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90마일 떨어진 왓슨빌에 있는 농장은 비틀즈의 히트곡 “Strawberry Fields Forever”에서 영감을 받은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겨울철에 긴 검은 비닐로 덮인 흙은 이듬해 딸기를 심을 두둑이다. 농민들은 여기를 클로로피크린 같은 화합물로 훈증소독한다. 이 물질은 미국 환경보호청과 캘리포니아 농약규제부에서 모두 대기오염 물질로 지정되어 있다.
이 지역에서는 딸기를 해마다 심기 때문에 딸기 재배농들은 딸기를 숙주로 삼는 verticilium 같은 토양 매개 균류 질병을 통제하고자 이런 물질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유기농 농부인 하비에르 자모라Javier Zamora 씨는 다른 전략을 취한다.
“난 딸기를 심은 뒤에는 늘 다른 종류를 심어요”라고 한다. 그의 JSM 유기농 농장은 5년 만에 1800평에서 12만 평으로 확장했다. “난 보통 딸기를 심은 직후에는 브로콜리를 심고, 3년 동안은 감자나 토마토, 가지 같은 건 심지 않아요. 그러한 작물들은 딸기와 똑같은 질병의 숙주거든요.” 이러한 작물의 다양화가 모든 병해충을 없애는 건 아니지만, 농산물에 해를 입히지 않고 관리하기 쉽게 만든다. 또한 토양 매개 질병을 줄여준다고 믿고 있다.
꼼꼼하게 돌려짓기 계획을 짜는 일 외에도, 자모라 씨는 딸기 두둑 끝에 금잔화를 사이짓기하고 그들 사이에는 라벤더 같은 꽃이 피는여러해살이 식물을 심는다.
자모라 씨는 “모든 꽃이 익충들에게 이로울 겁니다. 또 어떤 건 내가 시장에 팔 수도 있죠”라고 한다. 멕시코 미초아칸에서 이민을 온 자모라 씨는 유기농업을 추구하는 Agriculture and Land-Based training Association (ALBA)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인 43세에 지역사회 대학에 입학했다. 그는 자신의 성공을 잘 짜인 작부계획과 토양의 건강에 관심을 쏟은 덕이라고 한다. 자모라 씨는 “나처럼 매우 다양화된 농사를 지으려면, 자기 농사에 빠삭해져야 해요. 난 벌써 2018년에는 어디에 딸기를 심을지 계획해 놓았어요”라고 한다.
‘먼 유전적 사촌’을 농사를 개선하는 데 활용
자모라 씨는 자신의 돌려짓기를 계획하는 한편, 버클리에서 북쪽으로 두 시간 떨어진 곳의 박사후과정 연구원은 돌려짓기가 해충 통제에 더 나은지를 알아보고자 식물을 다양화하고 작물을 돌려짓기하는 농장의 사례들을 연구한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최근 켄터키 대학의 조교수로 고용된 데이비드 공티에David Gonthier 씨는 작물의 돌려짓기가 병해충의 순환을 깨뜨릴 뿐만 아니라, 토양의 건강을 개선시키고, 영양 균형을 관리하며 보수력을 향상시키는 효과적인 도구임을 확신한다. 이의 혜택은 생태학자들이 아이오와부터 온타리오에서 행한 최근의 연구가 뒷받침한다.
생태학의 논문에서는 작물의 다양성이 일반적으로 좋다고 확고하게 언급하지만, 정확하게 돌려짓기하는 작물에 집중하여 농민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는 매우 드물다. 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하여, 버클리와 산타크루즈의 캘리포니아 대학에 다닌 공티에와 그의 동료들은 참여형 연구와 농장의 지리정보시스템 지도 제작 및 "계통학"이라 부르는 진화 관련성의 측정을 결합시킨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공티에 씨는 진화의 과정에서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가지가 뻗어나온 다양한 식물의 과를 지닌 생명의 나무를 상상하라고 설명한다. 이론적으로 더 먼 식물의 사촌은 똑같은 작물 병해충의 숙주가 될 가능성이 적다. 이것이 일부러 해충이 서식하는 걸 방해하도록 작물의 돌려짓기를 설계하는 자모라 씨 같은 농민에게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는 이유이다. 그런데 이러한 식물이 얼마나 먼 사촌이어야 하는가?
생태학자는 생물학적 해충 통제에 초점을 맞추기에, 공티에 씨는 네이처 지에 실린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크루즈의 생태학자 그렉 길버트Greg Gilbert와 잉그리드 파커Ingrid Parker의 2015년 논문을 읽고는 흥미를 일으켰다. 그들은 초지에 대해 연구했는데, 더 먼 사촌으로 더 많이 집중되어 있는 -또는 계통학적 다양성- 식물 군락이 질병의 수준도 더 낮았다는 걸 밝혔다. 공티에는 길버트와 파커와 연락해서 이 원리가 농장에서도 성립하는지 보기 위해 그들의 방법론을 모방해도 되는지 물었다.
공티에 씨는 진화의 다양성이 돌려짓기가 더 잘 작동하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살피고자 기존의 작물 돌려짓기에 대한 연구를 분석하며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가 소규모 실험밭에서 실시되었다는 걸 알았고, 공티에 씨는 그 결과가 농장 규모의 생태계에서는 어떠할지 추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자모라 씨를 포함한 농민들과 함께 협력하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 북부에 있는 27명의 딸기 농민과 함께 작업을 진행한 콩티에 씨와 연구진은 현재 전체 농장 규모로 "딸기와의 진화적 거리"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는 작물다양성의 지리정보시스템 지도를 개발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연구자료를 생성하는 일만이 아니라, 적합한 관리를 위한 시각화 도구를 만드는 일도 농민과 공동으로 하고 있다.
연구에 참여하는 농민들은 공티에 씨와 그 연구진이 수집한 자료에 자신이 관찰하고 목격한 자료를 지도에 표기하고, 여러 작물의 조합이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비교하기 위하여 자기 농장의 진화적 다양성을 그래픽으로 표시할 수 있다. 또한 그 지도는 생태학적, 경제적 적소를 모두 채우는 작물에 관하여 농민과 연구자 들 사이에 활발히 대화하도록 만들었다. 예를 들어, 자모라 씨가 재배하고 있는 다양한 장식용 꽃들은 그의 농사에 생물다양성과 새로운 고부가가치 작물을 모두 더하고 있다.
다양성을 넘어, 전체 생태계에 적용
공티에 씨는 농민에게 즉각적인 혜택을 주는 것을 넘어, 농장에 더욱 기능적인 생물다양성을 장려하는 일이 식단의 다양성과 식량안보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많은 다양한 종류의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대규모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충을 저절로 더 잘 통제하도록 농민이 농장의 생태계를 설계하여 농약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면, 토양과 수질과 농촌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독성 물질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향상된 생물다양성이 기후변화에 대한 탄력성을 개선하면서 농민을 도울 수도 있다. 새로운 병해충이 기온의 상승과 강수 패턴의 변화와 함께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티에 씨는 지리정보시스템 지도가 식물이 어떻게 양분을 사용하는지부터 적절하게 거름을 주고 수분매개자를 유인하는 일까지 자기 농장의 상태 등을 살피려는 농민을 도울 것으로 예상한다.
공티에 씨는 농민들이 다양한 작부체계를 넘어 대규모 단작을 선택하는 건 보통 농업 부문의 정치경제적 결과물이라고 강조한다. 공티에 씨는 무엇을 돌려짓기하는 것이 이상적인지 알아내기 위해 자모라 씨와 같은 농민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앞으로 나아가 그러한 장애물을 넘기 위하여 사회학자들과 협력할 계획이다. 왜냐하면 —비틀즈에겐 외람되지만— 딸기밭은 영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http://civileats.com/2017/04/03/mapping-the-benefits-of-farm-biod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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