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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로 귀농통문 편집위원 일을 그만두었다.

편집위원으로 활동한 지 햇수를 따져보니 어언 5년이나 되었구나.

 

내가 있으면서 편집장만 4번이나 바뀌었으니, 너무 오래되어 조만간 그만두어야지 마음 먹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편집장의 교체가 있어 이때를 기회로 나도 함께 그만두었다.

 

이제 편집회의에 가는 일도, 교정모임에 가는 일도, 취재를 가는 일도 없으리라.

 

오랫동안 하던 일인 만큼 무언가 시원섭섭하다.

아무튼, 앞으로도 <귀농통문>이 새로운 편집장과 함께 알찬 내용을 꾸려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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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농어촌으로 이주를 희망하는 사람의 가장 큰 요인은 각박한 생활(46%), 개인주의적 생활(15%), 자연과 떨어진 생활(15%)이 뒤를 이었음. 생활비라는 답은 7%로 미미. 돈 때문에 가는 게 아니라는 뜻임.


반면 농어촌 이주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만약 이주를 한다면 높은 생활비(28%)와 각박한 생활(25%) 때문에 가겠다고 답했음. 두 집단 사이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임.


도시민이 이주하기를 바라는 농촌의 모습. 오염되지 않은 농촌경관이 잘 보존된 곳이면서 텃세가 심하지 않아 자유로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바라는 경향이 강함. 





한편 농촌이주를 바라는 사람들은 이주한 뒤 72%가 비경제적 활동을 하고자 함. 마을사업, 봉사활동, 자아실현 활동을 하겠다는 의견이 압도적. 이상으로 보아 현재 농어촌 이주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생태적 삶"에 대해 열린자세를 가지고 있음. 





농어촌으로 이주할 때 가장 걱정이 되는 점으로는 생활의 불편(21%), 이웃주민과의 친교(13%)로 나타남. 즉, 사회기반시설과 문화시설의 부재와 텃세를 가장 걸림돌로 생각함. 전자는 하나의 목소리로 지자체에 꾸준히 요구해야 할 사항이고, 후자는 선배 귀농인들이 이끌어주면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함.




결론적으로 현재 농어촌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은 "생태적 귀농"에 충분히 관심을 보일 만한 자세를 지닌 분들이라 생각된다. 단지 그런 것이 있는지 알지 못하여 생태귀농이라는 걸 생각하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점. 이런 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생태귀농학교"와 <귀농통문>을 접하게 할 것인지... 귀농운동본부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야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래의 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를 참고.


PRN042.pdf


PRN04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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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겨울, 세계의 인류는 예상치 못한 날씨와 지각변동 등으로 큰 고통을 받았습니다. 이런 현상이 단지 한때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더욱 우려스러울 뿐입니다. 이런 변동의 시기, 귀농통문에서는 ‘소농’이란 주제를 좀 더 심도 있게 다루려고 합니다. 적절한 비유는 아닐지 모르지만 과거 지구에서 가장 몸집이 큰 생물이었던 공룡은 변동의 시기를 이기지 못하고 멸종한 데에 반하여, 오히려 몸집이 작았던 생물이 살아남았던 역사가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변동의 시기에는 작은 몸집으로 기민하게 변화에 적응하는 쪽이 살아남는 데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는 역설이 재밌습니다. 말 그대로 장자의 쓸모없음의 쓸모있음, 다시 말해 무용지용(無用之用)의 논리가 적용되는 시대라고 볼 수는 없을까요.

소농에 대해서는 다양한 반응이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지금 같은 시대에 소농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인지, 소농이 농사땅이 작기만 하면 소농인 것인지, 과거로 회귀하자는 것인지, 많은 우려와 반박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아직 소농에 대한 개념 정의가 명확한 상태는 아닙니다. 이런 상태에서 소농이란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룬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소리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물론 많이 부족하겠지만, 지금 우리 시대의 농업과 그 모습을 살피며 앞으로 차차 그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려고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일단은 소농을 참된 농사를 짓는 일이라고 정의하고자 합니다. 일단 간략히 화석에너지에 덜 의존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과 환경에 알맞은 방법을 이용하여 인력과 자연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그렇게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농사땅에서 농사지으며 사는 농가를 소농이라고 하겠습니다.


12월에 있었던 편집회의에서 ‘소농’이란 큰 주제를 특집으로 어떤 내용을 다룰 것인지 논의한 결과, 올해 귀농통문에서는 네 가지 소주제를 제시하기로 하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세상을 구성하는 네 요소인 지(地)·수(水)·화(火)·풍(風)입니다. 우연히도 불교에서 말하는 지수화풍은 농사에서도 가장 중요한 네 요소인 흙·물·햇빛·바람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누구나 알다시피 작물은 흙에 뿌리를 박은 채 물과 양분을 빨아들이고 햇빛을 받으며 호흡을 통해 생명을 이어나갑니다. 그렇게 작물과 가장 밀접하기에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지수화풍을 통하여 농사의 근본을 돌아보려고 합니다. 또한 흙·물·햇빛·공기란 주제는 귀농통문의 발간 횟수와도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 재밌기도 하면서 계간지인 귀농통문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에 따라 이번 봄에 나오는 53호에서는 수(水), 곧 ‘물’을 먼저 다루려고 합니다. 지구의 표면을 구성하는 것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것도, 생명을 구성하는 것에서도 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납니다. 지구 표면의 70%는 물론, 소우주(小宇宙)인 인간의 몸 또한 물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비중이 크다는 건 그만큼 우리의 생명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걸 반영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농사와 작물에도 물은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소중한 물이 현재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고 쓰이고 있는지, 이번 호에서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펼쳐질 것입니다. 가깝게는 날마다 마시는 식수에서부터 현재 남용되고 있는 지하수는, 또한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어 있는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낭비되고 있는 빗물에 관련된 이야기까지, 물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그 이후 다음 호부터는 지구의 가장 큰 에너지원인 화(火)와 생명 활동의 기본인 호흡과 관련된 풍(風), 그리고 모든 걸 아우르고 정리하는 의미에서 지(地)라는 주제를 차례대로 다루려고 합니다. 물론 순서야 그때의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지만, 어떠신가요? 괜찮습니까? 올해 귀농통문이 다루려는 이야기에 많은 관심과 격려,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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