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석종욱 선생님은 <땅심 살리는 퇴비 만들기>만이 아니라 강연에서도 늘 섬유질을 강조하신다. 그래서 리그닌이라는 목질이 풍부한 재료로 퇴비를 만들면 좋다고 하신다. 그래야 거름발이 오래 가고 좋다면서 말이다.

그러한 섬유질이 흙에 들어가면 무엇이 좋은가? 다름 아니라 여러 미생물이 거처할 곳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좋을 것이다. 질소질은 미생물의 밥이 되고, 탄소질(섬유질)은 미생물의 집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밥만 많고 집이 없어도 안 되고, 집만 많고 밥이 없어도 안 된다. 밥과 집이 균형을 이루어야 미생물들도 건강하고 활발하게 살아갈 수 있고, 그들의 활동으로 토양도 건강해지고 거기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작물에게도 좋다고 한다.

그런데, 섬유질이 풍부한 거름은 비단 흙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는 거름은 흙이 먹는 밥이라고 비유하곤 했다. 사람이 먹는 밥에서도 섬유질이 중요한 이유가 과학적으로 규명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대충 내용을 훑어보면, 섬유질 자체가 사람의 몸에 이롭다기보다는 장내 미생물이 그를 이용하기에 사람의 몸에 이로운 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이것은 무언가 흙과 비슷하지 않은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빚었기 때문이라고 하면 저기 창조론으로 기어들어가겠지만, 참 재미나다. 서양에서도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만들고, 동양에서도 사람이 죽으면 흙으로 돌아간다고 하는 말이 있으니 말이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사람이 죽어서 썩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알아낸 바를 표현한 말이겠지.

아무튼 섬유질은 흙에게나 사람에게나 중요한 성분임에 틀림없는데, 그 자체가 엄청난 효과를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미생물이 풍부해지고 활발해지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단다. 요즘은 장내 미생물 때문에 건강한 사람의 똥을 그렇지 않은 사람의 장에 이식하기도 하는 세상이라지.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