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쥐약 치사량"으로 검색해서 들어오는 분들이 있어 서두에 당부의 말씀을 남깁니다.
이 글은 쥐가 쥐약을 얼마나 먹어야 죽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무슨 사정인지는 알 수 없으나 쥐 때문이라면 유용한 정보를 얻으시길 바라고, 아니라면 감히 무어라 드릴 말씀은 없지만 '하하, 이 사람 참 어이 없네' 하며 한번이라도 웃으실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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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엘 코리아에 전화를 했다.

지난 주말 쥐잡이 아저씨가 한 번 더 방문해서 이런저런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았는데, 그동안 가장 궁금했던 도대체 쥐약을 얼마나 먹어야 치사량인 것인지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아저씨 왈, "보통 식빵 5개 정도를 먹어야 죽는다"고 하는 것이다. 으아, 그렇게나 많이 먹어야 하는가! 궁금증이 일어났다.

그래서 오늘 바이엘 코리아 본사의 전화번호를 찾아서 전화했다. 가축과 반려동물 부서로 연결하니 전화를 받지 않아, 일반 부서로 연락하니 살서제는 바이엘 크롭사이언스의 소관이라며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바이엘 크롭사이언스 안에서도 살서제를 담당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며 직통 번호를 알려주어 통화를 했다. 
"해당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는 일반소비자인데 도대체 치사량이 얼마인지 실험자료가 없나요?" 
"자료가 있는데 찾아보고 연락을 드릴 테니 번호를 알려주시겠어요?"

담당자에게 마침내 연락이 왔고, 개체 1kg당 5g의 양을 섭취했을 때 치사량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러니까 500g인 쥐는 2.5g만 먹어도 죽고, 100g인 쥐는 0.5g만 먹어도 죽는다는 것이다. 쥐잡이 아저씨, 전문가처럼 굴더니 아주 엉터리이다.

우리집에 침입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집 주변에서 발견되는 생쥐의 경우 대개 손가락 두세 마디 정도의 길이로, 이들의 체중은 다 자란 성체가 15-20g 정도라고 한다. 생쥐의 몸무게를 최대치인 20g으로 잡으면, 0.1g의 약제만 먹어도 치사량에 이른다는 결론이 나온다. 생쥐의 행동특성에 따라 곧바로 먹지 않고 보금자리로 독먹이를 옮긴다고 가정해도 식빵 하나에 약제 1-5g만 묻혀서 놓아도 그걸 먹는다고 가정하면 금방 죽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석달에 걸쳐서 계속 독먹이를 설치했어도 쥐들이 계속 들락거리는 소리가 났던 건, 그만큼 오랜 기간 방치하여 개체수가 늘어나 그럴 가능성이 가장 높다. 천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한 것이 1년 남짓 지났다. 처음엔 이게 어디서 새가 들어온 것인가 의심했다. 그도 그럴 것이 도대체 쥐가 들어올 구멍이 전혀 없는 새집이었기 때문이다. 간혹 새가 벽 같은 데 구멍으로 들어올 수도 있으니 그런 건가 했다. 그러다 지난해 말 형광등 갓에서 결정적으로 1-5mm 크기의 쥐똥을 발견하고 검색한 결과, 생쥐임이 밝혀졌다. 그때부터 계속 쥐약을 놓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튼 이로써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쥐약은 생쥐가 생각보다 적은 양만 먹어도 생쥐에게는 치사량이 된다는 결론. 많이 묻힌다고 능사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잘 먹을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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