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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잎과 줄기 등을 그대로 거름으로 쓰려고 재배하는 풋거름작물은 유기농업의 기본으로 불린다. 양분공급뿐만 아니라 토양피복, 염류제거, 토양개량 등 외부자재 없이 다양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고병’으로 알려진 풋마름병 병원균의 밀도를 낮춰 병의 발생을 줄이는 효과가 확인되면서 풋거름작물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세균성 풋마름병은 최근 고온, 홍수 등의 기후변화와 연작에 따른 토양의 이화학성 악화로 고추, 토마토, 감자 등 가지과 작물에서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데, 친환경 농가에서는 약효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자재나 미생물제제 등을 사용하지만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농촌진흥청 유기농업과 홍성준 박사는 ‘풋거름작물을 이용한 가지과 작물 풋마름병 방제기술’ 연구를 통해 호밀과 털갈퀴덩굴 등 겨울철 풋거름작물을 재배하면 고추의 풋마름병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2009년부터 풋거름작물을 활용해 다양한 토양전염성 병해를 감소시키는 연구를 진행했다”며 “겨울철 풋거름작물로 호밀과 털갈퀴덩굴을 재배한 처리구와 그렇지 않은 관행구의 풋마름병 발생을 비교한 결과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실제 병 발생이 심했던 2011년의 경우 관행구의 풋마름병 발병주율이 82.6%에 달했지만, 풋거름작물 처리구는 0.7~ 4.7%에 불과해 약 90% 이상 풋마름병의 발생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외국에선 이미 녹비작물 재배에 따른 병 억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 겨울철 풋거름작물로 베치(vetch)를, 여름철에는 콩을 재배하는 윤작체계를 담배 풋마름병 상습 발생지에 적용한 결과 관행(무처리) 대비 풋마름병 발생이 73% 감소하고 수량이 132% 증수됐다는 연구보고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 박사는 “1차적인 원인분석을 위해 토양에서 병원균의 밀도를 조사한 결과 풋마름병 초기 발생시점에서 관행구 토양의 병원균 밀도가 풋거름작물 처리구의 밀도에 비해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즉 풋거름작물은 신선한 식물체를 토양에 바로 갈아엎어 투입하기 때문에 양질의 유기물을 얻을 수 있고, 또한 미생물의 먹이가 돼 토양 유효미생물의 증식이 활발해져 병원균의 밀도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겨울철 풋거름작물 처리방법은 호밀과 털갈퀴덩굴을 사용할 경우 10월 상순 무렵에 파종하고, 다음해 4월 하순 갈아엎고 5월 초에 고추를 아주심기하면 된다. 단 주의할 점은 호밀만 재배하면 질소가 모자란 현상으로 초기 생육이 좋지 않아 털갈퀴덩굴과 1:1 또는 2:1 비율로 섞어뿌리는 것이 좋다. 

그는 “풋거름작물은 풋마름병 발병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양분공급과 염류제거 등 외부자재의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기농업의 기본이지만, 국내 유기농가 대다수는 아직 풋거름작물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기농업과에서는 풋마름병 등 토양전염성 병해의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친환경 유기농가에서 풋거름작물을 활발히 활용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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