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인도의 전통 축산업 - 코란가두

 

 

 

몇 백 년 전에 탄생한 인공 꼴밭

 

서인도해에서 발생한 남서 계절풍은, 서西가트산맥의 서쪽에 많은 비를 뿌린다. 하지만 산맥에 가로막힌 동쪽의 타밀-나두주는 연간 강수량이 600~675㎜밖에 안 된다. 홍토紅土와 모래 토양으로 보수력도 떨어지고, 1㎢에 평균 인구밀도는 256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지역에서도 사람들은 지속가능한 농업을 발생시켜 왔다. ‘코란가두Korangadu’라고 부르는 전통적인 목축업 체계가 그것이다.

 

 

타밀-나두주. 

 

타밀-나두주州는 30개 현縣으로 이루어졌는데, 카룰현Karur縣, 이로데현Erode縣, 코임바토레현縣, 딘디굴현Dindigul縣 등 500개 이상의 마을에 꼴밭이 있고, 모든 면적은 약 5,0000㏊에 이른다. 코란가두는 현지 타밀어로 ‘식생이 자연 발생하는 농사땅을 갈아엎지 않고 남겨 놓는 것’을 뜻한다. 몇 세기 이전부터 다라푸람Dharapuram과 칸가얌Kangayam 지역의 농민들은 건조한 기후 조건에 알맞은 작물을 재배해 왔다. 그리고 식생이 자연히 재생되도록 농사땅의 일부를 묵혔다. 묵히는 땅에는 비가 내리면 자연히 식생이 자라고 콜루카타이Kolukattai란 풀이 우선종優先種이 되었다. 농민들은 이 묵히는 땅에만 가축을 들이고 농사땅에는 들이지 않았다. 그 뒤 이 농사짓지 않는 땅이 집짐승을 놓아먹이기에 아주 알맞은 곳으로 바뀐다. 그래서 다른 가축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가시가 있는 떨기나무를 키워 울을 삼고, 물루 킬루바이Mullu Kiluvai(Commiphora berry)로 꼴밭을 구분했다. 이와 같이 한해살이풀과 여러해살이풀을 포함해 풀과 콩과식물 및 나무로 된 3층 구조의 인공 생태계가 탄생했다.

 

 

콜루카타이. 이삭가시풀 종류이다.

 

 

화학비료 없이 방목지를 유지

 

먼저 코란가두의 꼴밭이 지역의 기상 조건을 얼마나 잘 활용한 것인지를 살펴보자. 이 지역에서는 비에 따라 크게 세 계절로 구분된다. 연간 강우량의 20%가 내리는 더운 여름(2~5월), 그리고 남서 계절풍(6~9월, 30%)과 북동 계절풍(10~1월, 50%)의 시기이다.

 

코란가두 꼴밭을 개발하는 일은 여름철에 땅을 갈아엎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푸라타시Purattasi(9월)~입파시Iypassi(10월)에 콜루카타이풀을 심는다. 씨앗은 약 37㎏/㏊면 충분하고, 이미 완성되어 있는 꼴밭에서 타이Thai(1~2월)의 시기에 수확한 것을 쓴다. 풀의 밀도는 18~25포기/㎡이다. 땅심을 더 늘리고자 앞서가는 농가는 영양가가 높은 콩과식물 나리파야루Naripayaru(Phaseolus trilobus)과 콜루Kollu(Dolichos biflorus)의 씨앗을 각각 약 25㎏/㏊의 비율로 섞어서 흩뿌린다. 풀을 파종하고 나서 1년은 방목하지 않고, 2년째부터 방목한다. 그리고 2~3년이 지나면 흙의 통기성과 습도를 보전하고자 다시 갈아엎는다. 2~3년 이상이나 가뭄이 계속되고 풀의 상태가 나빠지면, 농민들은 콜루카타이의 씨를 다시 뿌린다. 그리고 5월과 9월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풀은 싹을 틔운다. 하지만 일정 키로 자라기까지 약 1개월은 꼴밭에 가축을 들이지 않는다. 그 뒤 6월 중순~9월 중순까지, 그리고 북동 계절풍으로 풀이 자라는 10~1월은 목초만으로 가축을 기른다.

  

나리파야루 표본. 

 

 

콜루.

 

곧 적어도 8~10개월은 목초만으로 가축을 기르는 것이다. 게다가 먹이의 씨앗은 가축의 똥을 통해 자연히 파종되고, 가축 똥의 양분이 재활용되기 때문에 꼴밭은 화학비료를 주지 않아도 자연히 유지된다. 다음의 3~6월에 걸쳐서는 꼴밭에 풀이 없다. 여름철에도 예외적인 비가 내릴 경우를 제외하고 풀은 거의 자라지 않는다. 이 때문에 농민 가운데는 12~1월에 자란 풀이 아직 푸를 때 베어서 제철이 아닐 때 먹이로 주는 사람도 있다.

 

상층에는 현지에서 벨벨 마람Velvel maram이라 부르는 아카시아(Acacia leucophloea) 등의 나무가 산다. 아카시아는 6~7년으로 열매를 맺고, 7~8년이면 다 자란 나무가 되고, 여름철에는 해마다 40~50㎏의 씨를 맺는다. 꼬투리는 조단백질을 14.86% 함유하여 이것도 가축의 좋은 먹이가 된다.

 

 벨벨 마람이 제공하는 그늘 아래 모인 가축들.

 

소와 양은 꼬투리를 먹는데, 이 씨앗은 소화되지 않아 똥으로 나와 퍼진다. 또 꼬투리는 2~4월에는 땅으로 떨어지는데, 이 꼬투리를 방목지에서 모아 제철이 아닐 때 먹이로 쓴다. 알비지아 아마라Albizia amara(우실라이Usilai) 등의 다른 사료 나무가 자라는 경우도 있다. 어린 양을 먹이려고 수수씨를 섞은 것도 있는데, 양은 아침마다 이러한 혼합물을 0.5㎏ 먹는다.

 

알비지아 아마라 꼬투리. 

 

코란가두의 꼴밭이 있는 기상 조건에서 자연 식생은 아카시아로서, 낮에는 가축이 쉬는 그늘도 제공한다. 하지만 꼴밭 안의 아카시아 수는 30~35그루/㏊밖에 없다. 이것도 목초의 생육을 방해하지 않도록 농민의 지혜로 산출한 최적의 수로, 인공적으로 만든 식생이다. 인공 방목장에 풀이 있는 시기에 방목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행해진다. 그리고 각 방목지에 설치한 돌과 시멘트로 만든 통에 마을에서 자전거와 달구지로 가져온 물을 준다. 하지만 가축은 자유롭게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너른 꼴밭도 있지만, 대개의 꼴밭은 생울타리와 가축이 들어가는 작은 대나무 문에 의해서 1~2㏊ 넓이의 방목장으로 나뉘어 있다.

 

이 울타리를 만드는 데에 쓰이는 것이 가시나무인데, 가뭄에 내성이 있는 물루 킬루바이Mullu Kiluvai(Commiphora berry)이다. 생울타리는 1.5m 높이, 0.6~0.75m 너비인데, 대부분의 방목장에서는 습기를 보존하고 생울타리의 활력을 유지하려고 울타리를 따라서 얕은 도랑을 파 놓았다. 또 생울타리의 지지대로서 아자디라츠타 인디카Azadirachta indica와 알비지아 아마라Albizia amara가 심어져 있는 곳도 있다. 이 생울타리도 아니Ani(6월)~아디Adi(7월)에 길이 120㎝, 두깨 3㎝의 물루 킬루바이의 그루터기를 30㎝ 정도 구덩이를 파고 심어서 인공적으로 만든 것이다. 생울타리를 만드는 데에는 약 75명/㏊의 노동력이 든다. 꺾꽂이한 것이 생존하여 활착하는 것은 계절풍이 시작되는 9~10월인데, 해마다 말랐던 곳에 새롭게 묻어서 심어야 한다. 하지만 생울타리에 쓰인 식물도 약용 식물로 쓰여 민간요법에 도움이 되고, 알비지아 아마라Albizia amara의 잎과 꼬투리는 천연의 머리카락 영양제가 되어 농민이 추가 수입을 올린다. 또 때로는 민나마람Minnamaram(Premna serratifolia)과 같은 식물종도 자생하는데, 이 가지는 잘라서 현지에서 아투파티Attupatti라고 부르는 양의 축사를 만드는 데 쓴다.

 

민나마람.

 

 

토종 가축을 보전

 

전통적인 꼴밭에서는 농민들에 의해서 다양한 토종 가축이 보존되어 왔다. 소로는 ‘칸게얌Kangeyam’ ‘풀리쿨람Pulikulam’ ‘말라이마두Malaimadu’, 양으로는 ‘쿠룸바이Kurumbai’ ‘마일람바디Mayilambadi’, 거기에 토종 물소와 염소도 계승되어 왔다. 그중에서도 특징적인 것은 ‘칸게얌’이란 종일 것이다. 이 소는 1900년대에 나타카다유르Nathakadayur 마을의 칸게얌에서 팔라얌코타이Palayamkottai(Nallathambi Sarkarai Mandradiar)의 파타가르Pattagar 일족이 마이소르Mysore의 ‘암리트마할Amrithmahal’과 ‘힐라리Hilari’란 종을 교배하여 육종했다. 이 소는 가뭄에 강하여 우물에서 물을 긷거나 건조한 땅을 갈아엎는 일에 활용되고, 타밀-나두주의 칸게얌, 다라푸람, 벨라코일Vellakoil, 칸게얌 티루푸루Thirupur, 팔라니Palani, 카룰Karur, 페룬투라이Perunthurai, 아라바쿠리치Aravakurichi의 각지에서 농민들이 사육해 왔다.

 

칸게얌.

 

 암리트마할.

 

누구나 떠받치는 토지제도

 

코란가두 꼴밭은 각 농가의 사유지이고, 소유하는 농민은 5만 명 이상에 달한다. 또 방목장의 규모는 각 개인의 경제 상태에 따라 1.5~10㏊의 넓이다. 평균하면 3㏊에 2~3마리의 소, 1마리의 물소, 12~15마리의 양을 사육하고 있다. 4㏊의 코란가두 꼴밭은 2마리의 다 자란 소와 2마리의 송아지, 또는 40마리의 양이나, 5마리의 물소, 20마리의 염소를 유지하는 데에 충분하다. 농민들은 다른 지역처럼 배합사료로 기르는 가축에서 보이는 영양불량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가축에게 좋은 영양이 되는 많은 자연 사료가 있기 때문이다. 젖은 수입원이 되고, 거세우로 팔기도 한다. 숫양도 팔고, 암양은 2년에 3마리의 새끼양을 낳기에 이것도 수입원이 된다. 2㏊의 꼴밭에서 1마리의 소, 1마리의 물소, 20마리의 양을 사육한다면, 10년에 10,2000루피(4000달러)의 순익을 올릴 수 있다.

 

또 너른 방목장을 소유하고 있어도 가축은 몇 마리밖에 없다. 또는 은퇴하거나 경작지를 줄이고 도시에 사는 유복한 농민은 토지가 없는 농민에게 1년에 5000루피/2㏊를 받고 빌려준다. 또 5,0000루피로 ‘오티Othi'라고 부르는 축사에 장기 방목 계약을 할 수 있기도 하다. 토지가 없어 땅을 빌리는 농민이 양과 같은 가축을 기를 때 소유자에게 종신토록 빌리는 경우도 있다. 이것도 2㏊의 방목장에 5,0000루피(약 1120달러)를 지불하고, 계약을 맺어 2~5년에 무이자로 갚아 나아간다. 이 때문에 토지가 없는 농민과 농업노동자도 소, 물소, 양, 염소를 사육할 수 있고, 농지가 없는 가족도 꼴밭을 써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바람직한 전통의 부활

 

이처럼 코란가두는 어느 마을 사람에게나 인정받는 우수한 체계다. 하지만 지금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현재는 전통적 꼴밭 체계를 정부의 유역 개발계획에서도 취급하지 않는다. 칸게얌 소를 늘리기 위한 보조금도 이전에는 있었지만, 축산 당국은 이 사업을 폐지해 버렸다. 칸게얌 소가 생산하는 우유의 양은 적다. 또 낙농업이 확대되어 더 많은 젖을 얻을 수 있는 저지jersey 소와 교배되고 있다. 젊은이들 가운데에는 양과 교배한 젖소를 기르려고 꼴밭을 쓰는 사람도 있는데, 순수종 소를 유지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칸게얌 소의 거세우는 달구지로 농산물을 수송하는 데 쓰이고 있는데, 트렉터가 도입되어 지금은 놀라운 비율로 줄어들고 있다. 순혈종은 약 60마리뿐이다. 1950년대에는 2000마리의 수소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남은 소는 겨우 2%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모든 소의 수는 약 47만 마리로 어림하고 있다.

 

또 대다수의 농민은 지하수가 부족하여 위약한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300m 이상의 깊은 우물을 파거나, 꼴밭을 목화·옥수수·원예작물을 재배하는 대규모 단작 재배로 전환하고 있다. 계절풍이 불안정해지거나 건조화가 진행되어 가뭄이 빈번해지는 일도 우려스럽다. 가축은 다른 곳에서 사오는 수수와 짚, 건초로 기를 수밖에 없기에 경비가 늘어나는 일로 이어진다. 콜루카타이 씨앗을 다시 뿌려야 하고, 물루 킬루바이를 꺾꽂이해도 새롭게 묶은 것에서 싹이 잘 자라지 않는다. 탄가코디Thangakodi라고 부르는 기생풀 스트리가 루테아Striga lutea도 귀찮은 문제이다. 스트리가는 풀과 콩과식물의 성장을 방해하여 크나큰 손실을 가져온다.

 

하지만 코란가두는 오랜 세월을 거치며 검증·확립된 체계이다. 700㎜ 이하의 비가 불안정하게 내리는 전형적인 건조 지대이지만,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첫째, 독특하고 귀중한 토종 가축을 보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풀, 콩과식물 및 나무를 조합하여 저투입으로 가축 생산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둘째, 농지를 갖지 않은 가족도 가축을 방목할 수 있고, 가난한 가족의 생활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새롭게 코란가두의 초원을 개발하는 데에는 1,8500루피/㏊, 나빠진 기존의 꼴밭을 개량하는 데에는 1,2000루피/㏊의 경비가 든다. 하지만 코란가두란 체계가 추진된다면 가난한 가족에게도 소득을 가져올 것이다. 실제 농민과 토지를 빌리고 있는 농업노동자, 합계 2564가족이 자신의 토지와 빌린 땅에서 코란가두를 개발하고 싶어 한다.

셋째, 코란가두란 생태농업에서는 토양 수분이 유지되어, 건조 지대의 지하수를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화학비료 없이도 토종 사료작물과 콩과식물에 의해서 토양 부식과 양분이 유지되고, 거기에 가축이 싸는 똥과 오줌으로 토양 생물도 풍족해진다. 곧 지역의 생태 환경, 지역 문화와 생활양식도 보존해 왔다. 코란가두 체계가 가뭄의 위험에 강하다는 점도 분석되어 있다. 곧 초원 관리의 전통 지식은 과학적으로 기록·분석하고, 보전·확대할 가치가 있는 귀중한 유산인 셈이다.

 

 

written by 吉田太郞, translated by 김서방

 

 

인용문헌

 (1) Korangadu Silvo-Pastoral Management System, GIAHS, FAO.

 (2) Korangadu:A centuries-old system of private pastureland management,Drynet.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