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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우연히 길 건너 현대자동차 전시장이 있어 아이오닉을 보고 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제 아이오닉은 구매 예비명단에서 완전히 지워졌다. 


그 이유는 뒷자리 때문이다. 

나와 아내만 있다면 아무 상관이 없는 문제겠으나, 아이가 있기에 뒷자리의 활용성이 중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아이오닉 뒷자리는... 레그룸은 지금 타는 차와 크게 차이가 없어 괜찮지만, 헤드룸이 너무 좁다. 160인 아내의 머리가 닿을락 말락 할 정도이니 말 다했지 않은가. 당연히 나는 제대로 앉기도 힘들다.

아이만 뒷자리에 태우면 되지 않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님을 아이 키우는 사람들은 다들 알 것이다. 부모 중 한 명이 뒷자리에 함께 타야 하는 상황이 꼭 있게 마련인데, 아이오닉은 그런 상황에서 편하게 이동하기 힘들 것 같다. 그래서 아이오닉은 그 좋은 편의사양에 홍보에 의하면 뛰어난 연비에도 불구하고 구매 예비명단에서 지우기로 결심했다. 


안녕 아이오닉. 한달 넘게 지켜보느라 나도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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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두 달 정도를 차에 푹 빠져 지냈다.

그 발단은 지난해 6월부터였다. 사정 때문에 한달 동안 처갓집에서 지내다 돌아오는데, 차가 작으니(현재 아베오 해치백) 짐을 싣는데 이건 테트리스도 아니고 차곡차곡 빽빽하게 간신히 실은 일이 시작이었다그 전까지는 전혀 차에 대한 불편은 커녕 불만조차 없었는데 그러한 일이 발생하고 나니 차가 작다, 차를 바꿔야겠다, 무엇으로 바꾸지 하는 씨앗을 심게 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해치백 스타일의 차를 좋아한다. 그래서 당연히 해치백 차량을 최우선으로 알아보았다. 그 결과, 아베오보다 30cm 정도 길고 트렁크는 80~90리터 정도 더 큰 것이 보통이었다. 

그 정도로 될까? 아니다 싶어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왜건 스타일로 다시 알아보았다. 그 결과, 왜건 스타일의 차는 i40가 유일하고 나머지는 모두 외제차였다. 외제차, 좋다는 건 알지만 차가 4000만원이 넘는 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앞섰다. 거기에다가 아무리차가 좋아도 보험이니 수리비니 하는 유지, 관리 비용은 나에게 좋지만 실용적이지 않은 물건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왜건은 솔직히 내가 좋아하는 크기의 차가 아니다. 너무 길다. 나는 4300~4500mm 정도의 크기까지는 봐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길다, 크다, 별로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아무튼 해치백이면 좋겠고, 연비도 좋으면 좋겠고 하여 다들 좋다고 타는 디젤 차량을 알아보니 그건 오래 타면 탈수록, 그리고 아무래도 가솔린 차보다 소음과 진동이 있다고 하였다. 지금 타는 아베오도 가솔린인데 연식이 오래되니 진동과 소음이 생기는데 디젤은 도대체 얼마나 더 크게 생긴단 말인가.... 그렇다고 꼼꼼하게 관리할 자신과 시간도 없고 하여 슬금슬금 디젤에 대한 관심이 사그러들게 되었다. 거게에 결정적인 한 방은, 작년 크나큰 파장을 일으킨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있었다. 내가 완벽한 해치백의 모델이라고 생각하는 골프를 만드는 폭스바겐이 그런 허무맹랑하고 잘못된 행동을 하다니 너무나 큰 실망이었다. 


자연스럽게 관심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넘어갔다. 대표적인 모델인 프리우스를 관심 있게 보았다. 그리고 같은 계열인 렉서스의 ct200h도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러던 중 현대에서도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만들어 출시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많은 관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지켜보았다. 그런데 현대 홍보팀은 무슨 섯다꾼들도 아니고 패를 한 장씩 한 장씩 쪼면서 보여주듯이 감질맛나게 그러는 것이다.

그러다 오늘 최종적으로 가격 및 디자인이 모두 공개되었다. 



대부분의 반응은 잘 만들었다, 심지어 최고다 하는 식의 이야기도 있었지만, 나는....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멋진 홍보 사진과 달리 그닥 끌리지 않는 것이다. 3세대 프리우스랑 크게 다른 점도 모르겠고, 현대의 아반떼 같은 차량과 비슷한 것도 같고... 뭔가하이브리드 자동차만의 무언가가 없는 것 같은 아쉬움에 기대가 사그라들었다. 물론 구매욕도 함께 사그라들었다.





아아, 그냥 지금 차를 오래오래 타는 것이 낫겠다 하며 차에 대한 욕망을 모두 접으려는 순간. 검색하다가 한 카페에서 도요타의 신형 프리우스를 다시 보고 말았다.



출처 http://cafe.naver.com/priusforum/11938



어라. 처음 볼 때는 외계로 가버린 디자인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괜찮다. 괜찮은 게 아니라 아이오닉만 주구장창 보다가 오니까그 디자인보다 훨씬 낫다. 그래 역시 프리우스다. 프리우스! 돌고 돌아 다시 프리우스로 왔다. 공간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연비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디자인도 준수하니 역시 프리우스다. 20년 가까이 쌓인 하이브리드의 내공도 있을 테니 아이오닉보다 낫지 않겠나 싶고. 하지만 역시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이다. 아이오닉이 성능은 좀 떨어져도 가격이 워낙 싸니... 가성비에서는 프리우스가 당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자동차 바꾸려고 적금 들고 있는 걸 차곡차곡 모아서 지금 차가 도저히 못 참겠거나 탈 수 없는 지경이 되면바꾸려고 한다. 이사를 자주 다니는 것만큼 차를 자주 바꾸는 일도 돈을 모으는데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에... 누구는 그러다가 살면서 차를 몇 대나 타보겠냐고 욕망에 따라 지르라고도 하지만, 그렇게 살거면 왜 한 배우자랑 사는가 마음에 드는대로 이 사람 저 사람 만나서 결혼하고 살지 하는 논리와 다를 바가 무어냐. 내 손에 들어온 이상 오래오래 누구 하나가 끝날 때까지 아끼며 속도 끓이며 기뻐하기도 하며 함께 살다 가야겠다. 


아베오야, 내 잠시 한눈을 팔고 너를 어디로 보내버리려 해서 미안하다. 

일단 마음의 불이 꺼졌으니 너를 더 아끼고, 또 더욱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해주마.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며 고른 차라 그런지 지금 봐도 생긴 건 참 멋지다. 

다만 아쉬운 점은 공간. 트렁크가 그렇고, 또 아이가 커가면서 뒷자리의 안락함도 떨어지는 것 같아 아쉽고 그렇다. 하지만 함정은내가 좋아하는 해치백 차량의 뒷자리는 여기서 크게 더 나아질 건 없다는 점. 조금은 나아지겠지만... 그런데 프리우스는 뒷자리도 괜찮더만. 그래서 더 끌리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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