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좀생이별이라고 부르던 별이 있었다.

그 별은 전통적인 별자리로는 28수 가운데 묘성에 해당한다.

 

서양에서는 그것을 황소자리, 플레이아데스 성단이라고 불렀다.

이 별은 겨울철 남쪽 하늘에서 볼 수 있다.

 

아쉽지만 이 별에 얽힌 우리네 전설은 서양의 전설만큼 내용이 풍부하지 않다.

우리는 전설보다는 현실에서 이 별을 이용하여 농사에 도움을 받았다.

먼저 서양의 전설을 보자.

 

 

플레이아데스는, 제우스에 대항했다는 이유로 하늘을 떠받치게 된 거인 아틀라스와 우라노스(하늘)과 가이아(땅) 사이에서 태어난 티탄신족인 강의 신 오케아노스의 딸 플레이오네 사이에서 태어난 일곱 자매 알키오네Alcyone, 켈라이노Celaeno, 엘렉트라Electra, 마이아Maia, 메로페Merope, 아스테로페Asterope, 타이게타Taygeta를 가리킨다. 인간인 시시포스의 아내가 된 메로페를 빼고는 모두 신들과 사랑에 빠졌다. 마이아는 제우스와 헤르메스를 낳았고, 엘렉트라는 제우스와 트로이를 세운 다르다노스를, 타이게테는 제우스와 스파르타를 세운 라케다이몬을 낳았다.

 

이들은 나중에 '플레이아데스 성단'이라고 하는 별자리가 되었는데, 여기에는 몇 가지 전설이 전한다. 미남 사냥꾼 오리온이 일곱 자매와 어머니인 플레이오네를 짝사랑하여 여러 해 동안 쫓아다니자, 제우스가 그들의 몸을 지킬 수 있도록 별이 되게 했다고 한다. 실제로 오리온자리는 황소자리의 바로 옆에 있다. 그걸 보고 오리온이 좇아 다녔다고 했나 보다.

다른 전설로는 이복 자매인 히아데스의 죽음에 상심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고 별이 되었다고도 하고, 또 아버지 아틀라스의 형벌을 슬퍼한 나머지 별자리가 되었다고도 한다.

 

이 별자리는 눈으로는 6개만 보이는데, 여기에도 몇 가지 전설이 전한다. 메로페가 인간을 사랑한 것을 부끄럽게 여겨 희미한 빛을 낸다는 설과 엘렉트라가 자신의 아들이 세운 트로이가 멸망하는 것을 보지 않으려고 자리를 떠났다는 설, 켈라이노가 벼락에 맞아 죽었다는 설 등이다.

 

이 별에 얽힌 서양의 이야기는 이렇다. 그럼 우리는 이 별을 어떻게 실생활에 이용했을까?

그건 바로 음력 2월 6~7일쯤 하던 좀생이 보기이다.

 

좀생이별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묘성昴星이라고도 한다. 눈으로는 여섯 개에서 열네 개까지 볼 수 있는데, 망원경으로는 100 개 이상 보이고 사진으로 찍으면 2천 개 이상이 찍힌다고 한다. 이 별은 고구려 고분 벽화에도 등장한다. 평양의 약수리 고분 벽화에 보면 주작 위에 일곱 개의 점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좀생이 별이다. 그만큼 우리에게 큰 의미를 지녔던 별이다.

음력 2월 초에 저녁밥 먹고 나서 이 별과 달의 거리를 보며 그해 농사와 신수를 점쳤다고 한다. 별과 달의 거리가 가까우면 아주 좋고, 나란히 가면 좋지 않고, 북쪽으로 가면 그나마 좋고, 남쪽으로 가면 아주 나쁘다고 한다. 그 까닭은 달은 밥이고 좀생이는 아이들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이들이란 먹을 것이 부족하면 앞질러 가서 달라고 하고, 넉넉하면 뒤에 가도 먹을 것이므로 천천히 가고, 알맞으면 저희가 있다는 것만 보이려고 바로 뒤에 좇아간다는 이치이다. 그 때문에 좀생이가 달의 앞을 가면 흉년, 바로 뒤에 가면 보통, 뒤에 떨어져 가면 풍년이라고 한다.

 

이름이야 어떻게 되었든지 동서양에서 모두 이 별을 바라보며 나름대로 의미를 붙인 것은 참 재미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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