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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명분을 위해 죽을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되겠는가.
결국은 먹고 사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줄 것이냐를 따져 물을 뿐이다. 곧 사람은 당위성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허나 사람을 움직이려는 사람은 당위성과 현실성을 모두 갖춰야 한다. 지금까지의 지도층이 도저히 먹고 살 길을 마련해주지 않을 것 같을 때, 바로 그때 사람들은 움직인다. 그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길을 닦을 준비되어 있어야 사람들과 함께 이동할 수 있다. 저 산에 가는데 신구 지도층에 차이가 없다면 구관을 택하겠지.
나만 해도 사람은 익숙하고 편한 걸 좋아하는 법이다. 부처님은 그걸 '습'이라 부르며 경계하라 하셨지만, 늘 깨어 있고자 하는 자각적인 노력이 없다면 그러기가 쉽지 않다. 역지사지의 자세보다 사람이 다 자기 같다고 착각하는 것이 이른바 먹물의 속성일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라는 게 밝혀지면 자신보다 남에게로 원인을 돌리기 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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