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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녹색혁명의 공로자인 미국의 육종학자 오르빌 보겔Orville Vogel. 사진은 그가 새로운 하이브리드 밀과 기존 밀을 비교하고 있는 모습이다.
노먼 볼로그와 함께 하이브리드 밀을 개발해 농업사에 한 획을 그은 이 사건은 이런 뒷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세실 살몬Cecil Salmon이란 생물학자가 2차대전 이후 일본에서 16가지 품종의 밀을 수집했는데 -점령군이 점령지에 생물학자를 보내 식물 유전자원을 수집한 걸 보면, 과거부터 미국이 이런 일을 얼마나 중요시했는지 잘 보여준다-, 그 가운데 농림10호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 농림10호는 이제는 잘 알려진 것처럼 매우 키가 작은, 한국의 앉은뱅이밀을 바탕으로 육종된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살몬 씨는 이 수집품들을 1949년 미국 워싱턴에 있던 오르빌 보겔 씨에게 보낸다. 보겔 씨는 이 수집품들 가운데 농림10호를 활용해 기존의 밀보다 줄기가 좀 더 짧은 새로운 밀 품종을 육종하는 데 성공한다. 보겔 씨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렇게 개발한 밀에 게인즈Gaines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는 그가 박사학위를 받은 워싱턴 대학의 지도교수 에드워드 게인즈Edward Gaines 씨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자료에 의하면, 게인즈 밀은 기존 밀보다 약 25% 정도 수확량이 더 높았다. 기존 밀에 비해 키를 줄임으로써 더 많은 양분을 이삭에 집중하도록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보겔 씨는 자신의 새로운 밀 품종을 "녹색혁명"의 설계자라 불리며 197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노먼 볼로그Norman Borlaug 씨가 이용할 수 있도록 공유했다. 노먼 볼로그 씨가 노벨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업적이 모두 보겔 씨 덕에 가능했다며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한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밀을 교배 육종한 결과물. 차핑고53호와 농림10호.
https://en.wikipedia.org/wiki/Orville_Vog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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