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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농업 전반

소빙기와 기근

by 石基 2017.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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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에 등장하는 장발장은 빵 한 조각을 훔쳤다가 5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게 된다. 이후 탈옥을 시도하다 걸려 19년까지 형이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왜, 장발장은 빵을 훔친 것일까?

1789년 7월 14일, 프랑스의 인민은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여 점령해 버린다. 그들은 왜 목숨을 걸고 그와 같은 무모한 짓을 감행한 것일까?

마리 앙투아네트를 천하의 나쁜년으로 만든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돼지?"라는 날조된 말은 왜 나온 것일까? 이런 류의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유층이 빈곤층의 형편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지껄이는 말이라 언급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기후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좋다. 17세기는 기온 저하가 극에 달했던 이른바 '소빙기 또는 소빙하기'의 시기였다. 기온 저하와 함께 잦아진 기상이변으로 당연히 농사가 망하게 되었고, 이는 기근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정말 배가 고플 때는 반항할 힘도, 마음도 생기지 않는다. 그때는 모든 신경이 먹고 살아남는 데에만 집중하게 된다. 사람들이 손에 낫과 쇠스랑을 들고 일어나는 건 굶주려 죽기 직전이 아니라, 간신히 연명하고 있는데 절망과 공포가 엄습할 때이다. 프랑스에서는 그런 상황이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혁명이 일어난 것 아닐까 싶다. 프랑스는 유일하게 스스로의 손으로 왕의 목을 친 국가인가?

같은 시기 동아시아에서는 청나라에서도 여러 난이 빈번하게 발생하다 1800년대에 들어서 아편전쟁과 함께 쇠락해 버리고, 일본에서는 계속되는 대기근에 검약령을 내리며, 조선은 영조와 정조가 등장해 정치와 경제를 안정화시키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의 노력은 그러한 배경 때문에 더 돋보였던 것 아닐까? <대기근, 조선을 뒤덮다>를 보면 17세기 조선의 기상이변과 식량난, 그리고 그를 해결하기 위한 당시의 노력을 살펴볼 수 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79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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