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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http://blog.daum.net/stonehinge/8726385)에서는 농촌의 고령화 등으로 인하여 무인헬기로 논에 병충해를 없애기 위하여 항공방제를 하는 소식이 전해진다. 어쩔 수 없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아래의 소식에서는 농약은 물론 화학비료의 사용도 최소화하거나 줄여서 따오기가 되돌아오는 논을 만들자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농업은 어느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을까? 아래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는 있는 것일까?





한중일 따오기 복원


농약 및 화학비료를 쓰지 않거나 적게 쓰는 농법은 무엇을 위해서인가? 그것은 한때 몸에 좋은 먹을거리를 바라는 소비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지금은 '건강한 자연'의 복원으로 목표의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다양한 생명이 공존할 수 있는 자연 속에서 비로소 인간도 건강해질 수 있다고 보는 까닭이다.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에서는 주민들이 생태계를 복원해 멸종 직전의 따오기를 되살릴 수 있는 농법에 도전하고 있다.




"와, 저기 있다."

지난 17일 오후,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 '생물다양성을 살리는 농업 국제회의'에 참가한 한국인들을 태운 버스 운전기사가 갑자기 차를 세우더니, 손가락으로 논 쪽을 가리켰다. 멀리 하얀 머리깃털에 기다란 까만 부리가 시퍼런 7월의 논벼 위로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두 마리였다. 사람의 낌새를 알아차렸는지 새가 날아올랐다. 완전히 펴면 1m40㎝에 이른다는 큰 날개에 특유의 주황색이 선명하다. 대부분이 태어나 처음 보는 '따오기'였다.

육지에서 동해 쪽으로 30㎞ 떨어진 제주도의 절반만한 사도섬에서 따오기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인공번식시켜 2008년부터 자연방사하기 시작한 따오기들이 자연에 정착한 데 이어, 지난 4월 마침내 8마리의 새끼가 야생에서 태어난 것이다. 일본에서 따오기가 자연 부화한 것은 무려 38년 만이다.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따오기는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각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였다고 한다. 개체수가 점점 줄어 1970년대가 되자 사실상 멸종된 것으로 여겨졌다. 일본에서 따오기가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이 사도섬에서도 1950년대 후반이 되자 개체수가 20마리를 밑돌았다. 야생 따오기를 모두 포획해 인공번식을 시도했지만, '긴'이란 이름의 암컷 따오기가 1993년 죽으면서 일본에서 따오기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일본이 중국으로부터 따오기 한 쌍을 기증받은 것은 1999년이다. 그해 인공번식에 성공해 지금까지 개체수를 200마리 이상으로 늘렸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6차례에 걸쳐 91마리를 사도섬에 풀어놓았다. 현재 야생에서 살고 있는 따오기는 어른 새 60마리와 올해 태어난 8마리의 새끼다.

따오기의 자연번식은 거저 이뤄지지 않았다. 사도시와 주민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다. 나카가와 준코 사도 생물이야기연구소 이사장은 "논에 농약과 비료의 사용을 줄이고, 따오기가 먹이를 구할 곳을 만들어주기 위해 수로와 어도를 만들고, 겨울 무논을 꾸준히 늘려나간 것이 큰 구실을 했다"고 말했다. 농약 사용량을 관행농법보다 50~100% 줄이고 논생물 조사를 매년 실시하는 농가를 대상으로 한 '따오기와 함께 사는 마을 만들기 인증제도'엔 시작 5년째를 맞은 올해 사도섬 벼 재배면적의 31%가 참가하고 있다.

따오기는 민가 가까운 곳에 있는 큰 나무에 둥지를 틀고, 논이나 물가에서 미꾸라지나 작은 수서동물을 잡아먹으며 산다. 다리가 짧아 깊은 물에서는 먹이를 구하지 못하고, 살아 있는 것만 먹는 아주 까다로운 새다. 사도시는 논 옆에 도랑을 설치하거나 겨울논에 물을 대면 보조금을 주고 있다. '따오기 쌀' 인증을 받은 쌀은 30%가량 비싸게 팔린다. 하지만 수확 감소와 작황의 불안정성을 고려하면 따오기 복원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것이 당장 돈이 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사도 농민들이 이에 적극 동참하고 나서는 이유에 대해 사이토 신이치로 사도 따오기 논을 지키는 모임 회장은 "우리가 따오기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부채 의식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산시성에 이어
일본도 첫 야생번식 성공
농약 줄이고 도랑 파니
자연 생태계가 되살아났다
창녕에선 5년째 복원사업
아직 인공번식 19마리
100마리로 늘면 방사할 계획


사도시 주민들은 '따오기와 함께 사는 마을'이 길게 보면 경제적으로도 득이 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따오기의 서식은 생태계가 매우 건강하다는 증거다. 올해 따오기가 자연부화에 성공하자 사도섬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쌀 외의 농산물도 따오기 효과로 부가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 아이쿱생협 관계자 20여명과 함께 회의에 참가한 박인자 한국논습지네트워크 대표는 "콘크리트가 없는 수로, 곳곳의 웅덩이와 어우러진 사도섬의 논은 생명체의 공생이 이뤄지는 곳이 바로 이런 곳이구나 하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멸종 직전의 따오기를 먼저 복원하는 데 성공한 곳은 중국이었다. 1981년 5월 산시성 친링산맥에서 7마리를 발견한 것이 시작이었다. 쑤윈산 중국 베이징임업대학 객원교수는 "중국 정부는 3만7549㏊에 이르는 방대한 지역을 따오기 보전지역으로 정해,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억제하고 겨울 무논을 확대하는 등 따오기가 생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많은 애를 썼다"고 설명했다. 지금 산시성의 따오기는 개체수가 2000마리 이상으로 늘어났다.

1970년대 후반 따오기가 사라진 한국에서도, 2008년 중국으로부터 한 쌍을 기증받아 현재 경남 창녕의 우포 늪에서 복원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인공번식으로 개체수는 19마리로 불어났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중국과 일본의 경험을 보면 따오기의 복원은 자연 생태계를 되살리는 일과 함께 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이인식 우포늪 따오기 복원위원장은 "100마리 이상으로 늘려 2016년 자연방사를 시작하는 것이 우선 목표"라며 "복원을 성사시켜가는 과정에서, 농업의 새로운 비전을 창출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도(일본 니가타현)

글·사진 정남구 특파원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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