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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지도를 보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연도별 벼 불임률 지도.



 
지도를 보면, 그러니까 2060년 정도 되면 지금과 똑같은 벼 품종으로는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농사가 되긴 되는데 평균 20% 정도는 이삭이 제대로 맺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저 북쪽이나 현재의 고랭지에서는 괜찮겠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절망에 빠질 이유는 없다. 

인간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으니 말이다. 

아마 이러한 기후 조건에 알맞은 새로운 품종을 육종하든지, 아니면 새로운 농법 등으로 난관을 타개하려 노력하겠지. 가만히 앉아서 위기를 맞아하지는 않으리라 예상한다. 

그도 아니면, 지금 품종으로 더 북쪽에서 농사지을 수도 있겠다. 물론 통일이든 남북 경제협력이든 하는 형태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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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맥락인지는 모르겠으나, 이해진 씨가 트랙터-농업 노동력의 관계를 예로 들어 기업에게 과도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건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데 그게 적절한 예시가 아닌 것 같다. 
https://news.v.daum.net/v/20190618212400002


농업 노동력은 트랙터와의 경쟁에서 밀려 일자리를 잃은 게 아니라, 농업-제조업의 구도 안에서 제조업이 번성하며 그쪽으로 노동력을 빼앗긴 것 아닌가? 트랙터의 등장으로 일자리를 잃었다고 할 수 있는 건 이전에 주요한 축력을 제공하던 "소"가 아닐까? (물론 미국에선 주로 말이겠다.)


이전엔 중요한 일꾼으로 인정을 받아 잘 관리되던 소는 트랙터라는 새로운 동력원이 등장하며 고깃덩어리로서 그 가치가 재발견된다. 이를 "소의 재발견"이라 명명해도 좋을 것 같다. 이후 소는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고깃덩어리=돈으로 취급되게 된다. 소가 닭처럼 빠르고 효율적으로 성장했다면 그만큼의 부가가치를 얻지는 못했을 것이다. 소는 닭에 비해 엄청나게 느리게 성장하고, 훨씬 많은 사료를 필요로 하며, 그에 따라 생산비가 높다. 그렇다. 그만큼 소의 고기는 비싼 가격이 책정되어 유통되는 것이다. 그러니 소비자의 입장에서 닭은 마음만 먹으면 쉽게 구입해 먹는 고기이지만, 소는 큰맘 먹고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사 먹을 수 있는 사치성 식료품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인간이 단백질을 공급받는 근원은 여러 가지가 있다. 크게는 식물성과 동물성이 있고, 또 동물성 안에는 소, 돼지, 닭, 우유, 달걀 등으로 세분된다. 이렇게 다양한 단백질 공급원에서 인간은 생존에 필수적인 영양을 취한다. 


그런데 언제나 그렇듯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 인간의 소고기에 대한 열망은 더 싸고 빠르게 그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게 되었다. 대규모 산업형 축산이 그것이다. 집에서 몇 마리의 소를 돌보며 키워 내다팔던 과거와 달리 100마리는 우습게 사육하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인간은 소의 살을 더 잘, 빨리 찌우기 위해 농후사료를 최적의 시기에 가장 적당한 양을 공급하는 수단을 강구해내기까지 했다. 그로 인해 너른 농경지는 인간의 식량작물이 아니라 가축을 위한 사료작물을 재배하는 공간으로 전환되었고, 이제 인간은 식량 생산을 위해 자연과 맞서는 게 아니라 가축과 다투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물론 사료의 거의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한국은 그런 상황은 아니겠다. 한국의 농경지는 부동산 개발의 광풍에 콘크리트로 덮여 사라진다.)


살을 찌우기 위해 공급되는 농후사료의 비중이 증가하며 소는 메탄가스를 더 많이 방출하기 시작했다. 메탄가스가 생성되는 건 소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농후사료의 섭취량이 증가한 건 인위적인 일이었다. 되새김질을 하는 소는 과거 주로 풀에 의지하여 살아갈 때보다 더 많은 양의 메탄가스를 방출하게 되었는데, 이는 온실가스의 주범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인간의 소고기에 대한 열망이 뜻하지 않게 커다란 환경문제의 한 원인이 되어, 이제는 인간의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우리는 과거처럼 아주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소고기를 먹으며 축하할 수 있을까? 그건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다시는 소를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키우지 못하는 상황이 닥치면 모를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한번 고기 맛을 본 인간은 큰 충격이나 깨달음이 있지 않는 한 그걸 끊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고기에 대한 열망이 어찌나 큰지 우리는 대체 육류란 것도 인공적으로 생산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소고기 생산 방식에 변화를 주는 일은 어떨까? 어느 정도 생산비용이 증가해도 좀 더 환경 문제를 고려하여 그에 더 나은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그건 그럭저럭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인다. 나는 이제 산책을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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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ong of Our Warming Planet from Ensia on Vimeo.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자료를 공유하는 방법으로 과학자들은 그림이나 표에 의존한다. 그런데 미네소타 대학에 다니는 Daniel Crawford 씨는 완전히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그는 자신의 첼로를 이용하여 음악을 통해 기후 과학을 전하고 있다. 

온도 측정은 지구의 평균온도가 1880년 이후 약 0.8°C 상승했음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이 온난화는 연간 기온단위의 변화를 나타내는 선이나 지도 같은 시각적 방법으로 설명되었다. 그 대안으로 Crawford 씨는 지구의 온도 기록을 음표로 전환해 청각화했다. 

그 결과물이 “온난해지는 지구의 노래(A Song of Our Warming Planet)”인데, 이는 그의 지리학 교수인 Scott St. George 씨와 함께한 대화에서 따왔다. St. George 씨는 Crawford 씨에게 자료를 음악으로 바꾸는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자료의 시각화는 일부에게는 효과적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전달하는 최선의 방법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St. George 씨는 말한다. “사람들이 무언가를 보게 하는 대신, 그의 작업은 무언가를 느낄 수 있게 합니다.”

Crawford 씨는 나사의 고다드연구소에서 나온 표면온도 자료를 기반으로 작곡했다. 기온 자료는 3옥타브 범위에서 가장 추운 해의 기록(1909년의 –0.47°C)를 첼로의 가장 낮은 음(open C)으로 정했다. 각 오름차순 반음은 약 0.03°C 정도 온난해지는 것으로 잡았다. 

Crawford 씨의 작곡에서 각 음표는 1880~2012년의 순서로 년도를 나타낸다. 음조는 1951~1980년의 기본라인에 비례하여 지구의 평균 온도를 반영한다. 낮은 음은 상대적으로 시원한 해를, 높은 음은 비교적 따뜻한 해를 나타낸다. 

그 결과는 19세기 후반부터 해마다 지구의 온난화를 추적한다. 1800년대 말에서 20세기 초반 사이의 추운 기간 동안에는 첼로가 낮은 음을 연주한다. 그러다 1940년대 일어난 약간의 온난화를 추적하며 중간 음으로 올라간다. 현재로 접근할수록 첼로는 더욱더 높은 음으로 치닫는다.

Crawford 씨는 다른 연구자와 예술가들이 과학 봉사활동에 자신의 작곡을 이용하거나 개정하길 바라여, 저작권에 따라 음원을 공개했다. 

“기후학자들은 자료를 전달하는 표준 공구함이 있습니다”라고 Crawford 씨는 말한다. “우린 이 통에 새로운 도구를 더하고자 합니다. 사람들은 그래프와 숫자, 지도보다 음악으로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기도 합니다.”

영상은 분명한 메시지와 함께 끝난다. "과학자들은 이번 세기의 말까지 지구가 섭씨 1.8도 따뜻해질 것으로 예측한다. 이러한 온난화는 인간이 들을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음을 생산할 것이다."


음악은 1분37초쯤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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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지구가 이상하다




2008년 9월 3일, 방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는데 열사의 대륙 아프리카 케냐에 눈과 우박이 내렸다는 깜짝 놀랄 만한 뉴스를 보았다. 이게 웬일이지 하며 인터넷을 검색하니, 5월에 칠레에서 화산이 폭발했단 소식이 있었다. 그럼 혹시 화산재가 하늘을 덮으면서 그쪽에 무슨 영향을 주었을까? 뭐, 방바닥에 누워서는 어떻게 그런 일이 생겼는지 정확한 원인을 꼽을 수 없었다. 기후 예측만큼 복잡하고 변수가 많은 일은 없을 것이다. 계속 일기예보를 틀리는 바람에 도입한 기상청의 슈퍼컴퓨터로도 여전히 정확한 예보가 되지 않는 것이 그 좋은 예이리라.

기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가 가장 궁금해 하던 요소였다. 그도 그럴 것이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없는 만큼, 기후는 인간의 경제활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농사를 짓는 사람에게는 신과 맞먹는 절대적인 요소가 아니던가! 오죽하면 한민족의 시조라 하는 환웅께옵서는 풍백, 우사, 운사를 거느리고 태백산에 내려오셨겠는가. 그 이후 인류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한 해의 흐름을 파악하고 달력을 만들었다. 먼 옛날부터 농사를 지은 우리가 속한 동아시아에서는 태음태양력을 이용하여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를 인간의 문화 안으로 끌어왔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변덕이 죽 끓듯 하는 기후는 그리 쉬이 인간에게 자신의 속살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런 맥락에서 인류의 역사는 어찌 보면 예측할 수 없는 기후에 맞서 끈질기게 농사를 지으며 자손을 낳고 사회를 이루어온 역사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후를 아는 자, 세상을 얻는다


몇 년 전 '주몽'이란 드라마가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그때 주의 깊게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때 표절 논란이 일기까지 한 주몽의 문양은 삼족오라는 상상의 동물을 형상화한 것이다. 고구려는 역사적으로 천문에 뛰어난 지식을 보유한 집단이었다. 그들이 그린 고분 벽화에는 아직도 당시의 천문도가 남아 있는데, 그 정확성이 현대의 그것에 비해 전혀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다. 그 유명한 '천상열차분야지도'도 고구려 때의 천문도를 바탕으로 조선시대에 맞게 조금 수정한 것이라고 하니,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 고구려가 자신들의 수호신으로 삼은 것이 바로 삼족오이다.

현재 밝혀진 바에 따르면 삼족오는 태양의 흑점을 가리킨다고 한다. 그래서 삼족오는 꼭 태양을 나타내는 원 안에 그려 넣었다. 이러한 사실들을 통해 우리는 2000년 전의 사람들도 밤하늘의 별은 물론 태양과 달 및 여러 행성에 대해 자세히 알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늘의 움직임에 따라 기후와 같은 요소들이 변하고, 그 기후에 따라 인간의 삶이 크게 좌우되기에 그랬을 것이다. 한마디로 그들은 하늘의 뜻을 정확히 읽고자 했다. 목숨이 달려 있는 하늘의 뜻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지도자는 백성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없었다. 지금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선덕여왕'에서 덕만이 천문의 비밀을 백성에게 알리는 행위는 사실이든 아니든 엄청나게 파격적인 일이었음이 틀림없다. 당시에 천문, 곧 기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달력은 정치권력의 핵심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이다.



삼족오는 어디로 갔나?


2009년 9월 14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태양 흑점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보았다. 그 순간 머릿속에서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기후변화와 태양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지구라는 행성의 가장 큰 에너지원이 태양이란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태양이 있기에 생명이 태어나 자라고 살아가는 지구는, 태양계의 많은 행성 가운데 태양의 혜택을 가장 알맞게 누리고 있다. 다른 행성에도 생명체가 있는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그렇다. 그런데 그런 태양이 변화하고 있다! 이 사실이 지구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을 리 없을 것이다.

먼저 흑점이 무엇인지 자료를 찾아보았다. 흑점은 태양의 표면에 있는 어두운 반점을 가리키는데, 1613년 갈릴레이에 의해 처음 관측되었다고 한다. 물론 그 전에도 사람들은 흑점의 존재를 알고 있었겠지만, 이른바 과학적으로 처음 관측되었다는 의미다. 흑점은 아주 뜨거운 태양의 표면에서 그나마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아서 검게 보이는 부분이다. 온도가 낮다고 하나 4200K라고 하니 상상할 수조차 없는 온도다. 이러한 흑점이 많을 때는 300개 이상 보이기도 하는데, 흑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태양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증거라고 한다. 그러니 현재 흑점이 사라진 상태는 상대적으로 태양이 평온한 상태가 되었다는, 곧 그렇게 활발히 활동하지 않는다는 증거인 셈이다. 태양의 활동은 바로 지구에 오는 태양에너지에 영향을 미친다. 태양이 활발하게 움직인 20세기에 지구는 계속 뜨거워졌다. 같은 세기 안에도 온난화와 한랭화는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하지만 20세기의 한랭화는 그리 크지 않았다. 물론 여기에는 산업화에 따라 증가한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온실가스도 한몫을 했을 수 있지만, 아직 정확히는 그 영향을 따질 수 없다. 아무튼 거대한 태양에너지에 비하면 온실가스의 역할은 미미했을지도 모른다.



태양 흑점과 소빙하기(Little Ice Age)


태양의 흑점이 지금만 유별나게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한다. 독일의 천문학자 슈바베(shuwabe)라는 사람이 20년 동안 관측한 결과 7~15년 간격으로 흑점은 많아졌다 줄어들었다 하는 주기를 갖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런데 우려스러운 점은 현재 흑점의 활동이 너무 오랫동안 잠잠하다는 것이다. 10월 15일 현재 약 500일 동안 흑점 활동이 관측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잠잠한 것은 1913년 이후 처음으로서 그때의 기록을 넘어 언제까지 이런 상태가 지속될지도 모른단다. 그래서 태양 흑점이 오랫동안 사라졌을 때는 언제이고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찾아본 결과,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인류의 역사에서 태양의 흑점을 관측하여 기록한 이후 가장 오랫동안 흑점 활동이 관측되지 않았던 때가 있다. 그 시기는 바로 1645~1715년의 70년 동안으로서, 역사에서는 그때를 정점으로 하여 1300년대부터 1850년까지를 '소빙하기'라고 부른다. 이때에는 여느 세기보다 평균 2℃ 이상 낮은 온도를 기록했는데, 이것이 역사에 미친 영향은 어마어마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시기에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되었던 것은 잦은 기상이변이었다고 한다.

평균보다 낮은 온도로 인해 발생하는 흉년과 그에 따른 기근, 그리고 그를 통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사람들에게는 조금이라도 추위가 풀린다 싶으면 전염병이 닥쳤다. 하나님의 전지전능한 보살핌으로 더없는 번영을 누리던 온난했던 중세 유럽 사회는 1300년대 이후 점점 낮아지는 온도로 위기를 맞는다. 농업 생산력은 떨어지기 시작하고, 기후가 변동하는 원인을 몰랐던 그들은 마녀사냥을 벌이며 신께 용서를 구했다. 하지만 신은 그들을 용서하지 않았고, 점점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이 시기 심한 경우에는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기까지 했다고 한다. 결국 죽음의 사신이라 불린 흑사병이 유럽을 휩쓸며 중세는 다시는 회복하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다.

이 시기 동아시아에서도 한랭화에 따른 극심한 사회변동을 겪는다. 중국에서는 세계 제국을 이룩하여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원나라가 무너지고, 1368년 중화주의를 내세운 명나라가 들어서 동아시아에 새로운 조공 관계를 구축한다. 그에 따라 고려란 나라 역시 이슬처럼 사라지고 조선이 등장한다. 고려 말 권문세족의 토지 겸병과 자영농의 약화 및 왕권 약화에는 이처럼 보이지 않는 기후의 영향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지 않았다. 아직 한랭화는 절정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흑점 활동이 관측되지 않은 1645~1715년의 70년 동안을 정점으로 하는 소빙하기는 1억 5000만 명이 살던 명나라를 100만 명이 되지 않는 청나라에 무릎 꿇게 만든다. 조선도 역시 건국 초기의 불안정함과 천재지변으로 몸살을 앓은 것은 물론이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소빙하기에 일어난 천재지변 관련 기사를 꼽으면 다음과 같다. 1392~1500년 3537건, 1501~1600년 1,0894건, 1601~1700년 6863건, 1701~1850년 4376건이다.



소빙하기를 헤쳐나가다


이처럼 한랭화 및 극심한 자연 재난으로 몸살을 앓던 동서양은 각자 살길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길은 너무나 달랐다. 거칠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흑사병 이후 중세의 봉건제도가 무너진 뒤, 서양은 새로운 사회구조를 구축하고 새로운 계층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다. 바로 도시의 성장과 상공업자가 그들이다. 그리고는 곧장 밖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신세계를 향한 대항해시대와 그를 통한 식민지 개척의 역사가 그것이다.

반면 동아시아, 그 가운데 조선은 달랐다. 중국이란 강력한 세력이 출구를 막고 있어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조선은 내적 구조를 혁신하는 데 힘을 쏟는다. 귀족 세력이 겸병한 토지를 국유화하고, 조세제도를 정비하고, 진휼에 힘쓰는 한편, 농서의 편찬과 농법의 개량을 통해 세력의 안정을 꾀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 결과 두 번의 큰 전란과 잦은 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600년 동안 나라를 유지할 수 있었다.



2010년 우리는?


태양 흑점과 관련하여 현재 기후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기상청의 기후 자료를 뒤적였다. 그를 통해 의미 있는 발견을 했다. 다음은 2007년과 2008년 및 2009년의 월별 평균기온을 조사한 자료다.


월평균기온(℃) 수원 / 2007년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평균

-0.1

3.3

6.0

11.1

17.8

22.6

24.0

26.1

21.2

월평균기온(℃) 수원 / 2008년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평균

-1.6

-1.6

6.8

13.3

17.6

21.7

25.7

25.5

22.3

월평균기온(℃) 수원 / 2009년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평균

-2.6

2.4

6.1

12.0

18.3

22.1

24.2

25.7

21.6


태양 흑점의 활동이 위축되기 시작한 2008년 9월쯤부터 2009년 9월까지의 월평균기온 값을 2007년의 값과 비교하면, ± 1℃ 정도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흑점이 날씨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은 일상적인 편차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다음이다. 다음은 일조시간의 2007~2009년 동안의 월별 평균값이다.


일조시간(hr) 수원 / 2007년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평균

178.6

179.2

155.3

211.0

213.2

185.4

107.4

126.3

91.4

일조시간(hr) 수원 / 2008년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평균

165.3

231.2

194.9

211.3

215.9

172.2

98.1

209.9

186.8

일조시간(hr) 수원 / 2009년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평균

204.0

119.1

215.1

213.4

246.8

213.3

145.0

176.2

217.6


이를 보면, 2009년의 일조시간이 2007년과 2008년에 비해 훨씬 많았음에도 월별 평균기온이 더 낮은 경우가 자주 보인다. 이는 "태양 흑점의 활동 위축→태양에너지의 약화→지구복사에너지의 감소" 때문이라고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오로지 나의 추측일 뿐이다.

하지만 날씨를 유심히 살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2009년 들어서 안개가 끼는 날이 많았음을 기억하시리라 믿는다. 이러한 안개와 구름이 끼는 현상은 태양 흑점이 줄어들었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태양의 흑점이 줄어든 상태가 지속된다면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는 점점 더 줄어들 테고,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지금보다 더 한랭한 기후가 닥치지 않을까? 그리고 지난 역사를 통해서 본 것처럼 빈번한 기상이변이 자연재해로 일어나지 않을까? 게다가 2009년 들어서 자주 일어나는 지각변동 현상은 그에 더해 지구를 뒤바꿀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얼마 전 뉴스에는 후지산 아래에 있는 마그마의 움직임도 포착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환태평양지진대는 요 몇 년 사이 격렬한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이러한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물론 예전의 소빙하기를 겪은 때와 달리 발달한 인류의 문명은 그때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와 마찬가지로 기후의 변동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먹을거리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다. 폭설과 폭우와 같은 기상이변 앞에 현대의 농법도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을 우리는 계속 보고 있다. 더군다나 산업의 한 축으로 농업이 편입되면서부터 시작된 대규모 단작 위주의 현대 농업은 자연의 변화에 대응하는 힘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상품성 있는 농작물만 대규모로 단작을 하는 현대 농업의 뒤떨어지는 유연성은 그동안 석유라는 막강한 힘을 통해 유지되어 왔다. 하지만 그것이 앞으로도 계속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이러한 때에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후 변화에 적응력이 강한 여러 작물을 보험에 가입하듯이 다양하게 섞어 심는 쪽이 앞으로 있을지 모를 위험에 적응하는 길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 세계적인 추세로 일어나는 대농 위주의 농업 정책이 아니라 각 지역의 소농을 지원하고 키우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참고자료

빙하기, 존 그리빈, 메리 그리빈

우리는 지금 빙하기에 살고 있다, 더그 맥두걸

전환기의 환경과 문명, 정회성

기후와 역사, H. H. 램

기후, 문명의 지도를 바꾸다, 브라이언 페이건

소빙기 대자연재난 속 한국 농업의 변천, 이태진

The Sun-Climate Connection, 로드니 비렉(NOAA Space Environment Center)

기상청 홈페이지

천문우주지식정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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