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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재래종자 보전운동의 동향


-씨드림(Seedream)의 재래종자 보전운동을 중심으로








시작하며


인간이 농경을 시작한 이래 종자는 중요한 자원의 하나가 되었다. 종자는 인간의 목적에 의해서 재배·이용·선발되면서 인간과 공생하며 공진화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을 주도해 온 것은 당연히 농민이었다. 농민은 1만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매년 종자를 준비하면서 그것을 지켜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은 20세기에 들어와 급변한다. 작물을 육종하는 일은 과학이란 전문분야가 전담하게 되고, 국가라는 정치 체제와 밀착된 자본주의 경제는 예전부터 농민이 자유롭게 이용하던 종자를 매매가 가능한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어 버렸다. 국가 권력의 법적 체계 등의 비호를 받으며 종자는 점점 농민의 손을 떠나 다국적 기업의 이윤 창출의 수단으로 전락했다. 이는 어느 한 국가만의 일이 아니라, 자유무역의 기조 아래 일어나고 있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세계 각지에서 농민 스스로 자신의 종자, 이른바 재래종자를 지키기 위한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아래에서는 한국의 재래종자 보전을 위해 활동하는 NPO인 씨드림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어떠한 사업을 펼쳤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는지 간략히 소개하겠다.




지난 10년 씨드림이 걸어온 길


한국은 다른 산업국가와 마찬가지로, 산업화 과정에서 농민의 이농현상과 농업의 기계화·규모화·상품화가 추진되면서 수많은 재래종자가 사라졌다. 한국 최초로 국가 기관에 의한 재래종자 수집사업이 진행된 1984년부터 3년간 전국에서 9359점의 재래종자가 수집되었다. 그로부터 7년 뒤인 1994년, 이전의 수집지역 3곳에서 재조사한 바에 의하면, 약 74%의 재래종이 소멸되었다(安 et al. 1994). 

사실, 국가 주도의 수집사업 이전부터 농민들은 재래종자를 계속 보전해 왔다. 다만 사회경제적 조건 때문에 그러한 농민의 인구와 재래종자의 수가 감소했을 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가의 수집사업은 단지 농민이 해오던 일을 국가의 관리영역으로 끌어들였을 뿐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특히 국가의 종자은행에 저장된 종자는 기후나 토양 같은 자연환경의 변화에 대한 탄력성을 잃은 채, 단순히 소멸되지 않도록 보존하면서 유전자원으로만 이용되는 한계가 있다. 종자가 그 생명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농민이 현지에서 직접 재배하고 수확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재래종자의 소멸 현상, 농민이 종자에 대한 권리를 상실하는 문제, 그리고 현지외보존(ex-situ conservation)의 한계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던 2000년대 중반, 한국에서는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KWPA, 이하 전여농)이란 NPO를 중심으로 재래종자의 보전운동이 태동하게 되었다. 2005년, 전여농은 GMO에 대한 반대운동의 일환으로 재래종자의 보급사업을 추진했는데, 이때 유일하게 나이 많은 여성농민, 곧 할머니(ハルモニ=おばあちゃん)들이 이를 증식시켜 반환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를 통해 재래종자 보전에 대한 여성농민의 중요성을 자각한 전여농은 2007년 ‘재래종자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국제포럼도 개최하면서 재래종자 보전에 관한 내용을 구체화해 나아갔다. 그리고 이는 2008년 4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재래종자 보전운동을 위해 “씨드림”을 결성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씨드림은 농부가 직접 재래종자를 보전할 수 있도록 농부권을 보호하며, 농업의 생물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2018년 현재, 재래종자의 보전에 뜻을 함께하는 여러 민간단체와 개인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의 활동을 지지하고 후원하는 280여 명의 회원이 등록되어 있다. 특히 2018년은 씨드림을 결성한 지 10년이 되는 해로서, 2월에는 지난 10년의 활동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바를 확인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10년간의 씨드림의 활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재래종자와 전통지식의 발굴 및 수집. 2008년부터 매년 1-2개의 시·군을 대상으로 하여 해당지역의 농민에게서 재래종자와 그와 관련된 전통지식을 조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18년 7월 현재, 15개 시·군에서 172작물 5335점의 재래종자와 관련 전통지식을 확보했다. 이 성과는 <재래종자 수집 매뉴얼>, <재래종자 농법 매뉴얼> 같은 관련 도서의 출간으로 연결되고 있다.

2) 재래종자의 현지보존(in-situ conservation) 및 종자은행(seed bank)의 운영. 수집한 재래종자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종자은행 및 국가에서 운영하는 관련기관의 종자은행(농촌진흥청, 산림청)에 분산하여 저장하는 한편, 씨드림의 실험포장과 전국 각지에 있는 농민 회원의 농지에서 재배하며 특성을 조사하고 증식을 한다. 

3) 1년에 1회 재래종자의 분양 이벤트 및 회원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분양. 수집된 양이 많거나 포장에서 증식한 재래종자는 비회원인 농민/시민을 대상으로 매년 이벤트를 개최하여 분양하고, 회원에게는 인터넷을 통해 분양하고 있다. 이때 종자는 매매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무료로 분양하는데, 회원의 경우에는 매달 후원금을 납부하고 비회원은 행사의 참가비를 납부하도록 하여 운영비를 충당한다. 그리고 분양된 종자는 분양을 받은 개인 또는 단체에서 수확한 이후 그 이상의 양을 반납하도록 하고 있다.

4) 농민/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종자학교의 운영. 2010년부터 매년 농민과 시민이 참가하는 종자학교를 개설하고 있다. 시민에게는 재래종자에 대한 인식의 확산을, 농민에게는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을 훈련하는 장을 마련하여 재래종자의 보전을 위한 지지층과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5) 재래종자 작목반의 운영. 씨드림에서는 재래종자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보전하기 위해 작물별로 작목반을 결성해 농가소득을 도모하고 있다. 현재 씨드림과 함께 재래종 벼·잡곡·콩·고추 등을 재배하는 농민이 증가하고 있다. 벼의 경우, 2013년부터 약 150품종의 재래종을 재배하며 워크샵, 시식회, 전통주 시음회 등의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콩은 100품종, 잡곡은 7품종, 고추는 12품종을 회원 농가에서 재배하여 품종별 특성을 조사하면서 농가소득을 위해 활용하고자 한다.

6) 재래종자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자문. 한국에서는 현재 12개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재래종자와 관련된 조례를 제정한 상태인데, 이를 희망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씨드림이 자문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7) 지역별 재래종자 동호회의 지원. 전국에 36개의 재래종자 동호회가 결성되어 씨드림과 함께 채종포를 운영하고, 종자를 분양하며 여러 사업을 지원하는 등 재래종자의 보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림1 한국의 지역별 재래종자 동호회 분포






마치며 -씨드림의 향후 과제는 무엇인가


이상 씨드림의 지난 활동을 중심으로 한국의 재래종자 보전운동에 관하여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앞에서 본 것처럼, 한국의 재래종자 보전운동은 관이 아니라 민간이 주도해 왔다. 이를 위해 여러 단체와 개인이 연합하여 운동을 전개하며, 현장의 농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씨드림이 향후 추진하려는 과제는 다음과 같다.

1) 관의 참여를 더욱 유도하여, 재래종자 관련 조례의 제정을 넘어 지역 내에서 더 안정적으로 재래종자가 보전될 수 있는 사회적·경제적 기반을 마련한다. (ex, 재래종자와 로컬푸드의 연계, 재래종자 농산물의 가공사업, 재래종자 재배시 보조금 지원 등)

2) 농업 관련 연구기관과 협력하여 종자에 관한 체계적·전문적 지식을 학습한다. 

3) 지금까지 조사한 재래종자와 전통지식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등 더 많은 농민과 도시민이 재래종자 보전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다.

4) 자유무역 체제에서 종자기업에게 유리한 국내외의 각종 종자 관련 법안에 농부권이 반영되도록 새롭게 제정·개정하여, 누구나 재래종자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씨앗은 누구의 것도 아닌 공공재이다. 씨드림의 활동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앞으로 한국과 일본 양국의 협력이 함께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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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판



韓国の在来種子保全運動の動

-Seedreamの在来種子保全運動を中心に
 



はじめに

人類が農耕を始めて以来、種子は重要な資源のひとつとなった。種子は人間の目的によって栽培・利用・選抜されながら、人間と共生・共進化してきたといっても過言ではない。そして、当然のことながら、こうした状況を主導してきたのは農民であった。農民は1万年以上にもわたり、毎年種子を準備しながらそれを守ってきたと言える。
ところが、こうした状況が20世紀に入ると急変する。作物を育種することは科学という専門分野が専門的に担当することとなり、以前から農民が自由に利用してきた種子を、国家という政治体制と癒着した資本主義経済が売買可能な商品にしてしまったのである。これに伴い、種子はますます農民たちの手を離れ多国籍企業が利潤を創出するための手段へと転落していく。これはある特定の国家にだけで起きたことではなく、自由貿易の基調の下、全世界的に起こっている現象である。こうした状況で世界各地の農民たちは在来種を守ろうと立ち上がっている。

ここでは韓国において在来種子保全運動を広げているNPOであるSeedreamを中心に、このNPOがいかなる事業を展開し、今後いかなる方向へ進もうとしているのかについて手短に紹介してみたい。

 


過去10年、Seedreamが歩んできた道

それ以外の産業国と同じく、韓国においても産業化の過程で農業の機械化・規模拡大・商品化が推進され、農民の離農現象が起こり、幾多の在来種子が消え失せた。韓国では国家機関による在来種の収集事業が最初に推進された1984年から3年間で全国で9359の在来種子が収集された。その7年後の1994年に、以前の収集地区3カ所を選定して再調査したところ約74%の在来種が消滅していた(Ahn et al. 1994)。
こうした事業とは関係なく、事実上、農民たちは在来種子をずっと保全して来た。ただし、社会経済的条件のためそうした農民の人口数と在来種子の数が減少しただけなのである。こうした文脈からは、国家の収集事業はただ農民たちがやってきたことを国の管理領域に引き入れただけだと評価できるかもしれない。とりわけ、全国種子銀行に保存された種子は、気候や土壌といった自然環境の変化に対する弾力性を失ったまま、単純に消滅しないように保存され、その遺伝資源だけが利用されるという限界がある。種子が生命力を失わないためには農民たちが現地で直接栽培して収集することが欠かせない。
在来種子の消滅現象、種子に対する農民の権利の喪失問題、そして、現場外保存(ex-situ conservation)の限界等に対する憂慮が高まった2000年代中盤、韓国においては、NPO韓国女性農民合(KWPA)を中心に在来種子の保全運動が胎動するようになる。2005年にKWPAは、GMO種子への反対運動の一環として、在来のマメの種子の普及事業を試みる。3粒のタネを会員に配布し増殖する計画だったが在来種子で種取りができたのは、伝統農法の知識を持つ高齢の女性農民、すなわち、ハルモニ(おばあちゃん)だけであった。近代農業の知識では在来種子が復活できない事実が決定的な契機となり、女性農民の大切さを自覚したKWPAは2007年に「在来種子ネットワーク」を結成し、国際フォーラムも開催しつつ、在来種子保全の内容を具体化して前進していく。そして、これが2008年4月に、韓国において初めて在来種子保全運動を広げる「Seedream」を結成する原動力になった。

Seedreamは農民が直接的に在来種子を保全できるように農民の権利を保護し、農業の生物多様性や持続可能性を確保することを目標として活動している。このため2018年現在、在来種子保全と志を共にする様々な民間団体や個人が運営委員として参加し、こうした活動を支持・後援する280余名の会員が登録されている。過去10年のSeedramの活動をまとめると以下のようになる。
1) 在来種子と伝統知識の発掘及び収集。2008年から毎年1〜2の市や郡を対象に、該当地域の農民から在来種子やそれと関連した伝統知識を調査・収集している。これによって2018年7月現在、15の市・郡において172で5335の在来種子、そして関連した伝統知識が確されている。この成果は<在来種子収集マニュアル>、<在来種子農法マニュアル>といった関連図書の出版につながっている。

2) 在来種子の現地內保存(in-situ conservation)及び種子銀行の運営。収集した在来種子は自主的に運営される種子銀行及び関連公共機関(農村振興庁、山林庁)に分散して保存される一方、Seedreamの試験圃場と全国各地にある農民の会員の農地において栽培され、その特性を調査して増殖をしている。

3) 1年に1回、在来種子の交換イベント及びインターネットでの常時分譲. 収集された量が多い場合や圃場で増殖した在来種子は、非会員である農民・市民に毎年イベントを開催して交換分配され、また、会員にはインターネットを通じて常時的に分されている。この際、種子は売買できないとの原則によって無料で分配されているが、会員の場合には毎月後援支援金を納付して、非会員は行事の参加費を納付するようにして、運営費にあてている。そして分配された種子は採種された後、それ以上の量を返却するようにしている。

4) 農民・市民を対象とした種子学校の運営。2010年から毎年農民と市民が参加する種子学校が開かれている。市民には在来種子に対する認識を広げ、農業者に対しては種子と関連したさらに深い専門技術や知識を学べる講座を設け在来種子の保全のための支持層と人材を拡充している。 
5) 在来種子の生産協同体運営。Seedreamでは在来種子を安定的・持続的に保全するため作物別に生産協同体を結成して農家所得の向上に企てている。現在Seedreamと共に在来種の稲・雑穀・豆・唐辛子等を栽培する農民が増えている。稲の場合、2013年から約150品種の在来種が栽培され、ワークショップ、試食会、伝統酒試飲会等の行事が開催されている。豆は100品種、雑穀は7品種、唐辛子は12品種が会員農家の間で活用するやり方が模索されている。

6) 在来種子と関連した条例制定のための諮問機関。韓国では現在12の地方自治体で在来種子と関連した条例が制定された状態だが、これを推進する地方自治体がますます増えている。この過程でSeedreamが諮問機関の役割を果たしている。
7) 地域別在来種子同好会の支援。全国では36の在来種子同好会が結成されてSeedreamと共に採種圃を運営して、色々な行事や事業を支援する等、在来種子の保全のために多様な活動を展開している。


図1 韓国の地域別在来種子同好会の分布(2018年現在, 36個)
 

おわりに ―今後の課題

以上、Seedreamの過去の活動を中心に韓国の在来種子の保全運動を見てきた。前で見られたように、韓国の在来種子保全運動は官ではなく民間が主導して来た。このため様々な団体や個人が連合して運動を展開し、現場の農民が主体的に参加するできる場を作ろうと努力してきた。こうした成果を土台として、Seedreamが今後、推進しようとしている課題は以下のとおりである。
1) 官の参加をさらに促し、条例の制定だけではなく、各地域内で安定的に在来種子が保全されることができる社会・経済的基盤を用意する(例えば、在来種子とローカルフードの連携、在来種子農産物の加工と販売事業、在来種子栽培時の補助金支援等)
2) 農業関連研究機関と緊密に協力し種子と関連した体系的・専門的知識を共有する。
3) 今まで調査してきた在来種子と伝統知識のデータベースを構築し、さらに多くの農民や都市住民が在来種子保全運動に参加できる路を用意する。
4) 自由貿易体制において種子企業に有利な国内外の各種種子関連法案に農民の権利が反映されるよう、新しく制定·改正して、誰もが在来種子を自由に利用することを推進する。

種子は誰のモノでもない公共財である。Seedreamの活動はこれを実現させるための元肥(基礎)となるはずである。この過程で、今後、韓国と日本両国の連携した協力がなされることを希望した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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