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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콩밥에 가지냉국의 저녁을 먹고 나서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
집은 안팎 문을 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쐬이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대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돌우래며 팟중이 산옆이 들썩하니 울어댄다
이리하여 한울에 별이 잔콩 마당같고
강남밭에 이슬이 비 오듯 하는 밤이 된다.
- 백석, 박각시 오는 저녁
내가 사랑하는 백석의 시. 어쩜 이리 정겨운 말로 아름답게 그리는지 모르겠다.
박꽃이 피는 건 어둠이 깔릴 때, 박꽃이 열리기를 기다렸던 박각시며 주락시가 달라붙는다.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
집은 안팎 문을 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쐬이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대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돌우래며 팟중이 산옆이 들썩하니 울어댄다
이리하여 한울에 별이 잔콩 마당같고
강남밭에 이슬이 비 오듯 하는 밤이 된다.
- 백석, 박각시 오는 저녁
내가 사랑하는 백석의 시. 어쩜 이리 정겨운 말로 아름답게 그리는지 모르겠다.
박꽃이 피는 건 어둠이 깔릴 때, 박꽃이 열리기를 기다렸던 박각시며 주락시가 달라붙는다.
그 무렵이면 사람들은 들에서 돌아와 지난 봄 수확한 강낭콩을 넣어 지은 밥을 먹는다.
한낮의 열기에 달궈진 몸은 시원한 가지 냉국으로 달래고, 뙤약볕에 달궈진 집은 안팎의 문을 열어 식힌다.
그래도 참지 못하는 날에는 멍석자리 들고 뒷동산에 올라 나무 밑에 앉아 땀을 식힌다.
어느새 어둠이 깔리고 하늘엔 별이 총총하니 빛나고, 풀벌레는 시끄럽게 울기 시작한다.
수박이라도 하나 들고 올랐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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