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 증가할수록 육류의 소비가 증가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육류의 소비가 증가하는 것만큼 환경에 부담이 증가하다는 것은 그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사실이다.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곡물사료는 인간과 식량을 놓고 경쟁을 하게 만든다는 둥, 대규모 축산이 이루어지면서 분뇨와 가스로 인해 환경오염을 유발시킨다는 둥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이에 대한 내용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한국에서는 이번주 한겨레신문의 유신재 기자가 곡물사료에 기반한 한우 사육이 야기하는 문제를 제기하는 좋은 기사를 썼으니 이를 참고할 것. 더 나아가 시간과 여건이 된다면 "세계화 시대 한국의 농업 산업화에 관한 연구"를 읽어보시길 바람.)
그래서 최근 '고기 없는 월요일'이라든지 채식주의라든지 하는 고기의 소비를 줄이자는 운동들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물론 그 반대편에서는 날마다 고기를 먹자거나 고기가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는 논의도 활발하게 나오고 있다. 그 두 주장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과유불급,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중용이 참으로 중요하겠다는 것이다. 고기, 너무 많이 먹어도, 또 아예 안 먹어도 좋지 않겠다. 그래서 난 곡물을 중심으로 고기를 반찬으로 조금 곁들이는 곡식주의를 이야기하지만, 딴 데로 새는 말은 여기까지만 하자.
이번 글은 그러한 관점에서 과연 고기를 줄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먹여살릴 수 있을지 산술적으로 계산한 연구결과에 대한 것이다. 현재 70억인 지구의 인구가 2050년이면 100억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바 있다. 그리고 현재 농업 생산량으로 이들을 모두 먹여살릴 수 있는지, 또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한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바로 유전자변형 작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가 식단을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도 더 많은 인구를 먹여살릴 수 있다면, 그것은 곧 유전자변형 작물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되지 않을까. 굳이 그 방법이 아니어도 우리가 강구할 수 있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그럼 재미나게 읽으시고, 당장 오늘부터 밥상의 작은 변화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실천을 하시길 바라며...
세계의 작물 수확량은 2050년 90억에 이를 인구의 요구를 충족시킬 만큼 빨리 증가하지 않고 있다. 이는 최근 미네소타 대학 환경연구소의 Deepak Ray 씨가 발표한 연구결과이다. 이 연구는 증가하는 식량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2050년까지 작물 생산을 2배로 늘려야 한다고 추산하고 있는 이전 연구들에 응한 것이다. 그러나 세계의 인구(현재 70억)가 2050년까지 20~30억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30~40% 증가— 왜 작물 수확량은 2배로 늘려야 하는가? 추가 수요가 어디에서 발생하는가?
주요 원인은 육류 소비 증가에 있다. 사람들은 가난에서 탈출하고 부유해질수록 더 많은 육류와 유제품을 소비한다.
예를 들어 중국은 지난 20년 동안 중산층에 빠른 변화가 일어났다. 1989년 중국은 미국과 거의 같은 양의 육류를 생산했는데, 현재 중국의 육류 생산은 미국의 거의 2배가 되었다. 육류 중심의 식단은 식물에 기반한 식단보다 실질적으로 더 많은 작물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예를 들어 1칼로리의 소고기를 생산하려면 약 20~30칼로리의 사료가 필요하고, 1칼로리의 닭고기를 생산하려면 6~9칼로리의 사료가 필요하다), 세계의 부가 증가하는 것이 인구 증가율을 능가한 점이 바로 작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중요한 이유이다. 더 많은 비율의 작물이 동물에게 먼저 가기에, 사람들은 간접적이고 비효율적으로 먹게 된다. 평균적으로 우리가 동물에게 공급하는 100칼로리에서 우리가 고기와 유제품의 형태로 되돌려받는 건 약 12 정도이다. 그 손실을 제거한다면 그 칼로리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먹여살릴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하여 최근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저널에 발표한 몇 가지 놀라운 결과를 발견했다. 세게적으로 농경지에서 생산한 모든 칼로리의 36%는 결코 인간이 소비하는 식량이 아니라 동물의 사료로 쓰였다. 국가별 차이는 극명하다. 인도는 작물 칼로리의 10% 미만을 동물에게 공급한다. 중극은 1/3 정도이고, 미국은 67%이다. (세계의 농경지에서 재배한 칼로리의 일부는 생물연료의 원료로 들어가, 인간이 재배한 모든 칼로리의 40% 이상이 전혀 식량으로 쓰이지 않는다.)
동물의 사료로 사용하는 67%를 살펴보면, 현재 미국에서 고기와 유제품으로 전환되는 비율과 옥수수 에탄올로 사용되는 작물은 5억 2400만 명을 먹여살릴 수 있는 양이다(하루에 2700칼로리를 먹는다고 가정). 영국과 이탈리아, 콜롬비아, 가나, 인도, 파키스탄은 농경지 3000평당 더 많은 사람들을 먹여살리는 69개국 가운데 하나이다. 이 국가들은 미국보다 더 많은 수확량을 올리지 못할 수 있지만, 그들은 자신이 재배하는 더 많은 것을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공급하기에 미국보다 면적당 더 많은 사람들을 먹여살릴 수 있다. 미국 농업체계로 들어가서 토지와 자원, 투자 등 모든 것을 통해, 미국에서 생산하는 칼로리를 모두 식량으로 쓴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먹여살릴 수 있는가? 우리가 실제로 이러한 투자와 함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먹여살리게 될 것인가?
미국의 농경지에서 생산하는 작물을 인간의 직접적 소비로만 사용한다면, 15억 명 이상을 먹여살릴 수 있다. 이는 미국 혼자서만 식량체계에 들어오지 않는 칼로리로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을 먹여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만약 우리가 동물의 사료와 생물연료로 쓰이는 모든 칼로리의 방향을 돌려 인간이 직접 소비하도록 한다면 칼로리 가용성을 70%까지 높일 수 있고, 이를 통해 40억 명을 추가로 먹여살리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풀을 먹이거나 사냥을 통해 육류와 유제품을 공급받아야 하기에 그 소비를 엄청나게 줄여야 할 것이다. 또한 식용작물로 생물연료를 생산하는 것도 완전히 중단해야 할 것이다.
이건 매우 고상하고 비현실적인 목표이다. 그래서 덜 급격한 변화를 통해 식량 가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가축의 종류에 따라서 사료의 효율성이 다르기 때문에, 곡물을 먹이는 소고기에서 닭고기와 돼지고기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똑같은 양의 사료작물로 더 많은 육류를 생산할 수 있게 한다. 세계적으로 곡물을 먹인 소고기 대신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먹는다면, 3억 5700만 명이 먹을 수 있는 육류 칼로리를 추가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는 만약 우리가 모든 사료 칼로리를 고기 대신 우유와 달걀, 치즈의 생산으로 돌리면, 8억 명 이상을 먹일 수 있는 추가 칼로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식단의 작은 변화가 칼로리 가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소고기나 다른 축산물에서 멀어지면 부수적인 장점도 취할 수 있다. 소와 양 같은 반추동물은 메탄가스를 생산하는 소화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는 지난 100년에 걸쳐 이산화탄소의 25배에 달하는 온난화를 일으킨 심각한 온실가스이다. 만약 우리가 소고기 대신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먹는다면, 식단과 관련된 온실가스의 배출을 4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세계의 인구 전체가 당장 육류 중심의 식단으로 전환한다면, 현재 농사짓고 있는 농경지보다 2배나 많은 땅이 필요하다. 1980~1990년대에 일어난 대부분의 농경지 확장은 산림파괴의 형태로 다양한 열대우림을 희생시켜 이루어졌다. 세계의 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식단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농경지 면적당 먹여살리는 사람의 숫자는 식량안보의 과제를 충족시키고 더 많은 산림파괴를 막기 위하여 늘어나야만 한다. 다행스럽게 이번 연구에서 보듯이 식단의 작은 변화가 —치즈처럼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완전히 포지하지 않더라도— 기존 농경지에서 먹여살릴 수 있는 사람의 숫자를 늘릴 수 있다.
http://ensia.com/voices/why-diet-matters/
'농담 > 농-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제도 다포 마을 (0) | 2013.09.16 |
---|---|
석기시대에도 향신료를 활용해 요리를 했다 (0) | 2013.08.27 |
빵의 나라 프랑스, 바게트 소비량 40년 만에 절반으로 (0) | 2013.08.05 |
설탕, 그 달콤하지 않은 이야기 (0) | 2013.07.29 |
신석기시대 농민들도 가축분뇨를 거름으로 이용 (0) | 2013.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