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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기요미즈데라(청수사)에 갔을 때였다. 

인왕문이 정면에 자리하고 있는 절의 가람 배치가 재밌었다.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형태인데 똑같네. 신기하다'며 기웃기웃 구경하고 있었다.


과연 인왕문 안에 모신 금강역사는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하여 빼꼼히 쳐다보았다.

아무 채색 없이 담백하게 나무의 빛깔을 그대로 살린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눈길이 이상한 데 꽂히고 말았다.


'금강역사의 젖꼭지가... 젖꼭지가 꽃이다.'


이건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벚꽃일까? 왜 젖꼭지가 꽃이지?

의문이 마구 머릿속을 내달렸으나 어디다가 속 시원히 물어볼 곳도 없고 말이지 그냥 꾹 삼킬 수밖에 없었다.



이거 봐라. 기요미즈데라의 인왕문 안에 서 있는 금강역사의 젖꼭지를!




의문을 억누르고 다시 교토 여행. 무슨 절이 이다지도 많은지 가도 가도 절이고, 봐도 봐도 신사다. 

그만큼 정치권력의 핵심지라는 반증이겠지.


그렇게 다니다 닌나지(인화사)에 들렀다. 이곳도 역시 가장 정면에 인왕문이 웅장하게 버티고 서 있다.

그 안에는 마찬가지로 금강역사가 서 있는데... 이곳도 혹시... 하며 쳐다보았다. 그래 젖꼭지를 말이다.


'으악! 역시나 젖꼭지가 꽃이다.'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얘도 봐라. 금강역사들은 모두 젖꼭지가 꽃이다. 무슨 꽃인지 모르겠다.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았어.




꽃젖꼭지, 꽃젖꼭지... 만져 보고 싶었다. 어떤 형태인지 자세히 다가가 바라보고 싶었다. 

그래서 어떤 꽃인지 알아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털썩.




그렇게 좌절하여 터덜터덜 교토를 헤매었다. 


도쿠가와의 성이라는 니죠성을 방문...


그런데 정문에, 니죠성의 정문에... 커다란 젖꼭지가 달렸다!

내 눈이 이상한 것인지 눈을 씻고 다시 쳐다보았다. 그래도 내 눈엔 역시 젖꼭지로만 보였다.

이게 다 금강역사 때문이다.



이거 봐요. 성문에 커다란 젖꼭지를 달아놓았습니다. 일본인은......... 변태가 확실합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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