먼저 전문화되고, 다양한 작물과 소, 돼지가 사라지는 일이 뒤를 이었다. 오늘날, 예전의 논리적인 작물과 가축의 순환체계는 거의 포기되었다. 

왜 그런가?

농장 운영에 가축을 포함하고 있는 농민은  언제나 헌신해야 한다. 대규모 단작 농업, 또는 전문화가 농장 소득을 더 올릴 수 있는 방안과 함께 더 나은 생활양식을 제공한다. 유축농업 기술은 선택의 농법이 되었고, 정부의 정책은 대규모 단작 작물과 더욱더 규모를 확대하는 걸 돕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오늘날 약 22%의 농장이 한 가지 작물만 생산하고, 30%는 두 가지 작물만 생산한다. 단 17%의 작물만이 다섯 가지 이상 재배하는 농장에서 생산된다. 

판단을 내리기 전에, 우린 모든 지역이 토양과 기후 조건에 의해 특정한 종류의 농업생산에 가장 적합하다는 사실을 고려해야만 한다. 게다가 우리는 모두 전문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향수 어린 다각화된 농장의 모습이 많은 장점을 가지지만, 아무도 그것이 사라진 것에 대해 비난할 수 없다.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기계화와 함께 실시된 1936년 농촌 전력화 사업은 농장을 더 크고, 전문화되고, 거래의 범위를 더 확장하도록 만들었다. 농장에서 텃밭을 돌보고, 달걀과 고기를 위해 닭을 키우고, 소의 젖을 짜던 일은 수동 타자기와 같은 길을 갔다. 현재 우리가 타자를 치려면 전기가 필요한 것처럼, 젖을 짜는 일도, 닭고기와 달걀을 생산하는 일도 공장에서 운영된다.

그것은 또한 경제에 관한 것이다. 효율성은 소라든지 달걀이나 닭고기라든지 옥수수나 밀, 돼지를 취급하든 비효율적인 생산자를 계속하여 걸러냈다. 지금의 생산자는 세계적 생산자이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와 같은 세계의 생산자들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더 효율적이 된다는 건 더 커진다는 걸 의미하고, 그것이 미국에서 농경지의 규모가 지난 20~25년에 걸쳐 평균 2배가 된 까닭이다. 이는 생산자가 토마토나 당근, 옥수수라든지 어떤 것을 전문적으로 재배하든지 일률적으로 적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농장이 최근 주로 지역의 유기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에 반응하여 부활하고 있다. 그것은 효율성 모델에 의한 저렴한 식품 생산에 대한 가치체계의 반동을 반영한다. 젊은이가 농장을 떠나 도시에 정착하는 걸 기대하지 않으며, 조기퇴직을 할 수 있는 성공한 CEO가 소규모 농장을 가지는 것 이상을 바라지 않는다는 건 얼마나 역설적인가. 

농촌 생산자의 소비 양식도 변화했다. 농촌 지역의 인구가 감소하고, 농장의 가족들이 농업외소득을 찾아 통근하면서 그들도 월마트 같은 식료품점에 가서 먹을거리를 구매한다. 놀랍게도 많은 농촌 지역이 현재 먹을거리 사막(food deserts)으로 분류되며,  농촌의 식탁에 오르는 먹을거리의 푸드마일리지는 도시 지역의 그것보다 훨씬 멀기도 하다.

그것은 오래된 옛날이야기이고, 그것은 아메리칸 드림이다. 당신을 위해 블루칼라 노동자가 생산한 것을 구매할 수 있기 위해 당신은 화이트칼라 일자리에서 일한다. 요즘 농장에서는 점점 블루칼라 노동자가 정책과 규모의 경제에 의해 비용이 지불되는 값비싼 기계나 기술로 대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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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말까지 대부분의 미국 농장은 다양한 종의 가축을 사육했다. 그 결과 대개의 농장은 그 가축들에게 먹일 옥수수도 재배했다. 그 이후 가축 생산이 더욱더 전문화되어서, 2010년 닭과 돼지 또는 젖소를 사육하는 농장은 5% 미만이며, 그들의 사료는 대부분 구매한다. 많은 농장들이 여전히 일반적으로 적당한 노동력만 있으면 되는 목초지가 필요한 작은 암송아지 농장을 운영하며 고기용 소를 사육한다. 가축 무리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훨씬 적은 농장이 현재 옥수수를 재배하고, 옥수수 생산은 콩, 밀 또는 자주개자기 같은 하나나 두 가지의 작물과 함께 옥수수를 재배하는 더 큰 농장에 집중되어 있다. (출처: 미국 농무부)




http://www.bigpictureagriculture.com/2013/08/days-of-diversified-farming-are-disappearing-42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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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시간 주에 있는 St Joseph Mercy 병원의 농장 이야기... 정말 끝내주는구만! 


미국의 저력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유기농산물을 직접 재배하여 환자만이 아니라 지역민들도 건강한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게 했다. 


병원텃밭, 병원의 품격을 높여줄 수 있으니 한국에서도 해봅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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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농장은 이주농업노동자를 쥐어짜며 돈을 벌고, 

대기업 농장은 비정규직 농업노동자를 쥐어짜며 돈을 번다. 


누군가의 희생과 착취라는 점에서는 하나도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대기업의 농업 진출 반대만이 아니라, 농업계 스스로도 정당한 노동환경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기사가 연달아 2개나 보여 함께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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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캄보디아 여성은 왜 농장에서 도망쳤나



김사강 이주와인권연구소 연구위원  


'스탑 크랙다운'이라는 밴드가 있었다. 서울역 앞 가설 무대에서 '스탑, 스탑, 스탑, 크랙다운'(단속 추방 중단)을 경쾌한 펑크 사운드에 실어 외치던 이 밴드의 멤버들은 모두 이주노동자들이었다. 밴드의 보컬로 '단속 추방 중단'을 외치며 인기를 끌었던 미누(미노드목탄) 씨는 자신의 노랫말과 정반대로 지난 2009년, 네팔로 단속 추방 당했다.

88올림픽 이후 '코리안 드림'을 꿈꾸던 각국의 노동자들이 본격적으로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한국의 이주노동자 역사는 얼추 25년이 됐다고들 한다. 그러나 착각이다. 한국인들의 형, 누나, 부모는 과거에 이주노동자였다. 중국으로, 독일로, 일본으로, 미국으로 일거리를 찾아다니던 한국인들의 역사까지 합하면 한국의 이주노동 역사는 100년을 훌쩍 넘긴다.

그러나 2013년, 한국 내 이주노동자 현실은 처참하다. 2007년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 참사로 이주노동자 10명이 사망하면서 사회적 관심을 끌었지만, 그뿐이었다. 노동 환경은 통제돼 있고, 이를 악용한 '인종·인권 차별'은 전국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언론에 잘 등장하지 않을 뿐이다.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오히려 '강제 추방'을 실적화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미누'들이 말 못할 통제 속에서 인권 침해에 시달리다 해외로 추방되고 있다.

1993년 산업연수생 제도를 도입한 이후 편법 활용과 인권 침해 문제 등이 야기되면서 고용 허가제가 이를 대체했다. 고용 허가제가 시행된 지, 오는 8월 17일이면 9년이 된다. 연수생 신분으로 각종 불이익을 감내하던 이주노동자들의 신분은 다소 개선됐다는 평이 있긴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파리 목숨이다. 회사를 마음대로 옮길 수도 없고, 회사에서 잘리면 불법 체류자로 전락한다. 심지어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하더라도 회사 상황에 따라 불법 체류자로 전락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현행 고용 허가제의 문제는 무엇이고, 대안은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과 <프레시안>은 고용 허가제 시행 9년을 되짚는 기획을 마련했다.

공동행동은 민주노총, 서울경인이주노조, 한국이주인권센터, 사회진보연대, 다함께, 전국학생행진,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민변 노동위원회, 인권단체연석회의, 아시아의창, 아시아의친구들, 지구인의정류장 등 30여 개 이주, 노동, 사회 단체들이 함께하는 연대체다. <편집자>

고용 허가제 9년
 '일회용 인간'에게 강제 노동시키는 한국…언제까지?
② 이주노동자의 한탄 "노예시장에서 노예 고르듯…"
③ 사장은 "야!개X끼"라 부르고, 맞아도 직장 못 바꾸고

지난 6월 15일 저녁 7시 30분, 두 명의 캄보디아 여성 노동자가 전라남도 담양의 한 농장에서 고용주의 눈을 피해 몰래 숙소를 빠져나왔다. 버스 정류장까지는 걸어서 30분 거리, 버스는 한 시간에 한 대꼴로 다녔다. 자신들이 사라진 걸 알아챈 고용주가 언제 버스 정류장으로 잡으러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 사람의 마음은 급해졌다. 무턱대고 도로에 나가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 손짓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한 시골길을 달리는 차들은 두 사람을 무심하게 지나쳐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미친 듯이 손을 흔들어 대고 있던 두 사람 앞에서 시외버스 한 대가 속도를 늦췄다. 두 사람은 커다란 짐 가방을 끌고 저 앞에서 후미등을 깜박이고 있는 시외버스를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으니 후들거리던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눈물이 났다. 한국에 온 지 1년, 사시사철 하루도 빠짐없이 비닐하우스에 쭈그려 앉아 딸기와 토마토를 따고, 포장을 하고, 농약을 치던 고된 노동의 나날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두 사람은 2012년 6월 4일, 같은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왔다. 2박 3일 동안 수원에 있는 농협 교육장에서 간단한 한국어와 기능 교육, 안전 교육 등을 받았다. 교육이 끝나고 바로 계약을 체결했던 전라남도 담양의 농장으로 보내졌다. 다음 날 새벽, 해도 뜨지 않은 5시에 일은 시작되었다. 다섯 시간 동안 꼬박 딸기를 따고 나서야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밥을 먹고 나서 채 한숨 돌리기도 전에 이번에는 토마토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초여름의 하우스는 더웠고 농약이 묻은 딸기와 토마토 잎사귀들은 사정없이 팔뚝과 종아리를 찔러댔다. 하루 만에 피부가 벌겋게 일어났다.

이튿날부터는 새벽 4시에 일을 시작했다. 중간에 두 번, 아침과 점심을 먹는 동안 30분씩 쉬는 것을 제외하고 하루 14시간 가까이 일을 하면서 한 달이 지났다. 계약서에는 월 103만5000원을 주겠다고 되어 있었지만, 고용주는 수습 기간이라는 이유로 90만 원을 임금으로 지급했다. 계약서에는 한 달에 휴일이 이틀이라고 되어 있었지만, 고용주는 지금은 바쁘니 휴일 없이 일하고 가을이 되면 매주 휴일을 주겠다며 참으라고 했다. 그렇게 두 달이 흘렀다. 부풀어 오른 피부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두 달 동안 기회만 있으면 고용주에게 병원에 가고 싶다고 했는데 8월이 되어서야 병원에 갈 수 있었다. 무언지도 모르는 주사를 맞았다. 의료보험이 없던 두 사람이 주사 한 대를 맞고 내야 했던 돈은 7만 원이었다. 함께 갔던 고용주가 병원비를 내주었다. 대신 8월 월급은 83만 원이었다.


 경기도 이천시 부추 비닐하우스에서 부추를 수확하고 있는 캄보디아 여성 노동자들. ⓒ김사강

여름이 지나니 일을 시작하는 시간이 조금 늦춰졌다. 오전 6시부터 저녁 7시까지, 점심시간 1시간을 빼고 12시간을 일하게 되었다. 하지만 약속했던 휴일은 오지 않았다. 달력에 동그라미까지 쳐놓고 약속했던 휴일에도 고용주는 아침이면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나와서 일을 하라고 했다. 아침도 점심도 거르고 꼬박 여덟 시간을 일하면 그때부터 쉬라고 했다. 그게 휴일이라고 했다. 그렇게 휴일 같지 않은 휴일을 한 달에 네 번씩 주면서 고용주는 계약보다 이틀이나 휴일을 더 준다고 생색을 냈다.

해가 바뀌고 2013년이 되니 고용주는 이제부터 110만 원을 주겠다고 했다. 3월에 또다시 새벽 3~4시부터 저녁 7시까지 하루 14시간이 넘는 노동이 시작되었다. 고용주는 일이 많아졌으니 월급을 10만 원씩 더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딱 2개월이었다. 딸기와 토마토가 가장 바쁜 5월, 새벽마다 코피를 쏟고 일하는 내내 속쓰림에 시달리며 한 달을 보낸 뒤 받은 월급은 다시 110만 원이었다. 더 이상 이렇게 일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6월 15일, 일을 마치고 고용주에게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이제 1년 지났어요. 우리 농장 바꾸고 싶어요. 3시, 4시 일 시작해요. 우리는 힘들어요."

고용주는 화를 버럭 냈다.

"어디 다른 데 가면 딸기밭에서 3시에 안 일어나는 데가 있는 줄 알아? 원래 시골에서는 다 그런 거야. 이거는 노동법에도 다 나와 있어. 여기서 일하기 싫어? 그럼 캄보디아로 가. 나는 다른 데 가는 거는 사인 못 해줘. 니들이 어디 다른 데서 일자리 구할 수 있을 줄 알아? 이제 딸기 다 땄으니까 마음대로 해. 캄보디아 가고 싶으면 가."

그때였다. 도망을 치더라도, 불법이 되더라도 이곳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열악한 노동 조건, 유일한 탈출구는 이탈?

지난 5월 말, 이주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농가를 방문해 고용주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고용주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주노동자들이 없으면 농사를 접어야 할 상황이라며 현재 농촌이 겪고 있는 인력난을 호소했다. 용역 회사를 통해 사람을 쓰면 일당이 8만 원에서 10만 원인데 그나마 요즘 사람들이 농업을 기피해서 구하기 쉽지 않고, 예전에는 쉽게 구할 수 있던 동네 할머니들도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일을 못한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어렵사리 구한 이주노동자들을 상전 모시듯 떠받들며 농사를 짓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고용주들이 '상전'이라고 표현한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조건과 생활 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하루 평균 노동 시간은 10시간이 넘는데 임금은 노동 시간과는 무관하게 주 44시간 기준 최저임금인 월 110만 원(법정 최저임금 109만8360원에서 1000원 단위 올린 금액)이 기본이다. 일이 바쁠 때는 10만~20만 원을 더 지급한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고용주 마음이다. 130만~140만 원을 준다고 한 고용주들은 알고 보니 20만~30만 원씩을 숙박비로 제하고 있다.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 대부분은 검은 차양막을 친 비닐하우스 안에 패널로 지은 숙소나, 노지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여 있는 컨테이너 숙소에서 생활한다. 분뇨를 퍼내지 않아서 아예 쓸 수도 없는 재래식 화장실에 물도 빠지지 않는 간이 샤워실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미나리 농장에서 만난 네팔 노동자는 밤이면 문틈으로 뱀이 들어온다고 했고, 양돈 농장에서 만난 베트남 노동자는 파리가 너무 많아서 자기 전에 휴지로 귀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런 숙소를 서너 명이 같이 쓰게 하면서 1인당 20만 원씩 받는다는 고용주들을 보면 상전은커녕 머슴도 그렇게는 대접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용주들은 이탈하는 이주노동자들을 강하게 비난한다. 기껏 힘들게 고용 허가를 받아 데리고 왔는데 1년도 못 채우고 가겠다고 하고, 자식처럼 정을 줬는데 다른 농장에서 5만 원, 10만 원만 더 준다고 하면 옮겨 달라고 하니 못살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비자 기간 3년 동안 세 번의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는 현행 고용 허가 제도를 바꿔 아예 한 번이라도 옮기면 바로 출국시키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고용주들도 인정하듯 "한국 젊은이들은 일주일도 못 버티는" 농촌에서 그나마 장시간 고강도 노동을 견디며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사람들은 이주노동자들이다. 이들이 조금이라도 나은 조건의 농장을 찾아 떠나는 것을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충청남도 홍성군 양돈 농가의 벽에 베트남 이주노동자들이 써놓은 글. 돼지들에게 주사할 약의 이름과 용량 아래 "배트남 사람입니다", "베트남 사람 좋아요"라는 낙서가 보인다. ⓒ김사강

근로기준법도 보호하지 않는 농축산업 노동자

노동자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기준이 되는 법은 근로기준법이다. 2004년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서 이주노동자들도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내·외국인 할 것 없이 몇 가지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63조가 근로 시간, 휴게, 휴일에 대한 동법의 규정들이 농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의 대상이 자연물이고 업무가 기상이나 계절 등 자연적 조건에 강하게 좌우되는 원시적인 산업이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1953년으로부터 60년이 지난 2013년의 농업은 더 이상 원시적인 산업이 아니다. 비닐하우스에서는 겨울에도 채소를 키워내고, 양계나 양돈, 버섯 농가는 아예 공장 같은 시설을 갖추고 운영되고 있다. 기상과 계절에 좌우되는 곳은 일부 노지 채소 농장일 뿐이다. 고용주들은 농업이 제조업과 달리 하루 8시간, 주중에만 일해서는 유지될 수 없다고 한다. 한창 제철인 채소들은 반나절만 지나도 쑥쑥 자라기 때문에 해 뜰 때부터 해 질 때까지 김을 매고 거둬줘야 하고 닭과 돼지를 일요일이라고 굶길 수는 없으니 휴일 없는 장시간 노동은 불가피하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일한 시간만큼 임금을 주고, 번갈아 가면서라도 휴일을 쓰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예전처럼 긴 농한기는 없더라도 수확이 끝나고 다시 파종하기까지 며칠이 빌 수 있는데, 그 기간마저 노동자들을 이웃 농가에 꾸어줘 가며 기계처럼 돌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근로기준법의 적용 제외 규정은 때때로 농축산업 노동자에게는 아예 노동 관계법 전체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오해를 낳기도 한다. 일부 고용주들은 시간외수당은 물론이고 건강보험도, 산재보험도, 심지어 최저임금도 농축산업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이주노동자들은 다들 젊기 때문에 아프지도 않고, 농장 일은 공장 일과 달라 사고 위험도 없으며, 심지어 물 맑고 공기 좋은 데서 일하니 더 건강해지지 않겠느냐고 한다. 이들에게는 만성적인 근육통, 위장병, 피부병,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거나 농기계와 농기구 사고로 산재를 당하는 이주노동자들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이주노동자 발목 잡는 고용 허가제

수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고용 허가제가 이전의 산업연수생 제도보다 나아진 점은 이주노동자를 연수생이 아닌 노동자로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들은 여전히 반쪽짜리 권리밖에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고용 허가제의 업종 변경 금지와 사업장 이동 제한, 고용주의 일방적인 이탈 신고 등으로 더 나은 노동 조건과 환경을 찾아갈 자유마저 제약당하고 있다.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고,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충분한 휴식을 갖는 것은 권리이기 이전에 생존과 생활의 문제이다. 노동자는 사람이다. 이주노동자도 사람이다. 수십 년 넘게 외쳐온 이 명제가 농축산업에서는 아직도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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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규모의 대기업 유리온실 농장, 직접 가보니 ‘농장 아닌 공장’


화옹 유리온실 단지. 뒤로 보이는 하얀 터널처럼 생긴 부분이 유리 온실로 가로 길이만 712m에 달한다.

동부팜화옹이 운영하고 있는 화옹 유리온실 단지의 전경이다.ⓒ민중의소리




대기업인 동부그룹의 자회사인 동부팜화옹이 운영하는 화옹유리온실단지는 농민들이 땀 흘리며 농작물을 수확하는 농장의 모습이 아닌 기계로 물건을 찍어내는 공장의 모습이었다.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화옹 유리온실단지는 2009년 발표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농어업 선진화 정책’에 의한 사업 중 하나다. 농어업 선진화 정책의 일환인 기업농 육성의 시범기업으로 선정된 동부그룹은 총 매립면적 약 1,879만평(6,212ha)의 화옹 간척지에 약 232만여평(768ha)의 대규모 농산물 생산 및 체험 단지인 에코팜랜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그 일부로 화옹 유리온실단지를 먼저 착공해 지난해 12월 완공했다.

대기업인 동부그룹이 대규모 유리온실 단지를 만들어 토마토를 생산하기 시작하자 농민들은 반발했다.

농민들은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이 농산물 생산에 뛰어들면 가격경쟁력에서 불리한 일반 가족농가는 붕괴되고 나아가 식량안보까지 위협당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동부그룹의 농산물 생산을 반대하는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 전국토마토생산자연합회 등 농민단체들은 동부그룹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강력하게 저항했다.

이에 동부그룹은 지난 3월 26일 화옹 유리온실 사업을 중단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4개월 가까이 지난 뒤에도 화옹 유리온실은 전체의 절반인 1만5천평에서 토마토가 올해 첫 수확물을 내고 있었다.

논란이 된 화옹 유리온실단지는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화옹 간척지에 위치하고 있다. 화옹 간척지에서 유일하게 완성된 건조물인 화옹 유리온실은 보통 유리보다 투과율이 높다는 디아망(Diamant) 유리가 사용돼 하얗게 햇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면적 4만5천평, 길이만 해도 712m에 달하는 축구장 두 개 크기의 화옹 유리온실단지는 카메라로 한 번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규모였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토마토 수확량은 계획대로라면 1년에 평당 165kg, 전체 면적으로 따지면 연간 약 5천톤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수출되는 토마토가 연간 2천톤 안팎인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규모다. 

유리온실 내부는 자동화된 공장과 다름없었다. 무인 운반차량이 토마토를 온실과 연결된 선별장으로 가지고 오면, 거대한 로봇 팔이 토마토를 선별기의 컨베이어 벨트 위에 쏟아 넣고 있었다. 그 이외의 수확이나 포장 같은 일은 사람이 하고 있지만 단순한 토마토를 따서 바구니에 넣는 단순한 작업뿐이었다. 유리온실에서 일하고 있는 농민들은 농민이라기보다 자동화 기계의 일부처럼 보였다.

“대기업의 농산물 생산 진출은 식량안보 위협을 불러올 것




화옹 유리온실단지 내부에서 무인 운반차량이 수확한 토마토를 실어가고 있다.ⓒ민중의소리




단지를 둘러본 농민들은 끝없이 이어진 유리온실에 놀라고 온실 내 설치된 무인 자동화 설비를 신기해 하면서도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이날 유리온싱을 찾은 가톨릭 농민회 이상식 회장은 “이런 최고급 시설을 갖춘 대기업의 유리온실이 들어서면 가족농업이 붕괴되고 농민들은 농업 노동자로 전락할 것”이라며 “그리고 나서 초국적 농업 기업이 시장에서 낮은 가격으로 경쟁하면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대기업을 농업에 손을 뗄지도 모르고 결국 식량안보가 위험해 진다”고 걱정했다.

전농 위두환 사무총장도 “규모는 자료로 봐서 짐작하고 있었지만, 자동화 시설에 신경이 쓰였다”며 “자동화가 될수록 사람이 하는 일을 기계가 하는 것인데 여기서 일할 농민조차 줄어들지 않겠느냐”며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유리온실 답사를 허용한 것이 동부팜한농이 농업생산을 포기했다는 점을 눈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고 예상하기도 했다.

실제로 유리온실은 계속 가동되고 있었지만, 운영 유지만 하고 있는 듯 보였다. 동부팜화옹 직원은 약 3만평의 유리온실에 1만5천평만 경작하고 있으며, 여기서 생산한 농산물의 1/3은 일본으로 수출되고, 1/3은 푸드뱅크 등을 통해 소외 이웃에게 무상으로 제공, 나머지는 파쇄‧폐기처분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폐기되는 토마토를 본 충남지역 토마토생산자협의회 이은혁 사무국장은 “1/3이 폐기되는 양치고는 너무 적은 것이 아니냐”며 “여기서 생산된 토마토가 국내시장에 흘러들어가지 않는 것을 직접 확인하지 못했으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화옹 유리온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용직으로 고용됐으며, 인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이라고 동부팜화옹 직원은 전했다.ⓒ민중의소리


화옹 유리온실은 대기업 농산물 생산 진출의 시작일 뿐

현재 농식품부의 제안으로 화성시 농민단체가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화옹 유리온실단지를 동부팜화옹으로부터 인수하기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영농법인이 화옹 유리온실 지분 51%를 인수하여 경영권을 행사하고, 동부팜한농이 49%의 지분을 갖고 생산·유통을 맡아서 운영한다는 조건이다.

농식품부는 화옹 유리온실의 총 인수금액 500여억원의 51%인 275억원의 대부분을 농협에서 부담하고 각 농민단체가 5억씩을 출자하는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옹 유리온실단지 답사에 앞서 전농과 가톨릭농민회는 유리온실을 인수하려는 화성시 농민단체들과 짧은 간담회를 가졌다.

화성시 농민단체 중 하나인 HS영농조합법인 윤통일 대표는 “화성시 농민단체들이 온실단지를 인수해서 지역의 농민들과 상생할 수 있게 경영하려고 한다”며 “동부팜화옹은 지분을 하나도 안 들이기 원했지만, 기술과 운영 등의 어려움 때문에 우리가 기술을 익힐 때 까지 동부가 참여하도록 제안한 것”이라고 인수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위 총장은 “완전히 철수하겠다는 동부그룹을 화옹 유리온실의 운영의 계속할 수 있도록 농식품부가 바짓가랑이를 붙잡은 격”이라며 “또 기존 유리온실은 평당 7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데 화옹 단지는 평당 150만원 정도로 인수비용을 책정해 농민들의 돈을 동부그룹에 퍼주는 셈”이라며 우려했다.

이어 “화성시 농민단체가 화옹 유리온실을 인수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으나 동부그룹이 참여한다면 우리는 끝까지 반대할 것”이라며 “토마토 생산을 포기하겠다고 한 대기업을 이런 식으로 끌어들여 여지를 남겨둔다면 대기업의 농산물 생산을 막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간담회에 참가한 화성시 농민단체 중 일부는 전농이 “농어업 선진화 정책으로 이곳 화옹 간척지뿐 아니라 새만금‧고흥 간척지에도 각각 1천만평, 7백만평에 대기업의 농산물 생산 단지가 들어설 것”이라고 이야기하자 놀라는 눈치를 보이기도 했다. 

전농, 가톨릭농민회, 전국토마토생산자협의회 등은 향후 동부그룹이 농산물 생산에서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출하 저지 등의 활동을 할 계획이다.

동부팜화옹 직원과 이야기 중인 전농 위두환 사무총장

7월16일 화옹 유리온실 답사를 한 전농 위두환 사무총장이 동부팜화옹 직원에게 폐기예정 토마토 처리에 대해 묻고 있다.ⓒ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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