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의 대표적인 해치백 모델인 308을 시승했다.
결론은... 신세계를 만났다.
지금 타고 있는 차가 아베오 1.6인데 이 차만 타다가 그런 새로운 차를 타니 이건 정말 신세경이다.
디젤이라고 하는데 소음과 진동도 현 5년 가까이 된 아베오보다 적고(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젠1 미션의 고질적인 변속충격도 없으며(역시 아이신, 일제의 힘인가), 치고 나가는 것도 쭉쭉 나가고, 브레이크는 너무 잘 들어서 천천히 부드럽게 세우는 게 힘들정도이다. 한마디로 잘 달리고 잘 서고 잘 돌아나간다.
현대자동차와 비교하면 온갖 편의사양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지만, 현재 타고 있는 차도 편의사양이 없는지라 원래 그 세계를 모르니 별로 불편하거나 아쉬울 바도 없더라... 알면 그렇게 못 살지만, 모르면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인지상정. 상대적 박탈감이 더 헛헛하고 심한 법이니.
아무튼 너무 마음에 들지만 문제는 역시 공간. 아베오와 거의 차이가 없는 실내 공간 탓에 이 차를 사야 한다는 동기가 부여되지 않는다. 대신 308sw라고 스포츠 왜건 모델이 구미에 당긴다. 휠베이스도 더 크고 트렁크가 무슨 운동장 같다. 만약 산다면 그걸 사게 되지 않을까 싶다.
조건도 3390만원으로 현대의 대표적이자 유일한 왜건인 i40 풀옵션과 비슷하고, 할인을 더하면 3000만원 초반의 가격이 되더라.
더 나은 조건이 생기지 않는 이상 당장 달려들어 구입하고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아직 지금 타는 차가 괜찮으니까. 더 좋은 조건이 제시될 때까지 기다리며 또 다른 차를 살펴봐야겠다.
결론
1. 가속력과 제동력은 일품이다. 아베오 1.6은 비교 대상이 아니네. 아베오 터보는 타 보지 않아서 모르겠음.
2. 실내공간은 아베오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오히려 전고가 낮고 시트 위치가 애매해서 헤드룸이 좁다. 머리를 누르는 느낌. 덜컹거리면 머리가 천장에 박을 것 같은 느낌.
3. 트렁크는 해치백치고 넓다. 일상적인 생활에는 무리가 없을 듯. 2인 가구에 딱이고, 무리해서 3인 가구(아이가 어리다면)까지는 유용하게 타겠다.
4. 디젤 엔진의 소음과 진동을 걱정했는데 디젤은 프랑스산이 최고라는 말처럼 정숙성이... 5년 된 아베오 가솔린보다 더 조용하다. 이런 디젤 차라면 충분히 타고 다니겠다.
5. 뒷자리 답답함을 파노라마 문루프로 날리는... 그런데 한여름에는 너무 뜨겁겠더라. 가리개도 얇아서 더욱더... 그렇다고 틴팅 같을 걸 해버리면 그 특징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게 되니 아쉽겠다.
6. 편의사양이 거의 없다. 아예 없지는 않는데 없다고 봐야 한다. 2000cc로 넘어가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다른 독일산이나 현대기아차에 비하면 없는 수준이다. 운전에만 집중하라는 뜻인 것 같다.
7. 실내외의 디자인은 단순함, 간결함이 핵심. 나는 깔끔해서 좋던데 개인 취향에 따라 좋고 싫음이 갈릴 것 같다.
8. 첫 차라면 사서 3인 가구까지 타겠는데, 지금 보유한 아베오와 포지션이 겹쳐서 비싼 돈 주고 살 만하지는 않다. 굳이 308을 산다면 역시 공간이 더 넓은 왜건으로 넘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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