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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농업기구(FAO)의 2008년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의 곡물 생산량 가운데 인간이 10억 톤, 바이오연료로 1억 톤, 가축 사료료 7억6천만 톤이 소비된다고 한다. 이건 인간만큼 가축이 곡물을 먹고 있다는 얘기인데. 그도 그럴 것이 소고기 1kg을 생산하려면 곡물이 7kg 필요하고, 돼지고기는 3kg, 닭은 2kg, 양식 수산물은 2kg이 필요하다. 소 한 마리를 최소 500kg이라 하면 3500kg의 곡물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아무튼 그렇다면 우리가 육식을 줄이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일단 축산업의 환경이 바뀔 것이다. 솔직히 축사에 가보면 그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가축이 모여 살고 있다. 어디서 들었는데 맞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소 1마리에 300평 이상의 공간은 있어야 행복하게 자란다고 들었다. 그런데 이건 300평은커녕 3평이나 될까 하는 공간밖에 누리지 못하고 자란다. 물론 돈은 되지 않겠지... 그렇게 되면 축산업이란 말이 성립할 수 없을 거다. 아, 어디서부터 단추를 다시 채워야 하는지 깝깝하기만 하네. 아예 주르륵 다 뜯어 버리고 다시 채우는 게 빠를지도 모르겠다. 그 첫걸음은 우리 자신의 삶을 바꾸는 일, 바로 우리 모두 곡식주의자가 되는 것은 아닐까? 채식은 육식의 반대말 같아 싫다. 흐흐.

아무튼 앞으로 더욱 문제가 심각해질 것은 중국의 육류 소비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 오늘 뉴스에 알제리와 튀니지와 같은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식량 가격 때문에 폭동이 일어났다 하고, 인도에서도 폭등한 식량 가격에 고통 받고 있단다. 돈이 있는 나라는 곡물을 사다가 공장형 축산으로 고기를 잔뜩 먹고, 가난한 나라는 폭등한 식량 가격으로 굶는 지금 상황이 정상적인 상태인가? 인도가 그나마 힌두교 국가라서 소고기를 먹지 않으니까 다행이지 인도까지 가세했다가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 간디 선생님의 전기에서 영국인들처럼 강해지려고 어릴 적에 우유를 눈 꼭 감고 마셨다가 토하고 난리가 난 다음 육식은 머릿속에서 싹 지웠다는 이야기를 본 기억이 난다.

거기에다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바이오연료 시장도 커지고 있다. 이렇게 점점 곡물이 들어갈 일이 많아지니 몬산토나 카길 같은 다국적 농산업 기업에서 유전자조작 작물에 손을 대는 게 아닐까 한다. 톡 까놓고 돈이 되니까! 뭐, 지금도 곡물 사료의 대부분은 유전자조작 작물을 원료로 하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 앞으로는 세계의 기아를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인간의 식량에까지 진출할 것이 안 봐도 뻔하다. 녹색혁명의 일등 공신 가운데 한 명인 노벨평화상 수상자 노먼 블록 박사도 요즘 유전자조작 작물이 아니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고... 하지만 과학자들 가운데 일부는 그 영향이 어떻게 발현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유럽연합에서는 그런 의견을 받아들여 유럽에는 유전자조작 작물로 만든 식품은 발을 붙이지 못하게 했으나, 우리는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가증스럽게 외국에서 짜지 않고 국내에서 짜서 더 좋은 식용유라고 선전까지하면서 말이다. 그 원료가 무엇인지는 여전히 밝히지 않고 있다.

 

오늘 아침, 세계는 한 번도 그 역사를 보아도 이상적인 상황이었던 적이 없다는 어느 지식인의 글을 보고 발끈하여 주절주절 거린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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